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08
그렇게 바질과 코코낸내가 만났다·
둘은 서로를 쳐다보더니 무언의 말싸움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안녕하심까·”
“어 하이·”
바질이 먼저 인사를 건넸다·
코코낸내는 그걸 기다리고 있었는지 그제서야 입을 열었고·
아마 둘 사이의 기싸움은 코코낸내가 이긴 것 같았다·
“그러면 앞으로 뭐라고 불러야함까?”
“··코코라고 불러·”
아무래도 자신의 본명을 말해주기는 싫은 모양·
아니면 바질에게는 자신이 여행자라는 것을 들키기 싫기나·
아마 후자일 확률이 높았다·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바질에게 다가가 말을 했다·
“그러면 앞으로 할 일 인수인계 좀 잘해주세요·”
이제 코코낸내도 지하에서 바질과 같이 일을 해야한다·
그렇기에 서로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필요했다·
‘··그나저나 지하가 이제 좀 좁은 것 같네·’
사람이 늘어나서 그런가 지하가 조금 좁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예전에는 적당한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좁은 것 같다니·
처음 집을 살 때와는 또다른 느낌이라고 생각하며 나는 1층으로 올라갔다·
둘이서 이야기를 할 시간도 필요할 것 같았으니까·
*
“차렷·”
“··지금 나보고 그런거냐?”
바질은 그녀를 향해 명령을 내렸다·
그것도 유진이 사라지자마자·
이걸 노렸다는 듯 곧바로 명령을 내리는 꼴에 헛웃음이 나왔다·
“···아니 지금 나한테 그런다고? 어이가 없네·”
그녀는 그렇게 일어나며 바질을 빤히 쳐다봤다·
그러자-
-아이야 제대로 서라·
그러자 여태껏 가만히 있더니 말을 꺼내는 그리핀·
가소롭기 그지없었다·
‘··내 거처에만 그리핀 시체가 몇구가 있는데·’
물론 지금은 없기는 하지만 예전에는 너무 많아서 버리던 것이 그리핀의 시체였다·
그런데 저렇게 싸가지 없는 말을 하다니·
여기서 교육을 시키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너나 무릎꿇어·”
그렇게 말을 하며 마법을 사용하려던 그때·
떠오르는 하나의 생각·
‘··마나 막혀있지·’
아직 마나를 사용하지 못한다·
*
쾅-!!
지하에서 무언가를 때려부수는 소리가 나기는 했지만 그리 신경을 쓰지는 않기로 했다·
바질이 알아서 신경을 쓰고 있을테니까·
네크로맨서가 마나도 사용하지도 못하는데 바질을 이길 수도 없고·
그런 생각을 하며 1층에 있는 침대로 돌아와 잠을 청했다·
졸렸으니까·
그동안 너무 많이 돌아다녔다·
잠시 쉬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았다·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다·
일주일동안 그렇게 특별한 일은 없었다·
그나마 특별한 일이라고 한다면 코코가 바질을 보면 흠칫 몸을 떤다는 점·
아마 제대로 교육을 시킨 것 같았다·
교육의 방식은 딱히 묻지 않기로 했다·
알아서 잘했겠지·
그나저나···
“이제 슬슬 시체도 처리해야하는데·”
아공간에 있는 시체를 이제 슬슬 정리해야했다·
요즘 아멜리아가 무슨 일이 있는지 가게 문을 닫고 나오지 않았다·
문앞에 있는 공지를 보면 오늘 온다고 하기는 했는데···
‘안오면 어쩔 수 없지 뭐·’
다른 곳에다 파는 수밖에·
그런 생각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아멜리아의 잡화점으로 향했다·
뚜벅뚜벅·
요즘 날씨가 슬슬 더워지고 있었다·
그전에도 덥기는 했지만 요즘은 더 덥다고 해야하나·
본격적인 여름이 되는 것 같았다·
‘··사실 나는 딱히 상관없기는 한데·’
이런 날씨는 기사들에게 있어 문제였다·
싸구려 기사들말고 철갑옷을 입은 기사들·
그런 기사들은 지금 어딘가에 기대어 쉬고 있었다·
이 날씨에 철제 갑옷을 입고 있는 것은 고역이나 다름없었으니까·
그렇다고 해서 갑옷을 벗을 수가 없는 것이 철제 갑옷은 기사의 상징이었다·
다른 사람들에게서 기사 자신을 보호하는 수단이기도 했고·
그렇기에 벗을 수 없는 환경이었다·
‘불쌍하네·’
하지만 그정도 감상이 끝이었다·
누가 기사하라고 등을 떠밀었나·
마법사하면 이렇게 편한데·
굳이 기사를 해서 저렇게 고생을 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아멜리아의 잡화점 앞에 도착해 문을 두드렸다·
똑똑·
그러자 저번과 달리 곧바로 열리는 문·
이번에도 안 열릴 줄 알았는데 아멜리아가 가게에 제때 온 것 같았다·
반갑다는 생각을 하며 가게에 들어가자-
“안녕하세요오···”
가게에 늘어져있는 아멜리아가 보였다·
평소에 윤기있던 핑크색 머리가 푸석푸석해져 있었다·
조금 당황했다·
아멜리아가 이렇게까지 피곤해하는 것은 처음 봤으니까·
그렇기에 조심스럽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혹시 많이 피곤하세요?”
“네에에··· 3일동안 잠을 안 자고 왔더니이··”
그렇게 말을 하며 아멜리아는 몸을 일으켰다·
하지만 이렇게 아멜리아를 놔둘 수는 없었다·
그렇기에 아멜리아에게 다가가 양해를 구했다·
“혹시 실례가 안된다면 피로 좀 풀어드릴까요?”
아멜리아의 상태가 정상이어야 내가 가져온 마물의 부산물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을테니까·
그런 생각도 있었고 평소에 자주보던 아멜리아가 이렇게 축 늘어져있으니 보기가 불편했다·
그렇게 묻자-
“아아·· 넵···!”
아멜리아는 그렇게 말을 하며 입고 있던 가운을 벗었다·
그러자 드러나는 맨살·
요즘 더워서 그런가 짧은 옷을 입고 있었다·
하지만 당황하지 않고 뇌전을 흘려보내 몸을 탐색했다·
치지직-
그렇게 몸의 구조를 확인하고 뭉친 곳을 [힐]을 사용해 치료해줬다·
하지만 정신적인 피로는 내가 해결할 수 없었다·
그런 것까지 가능하면 내가 신이나 다름없지·
그런 생각을 하며 힐을 모두 사용하자 아멜리아가 몸을 쭉 뻗고는 실없는 웃음을 지었다·
“감사합니다아···”
아멜리아는 그렇게 말을 하고는 카운터 앞에 앉아 예전의 아멜리아로 돌아왔다·
내가 원하던 모습이었다·
만족스럽다는 생각을 하며 아공간에서 시체를 꺼내기 시작했다·
아멜리아의 잡화점은 매우 넓은 편이기에 시체를 펼쳐 놓기에는 적당했다·
그렇게 아공간에서 시체를 꺼내놓자-
“오···!”
아멜리아의 눈이 반짝였다·
그리고는 내가 바닥에 놓은 시체에게 다가가 이것저것 만져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이렇게 좋은 걸 어디서 잔뜩 구해오셨지 궁금하기는 한데에·· 딱히 물어보지는 않을게요오··”
이런 부분이 내가 아멜리아를 좋아하는 부분이었다·
다른 사람들이었으면 아멜리아가 군단장의 시체를 도대체 어디서 구했냐고 물을텐데·
그런 생각을 하며 아멜리아가 종이에 이것저것 적는 것을 지켜봤다·
그렇게 얼마나 손을 놀렸을까·
“다 됐어요···!”
아멜리아는 나에게 여태껏 열심히 쓰던 종이를 건넸다·
그 종이에는 지금 바닥에 있는 시체의 부위별 가격이 적혀져있었다·
“··진짜 비싸네요?”
“넵· 확실히 군단장 시체다보니까요··”
군단장의 시체이기에 비쌀 것이라고 생각은 하기는 했지만 이렇게 비싸다니·
아카데미를 6번이나 다녀도 남는 금액을 벌 수 있었다·
이제 궁금한 것이 있었다·
“그러면 아멜리아님 생각에는 여기 있는 걸 다 파는게 나을 것 같으세요? 아니면 제 장비를 만드는데 쓸까요·”
이게 중요하지 않아보여도 굉장히 중요한 일이었다·
이런건 원래 전문가들이 잘 아니까·
그런 생각을 하며 아멜리아를 쳐다보자 아멜리아는 고민을 하는 듯 하더니-
“으음·· 일정 부위만 포션으로 만들어서 마시는게 나을 것 같아요···!”
포션이라니·
살면서 포션을 마셔본 적이 없는데·
개인적으로 소비를 하면 사라지는 물건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기에 포션을 선호하는 편은 아니었다·
그런 생각을 조심스럽게 말하자-
“앗·· 그런건 아니에요· 영구적으로 마나 회복력이 올라가는 영약이에요···!”
영구적으로 마나 회복력이 올라가다니·
이건 조금 구미가 당겼다·
지금도 마나 회복력이 높기는 하지만 그래도 가끔씩 부족할 때가 있었으니까·
포션으로 만들어서 마시는 것도 좋을 것 같았다·
“그러면 어느 부분 가져가는게 좋을까요?”
“으음··· 일단 군단장의 환부랑··· 이거랑 이거요·”
재료를 보자 포션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졌다·
저걸 넣고 만든 포션을 마셔야한다니·
사람이 먹을 수 있는 재료가 아닌 것 같은데·
“사람이 먹을 수 있는거 맞아요?”
“넵!”
명쾌하게 대답을 하는 아멜리아·
여기서 더 이유를 대는 것도 좀 모양이 아니었기에 고개를 끄덕이고 나머지 부산물은 모두 처분했다·
애초에 군단장의 부산물을 처리하는 것도 힘들다·
아멜리아가 처리해주는 것이 아니었으면 애물단지나 다름없다고 해야하나·
그렇기에 최대한 많은 부산물을 아멜리아에게 파는 것이었다·
좋은 대장간을 소개시켜주기도 했고·
“음···! 그러면 지금부터 포션 제작 시작할테니까 잠시 앉아서 쉬고 계세요··!”
지금부터 바로 포션 제작에 들어가는 모양·
잠시 쉬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그렇기에 한쪽 구석에 있는 의자에 앉아 잠시 잠을 청했다·
잠시 자고 일어나면 다 되어있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점점 수마에 빠져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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