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14
“여기서 이렇게 계속 돌리면 되거든? 그런데 이게 어렵더라·”
내가 애니메이션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기에 정확히 어떤 원리로 저 기술이 작동하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한가지는 알 수 있었다·
“··은근 효율적인데요?”
애니메이션의 기술을 보고 따라만든 것이 분명한 기술인데 은근 효과적이었다·
마나가 빠져나가지도 않고 구조적으로도 굉장히 잘 만든 기술이라고 해야하나·
쿠틀루는 확실히 재능이 넘치는 것 같았다·
마나에 관해 제대로 공부를 한 적도 없을텐데 이렇게 마나를 다루다니·
신기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그때·
쿠틀루가 손에 모은 마나 덩어리를 그대로 근처에 있는 산에 꽂았다·
그러자-
쩌저적-!
산이 갈라지며 방금까지 산이 있던 곳이 평지로 변했다·
“오 뭐야· 존나 세네·”
쿠틀루도 이정도 위력을 생각하지는 못했는지 자기 자신에게 감탄을 하고 있었다·
자신이 만든 기술의 위력도 테스트하지 않았다니·
어찌보면 정말 쿠틀루답다고 할 수 있었다·
그나저나···
‘이런건 못 막겠는데·’
위력을 보니 베리어를 몇겹을 둘러도 막기가 힘들 것 같았다·
마구잡이로 마나를 주입해 때리는 것으로 보여도 굉장히 섬세한 기술이었다·
쿠틀루가 저런 기술을 만들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척을 지면 안될 것 같았다·
어지간한 무투가는 마법사가 가지고 놀기는 하지만 쿠틀루는 어지간한 무투가가 아니었다·
인간을 벗어났다고 할 수 있었다·
‘잘하면 이길 것 같기는 하지만·’
굳이 쿠틀루와 진심을 다해 싸울 필요는 없었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잠시 주변에 있는 돌에 앉았다·
계속 서있다보니 앉아있고 싶었으니까·
그러자 쿠틀루도 주변에 있는 평탄한 돌을 가져와 착석했다·
“요즘에 이상한 새끼들이 너무 많아··· 최대한 돌아다니면서 줘패주고 있는데 그래도 나대는 새끼들이 있더라고·”
“그러게요· 저도 어디서 문제 일어나면 가서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예전에 비해 요즘은 일이 일어나는 빈도가 높아진 것 같기는 해요·”
쿠틀루의 저 말은 반은 진실이고 반은 거짓일 것이다·
쿠틀루는 자신보다 강한 상대를 때려눕히는 것에 있어 희열을 느끼는 사람이니까·
그렇기에 나쁜 새끼들을 혼내준다는 것은 명분이고 남과 싸우기 위해 돌아다니는 것이 분명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그때·
“그나저나 나중에 시간나면 한번 대련해볼래? 서로 싸워보면 도움 될 것 같은데·”
“거절할게요·”
단칼에 거절했다·
내가 쿠틀루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대련은 조금 다른 문제였다·
나는 맞는 걸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맞아야하는 것이라면 모르겠지만 내가 자진해서 맞는 것은 별로였다·
그렇기에 단칼에 거절한 것이고·
아마 쿠틀루도 이해를 해주지 않을까·
“에이 그러지 말고· 한번 정도는 괜찮잖아· 너도 나같은 상대 어디서 못 구할텐데?”
“아하하···”
웃음을 흘리며 상황을 넘기려고 한다·
하지만 그때·
“웃어넘기지 말고· 한판 어떤데· 이거 기술도 한번 테스트 해보고 싶단 말이야·”
“제가 허수아비 만들어드릴테니까 거기에 테스트하셔도 될 것 같아요·”
“허수아비랑 실제 사람이랑은 느낌이 다르잖아·”
“저 패고 싶다는 말은 아니시죠?”
“에이 그 말이 아니라 그냥 사람 상대로 기술 사용하고 싶다는거지·”
쿠틀루가 나를 알게된 이상 이런 일이 발생할 것이라고 생각을 하기는 했다·
예전에 쿠틀루가 갤러리에 작성한 글을 확인해 봤을 때 이런 경향이 있었으니까·
그렇게 계속해서 거절을 하고 있던 도중·
“안녕하신가·”
뒤에서 누군가 나타났다·
그 덕에 대화가 끊겼다·
다행이었다·
더 이야기를 했으면 꼼짝없이 대련을 해야할 상황이었는데·
“어 뭐야· 신실 할배 왔어?”
“밖에서는 그 이름으로 부르지 말라고 했거늘·”
“맞다· 까먹었네·”
쿠틀루는 신실 할배를 현실에서도 그렇게 부르고 있었다·
아마 서로 정체를 안지 오래된 모양·
조금 당황스러웠다·
이렇게 스스럼없이 자신들이 여행자인 것을 드러내고 다니다니·
두사람의 눈에는 내가 여행자가 아닌 주민으로 알고 있을텐데·
여기서 어떤 반응을 해야할까 생각하고 있던 그때·
“그건 됐고 그나저나 둘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지?”
“뭐··· 별거는 아니고 대련 좀 하려고 했는데 얘가 자꾸 튕기네?”
쿠틀루는 그렇게 말을 하며 내 머리를 거칠게 쓰다듬었다·
솔직히 말해서 조금 무서웠다·
학창시절 기억이 떠오르는 것 같기도 했고·
그런 생각을 하며 나도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저도 정말로 대련을 하고 싶은데·· 괜히 했다가 이상한 일이 발생할까봐 그러죠·”
“이상한 일?”
“혹시라도 제가 실수라도 해서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도 있으니까요·”
이건 사실이었다·
내가 쿠틀루를 상대를 하는 것이 껄끄럽다고는 했지만 질 것 같아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물론 쿠틀루가 지능적으로 싸우면 질 확률이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지금 내 스펙으로 쿠틀루에게 지는 것은 쉽지 않았다·
자칫하면 쿠틀루가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었고·
그렇게 말을 하자-
“···야 일어나· 뜨자·”
“다치는거 해결되기 전까지는 저는 하기가 싫어서요·”
그렇다고 해서 쿠틀루를 상대하는 것이 그렇게 쉽다는 것은 아니다·
나도 피해를 입을 것은 각오를 해야한다·
그렇기에 완곡하게 거절의사를 표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때·
“다치는건 내가 치료해줄 수 있네·”
“···네?”
갑자기 참전하는 신실 할배·
조금 당황스러웠다·
대련을 하지 않기 위해 초석을 잔뜩 깔아놨는데 신실 할배가 등장해 판을 엎어버린 느낌이었다·
어이가 없었다·
“그러면 됐네· 뜨자·”
“아니 잠시만요· 진짜로요?”
“그러면 진짜지 가짜겠냐· 준비하고 붙자· 십분 줄테니까 제대로 준비해· 대충하면 다 알아채니까·”
쿠틀루는 그렇게 말을 하며 몸을 풀기 시작했다·
신실 할배는 가만히 앉아 명상을 하기 시작했고·
이건 누가봐도 대련을 하게 된 상황·
도망을 치고 싶어도···
‘여기서 도망쳐도 나중에 쿠틀루는 무조건 만날텐데·’
쿠틀루를 만날 수밖에 없다·
그런데 그때 어색하게 만난다?
‘그건 좀 그렇네·’
차라리 지금 제대로 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한번 대련을 제대로 하면 쿠틀루가 다시 대련을 요청하지 않겠지·
“하아··· 그러면 일단 알겠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 완드를 다시 한번 점검했다·
혹시 상한 곳이 있을까 싶어 확인했지만 완드는 정상이었다·
마나도 가득 차있고·
몸의 상태도 괜찮았다·
꼼짝없이 대련을 하게 된 상황이었다·
‘아 짜증나네·’
쿠틀루는 다 마음에 드는데 이런 점이 문제였다·
왜 자꾸 싸우려고 하는지 참·
그렇게 가만히 앉아 생각을 하고 있던 그때·
웅성웅성-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그 사이에 우리가 이야기 하는 것을 들었는지 모여들고 있었다·
전투의 스트레스를 우리의 대련으로 풀려는 것 같았다·
어이가 없었다·
내가 어쩌다가 갑자기 이런 처지가 된 것일까·
나는 그저 룩펠턴을 도와주기에 온 것 뿐인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
“자자 그러면 슬슬 시작하도록 하지·”
신실 할배가 입을 열었다·
그러자 몸을 풀고 있던 쿠틀루도 자세를 잡았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멀리 퍼져 자리를 잡았고·
중세에 이런 문화가 있다는 것을 알기는 했는데 이렇게 금방 원을 만들고 할 줄은 몰랐다·
당황스럽다는 생각을 하며 일단 싸울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이왕 하기로 한거 지기는 좀 그랬으니까·
‘그런데 쿠틀루는 진짜 머리가 중세화가 됐나·’
일반적인 현대인이라면 이렇게 갑자기 길거리에서 싸우는 것을 기대하지는 않을텐데·
어이가 없다는 생각을 하며 앞으로 사용할 마법을 다시 한번 떠올렸다·
어떤 마법을 사용하면 좋을까·
일단 대련이기에 오직 살상만을 위한 마법을 사용하는 것은 무리였다·
그걸로 죽을지도 모르겠고·
그런 생각을 하고 있던 그때·
“그러면 시작·”
신실 할배가 시작을 알렸다·
그러자 쿠틀루는 자세를 잡고는 나에게 말했다·
“먼저 해· 선공은 양보할테니까·”
묘하게 자존심을 긁는 말이었다·
선공을 양보한다니·
객관적으로 봤을 때 실력은 내가 더 뛰어난데·
그렇기에 다시 말했다·
“제가 양보할테니까 먼저 선공하세요·”
그렇게 말을 하자-
“오케이·”
쿠틀루는 곧바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순식간에 나에게 접근해 주먹을 내질렀다·
캉-!
베리어가 순식간에 깨지기 시작한다·
하지만-
“오 단단하네·”
전보다 단단해진 베리어이기에 그렇게 쉽게 깨지지는 않았다·
물론 4장 정도가 깨지는 했지만 쿠틀루의 공격을 막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렇게 나쁜 성적은 아니었다·
그런 생각을 하며 술식을 전개했다·
[랫 스피어]
머리만 공격하지 않으면 죽을 일은 없을 것이다·
술식을 전개하고 그대로 마법을 사용한다·
퓩-!
그러자 허공에서 아주 빠른 속도로 날아가는 랫 스피어·
‘뚫리려나·’
그렇게 긴장을 하고 있자 랫 스피어는 그대로 날아가-
푹-!
쿠틀루의 피부에 박혔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추천과 댓글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
다음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