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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a Medieval Fantasy Wizard Chapter 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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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05

그레게리는 주섬주섬 동료들을 챙겨서 돌아갔다·

이안은 그 뒷모습을 노려보다 말했다·

“뭐하는 새낍니까? 저놈은?”

군나르가 잽싸게 소리쳤다·

“사냥꾼 그레게리! 마을에서 제일 부자인 놈인데 속이 아주 좁아터진 놈이야!”

사냥꾼 그레게리는 하늘 갈퀴 부족 제일의 사냥꾼이었다·

식량의 대부분을 수렵으로 충당하는 북부에서 사냥꾼은 모두에게 선망 받는 직업이었다·

원래 세상살이는 돈만 잘 벌면 장땡이지 않은가?

현대에 의사 변호사 판검사가 있다면 야만인들에게는 사냥꾼이 있다·

그렇다·

알고 보면 사냥꾼도 사짜 직업이었다···!

“어릴 적 설산에서 조난당해 살아난 이후로 열렬한 흐룬달의 신도가 되었네·”

“흐룬달?”

“얼음신의 이름이라네· 천신교인들은 쉽게 입에 담지 않지·”

어쩐지 천신교를 싫어한다더니·

그레게리는 수렵에 몸담은 사람답게 북부 얼음신인 흐룬달을 섬겼다·

북부에는 사냥감을 보내주는 자가 얼음신이라는 미신이 있었다·

얼음신의 분노를 사면 사냥감을 찾기 어려워진다는 미신이었다·

‘진짜로 보내주는 걸지도 모르지·’

이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마다갈의 이야기를 들었다·

북부인들이 섬긴다는 얼음신이 천신교의 신과 같은 존재라면 얼음신 역시 일종의 신비일 것이다·

그렇다면 진짜로 북부인들을 돌봐주고 있어도 이상할 게 없었다·

“군나르에게 이야기를 들어 알겠지만··· 지금 하늘 갈퀴 부족은 대수렵제를 망쳐버렸네·”

“식량을 수급한다는 그거요?”

“그래· 대수렵제 때 충분히 식량을 모아둬야 무사히 겨울을 날 수 있네· 그런데 대수렵제를 망쳐버렸으니···”

군나르가 전쟁을 입에 담은 이유가 그것이었다·

남쪽의 부족들도 북쪽의 부족들도· 사이좋게 사냥을 망쳤다·

이대로 겨울이 찾아오면 다 같이 굶어 죽을 테니 그 전에 상대가 가진 식량을 빼앗아보겠다는 얘기였다·

“그레게리는 천신교 교회 때문에 사냥을 망쳤다고 믿고 있네· 하지만 이치에 맞지 않는 소리지·”

“그래! 천신교는 30년 전부터 있었어! 흐룬달이 벌을 내릴 거였으면 진작 내렸겠지!”

원래 하늘 갈퀴 부족 사람들은 천신교를 좋아했다·

수도사 이실라가 찾아와 포교- 매드 무비를 찐하게 한 판 찍고 돌아갔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기도 했고 상황이 나빠지다보니 마을 사람들도 슬금슬금 얼음신 쪽으로 갈아탈 각을 보기 시작했다·

원래 얼음신을 믿던 그레게리는 자연스럽게 살판이 났다·

“··· 그렇군요·”

이안은 그레게리가 으름장을 놓으러 찾아온 이유를 알 것만 같았다·

북부의 상황이 나쁜 와중에 제국에서 마법사가 찾아왔다·

천신교를 싫어하고 얼음신을 좋아하는 그레게리 입장에서는 좋을 게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이안 일행을 하루 빨리 제국으로 돌려보내고 싶어 하는 것이다·

만약 이안이 유약한 사람이었다면 야만인의 폭력과 협박에 굴복하여 제국으로 도망쳤을 것이다·

그러나 이안은 온갖 기묘한 모험을 거친 베테랑 여행가였다·

설마 그레게리도 자신이 역으로 털릴 줄은 몰랐을 것이다·

“저 기사가 잘 물리쳤다만은· 보복을 당하지 않을까 염려스럽군·”

벨렌카는 얼굴색 하나 바꾸지 않고 말했다·

“조금도 후회하지 않는다· 나는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니·”

이안은 피식 웃어버렸다·

벨렌카의 (물리)정정당당은 언제 봐도 든든하다니까·

“어차피 그레게리는 친구도 없는 놈이잖아요! 복수는 절대 못할걸요?”

“친구는 없어도 추종자가 있지 않느냐·”

마다갈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안· 오자마자 이런 얘길 해서 미안하지만··· 다시 제국으로 돌아가 주었으면 하네·”

“흠· 그레게리 때문인가요?”

“그런 것도 있지·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닐세· 조만간 전쟁이 터질 수도 있네· 그러면 자네 목숨이 위험해져·”

전쟁이라· 이안은 이미 전쟁을 한 번 겪었다·

루시를 남작으로 만들어주기 위해서 탈리안 영지에서 개고생을 했었지·

전쟁 자체는 두렵지 않다·

문제는 전쟁이 터지면 북부 탐험 계획이 공중분해 되어버린다는 점이다·

고작 치킨 배달··· 아니 불사조 배달이나 하려고 저 먼 제국 땅에서 배를 타고 왔을 리가 없잖아?

이안은 할 일이 많았다·

타카리온의 생사도 확인해야 하고 이실라가 준 아르카나 카드에 대해서도 조사해야 하는데·

무슨 쿠팡맨도 아니고· 배달이 끝나자마자 제국으로 돌아간다?

그럴 수는 없었다·

“일단은 기억해두겠습니다· 하지만 수도원에 부탁 받는 게 있어서 돌아갈 수는 없네요·”

“아· 수도사를 찾는다고 했지?”

“네· 타카리온이라고 혹시 들어 보셨나요?”

대답은 군나르가 대신했다·

“황금 손가락의 타카리온! 성 마르쿠스 복음서를 쓰신 분이잖아!”

“오· 아네?”

“알지! 복음서도 가지고 있는걸!”

군나르가 자랑스럽게 복음서를 보여주었다·

옆에서 마다갈이 쭝얼거렸다·

“별 이상한 소리가 다 들어있는 잡문 같던데··· 저런 걸 좋아한다니·”

“무슨 말씀이세요! 이 복음서의 멋짐을 모르시다뇨!”

이안은 작게 감탄했다·

이 머나먼 야만의 땅에서도 타카리온의 라노벨··· 이 아니라 복음서가 돌아다닌다니·

타카리온은 좋겠어· 성공한 작가님이셔서·

“그런데 타카리온 수도사가 왜?”

“북부인한테 끌려갔다는 얘기를 들어서요· 혹시 아시는 게 있을까요?”

마다갈은 심각한 표정으로 팔짱을 꼈다·

“잘 모르겠네· 약탈을 즐기는 부족이 워낙 많아서 어디라고 짚기는 힘들어·”

“음· 그렇군요·”

별 기대감 없이 던진 질문이다·

수확이 없어도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이어지는 마다갈의 말에 이안은 깜짝 놀랐다·

“하지만··· 수도사 납치라면 붉은 곰 부족의 족장이 의뢰를 하지 않았을까 싶긴 하네만·”

“부족장이요? 부족장이 왜요?”

굳이 머나먼 제국 땅까지 찾아와서 종교인을 납치해갈 이유가 무엇인지 이안은 떠올리지 못했다·

“붉은 곰 부족의 부족장은 지금 큰 병에 걸려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네· 그래서 수도사가 필요했을지도 몰라·”

이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아~ 기도가 필요하시구나!

종교는 달라도 타카리온은 유명한 성직자이니 기도를 잘 할 거라고 생각한 거였어!

“기도 때문이군요·”

그러나 마다갈은 이안의 추측을 단칼에 부정했다·

“응? 아니· 약으로 쓰려고·”

“??? 뭔 약이요?”

“몸보신으로 먹는 약 있지 않나· 영험한 자의 심장은 몸에 생기를 불어넣어주지·”

“···”

야만인들은 이안의 기대를 개같이 배신했다·

기도라고요? 기도는 무슨 기도?

저흰 존나 삶아 먹는데용?

이안은 깊은 충격에 빠졌다·

만일 정말로 족장이라는 자가 타카리온을 납치했다면 심장을 뽑아 약으로 고아 먹기 위함이었다!

이런 미친 야만인들!

“붉은 곰 부족으로 가야겠습니다!”

“아니 이안· 이제 제국으로 돌아가야···”

그저 가능성일 뿐이다·

그러나 이안은 그 가능성에서 어떠한 확신 같은 것을 느꼈다·

마법사의 직감이었다· 그 직감은 결코 무시할만한 것이 못 된다·

“붉은 곰 부족은 호전적인 부족일세· 고립되어 살기를 좋아하고 무엇보다 가는 길이 험해서 준비가 필요하네!”

“하· 또 식량 얘기죠?”

“그래· 마을에서 여행을 위해 식량을 빌려달라고 하면 좋아할 사람은 없을 걸세·”

이안은 혹시나 해서 보석을 꺼냈다·

“그레게리가 부자라고 했잖아요· 이걸로 식량을 사면··· 안 될까요?”

“팔아주지 않을 것 같은데·”

“보석인데도요?”

“뭐··· 대단한 물건인가? 그게?”

“···”

보석은 예쁘다·

근데 그게 전부다·

상업 경제가 활성화되지 않은 땅에서 보석은 그냥 이쁜 돌멩이다·

야만인들이 특이한 게 아니라 사실 이 시대의 대부분의 땅들이 상업을 잘 몰랐다·

제국 남부 산호해 근처의 도시 국가들만이 제대로 된 상업을 하고 있을 뿐이었다·

“··· 알겠습니다·”

북부에서 계속 활동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지원이 필요했다·

천신교 사제인 마다갈은 이안을 환영해주었지만 딱 거기까지·

가난한 사제의 도움 말고 좀 더 제대로 된 후원이 필요했다·

‘방법을 찾아보자·’

이대로 가면 보트 피플 엔딩이다·

꼼짝없이 제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뜻이다·

이안은 마을을 둘러보며 하늘 갈퀴 부족 사람들과 친해질 방법을 고민했다·

“음?”

그런데 그날 이안은 조금 특이한 광경을 목격했다·

“이보게! 그레게리! 혹시 남는 식량이 있으면···”

“또 거지가 찾아왔군· 귀찮게 굴지 말고 꺼져!”

“거지라니! 이분은 네 사돈의 팔촌 되는 어르신으로···”

“젠장 그럼 남이잖아!”

그레게리의 집 앞에서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었다·

이안은 가만히 다툼을 지켜보았다·

그레게리가 부유하다는 사실을 알고 식량 사정이 나쁜 주민들이 찾아와 도움을 요청했다·

하지만 그레게리는 매번 거절했다·

‘인색한 이웃이군·’

처음에는 별 생각 없이 지켜보던 이안이다·

그레게리의 성격이 개차반이란 건 이미 알고 있었고· 도와달라는 요청을 뿌리치는 인색한 인간은 세상 어디에나 널려있지 않은가?

“더럽고 치사하다! 너 혼자 잘 먹고 잘 살아라!”

마을 사람들은 그레게리를 욕했다· 군나르의 말이 떠올랐다· 그레게리는 친구가 없다고 했던가·

그래서 벨렌카한테 얻어맞았어도 강하게 항의하러 오지 못한 것이다·

‘친구 없는 돈 많은 졸부라···’

이안은 곧 어떤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레게리는 인색하고 옹졸한 사내다·

하지만 그 인색함을 이용해서··· 식량을 얻어낼 수 있진 않을까?

‘해볼 만한데?’

이안은 제국 출신이고 천신교 신자인데다 마법사다·

가뜩이나 정보의 편향이 심한 사회에서 이안의 계획을 눈치 챌 사람은 없다·

이안은 즉시 동료들과 회의를 시작했다·

이안의 계획은 단순했다·

“보니까 그레게리 말이야· 가진 재산에 비해서 인기가 전혀 없더라·”

“그래서?”

“우리가 마을 사람들의 환심을 먼저 산 뒤에 그레게리한테서 식량을 받아내는 건 어떨까?”

한 마디로 호구를 뜯어 먹자는 뜻이었다·

의미는 이해가 갔다·

하지만 방법이 감도 잡히지 않는다·

벨렌카가 그랬다·

“환심을 산다니··· 대체 무슨 수로?”

벨렌카는 이안이 아주 헛소리를 하진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야 이안은 마법사고 마법사는 온갖 기묘한 재주를 갖추고 있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이어지는 이안의 말에 벨렌카는 황당함을 느꼈다·

“식량을 나눠주는 거야·”

“··· 뭘 나눠준다고?”

벨렌카는 그녀가 뭘 잘못 들은 줄 알았다·

마을 사람들한테 식량을 나눠줘?

아니 애초에 마을 사람들의 환심을 사려는 이유가 당장 우리 먹을 밥이 없어서 아니었나?

앞뒤가 맞지 않았다·

그 식량이란 게 있다면 우리가 먼저 먹었겠지!

동료들의 당혹감을 이해한 이안이 차분하게 설명했다·

당연하지만 이안에게는 음식이 하나도 없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이안이 사람들에게 나눠줄 음식은-

가짜 음식이 된다·

한 마디로 사기였다···!

“그러니까 사람들한테 가짜 식량을 나눠주고 그 다음 진짜 식량으로 보답 받는 거야·”

“이런 쓰레-”

벨렌카는 자기도 모르게 나쁜 말을 내뱉을 뻔했다·

가짜 식량을 나눠준다니? 그건 너무하잖아!

하지만 이안이 잽싸게 말했다·

“그런데! 사람들한테 먹일 음식은 진짜 음식이야!”

“???”

그게 뭔 개소리·

벨렌카는 뇌정지가 왔다· 생각하기를 포기했다는 것이다·

으휴· 이안 놈이 꾸미는 짓이 뭐 그렇지···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군· 어떻게 가짜 음식을 진짜 음식으로 바꾼다는 건지···”

이안은 웃으며 말했다·

“아마 마법으로?”

그래· 마법을 부리긴 하겠지· 네놈은 마법사니까·

벨렌카는 속으로 투덜거리며 일단 이안의 계획대로 움직였다·

이안은 동료들을 이끌고 가까운 언덕을 올랐다·

그곳에는 마을 입구서부터 보였던 큼지막한 돌덩이가 있었다·

이안이 어린아이만한 바윗돌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거·”

“이게 뭐?”

“이걸로 스프를 끓여볼까 하는데·”

··· 환장하겠네·

벨렌카는 먼 산을 바라보았다·

이안이 마을 사람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준비할 음식은···

바로 돌 스프였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2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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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a Medieval Fantasy Wizard

Became a Medieval Fantasy Wizard

중세 판타지의 마법사가 되었다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The absurd adventure story of Ian, a wizard in a medieval fantasy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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