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94
그렇게 바이올렛과 대화를 나눈 후 우리는 헤어졌다·
바이올렛이 에렌부르크에 와서 할 것이 더 있다고 했으니까·
나는 에렌부르크에 대해 잘 아는 편은 아니기에 그러려니 했다·
내가 모르는 것이 있을 수도 있었으니·
그렇게 제련을 맡겨두고 나는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조금 시간이 걸릴테니까·
“뭐하고 지내지···”
개인적으로 취미라고는 갤질밖에 없었다·
중세가 기본적으로 심심했으니까·
그렇기에 거지 생활을 할때 하루종일 갤러리에 상주하면서 이야기를 나눴던 것이었다·
그래서일까·
오늘도 습관적으로 갤러리에 접속했다·
갤러리는 지금도 활발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갤러리에는 다양한 직군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데 그 사람들 중 사람들과 대면하지 않는 직업이 많았다·
예를 들면 마법사라든지 거지라든지·
거지라고 해서 사람들과 대면을 많이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반만 맞았다·
대면을 많이 하기는 하지만 사람과 정서를 교감하지는 않았다·
단순히 생존을 위해 말을 나눌 뿐·
“···그때 갤질 진짜 많이 하기는 했는데·”
정말 그때는 구걸을 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하루종일 갤질을 했었다·
돈도 없어서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으니까·
그런 생각을 하며 갤러리에 글을 작성했다·
원래 세계에 있던 갤러리와 달리 이세계의 갤러리는 주제에 구애받지 않고 대화를 하는 것이 가능했다·
그렇기에 편하게 글을 작성했다·
[작성자:진짜씹거지임]
[제목:그런데 요즘에도 룩펠턴에 거지들 많음??]
[내용:어떰 궁금한데]
그렇게 글을 작성하자 곧바로 달리는 댓글들·
내 입으로 말하기는 조금 그렇기는 하지만 갤러리에서는 나름대로 인지도가 있었다·
그렇기에 댓글이 잘 달리는 것 같기도 했고·
그런 생각을 하며 댓글을 확인했다·
L:ㅇㅇ 요즘도 많음
L:원래 사람 사는 곳에는 거지가 많을 수밖에 없음
ㄴ:ㄹㅇ루다가
L:원래 부자동네일수록 거지들 많음
ㄴ:그런데 진짜 개부자동네면 거지 없기는 함 ㅋㅋ
ㄴ:ㄹㅇㅋㅋ
L:룩펠턴 1번 구역은 없을 듯?
ㄴ:거기는 있으면 바로 잡아가잖아
ㄴ:ㄹㅇ
ㄴ:애초에 거지가 1번 구역 들어가는게 불가능하지 않나?
ㄴ:룩펠턴 1번 구역에서 구걸하고 있으면 그건 컨셉이지 ㅅㅂㅋㅋ
“···아직도 있구나·”
당연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은 하기는 했지만·
아직도 있다니·
나와 같은 일을 겪은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뭔가··· 안타깝지는 않았다·
거지를 탈출하자고 하면 막일을 하면서 탈출할 수 있었으니까·
물론 나는 그런 짓이 귀찮아서 구걸만 한 것이기는 했지만·
그렇게 생각하며 다음 글을 확인했다·
글을 너무 많이 작성하면 다른 갤럼들이 아니꼽게 볼 수 있었으니·
남의 시선을 별로 신경쓰지 않는 편이기는 했지만 갤러리를 많이 이용하는 편이다보니 어지간해서는 남의 시선을 끄는 일을 별로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중이었다·
[작성자:불법죽어라]
[제목:요즘 전장 개노잼이네 ㄹㅇ]
[내용:아니 왜 치고박고 안 싸움????? 좀 싸워야 재밌는데]
L:이 새끼 매국노네
ㄴ:매국노(내 나라 아님)
ㄴ:ㅋㅋㅋㅋㅋㅋㅋㅋ
ㄴ:근데 맞기는 함 이세계 망하든 말든 알빠노 ㅋㅋ
L:전쟁은 원래 치고박고 안하는게 제일 좋은거다
ㄴ:응 아니야 영화보면 치고박는게 제일 재밌어
ㄴ:영화 못본지 일년도 넘었을 거면서 뭔 ㅋㅋ
ㄴ:ㄹㅇㅋㅋ
ㄴ:꼭 최근에 영화 본 것처럼 말을 하네
L:전장이라고 해서 꼭 싸울 필요만 있는건 아니지 ㅇㅇ
ㄴ불법죽어라:근데 싸우면 재밌기는 하잖아
ㄴ:그럴수록 아래 사람들만 죽어나가는거임
ㄴ불법죽어라:그렇기는 해
내가 알기로 이 사람은 대마법사라고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전쟁을 좋아하다니·
실비아가 옆에서 교육을 단단히 시켜야 할 것 같았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도 댓글을 달았다·
L진짜씹거지임:전쟁에서 뭐하시는데 그럼
그러자 곧바로 달리는 댓글
ㄴ불법죽어라:뭘 별로 중요한건 안하는데
ㄴ불법죽어라:그냥 마법 테스트하는거지 뭐
ㄴ진짜씹거지임:ㅇㅎ
마법을 테스트하는 것이 재밌기는 했다·
마법을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숙련도가 올라가기도 하고·
나도 길을 가다가 마법을 사용한 적이 많다·
상대가 강하면 더더욱 좋기도 하고·
그렇게 생각하니 저 사람이 저렇게 말하는 이유가 이해가기도 했다·
마법사끼리는 통하는 것이 있는 것 같았다·
“조금 둘러봐야겠다·”
기껏 에렌부르크까지 왔는데 가만히 앉아서 갤질만 하는 것도 조금 보기 그런 것 같았다·
그렇기에 주변을 조금 둘러보기로 했다·
“뭐가 있으려나···”
로브를 다시 뒤집어쓰고 길거리를 거닐기 시작한다·
그러자 보이는 수많은 마도구 판매가게들·
지나가면서 하나씩 훑어봤다·
그렇지만-
‘··별로 좋은건 없네·’
내 수준에는 별로 좋은 것이 없었다·
애초에 내 수준에 맞는 마도구를 구하려면 직접 제작을 맡겨야 했으니까·
당연히 금액도 천문학적으로 들겠지·
그래도 마도구를 보는 재미가 있었다·
이 마도구는 어떤 구조를 통해 만들어졌고 역으로 마나를 보내서 파괴하면 되는지·
그런 것들을 알 수 있었으니까·
내 입장에서는 무료로 지식을 얻는 셈이었다·
내가 공부를 하는 것을 싫어하기는 하지만 이렇게 대놓고 지식을 얻으라고 판이 깔려있는 것을 피할 정도로 싫어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게 계속해서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마도구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고 있던 그때·
굉장히 허름해보이는 곳이 보였다·
‘··보통 저런 곳이 고수들 있는 곳이던데·’
원래 숨겨져 있는 곳이 고수가 자주 나타나는 곳 아니던가·
그렇기에 조심스럽게 가판대로 다가갔다·
그러자 보이는 많은 마도구들·
허름하게 생긴 것과는 다르게 많은 마도구들이 있었다·
‘깔끔하게 꾸미면 안되는건가?’
어쨌든 이 사람들도 먹고 살자고 마도구를 파는 것일텐데 이렇게 허름하게 해서 손님이 안오면 손해아닐까·
그런 생각을 하며 가판대를 지키고 있는 노인에게 말을 했다·
“혹시 좋은 물건 없나요?”
“있어보이냐?”
까칠한 노인의 대답·
확실히··· 없어보이기는 했다·
하지만 혹시 모르기에 다시금 물어봤다·
“있을 것 같은데요·”
“없어 저리 가·”
“앗·”
그렇게 말을 하고는 눈을 감는 노인·
어이가 없었다·
이게 손님을 받으려는 태도가 맞던가·
“어쩐지 파는 것들이 하나같이 양산품조차 되지 못한 수준이더라구요··· 안녕히 계세요·”
그렇게 말을 하며 자리를 떠났다·
뒤에서 욕을 하는 것 같은 소리가 들려왔지만 뭐·· 기분 탓이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숙소로 다시 돌아왔다·
이제 볼 것은 다 본 것 같았으니까·
굳이 시간을 더 낭비할 필요는 없겠지·
*
그렇게 며칠이 지났을까·
“여깄다·”
완드를 완성한 대장장이가 나에게 완드를 건네줬다·
완드의 모양은 내가 원하던 모양이었다·
저번에 내가 주문한 것과 정확히 일치하는 모양이었다·
늑대모양·
늑대가 완드의 앞부분을 장식한 모양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늑대가 입을 벌리고 있는 느낌·
아무리봐도 괜찮은 것 같은데·
“그런데 굳이 그렇게 만들어야 했냐? 디자인 너무 구린데·”
“이게 멋입니다·”
“그게 뭔··· 됐다· 얼른 가라·”
그렇게 말을 하며 손을 휘휘- 젓는 대장장이·
옆에 있던 바이올렛도 단검을 받고는 주변에 칼을 휘두르고 있었다·
굉장히 예리해보였다·
정말로 오우거의 가죽을 벨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그정도로 날카롭게 만든 것이 아니라 마나가 잘 담기도록 만든 것이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우리는 대장간을 떠나 마차를 잡았다·
“그러면 이거 타고 가자·”
“넵·”
바이올렛이 추천한 마차가 있었기에 그것을 타고 우리는 바루크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그닥- 다그닥-
말이 달리는 소리를 들으며 우리는 잡다한 이야기를 했다·
혹시 마부가 들을 수도 있었기에 마법을 사용해 공간을 차단하고는 대화했다·
“아하하··· 진짜 웃기네· 벤시가 그런 짓을 했다고?”
“네· 저도 그런 짓을 하는 것은 처음 봤는데·· 저를 놀리고 도망가더라구요·”
지금 그 벤시가 살아있을지 죽었을지는 잘 모른다·
하지만 죽었을 확률이 높았다·
내가 몽환의 절벽에 신성한 폭탄을 떨어트리고 왔으니까·
어지간하면 죽었겠지·
그나저나 약간 의문인 점이 있었다·
‘··그렇게 위험한 곳을 사냥터로 사용하네·’
어지간한 강자도 다치기 쉬운 곳으로 보였는데 그곳을 사냥터로 사용하다니·
확실히 담력이 대단하다고 할 수 있었다·
아니면 그곳에서 문제가 발생해도 해결을 할 수 있던가·
아마 후자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나는 바이올렛과 마차를 타고 바루크로 향했다·
그런데 멀리서 보이는 산적 무리·
마침 풍경을 보기 위해 넓은 시야를 볼 수 있게 해주는 마법을 사용하는 중이었기에 잘 보였다·
[다크 스피어]
그렇기에 멀리에서 원격으로 한번에 산적을 정리했다·
누가봐도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으니까·
그리고 잠시 후·
우리는 산적이 있던 곳에 도착했다·
“···어?”
당황을 하는 마부도 볼 수 있었고·
이건 조금 혼을 내줘야 할 것 같았다·
마법사를 상대로 이런 짓을 하려고 하다니·
죽은 산적을 보니 강한 산적이 몇명 보이기는 했는데 그정도면 마법사라고 해도 상대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것 같았다·
마법사를 죽여서 물건을 빼앗으면 대박이기도 했고·
“제가 할까요?”
“어··· 내가 할게· 내가 데리고 온거니까·”
바이올렛이 하기로 했다·
알아서 잘하겠지·
한숨 자면 끝나겠지- 라는 생각을 하며 잠시 눈을 감았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추천과 댓글은 작가에게 힘이 됩니다!
다음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