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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a Medieval Fantasy Wizard Chapter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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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3

# 13

드레이크는 괴물이다· 

스승인 에레디스가 보장하는 사실이다· 

드레이크의 위험성은 에레디스에게 귀에 딱지가 앉을 만큼 자주 들었다· 

‘절대! 절대 싸우지 마! 뒤도 돌아보지 말고 도망쳐! 무조건 도망치는 것만 생각해!’

드레이크는 홀몸으로 군대와 맞설 수 있을 만큼 강력한 괴수다· 

바위가 움직이는 것과 같이 육중한 몸· 도끼와 망치를 튕겨내는 두꺼운 비늘· 스트레스를 받으면 전신의 독선에서 분비되는 강산성의 액체· 환각 증세를 일으키는 박테리아가 포함된 지독한 입김까지· 

이쯤 되면 자연에서 태어난 생물이 아니라 특정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생체 병기가 아닐까 의심스러운 스펙이다· 

십 수 명의 도적떼와 몇 명의 상단 인부· 

그리고 마법사와 여행자와 창녀· 

한 줌 따리의 인간 무더기로는 저 판타지 – 괴수를 제압할 방법이 전혀 없다· 

드레이크가 씹던 도적을 마저 씹어 삼키고 흉포한 울음소리를 터뜨렸다· 

[크롸롸롸롸라!]

이안을 포함한 모든 인간들은 피가 얼어붙는 듯한 극한의 공포를 느꼈다· 

사람을 개 껌 씹듯 씹어 삼키는 괴수가 코앞에 있는데 공포를 느끼지 못한다면 그게 오히려 비정상이다· 

“··· 최대한 빠르게 마법사를 죽이고···”

   “개씨팔 도랐나 미친 새끼가!”

도적 리더가 중얼거리자 도적들 사이에 내분이 일어났다· 

리더로 보이는 도적이 공격을 명령했지만 몇몇 부하를 제외하면 모두 등을 돌렸다· 

“전부 튀어라! 살고 싶으면 튀라고! 멍청이들아!”

부하들이 등을 돌려 도망치니 도적 리더도 어쩔 방법이 없었다· 

그는 주춤주춤 주위 눈치를 보더니 뒤늦게 몸을 움직였다· 

하지만 고민이 너무 길었다· 

콰득!

드레이크가 도적 리더의 머리통을 산딸기 따먹듯 톡 따먹었다· 

앞발로 등을 꾹 누르고 입으로 머리를 훑자 도적 리더는 한 순간에 맛있는 간식거리로 변신했다· 

“으··· 으윽·”

   “으아아아악!”

상단 인부들이 비명을 지르고 토악질을 하며 난리를 쳤다· 드레이크의 먹방은 상단 인부들이 시청하기에 난이도가 너무 높았다· 

충격을 받은 건 이안도 마찬가지· 

‘···’

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달리 이안의 정신은 반쯤 다른 곳에 팔려 있었다· 

[당신은 원시의 신비를 목격했다!]

[새로운 스킬 획득!]

[스킬 : 소환술] 

   [신비 생명체와 의사소통하며 그것을 부르는 능력이다] 

갑자기 눈앞에 나타난 상태창· 

   오래간만에 나타난 상태창에 이안은 공포를 덜어낼 여유가 생겼다· 

   ‘소환술?’

신비 생명체와 의사소통함· 

스킬창에는 그렇게 적혀 있었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미루어 생각해볼 때 저 드레이크는 ‘신비’의 일종이었다· 

그리고 저것이 신비라면· 

소환술 스킬을 통해 대화할 수 있다···!

‘방법이 없다·’

이안은 마음을 굳게 먹었다· 지금 이안이 기댈 유일한 방법은 소환술로 드레이크를 설득하는 것뿐이다· 

이것이 실패한다면· 이안은 드레이크에게 살해당할 것이다· 

‘마음 굳게 먹고· 당당하게·’

이안은 세상의 신비가 자신에게 호의적으로 다가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 이유는 잘 모른다· 이안이 환생자라는 어쩌면 신비 그 자체로 빚어진 인간이기 때문일 수도 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지금까지 신비는 이안을 한 번도 배신한 적 없다는 것이다· 

이안이 눈을 부릅떴다· 

“[드레이크여!]”

이안의 입에서 유창한 마로니우스 어가 튀어나왔다· 

“크르르르···”

드레이크가 이안의 마도 언어에 반응하여 고개를 돌렸다· 

“히익!”

   “마 마법사님···!”

상단 인부들은 다리에 힘이 풀려 제자리에 주저앉았다·

압도적인 공포와 마주치면 인간은 투쟁 의지 자체가 꺾인다· 그저 적의 자비에 자신의 운명을 맡기게 되는 것이다· 

다만 상단 인부들이 의지하는 건 드레이크의 자비가 아니라 이안의 능력이다· 

마법사의 기적을 믿는다· 

“[나는! 너의! 친구다!]”

이안이 또박또박 마로니우스 어를 발음했다· 

자신의 의지가 드레이크에게 전달되길 바라며· 

“크르르르···”

   “[친구! 해치지 않는다!]”

   “크르르르···”

   “[싸움! 싫다!]”

   “크르르르···”

‘아니 뭐래는 거야·’

그러나 이안의 의지는 벽에 부딪쳤다· 

드레이크가 반응을 보이는 걸로 봐서 이안의 의지가 전달되고는 있는 것 같은데· 드레이크의 의지는 이안에게 전혀 전달이 되지 않고 있었다· 

‘이게 적성의 한계인가···’

이안은 에레디스에게 배운 마법 지식을 떠올렸다· 

사람에게 잘하는 일이 있고 못하는 일이 있듯 마법사 역시 잘 맞는 신비가 있고 그렇지 않은 신비가 있다· 

에레디스의 경우 이상하게 불의 목소리를 찰떡같이 알아먹어서 뛰어난 화염술사가 됐다· 

이안의 경우 대체로 모든 신비의 목소리를 알아 들었다· 아마도 스킬창 덕분에·

   다만 어렴풋이 어둠의 목소리가 꽤 잘 들리는 편이었다· 이안에게는 암영술사의 적성이 있었다· 

중요한 건 이안에게 [소환술]의 적성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었다· 

“크르르르···”

여전히 꼼짝도 하지 않는 드레이크·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에라 모르겠다·’

이안은 스킬창을 불러왔다· 

그리고 지금까지 모은 보너스 경험치를 모조리 소환술에 투자했다· 

[당신의 소환술 능력이 더욱 증가했다!]

   [LV UP!] 

   [LV UP!] 

[스킬 : 소환술 – Lv 3] 

   [당신은 꽤 괜찮은 소환술사다] 

과감한 투자였다· 소환술이 어떤 마법인지 이안은 모른다· 하지만 그딴 건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당장 개껌이 되게 생겼는데 스킬 포인트를 아껴서 뭐함? 

옛 성현(聖賢)께서 이르기를 아끼면 똥이 된다 하셨다· 

소환술을 3레벨까지 증가시킨 이안은 다시 한 번 드레이크와 대화를 시도했다· 

“[드레이크 씨·]”

한층 부드럽고 자연스러워진 어휘· 

오로지 단어의 나열로만 이루어진 마로니우스 어가 이안의 의지와 반응하여 조금 더 구어체에 가까워진 것이었다· 

[아씨· 몇 번을 부르는 건가? 할 말 있으면 하라니까!] 

드레이크가 버럭 짜증을 냈다· 

   아까부터 계속 대답을 꼬박꼬박 해주고 있었는데· 서로 의사소통이 되지 않으니 짜증이 났던 것·

‘성능 확실하네·’

이안은 진심으로 감탄했다· 

   스킬 레벨을 좀 올린 것뿐인데 이렇게 부드러운 의사소통이라니!

그럼 다른 마법은? 스킬을 올리면 신비와의 대화가 수월해질까? 

“[저는 당신과 싸우고 싶지 않습니다·]”

이안은 침착하고 예의바른 말투로 협상을 시작했다· 

자신과 상단 인부· 그리고 여행자들의 목숨을 건 협상이다· 

[싸워? 웃기고 있군· 내가 보기에 너흰 쥐새끼야· 내 집을 더럽히는 쥐새끼· 너는 쥐새끼랑 싸움도 하나?] 

“[드레이크님 말씀이 맞습니다· 저흰 드레이크님이 보기에 쥐새끼나 다름없는 하찮은 미물입니다· 하지만 드레이크님· 저희가 깨끗하게 제 발로 물러난다면 미물 따위를 잡아 죽이는 무가치한 일을 벌이실 필요가 없지 않겠습니까·]”

[흥· 살려달라고 발악을 하는 구나· 네 말대로 귀찮게 너흴 하나하나 잡아 죽일 필요는 없지·]

이안은 웃지 않았다· 드레이크의 살기가 피부를 찌를 듯 따갑게 압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드레이크는 아직 인간들을 살려줄 마음이 없다· 

[하지만! 요즘 내 기분이 영 좋지 않다· 너흴 죽여서 스트레스를 풀고 싶구나·]

드레이크의 시선이 이안에게 내리 꽂힌다· 

금방이라도 이안을 찢어 죽일 듯 선명하게 느껴지는 살기· 

‘··· 정면 돌파다·’

이안은 저릿한 살기를 이겨내며 가까스로 말을 이었다· 

“[어떤 일로 기분이 나빠지셨는지 여쭤도 되겠습니까?]”

   [흥! 내가 굳이? 하찮은 인간 따위에게?]

이안은 즉시 마로니우스 어로 신비를 속삭였다· 

하늘과 땅과 어둠과 불꽃이 이안의 목소리에 화답하여 움직였다· 

마법사의 신비였다· 

[흐음···?]

드레이크의 살기가 옅어졌다· 

대신 그 자리가 호기심으로 채워졌다·

“[보시다시피 저는 신비의 끝자락을 탐구하는 마법사입니다· 가능하다면 제 미천한 재주로 드레이크님께 미약하게나마 힘을 보태고자 합니다·]”

   [하 녀석· 재밌는 재주가 있구나·]

‘··· 급한 불은 껐다·’ 

드레이크가 살기를 완전히 거두었다· 당장 이안을 밟아 죽이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협상은 이제 막 시작됐다·  

호기심을 유발하여 시간을 벌었을 뿐 드레이크가 무엇을 요구할지 아직 아무것도 모른다· 

‘일단 분위기는 부드럽게·’

이안은 에레디스에게 배운 마법 지식을 떠올렸다· 

신비와 대화를 시작하면 마법의 첫 걸음을 뗐다 말할 수 있다· 

   하지만 마법은 신비에게 마법사의 의지를 보여주어 그 뜻을 실현시켜야만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 

한 마디로 마법이란 마법사와 신비 사이의 관계를 정립하는 과정· 

   그것이 친구가 될 수 있고 상사와 부하가 될 수 있고 아니면 철저한 득실로 맺어진 비즈니스 파트너가 될 수도 있다· 

신비에 따라 선호하는 관계가 제각각이니··· 마법사에게 중요한 건 바로 처세술이다· 괜히 현명한 사람이 마법사가 되는 게 아니다· 

‘나와라 만능 스킬창!’

이안은 스킬창을 열어 [소환술]항목을 훑어보았다·

그곳에는 유용한 정보가 적혀 있었다·

[소환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신비 생명체와의 유대감 형성이다· 고지능의 신비 생명체의 사고방식은 대부분 인간과 유사함으로 적절한 의식과 제물을 투자하면 놀라운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발췌 – 당신도 할 수 있다! 개나소나 쓰는 소환술! 데모나이트 저(著)]

‘의식과 제물!’

두 가지는 에레디스에게 이미 중요성을 교육받는 바 있다· 하지만 에레디스는 원소 마법이 전문이라 원소들이 좋아하는 의식과 제물에 대해서만 알려주었다· 

이안은 재빨리 소환술에 필요한 의식과 제물을 확인했다· 

   ··· 그리고 이안은 눈을 의심했다·  

[소환술 잘하는 법] 

   [일단 존나(Fxxing) 좋은 술을 준비해서 먹여라· 덩치가 클수록 독한 술이 좋다· 작은 생물에게는 향기로운 술이 좋다· 

   그리고 존나 아부해라 – 데모나이트]

‘아니 시발?’

이게 의식과 제물이야? 

   존나 좋은 술을 먹이면서 아부하는 게···? 

INFP인 이안은 뇌정지가 왔다· 이건 첫 자리가 E인 인간들이나 치룰 수 있는 의식 아니냐고!

하지만 이안은 다시 한 번 마음을 굳게 먹었다· 

여기서 실패하면 목숨이 날아간다· 소환술 스킬 레벨을 믿고 한 번 강하게 들이대보자· 

“[드레이크님· 제가 드레이크님을 위해 선물을 준비했습니다·]”

   [선물?]

   “[예· 혹시 인간에게 선물을 받아보신 적 있으신지요·]”

이안의 물음에 드레이크가 웃음을 터뜨렸다· 

[전혀! 한 번도 없구나!] 

말이 통하는 인간을 본 적이 있어야지· 

이안은 웃으며 대답했다· 

“[분명 마음에 드실 겁니다·]”

딱! 

“리크 씨· 사람들이랑 같이 내려가서 술을 좀 가져다주시죠·”

   “술 술 말입니까?”

   “네· 되도록 독한 걸로요·”

   “알겠습니다!”

이안은 허겁지겁 짐수레를 향해 달려가는 리크를 보며 숨을 골랐다· 

일단 첫 단추는 맞아 떨어졌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23·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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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a Medieval Fantasy Wizard

Became a Medieval Fantasy Wizard

중세 판타지의 마법사가 되었다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The absurd adventure story of Ian, a wizard in a medieval fantasy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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