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93
그렇게 몽환의 절벽에서 탈출해 나는 에렌부르크에 도착했다·
몽환의 절벽과 에렌부르크 간의 거리는 은근 멀었기에 중간중간 순간이동을 사용하며 움직였다·
명색이 마법사인데 걸어가는 것은 조금 그랬으니까·
그리고 이곳은 에렌부르크의 밖·
순간이동을 사용한다고 해서 뭐라고 할 사람은 없었다·
그렇게 순간이동을 계속하며 얼마나 갔을까·
성문이 보였다·
그런데 그때·
성문 앞에서 보이는 익숙한 얼굴·
“어?”
바이올렛이었다·
바이올렛이 여기는 왜 온 것일까·
바루크에서 모험가 일을 하고 있을텐데·
궁금하다는 생각을 하며 바이올렛에게 다가갔다·
“안녕하세요·”
“어? 뭐야· 언제 여기 왔어·”
“재료 좀 구하고 왔죠· 그나저나 여기는 어쩐 일로 오셨어요?”
바이올렛은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는 성격이 아닌 것 같던데·
여기까지 온 것이면 이유가 있을 것 같았다·
그런 생각을 하며 물어보자-
“나도 무기 만들려고 왔지· 에렌부르크가 유명하잖아·”
“아·”
확실히·
바이올렛도 무기에 관심이 많아보이기는 했다·
저번에 나에게 무기를 자랑하기도 했고·
그렇기에 나도 말을 이었다·
“저도 무기 만들려고 오기는 했어요·”
“여기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 목적 가지고 오기는 하니까·”
그렇게 나와 바이올렛은 줄을 기다리며 잡다한 이야기를 나눴다·
쓸데없는 이야기도 했다·
요즘 어느 곳에 마물이 많다·
하랑회관에 새로운 음식이 추가됐다··· 등등·
그런 말들이 많았다·
말을 하면서 얼마나 기다렸을까·
“정지·”
에렌부르크는 이런 부문에 있어서 굉장히 철저한 곳이었다·
기술을 얻기 위해 이곳으로 오는 사람도 많다보니 온갖 위험한 것을 들고오는 사람이 많았다·
그렇기에 이렇게 검사를 하는 것이었고·
바루크도 이렇게 하기는 했는데 에렌부르크처럼 마도구를 이용해 꼼꼼하게 하지는 않았다·
에렌부르크가 새삼 대단하다는 것을 느끼며 나는 로브를 벗었다·
괜히 수상해 보일 수도 있었으니까·
“그러면 시작한다·”
성문을 지키는 경비가 나에게 다가와 스캐너 같이 생긴 마도구로 내 몸을 천천히 훑기 시작했다·
내 몸에 있는 마나와 관련된 장비가 있나 확인을 하는 것·
하지만 이미 내 소지품은 아공간에 넣은 상태였다·
그런데 그때·
삑-! 삑-! 삑-!
급격하게 소리가 나기 시작하는 마도구·
“엥·”
조금 당황스러웠다·
이렇게 급박한 소리가 날 정도로 마나와 관련된 물건이 나에게는-
“···아·”
가지고 있던 수정·
아공간에 넣어지지 않아서 주머니에 넣어놨었는데·
미리 말을 해놓을 걸·
그런 생각을 하며 주머니에서 수정을 꺼내 건넸다·
“제가 키우는 수정이에요·”
사람들에게는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나는 실제로 이 수정을 키우는 중이었다·
아공간이 이 수정을 생명체로 인정한 이상 여느 다른 수정과 비슷하게 대우를 하기는 조금 그랬으니까·
딱봐도 특별해보이기도 하고·
그렇게 말을 하자-
“··수정을 키운다고?”
“네·”
여기서는 당당하게 나가야한다·
겁을 먹어봐야 손해밖에 더 보겠는가·
경비는 그렇게 말을 하며 수정을 요리조리 만지작거리며 쳐다보더니 마침내-
“··통과·”
통과를 시켜줬다·
“넵·”
통과를 하자마자 곧바로 로브를 다시 입고 수정을 주머니에 넣었다·
수정이 어떤 용도로 사용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딘가에는 쓸 곳이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바이올렛의 검문을 지켜봤다·
이왕 만난 김에 배웅도 해주면 좋을 것 같았으니까·
“가지고 있는 소지품 다 내려놓으라고? 귀찮은데·”
“그러면 못 들어간다·”
“아 씨··”
바이올렛은 소지품을 내려놔야 한다는 사실이 짜증나는지 잠시 말대꾸를 해봤지만 결국에 아쉬운 것은 그녀였기에 가지고 있는 모든 소지품을 내려놨다·
그러자 보이는 바이올렛의 배에 있는 깊은 흉터·
“···?”
분명 저번에 만났을 때는 저런 흉터가 없던 것 같은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 어느새 바이올렛의 검문이 끝났다·
다행히 별건 없었다·
그렇게 나에게 다가오는 바이올렛에게 물었다·
“그··· 배에 흉터가 있으시던데 어쩌다가··?”
일단은 바이올렛도 여자다·
그렇기에 이런 부분에 있어 민감할 수도 있기에 걱정하는 투로 말을 하자-
“오다가 오우거 만나서 존나 도망쳤지 뭐·”
“오우거를요?”
“엉· 지금 생각해봐도 존나 심장 떨리네·”
오우거를 만났다고 한다면 저런 상처가 생긴 이유도 이해가 간다·
오우거는 한방한방에 엄청난 괴력을 가지고 있는 괴물이었으니·
수많은 군대를 가지고 있는 각 도시도 오우거는 꺼려야 할 정도·
그나저나···
‘치료해주고 싶기는 한데·’
[힐]은 흉터를 치료하지 못한다·
다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사용한다면 흉터까지 없앨 수 있기는 하지만 시간이 지난 상처라면 흉터를 되돌리기는 어려웠다·
그렇기에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자 바이올렛이 내 등을 두드리며 말했다·
“뭘 그렇게 풀 죽어있어· 모험가가 이정도는 당연하지·”
바이올렛은 그렇게 말을 하며 내 볼을 만지작거렸다·
···나쁜 기분은 아니었다·
그렇게 우리는 자연스럽게 내가 있던 대장간으로 향했다·
바이올렛이 혹시 소개가 가능하냐고 물었으니까·
일단 아까 만난 대장장이의 성격 상 안될 것 같기는 했는데 혹시 모르니까·
“와 엄청 허름하네·”
“이래보여도 안은 되게 최신식이더라구요·”
허름한 대장간의 외관을 보며 놀라는 바이올렛과 함께 대장간으로 들어가자-
깡-! 깡-!
곳곳에서 들리는 수많은 제련하는 소리·
확실히 아멜리아가 추천해준 이유가 있다고 해야하나·
그렇게 생각하며 아까 남자가 안내를 해준 곳으로 향했다·
똑똑·
문을 살짝 두드리자 안에서 들리는 대답·
-들어와·
끼이익···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일단 나 먼저 들어갔다·
그리고는 대장간의 주인에게 말을 했다·
“혹시 제 동료가 있는데 그분 것도 제련 좀 해주실 수 있을까요?”
“뭔 개소리야·”
“아하하··· 친한 동료라서요· 안되면 어쩔 수 없죠·”
그렇게 말을 하자 핑크색의 머리를 한 대장장이는 한숨을 푹 내쉬더니-
“들어오든가 말든가·”
허락을 해줬다·
*
“그래서 벤시의 가루는 구해왔고?”
“네· 가져왔어요·”
아공간을 열어 벤시의 가루가 잔뜩 담긴 주머니를 꺼냈다·
그러자 심히 당황을 하는 그녀·
“뭐야· 이거 어디서 가져왔어·”
“몽환의 절벽에서 가져왔죠·”
“아니 미친··· 아예 씨를 말렸냐? 이렇게 많이 가져올 수가 없는데·”
“큼지막한 놈으로 하나 잡았어요· 자잘한거 몇마리랑·”
그렇게 말을 하고 가만히 그녀를 쳐다보고 있자 잠시 고민하는 기색을 하더니-
“···그러면 지금부터 완드 제련 시작할테니까 완드 형태를 좀 골라봐·”
“완드 형태요?”
“어· 자기가 들고 다닐건데 어떤 형태로 만들지는 알아야지·”
“저는 딱히 상관없는데·”
“그게 무슨 좆같은 대답이야? 이거면 이거다 저거면 저거다· 딱 말하라고·”
“넵·”
다혈질인 면이 없지 않아 있는 것 같았다·
이렇게 성질을 금방 내는 것을 보니·
그런 생각을 하며 옆에 있는 바이올렛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어떻게 만들까요?”
“대충 만들어· 완드가 모양 따라서 성능 정해지지는 않잖아·”
“그렇기는 한데···”
막상 대장장이의 말을 들으니 뭔가 멋있는 완드 모양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빈약한 내 머리로는 좋은 생각이 나지 않았다·
“아 씁···”
도대체 무슨 모양으로 완드를 만들어야 잘 만들었다고 소문이 날까·
그런 생각을 하며 고민을 하고 있자-
“아·”
드디어 좋은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을 대장장이에게 말해줬다·
좋은 생각 같았으니까·
“··그게 뭔 병- 아니다· 그러면 그걸로 해줄게·”
뭔가 말을 하려던 것 같기는 한데·
말을 끊은 것을 보니 딱히 중요한 이야기는 아닌 것 같았기에 말을 하지 않았다·
그렇게 가지고 있는 벤시의 가루를 일부 건네고 이제는 바이올렛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너는 뭐 만들고 싶은데·”
“날카로운거·”
“검이 날카롭지 무디겠냐?”
“그러니까 최대한 날카롭게 만드는게 좋을 것 같은데·”
중세는 참 이해가 가지 않았다·
왜 이렇게 서로 반말을 하려고 하는지·
서로 존댓말을 하면 기분이 상할 일도 없고 좋지 않은가·
한숨을 속으로 내쉬며 둘이 하는 이야기를 들었다·
“얼마나 날카롭게 만들어달라고 그걸 말해야지·”
“오우거 가죽도 베이게·”
“되겠냐?”
“에이 안되면 말고· 기대하고 왔는데···”
바이올렛이 대장장이를 살살 긁고 있었다·
마치 무언가를 얻어내려는 것처럼·
그렇게 둘은 대화를 이어나가다가-
“내가 일주일 내로 만들어올테니까 만들면 무릎꿇고 사과해라·”
“어·”
바이올렛은 그렇게 처음 본 대장장이에게 오우거의 뱃가죽도 뚫을 수 있는 단검을 주문했다·
그리고 우리는 대장간 밖으로 나왔고·
수정에 대해서도 물어봤는데 잘 모른다는 답변만 들었다·
“아 미안· 놀랐지?”
“아뇨 딱히··”
왜 싸우나 이런 생각이 들기는 했는데·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 바이올렛이 피식- 하며 자신이 그런 행동을 한 이유를 말해주기 시작했다·
“그 사람 대장장이 업계에서 유명한 사람이야· 핑크색 머리에 갈색 피부· 그런 모습을 한 대장장이는 이 세상에 한명밖에 없거든·”
바이올렛은 잠시 숨을 고르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저 대장장이가 원래 자존심이 강한걸로 소문이 쫙 났어· 그래서 자극한거고· 이렇게 말 안했으면 바로 나보고 나가라고 했을걸?”
“어쩐지···”
바이올렛이 처음 보는 사람에게 그렇게 무례하게 대할리가 없는데·
내 믿음은 틀리지 않았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자 말을 잇는 바이올렛·
“근데 싸가지 없긴 하더라·”
“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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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오늘 어머니 생신인데 독자분들이 제 소설을 많이 읽어주신 덕분에 좋은 곳에 모시고 갈 수 있게 됐습니다·
다들 읽어주셔서 항상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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