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28
대장간 밖으로 나와 우리는 손에 쥐어진 종이를 확인했다·
어디로 가야할지 여기에 나와있었으니까·
가야하는 곳의 위험도에 따라 이동 경로를 정할 생각이었다·
“그러면···”
그렇게 확인한 종이에는 생전 처음 보는 곳도 있었다·
아무리 나라고 하더라도 모든 지형을 외우고 있는 것은 아니었기에 모르는 곳이 존재했다·
오히려 모르는 곳이 더 많았지·
그런 생각을 하며 우리는 종이에 적힌 곳으로 향했다·
“그나저나 여기에서 금속 구하려면 어려울 것 같은데?”
“그럴 것 같기는 하더라·”
코코낸내의 말대로 우리가 지금 가는 곳에서 금속을 얻기는 힘들 것 같았다·
‘콘테’라는 곳으로 가는 중인데 가는 곳을 갤러리에 검색해보자 굉장히 힘들다는 곳이라는 평가가 많았으니까·
물론 그만큼 좋은 부산물을 주는 마물이 많기는 하지만 상식을 벗어나는 선에서 단단하다- 라는 말이 굉장히 많았기에 약간 긴장을 하고 있는 상태였다·
“괜찮슴다· 제가 다 썰어버리겠슴다·”
“오 그러면 믿을게요·”
자신감을 보이는 바질·
바질이 나와 같이 있으면서 이렇게까지 자신감을 보인 적이 없는데 이번에는 확실히 자신감이 있는 것 같았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까지 자신감을 보일 리가 없었으니까·
그렇게 우리는 콘테라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고-
“윽 냄새 좆같네·”
코코낸내의 말에 주위를 둘러보자 곳곳에 있는 시체를 확인할 수 있었다·
갤러리에 있는 정보 그대로였다·
콘테라는 지역의 특성 상 마물들이 워낙 강하기에 시체를 수거하는 것도 힘들어 시체가 이곳저곳에서 돌아다니고 있다고·
그래서 그런가 가끔씩 정말 비싼 돈을 받고 유해를 수습하러 다니는 모험가들도 있다고 들었다·
그런 생각을 하며 주위에 어떤 마물이 있는지 확인을 하기 시작했다·
‘강해봐야 뭐·· 별로 안 강할 것 같기는 한데·’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그건 일반적인 모험가의 기준·
그렇게 강할 것 같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천천히 콘테를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상대가 약할 것 같기는 했지만 혹시 모르니까·
괜히 이상한 짓을 하다가 손해를 입는다면 그게 더 짜증나는 일이었다·
얼마나 더 걸었을까·
“아· 여기를 들어가야 하나···?”
솔직히 말해서 들어가기가 너무 싫었다·
개인적으로 더러운 것은 괜찮기는 하지만 늪은 너무 질척거리니까·
잘 안 지워지기도 하고·
그렇기에 어지간하면 늪이 있는 곳은 피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대장장이가 말한 부산물을 구하기 위해서는 이 늪을 건너가야만 했다·
갤러리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늪이 좆같다는 말을 하고 있었고·
‘··공중부양을 사용할까?’
공중부양 마법을 사용하면 되기는 한다·
그렇게 불가능한 것도 아니고·
하지만 소모값이 너무 든다·
언제라도 마물이 나올 줄 모르는 상황인데 마나 소모가 굉장히 큰 공중부양 마법을 사용해 늪을 건너가기에는 리스크가 있다고 해야하나·
그렇기에 어쩔 수 없이 늪을 건너가기 시작했다·
질척질척·
“느낌 진짜 좆같네·”
“···으·”
평소에 감정 표현을 별로 하지 않는 바질조차도 소름이 끼친다는 듯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이게 그냥 늪이면 모르겠는데 온갖 시체와 더러운 것들이 모여 구성된 늪이었다·
원래 세계에 있던 더러운 것을 계속해서 밟고가면 1억을 드립니다- 를 돈도 받지 않고 공짜로 하고 있다고 해야하나·
뿌드득-
분명 늪임에도 불구하고 중간중간 뼈가 부숴지는 감촉도 느껴졌다·
아마 늪속에 시체가 빠져있던 모양·
정말 소름이 끼쳤다·
그렇기에 우리는 빠르게 늪을 빠져나왔다·
“진짜 뒤지는 줄 알았네· 시발···”
“허억···”
“그러게· 진짜 기분이 더럽네·”
기분이 너무나 더러웠기에 모두에게 질척하게 묻은 늪의 흔적을 마법을 사용해 닦아냈다·
마법이 이래서 편했다·
무투가들은 몸에 이런 것이 묻어도 닦지 못하니까·
그에 비해 마법사는 굉장히 편하다고 할 수 있었다·
그렇게 늪의 흔적을 모두 닦아줬음에도 바질은 뭔가 말을 하고 싶은 것이 있는 모양인지 입이 움찔거렸다·
“뭐 하고 싶은 말 있으세요?”
“아·· 그··”
바질은 움찔거리더니 결국 하고 싶은 말을 실토했다·
“물도 좀 주실 수 있슴까···? 몸이 너무 찝찝해서 말임다·”
“그런건 말해주시면 바로 해드리는데 왜 그렇게 뜸을 들이세요·”
“민폐일 것 같았슴다·”
바질은 이상한 부분에서 눈치를 보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았다·
처음 만났을 때는 안 그랬는데 나에게 제압을 당하고 계약을 한 이후부터 쓸데없는 눈치를 많이 본다·
내가 무서워서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나중에 시간이 되면 서로 진솔하게 대화를 해봐야겠지·
[파도]
허공에 파도를 생성해 물을 생성해낸다·
그러자-
“와 나도 존나 필요했는데·”
옆에 있던 코코낸내도 냉큼 다가와 늪에 담궈진 자신의 발을 열심히 닦기 시작했다·
분명 내가 정화로 불순한 것들은 모조리 닦았음에도 불구하고 찝찝한 느낌이 있는 모양·
둘이 그러는 모습을 보니 나도 뭔가 찝찝했기에 물을 이용해 발을 닦았다·
그렇게 발을 닦고 우리는 앞으로 빠르게 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때·
띵-!
한쪽에 울리는 알림·
누군가가 나의 글에 댓글을 달았다는 알림이었다·
그렇기에 최대한 자연스럽게 갤러리를 열어 누가 댓글을 달았는지 확인을 했다·
L폭렬은신이야:제자 뭐하남?
오랜만에 연락을 해온 실비아·
나도 반가웠기에 반갑게 인사를 했다·
ㄴ진짜씹거지임:지금 무기 만들려고 에렌부르크 왔어요
ㄴ폭렬은신이야:아하
ㄴ폭렬은신이야:그러면 바루크로 돌아올 때 좀 말해줘
ㄴ폭렬은신이야:내가 줄게 있어서 ^-^
ㄴ진짜씹거지임:앗
ㄴ진짜씹거지임:넵
실비아가 나에게 어떤 것을 주려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 손해가 될 것은 아닐 것 같았기에 받아들였다·
요즘 실비아를 만난지 조금 오래돼서 만나고 싶기도 했고·
그나저나 갤러리에 접속한 김에 오늘은 무슨 떡밥이 도는지 알고 싶었다·
그렇기에 메인 탭으로 돌아가 갱신된 최신 글부터 확인을 시작했다·
‘바루크는 평화롭고·’
애초에 바루크에는 어지간하면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는 편이었다·
그만큼 조용한 곳이었으니까·
저번과 같은 경우가 특이한 것이지·
그리고 다음은 쿠론툼·
‘쿠론툼도 괜찮네·’
마물이 많이 나온다는 글이 많기는 했지만 쿠론툼은 원래 그게 기본값이었으니 뭐·
그럴만도 했다·
애초에 마물이 많이 나온다는 것이 장점인 도시였으니까·
오히려 마물이 많이 나오지 않으면 그게 더 문제였다·
도시의 주요 수입원이 사라지는 것이나 다름없었으니·
다음은 룩펠턴·
이곳이 가장 문제였다·
저번에 궤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었으니·
복구를 하는 것도 힘들 것으로 보였다·
그런 생각을 하며 요즘 근황을 적어놓은 글에 들어갔다·
[작성자:소식전달]
[제목:요즘 룩펠턴 상황···jpg]
[내용:(사진)(사진)(사진)보다시피 엄청 빠르게 재건축하는 중 ㅇㅇ·· 한달이면 다 완공될 것으로 보임]
‘··이게 가능한가?’
솔직히 조금 놀랐다·
군단장이 그렇게 깽판을 치고 갔는데 한달만에 복구가 다 가능하다니·
거짓말을 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봤지만 다시 생각을 해보니 가능할 것 같기는 했다·
룩펠턴에 있는 다른 마법사들이 달려들어 복구 마법을 사용하면 금새 재건을 할 것 같았으니까·
같은 마법사이기에 마법이라는 힘이 얼마나 말도 안되는 힘인지는 내가 제일 잘 안다·
그렇게 룩펠턴에 대한 말도 확인을 하고 이번에는 마지막으로 에렌부르크에 대한 것을 확인하기로 했다·
‘리버포트는 뭐 멀쩡하겠지·’
애초에 가본 적도 없는 곳이기에 딱히 관심도 없었다·
전략적으로 중요한 곳이 아니기도 하고·
그런 생각을 하고 갤러리에 ‘에렌부르크’를 검색했다·
그러자 줄줄이 뜨는 글들·
평범한 글들도 있었지만 중간중간 수상한 글도 있었다·
“음?”
[작성자:파압]
[제목:아까 에렌부르크 성문에서 이상한 새끼 본 사람?]
[내용:다 도륙내고 다니던데 금마 정체가 뭐임? 존나 궁금한데]
L:아 그새끼 위험한 새끼임 엮이면 안돼
ㄴ파압:그래서 어떻게 위험한데
ㄴ:에렌부르크 영주가 키운 사냥개임· 그런데 영주말도 안 들어서 근처에 안 다가가는게 최선임 ㅋㅋ
ㄴ파압:엥 나는 왜 모르고 있었냐
ㄴ:아는게 이상한거임 영주 병사들 중에서도 모르는 사람 엄청 많다·
ㄴ파압:그걸 너는 어떻게 앎?
그 이후로 달리지 않는 댓글·
그나저나 굉장히 중요한 정보를 얻은 것 같았다·
에렌부르크의 영주가 키우는 사냥개라니·
분명 악마의 기운이 느껴졌는데·
영주가 무언가를 꾸미는 것 같았다·
그런 존재를 몰래 키우는 것은 엄연한 중죄인데·
‘왜 가는 곳마다 골치아픈 일만 일어나는거지·’
정말 귀찮기 짝이 없었다·
하지만 귀찮아도 어쩔 수 없었다·
할건 해야지·
그렇게 계속해서 걷던 우리는-
우웅-!
허공에 떠있는 철덩어리를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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