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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Chapter 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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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812

가벼운 분위기 속에서 이어진 토론 끝에 나온 결론은 ‘에스테의 탄생 과정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였다·

마력을 근간으로 악신의 신성력을 먹으며 몸집을 키우던 와중에 에파가 님의 안배를 받아 성창의 기억 일부가 깃든 것으로 사료된다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과정 속에서 성검으로 탄생했으니 절대 안정적일 수 없었을 것이라는 게 용장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오히려 자네가 언급한 사용법을 버티면서 여기까지 온 것이야말로 기적이 아닐까 싶을 정도군·”

데오니 성녀님도 고개를 주억거리며 동의하는 와중에 다음으로 언급된 것은 에스테를 고치는 방법에 대한 것이었다·

실상 이렇게 모두가 모이게 된 원인이기도 했다·

“본디 교단은 성창 에스테를 재료 삼아 성검 에스테를 재구성하고자 했습니다·”

반대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마신교의 역사와 함께 한 성창이라고는 하나 관계자들 중에서 지금의 성창이 파편에 불과하다는 것을 모르는 이는 없었기에 오히려 반기는 분위기에 가까웠다· 마신의 뜻을 대변하기 위한 행동이니 교단의 성물이 성창에서 성검으로 바뀌는 것 정도는 에파가께서도 묵인해주실 게 분명하다는 취지에서 비롯된 의견들이었다·

“원래는 지정소의 완공과 동시에 계시를 받고자 했지만··· 실패했습니다· 마왕군의 손아귀에 들어간 성물들이 많아 제대로 힘을 펼치지 못하시는 것인지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인지는 좀 더 두고 봐야겠지만 말이죠·”

그렇다고 기약 없는 기다림을 선포할 정도로 여유로운 상황도 아니니 성녀 재량으로 교단의 뜻을 관철하려는 찰나 용장들이 반대를 했다고 한다·

“신의 뜻을 거스르지 않는 이로운 일을 위해서 라고는 해도 신께서 하사하신 성물을 훼손한다는 것도 내키지 않지만··· 그렇게 해서 성검에 깃들어 있는 의사가 제대로 옮겨진다는 보장도 없소· 평범한 검이었으면 모를까 성검은 엄연히 에고 소드라고 부를 수 있는 영역의 성물이잖소?”

그들은 에스테의 자아가 사라지거나 바뀔 수도 있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단순히 성물에 담긴 자아를 자기들의 손으로 없애버리는 걸 거부하기 위함이 아니라 에스테의 자아를 하나의 기능으로 봤기 때문에 내린 판단이었다·

에스테는 한 명의 고위 성직자보다도 훨씬 많은 능력을 품고 있을 뿐만 아니라 얼마든지 소유자의 의사에 따라 자율적으로 그 능력들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런 에스테의 자아에 만에 하나라도 손상이 간다는 것은 곧 성검의 능력에 큰 손실이 생기는 것이고 이는 장기적으로 내 전투력에 영구적인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이니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다·

“마신께서 직접 계시를 내리시거나 권능을 발휘하셔서 성창을 성검으로 바꾸면 모를까 우리의 지식으로는 절대 그런 행위를 권장하지도 돕지도 않을 거요· 차라리 우리들을 믿어 주시오· 최고의 그릇을 만들어 줄 테니·”

이런 상황입니다 라는 시선으로 상황을 설명하는 성녀님의 모습에 턱을 쓰다듬으며 고민해봤지만··· 둘 다 틀린 주장이 아니라서 결국 내 취향을 따르기로 했다·

“용장분들의 말씀대로 하렵니다· 아무리 파편에 불과하다 하더라도 성창 에스테를 그런 식으로 소모하고 싶진 않을뿐더러 정말 그게 필요하다면 에파가님께서 늦지 않게 언질을 주실 거라 믿습니다·”

“교단은 용사님의 뜻을 따르겠습니다·”

내가 이리 반응할 줄 미리 예상했던 것인지 뭔지 성녀님은 별다른 저항 없이 수긍했고 용장들은 활짝 웃으며 식탁을 두드리며 본격적으로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사용하게 될 재료에 대한 이야기가 그 뒤로도 한참 동안 이어졌지만 정작 비용에 대한 이야기는 손톱 만큼도 언급되지 않았다· 나중에 내가 조심스럽게 꺼내려고 했더니 한 종교의 성검으로 자리 잡을 물건을 만드는 것이니 신께 봉납捧納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데 어찌 돈을 받냐면서 되려 용장들에게 꾸중을 들어야 했다·

“아무리 타 종교의 신이라 하더라도 신은 신이요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 그분들께 봉납하는 건 장인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영광이라네· 자네가 우리들의 노고에 대한 보상을 주고 싶은 건 이해하지만 그런 말은 하지 말게·”

비단 나뿐만 아니라 성녀님도 용장들의 반응에 적잖이 당황하신 티가 났지만 별수 있나 본인들이 그렇다는데· 그렇게 점심시간 내내 이어진 우리의 대화는 용장들에게 검을 만든 장본인인 발쿤 씨의 공방을 알려주는 것을 마지막으로 마무리되었다·

“성검을 제대로 빚으려면 왕국에 있는 작업실로 돌아가는 편이 나을 거라네· 아마 내일모레엔 출발해서 못해도 몇 주는 소요되겠지· 혹시 그동안 따로 부탁할 건 없나?”

“장비 수선을 제외하면 딱히··· 아·”

안 그래도 새로운 걸작을 탄생시킨다는 사명감에 의욕이 불타고 있는 와중에 술까지 들어가서 평소보다도 훨씬 더 의욕적이게 된 용장들이 마차에 오르기 전 던진 질문에 별다른 고민도 없이 대답하려던 순간 퍼뜩 떠올랐다·

마침 그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게 하나 있었다·

“이번 건과 별개로 검 한 자루만 더 제작해주시길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자네 설마 쌍검을···”

“아뇨 제게 아닙니다· 다른 사람을 위한 건데 내일 점심에 다시 방문해주시겠습니까? 당사자를 직접 보시는 게 빠를 겁니다· 분명 용장들께서도 마음에 들어 하실 의뢰라고 생각되네요·”

“음 그러도록 하지·”

그렇게 용장들은 발쿤 씨를 찾으러 떠나고 성녀님도 신전에 보관 중인 성검 에스테의 회수를 위해 게이트로 향하고자 마차에 올라탄 다음에야 저택에 평온이 찾아왔다·

“너무··· 너무 답답했어···!”

“음 의도치 않게 업무가 밀려서 일정에 차질이 생기긴 했구나”

앓는 소리를 내는 라그니스는 품위와는 동떨어진 태도로 거실 소파에 털썩 몸을 던지고 아실리에도 진이 다 빠진 사람처럼 귀를 축 늘어뜨린 채 라이카를 품에 안는다· 그 사이에서 체력적으로는 이중 최약체인 에스뮈에만이 태연하게 새로운 서류 더미를 들고 와 자리를 잡은 뒤 티에가 따라주는 차를 마시며 업무를 보는 광경은 아이러니 그 자체였다·

하지만 그걸로 농담을 던질 틈은 없었다· 간만에 만난 라그니스가 소파에 드러누운 상태로 어서 말을 걸라는 듯 이글거리는 시선을 보내고 있었으니까·

“오랜만이라서 그런가? 근육이 더 늘어난 거 같다?”

“오랜만에 만난 연인을 보자마자 하는 말이 그거야?”

“건강미가 넘쳐서 보기 좋아·”

“···흐응·”

다행히 라그니스는 내 부족한 말주변을 가지고 놀리는 대신 꾸물꾸물 몸을 움직여 소파에 내가 앉을 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레비엥에서 있었던 사태에 대한 보상을 논한다는 핑계로 사흘은 머물 수 있을 거야·”

‘끄응·’ 하는 소리를 내며 상체를 반쯤 일으켜 세우는 라그니스에게서 갓 수도로 귀환했을 당시의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걸치고 있는 옷은 드레스가 아닌 제복이고 팔꿈치에 상체를 기대고 있는 자세임에도 불구하고 갑작스러운 습격이 있으면 언제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날 수 있을 것만 같다·

“뭐 뭐야· 왜 그렇게 보는데· 싫어?”

“아니· 그냥 새삼 많이 바뀌었구나 싶어서·”

솔직히 아직도 그녀가 라드넬반데스 경의 뒤를 잇는 배틀메이지로 성장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그렇게 많은 일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내 머릿속 라그니스는 어딘가 어설프고 나약하던 그 시절에서 멈춰있었던 모양이다·

그나마 최근엔 공식적인 자리에서도 파워드 슈트에 가까운 갑옷을 걸치고 있었던 터라 더 그랬다· 이제는 어엿한 여전사로 밖에 보이지 않는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웃음을 터트리자 뚱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던 라그니스가 다시 몸을 움직이더니 내 쪽으로 상체를 기울인다·

“왜?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올 정도로 좋아?”

슬쩍 팔짱까지 끼며 스킨십을 취하는 건 꽤 부끄러웠으나 정작 그렇게 다가오는 라그니스도 낯부끄러운 걸 참아가며 어떻게든 놀려보려는 의도가 다분했기에 오히려 긴장이 풀리고 말았다·

“오그웬의 레비가 어느새 레비엥 변경백이 된 게 신기해서 웃었다· 주근깨가 남아 있지 않았으면 못 알아보겠어·”

덕분에 거꾸로 놀려 먹기 위해 내뱉은 대답을 입에 담을 수 있었고 라그니스는 그에 대한 보답으로 옆구리에 주먹이 날렸다·

그 후에 이어진 대화는 대부분 그간 라그니스가 레비엥의 영주로서 어떻게 지냈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것들이었다·

마족령에서 넘어오는 마족들이 늘어서 이젠 인족 반 마족 반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라는 이야기라든가 주변이 견고해지면서 상인들도 들어오기 시작해 꽤 호황이라든가 예전에 인연이 닿아 고용하게 된 꺾인 장미 용병단이 너무 일을 잘해서 장기 계약을 추가로 맺었다든가 하는 이야기들· 그렇게 라단에 가 있는 동안 있었던 일들을 듣다 보니 어느덧 시간도 훌쩍 지나 저녁이 다 되었다·

하지만 그렇게 긴 시간 대화를 나눴는데도 라그니스는 내가 무슨 일을 겪었는지 물어보지 않았다· 이미 다 알고 있기에 안 물어본다기보다는 궁금한 걸 참고 있는 것에 가까운 듯하여 넌지시 물어보자 라그니스는 코를 찡그리며 대답했다·

“그건 셰릴이랑 같이 들을 거야· 어차피 한 번에 듣는 게 낫잖아·”

“그럼 내일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하게 되겠네· 티에한테 이것저것 준비해 달라고 해야겠는걸·”

“내일?”

“응· 셰릴도 오늘 가문 훈련이 끝나서 돌아올 거거든· 생각난 김에 사람 좀 보내서 내일 아침 일찍 오라고 해야겠다·”

“···아 그 새로 만든다는 검이 셰릴 거야?”

“맞아· 전혀 다른 경지에 들어서면서 새 무기가 필요해졌더라고·”

“그러고 보니 용장들은 무구를 만들 때 사람을 가린다는 말이 있었지· 그래서 아까 용장들한테 마음에 들 거라고 한 거였구나·”

납득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그녀를 보며 내일 있을 가벼운 해프닝을 상상해 본다·

공간참을 시전하는 검사가 쓰게 될 말도 안 되게 가볍고 튼튼한 검을 만들어 달라는 요구를 들게 될 용장들은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까·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재밌는게좋아요 님 10코인 후원 감사합니다!

요즘 정신이 없어서 후원이 왔다는 것조도 못 보고 있었네요· 늦게 인사드리게 되어 죄송합니다·

앞으로도 재밌게 읽히는 글을 쓸 수 있도록 힘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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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Absolutely Do Not Touch Eldmia Egga

Never touch Eldmia Egga, 절대 엘드미아 에가를 건드리지 마라
Score 9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1 Native Language: Korean
I reincarnated into a fantasy world. Since I somehow got born again, I resolved myself to live diligently once more. But, putting that aside, my entire village burning up and disappearing when I’m 8-year old f*cking crossed the line. f*cking shit-f*cking crossed the 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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