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67
가스는 그대로 선임에게 직격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곧바로 나타나는 효과·
기껏해야 기절을 하는 정도일 줄 알았는데 뭔가 효과가 묘했다·
얼굴이 붉어지더니 갑자기 땅에 몸을 비비기 시작한다·
“히익···!”
옆에 묶여있는 후임은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밧줄에 묶인 채로 덜덜 떨고 있었다·
하지만 연민을 베풀 이유는 하나도 없었다·
이렇게 위험한 가스를 사람들이 많이 있는 곳에 살포하고 있었으니까·
무고한 사람은 아니라는 뜻·
‘그나저나 좀 그렇네·’
평범한 가스가 아니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기는 했는데 이렇게 직접보니 당황스러울 따름이었다·
미약 성분이 섞인 가스를 살포하고 있었다니·
어차피 주위를 베리어로 막고 있었기에 미약 성분이 나에게 닿을리는 없기는 하지만··· 그걸 감안해도 괘씸했다·
그렇게 생각하며 옆에 있던 후임에게 이 가스의 정체를 물어봤다·
“그래서 이 가스를 살포한 이유가 뭘까요?”
혹시라도 겁을 먹을 수 있으니 최대한 친절하게 물어본다·
그러자 순순히 답을 하는 상대·
“그··· 이 가스가 인육이나 마물의 고기와 닿으면 더욱 풍미를 일으킨다고 들었습니다··”
“··그걸 지금 말이라고·”
어이가 없었다·
무슨 변명을 해도 저렇게 허접하게 한다는 말인가·
어지간한 변명을 해도 믿어주려고 했는데 저런 거짓말을 치면 넘어가기가 어려웠다·
[참격]
참격을 사용해 순식간에 상대의 근맥을 파괴한다·
완벽하게 파괴하지는 않았다·
치료를 받으면 회복을 할 수 있을 정도·
딱히 악감정은 없었기에 이정도에서 마무리를 하고 주변을 뒤져보기 시작했다·
뭔가 있을 수도 있으니·
그렇게 마나를 사용해 감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딱히 걸리는 것은 없었다·
“음··· 애매하네·”
이곳을 때려부수기에는 뭔가 애매했다·
명분이 없다고 해야하나·
물론 인육을 먹고 있기는 하지만 이세계에서 인육을 먹는 놈들은 종종 있었다·
그렇기에 문제를 짚어보자면 눈앞에 있는 미약 성분이 포함된 가스·
“적당히 터트리고 가야겠다·”
다 부수는 것은 양심에 찔리기도 하니 적당히 부수고 가기로 했다·
이 가게의 주인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한번 경고를 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아보였으니·
[차르봄바]
차르봄바를 사용할 준비를 하고 들어가는 마나를 살짝 줄인다·
그리고는 마나를 만들어진 술식에 불어넣는다·
잠시 후·
펑-!
원래의 차르봄바보다는 작은 폭발이 일어난다·
경고를 하기에 적당한 폭발의 크기·
[순간이동]
순간이동을 통해 밖으로 나와 방금 내가 있던 곳을 확인한다·
엄청난 타격이 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안에 있는 사람들을 자극하기에는 괜찮았다·
“씨발!!!”
“뭔데 뭔 일인데!!”
안에 있던 사람들이 밖으로 기어나오는 것을 확인하고 나는 자리를 떴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인육을 먹이려고 했으면 벌을 받아야지·
그렇게 야간 수색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갔다·
*
그렇게 며칠이 지났을까·
에렌부르크는 매우 평화로웠다·
물론 겉으로 보기에만·
에렌부르크에 거주하며 중간중간 이상행동을 하는 놈들을 찾아가 교육해줬다·
‘힘드네·’
많은 일이 있었다·
저번에 침입했던 건물은 마법을 이용해 어느새 복구를 하는 것에 성공했다·
아마 상당한 인력이 소모됐을 확률이 높다·
그 악마가 보이는 것을 닥치는대로 파괴해댔으니·
오히려 멀쩡한게 이상하지·
‘그 식당도 이제 다시 영업하고·’
인육을 먹을 뻔했던 식당도 금새 영업준비에 들어갔다·
아마 마법사를 수소문해 고친 모양·
“에렌부르크에 더 있는게 맞나···”
군단장을 잡기 위해 에렌부르크에 온 것인데 있는 악마라고는 고작해야 알에 들어있던 악마밖에 없었다·
원래 목표인 군단장이 없다는 뜻·
이러면 에렌부르크에 더 있을 이유가 없었다·
진심으로 떠나야 하나 고민하고 있던 찰나·
띠링-!
예전 게시글에 알림이 달렸다는 소리가 들렸다·
“깜짝아·”
별 생각없이 갤러리를 켜 달린 댓글을 확인한다·
이번에도 별 내용 아니겠지·
스윽-·
댓글을 단 사람은 의외의 사람이었다·
바로 신실할배·
신실할배가 나에게 개인적으로 연락을 한 적은 처음인데·
서로 정체를 알지만 모르는 척하는 느낌이었기에 뭔가 신기했다·
그런 생각을 하며 신실할배가 장문으로 작성한 댓글을 읽기 시작했다·
L신실하지않음은죄악이요:혹시 있는가?
ㄴ신실하지않음은죄악이요:최근 그대가 에렌부르크에 있다는 소문을 들었는데 정말 에렌부르크에 있다면 한가지 부탁을 하겠소· 그곳 영주한테 미리 말을 해놓을테니 가서 물건 하나만 바루크로 가져다 주게나· 기다리고 있겠네·
“···뭐하는 사람이지·”
분명 부탁이라고 들었는데 영주에게 말을 해놓는다니·
지금 내가 제대로 듣고 있는게 맞나 싶었다·
심지어 바루크에 있다니·
이건 나를 심부름센터 대용으로 사용하려는 목적이었다·
눈에 뻔히 보인다고 해야하나·
그렇기에 정중히 거절의사를 밝히려던 그때·
띵-!
새로운 댓글이 하나 달렸다·
이번에도 신실할배의 댓글이었다·
L신실하지않음은죄악이요:바루크에 잠시 머물고 있는 동안 주변을 살펴보니 성직자가 조금 부족하더군· 그래서 말인데 바루크에 성직자를 더 보내주는 조건으로 부탁을 수락하는 것이 어떤가?
댓글을 한번 꼼꼼히 읽어본다·
그렇게 읽어보자-
“나쁘지는 않네·”
나쁘지 않은 제안이었다·
안 그래도 성직자가 없어서 다른 사람들이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꽤나 멀리 가야했는데·
성직자를 많이 보내주면 그런 수고도 덜 수 있어보였다·
그렇기에 댓글을 달았다·
ㄴ진짜씹거지임:나쁘지 않네요
ㄴ진짜씹거지임:최대한 빠르게 가져다드릴게요
그렇게 댓글을 남기자-
띠링-!
ㄴ신실하지않음은죄악이요:고맙네
ㄴ신실하지않음은죄악이요:그럼 기다리고 있겠네
곧바로 댓글을 다는 신실할배·
‘갤질 아직도 많이 하네·’
예전에 활동이 별로 없기에 갤질을 끊은 줄 알았는데 곧바로 댓글이 달리는 것을 보니 딱히 갤질이 줄어든 것 같지는 않았다·
정말 갤질에 관심이 없다면 진작에 알림을 꺼놨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나 옷을 입었다·
“후·”
이제 슬슬 바루크로 돌아갈 시간이었다·
에렌부르크에 무언가 있는 느낌이 강하게 들기는 하지만 증거가 없었다·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겠고·
아마도 여태껏 다른 군단장들이 당해줘서 그런가 군단장도 학습 능력이 생긴게 틀림없었다·
‘적당히 잡을걸 그랬나·’
하지만 군단장이 있는데 어떻게 안 잡겠는가·
눈에 보이는 족족 죽여야지·
그렇게 생각하며 아공간에서 완드를 꺼냈다·
여기서 영주성은 꽤나 멀다·
한번에 마나를 집중해 순간이동을 사용해야 한다·
우웅-·
허공에 마나를 모으고 응축된 마나를 그대로 술식에 넣는다·
[순간이동]
눈을 감았다 뜨자 순식간에 주위의 풍경이 달라져있었다·
눈앞에 있는 것은 바로-
“··우왁!!”
영주성의 성문을 지키는 병사들이었다·
갑자기 허공에서 나타나서 놀란 모양·
하긴 나였어도 그럴만했다·
그렇기에 논리적으로 설명을 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그런데 그때·
“손 올려·”
병사들이 검을 들고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움직이기라도 하면 그대로 베어버릴 것 같은 기세·
그렇기에 어쩔 수 없이-
[수면]
수면을 사용해 병사를 모두 재우고 문을 연다·
끼이익-!
오래된 문이라서 그런지 요란한 소리가 난다·
나중에 영주에게 말을 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문으로 들어서자 안에서 훈련을 하고 있던 다른 병사들이 일제히 나를 쳐다봤다·
“훈련 열심히들 하시네·”
그렇게 덕담을 건네주고 가려던 찰나·
쿵-·
눈앞에 누군가 착지했다·
생전 처음 보는 남자·
옆으로 비켜가려고 하자 남자가 검으로 막는다·
아마 뭔가 오해가 쌓인 모양·
“저 영주님의 손님으로 온건데 이렇게 대우하셔도 됩니까?”
정말 순수하게 궁금했다·
영주의 손님이라는 소식이 전해졌을텐데 이렇게 맞이 해주다니·
어이없다는 생각을 하며 눈앞에 있는 대머리의 남자를 응시하고 있자-
“···확인해봐라·”
주변에 있는 부하에게 명령을 내리고는 다시 검을 들었다·
아마 저 부하가 확인을 마치기 전까지는 이러고 있을 모양·
딱히 힘을 빼기 싫었기에 가만히 있었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맞는 것 같습니다·”
무사히 연락이 전달됐는지 대머리의 남자는 나를 한번 보고는-
“실례했습니다·”
고개를 꾸벅 숙이고 옆으로 물러났다·
그렇게 앞으로 지나가자 순간적으로 느껴지는 악한 마나·
방금 대머리에게서 느껴졌다·
하지만 신경쓰지 않고 지나갔다·
‘영주한테 말하면 되겠지·’
영주에게 말하면 될테니까·
굳이 내가 고생할 필요가 없기도 하고·
그런 생각을 하며 영주가 있는 곳에 가고 있던 그때·
“음 왔나?”
···굉장히 어려보이는 여자아이가 나를 올려다보며 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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