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12
“안녕하세요·”
“음? 뭐야 너도 여기 왔어?”
근육질의 몸을 가감없이 드러내고 있는 남자·
쿠틀루가 전장에서 다른 사람들을 지휘하며 움직이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명령이 더 맞는 것 같기는 하지만·
일단 반갑게 인사를 했다·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 서로 좋은 인상이었으니까·
‘··아닌가?’
마지막에는 조금 추하게 있었던 것 같기는 한데·
그런 생각을 하며 전장을 확인했다·
내가 전투에 있어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대충 전투의 상황을 파악하는 것은 가능했다·
일단 전장에는 수많은 모험가들이 있었다·
마물도 매우 많았고·
군단장은 잠시 어디론가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잠시 기척을 숨기고 있는 것이겠지·
뭐 딱히 상관은 없었다·
어차피 마물을 다 없애면 군단장을 알아서 등장할테니까·
“온 김에 잘됐네· 얘들 좀 처리해줘· 내가 일일히 때려잡는건 너무 귀찮아·”
그럴 것 같기는 했다·
일단 기본적으로 무투가는 광역 공격에 특화된 존재는 아니었으니까·
그렇기에 마법사가 전쟁에서 환영받는 것이고·
아무리 무투가가 강하다고 하더라도 절대 다수의 사람이 공격을 하면 버틸 재간이 없었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쿠틀루면 버틸 것 같기는 한데·’
쿠틀루 정도면 버틸 수 있을 것 같기는 하다·
이 사람은 이미 사람을 벗어났으니까·
그런 생각을 하며 주변을 둘러보고 있던 그때·
‘음?’
익숙한 사람을 발견했다·
여기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도 못했던 사람인데·
조금 당황스러웠다·
이 사람이 왜 여기에 있지·
예전에 쿠론툼에 갔을 때 본 인물이었다·
내가 ‘신실하지않음은죄악이요’라고 추측하고 있는 인물·
‘갤러리에서 그렇게 싸우더니·’
현실에서는 이렇게 점잖은 척을 하고 있다니·
어이가 없다는 생각을 하며 신실 할배에게 다가가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가볍게 인사를 했다·
“안녕하신가·”
그러자 인사를 받아주는 신실 할배·
신실할배는 신실한 신자임을 증명하는 듯한 하얀색으로 된 옷을 걸치고 있었다·
목 근처에 금색으로 수놓아진 자수도 있었는데 굉장히 고급진 기술이 들어간 것 같았다·
내가 정체를 몰랐더라면 다가가지도 않았을 사람이었다·
저번에는 이렇게 보이지 않았는데 확실히 옷을 차려입으니 경건한 느낌이 들었다·
당장이라도 숭배를 해야할 것 같은 분위기·
그런 생각을 하며 가볍게 근황을 나눴다·
“요즘은 뭐하고 지내시나?”
“요즘에는 그냥 이곳저곳 떠돌면서 모험가 생활하고 있어요·”
“모험가 좋을 때지· 원래 젊을 때는 하고 싶은 것을 하는게 중요하니·”
“그렇기는 하죠·”
그렇게 간단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우리는 헤어졌다·
신실할배와 오래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도 않고 오래 나눌 이유도 없었으니까·
우드득-!
몸에 있는 관절을 시원하게 만들고 전장을 쓸어버릴 준비를 한다·
광역 마법을 사용하는 것이 제일 효율이 좋을 것 같았다·
그렇기에 마법을 천천히 전개하며 마나를 축적하기 시작했다·
마법은 원래 마나가 모일수록 강해지니까·
우웅-
그렇게 마나를 모으며 주변을 구경했다·
캉-!
서걱-!
곳곳에서 들리는 전쟁의 소리·
불과 몇달 전까지만 해도 내가 살던 곳이 이렇게 변하다니·
뭔가 이상한 감정이 들었다·
그렇게 잡다한 생각을 하던 것도 잠시·
‘다 됐네·’
드디어 마나가 다 모였다·
이제 마법을 사용할 차례·
천천히 술식이 맞춰 마나를 분배하고 그대로 사용한다·
[홀리 인페르노]
다수의 대상을 한번에 죽이기에는 인페르노만큼 효과적인 마법이 없었다·
화르륵-
전장이 불로 뒤덮인다·
인페르노라는 마법만 사용한다면 전장에 있는 모든 적을 불태우지만 홀리 인페르노를 사용하면 불경한 존재들만 불이 붙는다·
여기서 말하는 불경한 존재이라고 함은 마물·
그렇기에 다른 모험가들이 다치는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마나 소모가 많기는 하네·’
마나 소모가 심하기는 했다·
‘홀리’가 붙은 마법의 특징이다·
마나가 굉장히 많이 소모되는 것·
애초에 성과 관련된 마법은 성직자들이 사용하는 마법이다·
성직자가 아닌 사람들이 사용하는 성 관련 마법은 열화판이라고 할 수 있었지·
아마 신실할배가 성마법을 사용한다면 굉장한 위력을 보여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며 전장을 정리하고 있던 그때·
-주시하라···
바닥에서 어떠한 존재가 꿈틀거리며 기어올라오는 것이 느껴졌다·
본능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이 존재가 바로-
‘··군단장이네·’
군단장이라고·
느껴지는 마나의 기세가 엄청났다·
마나를 다루는 것에 있어 수준급인 나도 이렇게 느끼는데 다른 사람은 어떻게 느끼겠는가·
“끄아아악-!!!”
“그만 그만···!!!!”
“우웩···”
전장에 있던 모험가들은 구토를 하고 피를 토하고 자신의 귀를 후벼파는등 이상행동을 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자신의 배에 칼을 집어넣고 실실 웃는 모험가들도 있었고·
어떠한 존재이기에 전장을 이렇게 바꾸는 것일까·
궁금하다는 생각을 하며 마법을 준비하면서 기다리고 있자-
아직 멀리 가지 않았던 신실할배가 조용히 읊조리기 시작한다·
“··바르바토스·”
바르바토스·
현대의 창작물에서도 꽤나 강한 존재로 묘사되던 존재라고 알고 있는데·
이런 존재가 갑자기 땅에서 나타나다니·
“습격한 군단장 중에 원래 바르바토스가 있었나요?”
이런 존재가 습격을 했다면 룩펠턴이 무너지는 것도 이해가 갔으니까·
“··없었다·”
신실할배는 점점 땅에서 솟아나는 바르바토스를 넋을 놓고 쳐다보고 있었다·
그나저나 이상했다·
갑자기 바르바토스가 여기서 등장하는 것이 이해가 가지 않았으니까·
물론 그럴 확률이 있기도 하지만··· 다른 군단장이 없어지고 바르바토스가 등장했다니·
그런 잡다한 생각을 하는 것도 잠시·
-경외하라···
바르바토스가 중후한 목소리로 말을 하자 주변에 있는 마나의 질이 급격하게 달라졌다·
정확히 말하면 밀도가 높아졌다고 해야겠지·
그리고 그 영향은 즉시 나타났다·
쿵-!
무투가들이 무릎을 꿇었다·
무투가들은 마나에 관해 재능이 없는 사람들이 많다·
그렇기에 고밀도의 마나를 접할 일도 많이 없고·
그렇기에 무투가들이 제일 먼저 쓰러지고 있는 것이었다·
“···이런·”
신실할배는 드디어 정신을 차렸는지 주변에 쓰러져 있는 모험가들을 치유해주고 있었다·
나는 남을 치료하는 것에 있어 큰 무리가 따르지만 성직자들은 그렇지 않았다·
애초에 남을 치료하는 것에 있어 특화되어 있는 직업이었다·
그렇기에 [힐]을 마구잡이로 사용해도 그렇게 마나가 부족하지 않았다·
‘성직자들은 신성력인가?’
성직자들은 신성력이라고 부르는 것이 맞을 것 같았다·
예전에 갤러리에서 신성력과 마나의 차이점에 관해 자세히 설명한 글이 있었는데 굳이 눈여겨 보지는 않았다·
그렇기에 기억에 남아있지도 않았고·
어지간하면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나였기에 내 기억에 남아있지 않는 것이라면 정말 재미가 없었거나 내가 글을 제대로 읽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그때·
“끼얏호우-!”
어디선가 천박한 소리와 함께 누군가가 일어나고 있는 바르바토스에게 순식간에 다가갔다·
그 정체는 쿠틀루·
저럴 것이라고 예상을 하고 있기는 했는데 실제로 그런 행동을 보여주니 어이가 없었다·
이게 맞나 싶기도 했고·
-불경하다···
바르바토스는 자신의 거대한 손을 휘둘러 쿠틀루를 떼어내려고 했다·
하지만-
“어림없죠?”
쿠틀루의 움직임에 맞춰 손을 휘두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쿠틀루는 그렇게 바르바토스의 공격을 피하며 정타를 넣었다·
꿍-!
여자였으면 자궁이 흔들릴만한 위치에 주먹을 꽂는 쿠틀루·
-아해야···
그것이 트리거가 됐는지 바르바토스에게서 느껴지는 기세가 달라졌다·
게임으로 따지면 페이즈 2에 들어간 것 같다고 해야하나·
그나저나···
“어디까지 커지냐 저건?”
“시발·· 저게 뭐야·”
원래도 8m에 달하는 체격이었는데 지금은 그것보다 훨씬 커졌다·
7층짜리 건물을 보고 있는 것 같다고 해야하나·
바르바토스의 얼굴을 보기 위해서는 고개를 거의 끝까지 들어올려야 했다·
그렇게 커진 바르바토스는-
-비켜라···
육중한 발로 땅을 한번 짓밟았다·
그러자 땅이 울리며-
퍼석-!
바르바토스의 사정권에 있던 모험가들의 육신이 짓뭉게졌다·
다시 살릴 수 있는 가능성도 없게·
그중에는 쿠틀루도 있었다·
하지만 쿠틀루의 걱정은 하지 않았다·
쿠틀루가 저런 공격에 죽을 사람은 아니었으니까·
“아 존나 아프네·”
그런 생각을 하기가 무색하게 쿠틀루는 바르바토스의 거대한 발을 들고 일어났다·
그리고는-
우웅-!
주먹을 쥐고 마나를 모으기 시작했다·
그것도 굉장히 정순한 마나를·
그리고 그때·
[랫 스피어]
바르바토스의 뒤통수를 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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