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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a Medieval Fantasy Wizard Chapter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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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30

어느 새 장소가 바뀌었다·

이안은 어느 넓은 작업실의 한가운데 서 있었다·

역시나 벽면은 흐룬달이 직접 그린 그림으로 빼곡히 차 있다·

··· 저 여신· 썩어나는 시간을 전부 그림 그리는데 투자한 것 같다·

“좋아· 이안· 그 ‘상태창’이란 걸 한 번 불러 보거라·”

이안은 숨을 천천히 고르며 정신을 집중했다·

“상태창·”

이안의 입에서 평범한 언어가 흘러나온다·

그러자 익숙한 감각과 함께 떠오르는 상태창·

[이안 에레디스 레이븐] 

[마법 사용자] 

[당신의 실력은 제법 뛰어나다· 하지만 자만해서는 안 된다!]

“···”

이안은 상태창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처음 상태창을 봤을 땐 이게 여신의 권능인 줄 알았다·

그런데···

그냥 이안의 마법적 재능이 상태창의 형태로 표현된 거라니···

‘흠···’

이안은 생각을 곱씹으며 고개를 갸웃했다·

그러고 보니 언제 제대로 상태창을 써먹기 시작했더라?

분명···

에레디스한테 처음으로 마도 언어를 배운 그때부터였지·

그 전까지는 [당신은 아무것도 아니다]~ 라는 개꼬운 메시지만 떠올랐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이해는 된다·

상태창이 이세계 전생 특권으로 여신이 준 선물이었다면 처음부터 작동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이안의 상태창은 마법의 습득과 함께 본격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이안의 마법 능력이 성장하면서 동시에 상태창의 능력도 강해진 것이다·

“불러왔습니다··· 그런데 여신님·”

“흠· 여신님보단 흐룬달이라고 부르거라·”

흐룬달이 멋쩍게 볼을 긁적였다·

“여신은··· 좀 듣기 그렇잖아·”

“···”

은근 부끄러움이 많은 여신님이었다·

“네· 흐룬달· 한 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뭐냐·”

“제 상태창 말입니다· 정보열람이나 스킬 포인트 시스템이 있는데요· 설마 그것도 전부 제가 만들어낸 건가요?”

흐룬달은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모른다·”

“··· 네?”

“내가 네 마법의 방식을 어찌 알겠느냐·”

“··· 모르시나요?”

아니 여신이라면서요·

인간의 마법도 모르는 허졉~ 이신건가요???

그렇다·

흐룬달이라고 인간의 마법 체계를 전부 알고 있는 건 아니었다·

마법이란 일종의 정신활동에 가까운데 만약 흐룬달이 이안의 마법을 알고 있다면 그건 흐룬달이 이안의 머릿속을 들여다봤다는 뜻이 되어버린다·

이쪽 세계의 신들은 인간의 생각을 읽는 능력이 없다(그래서 가끔씩 인간한테 속는 신이 나오고는 한다)·

“하지만 원리 자체는 추측이 되는구나·”

흐룬달이 심드렁하게 말했다·

“세상을 떠도는 사념의 힘을 빌려오는 거겠지·”

“사념?”

“그래· 신비의 세계에는 그저 파편화된 정보로만 존재하는 신비들이 있단다· 아마 무의식중에 그 정보와 접촉하는 거겠지·”

거기까지 설명을 들은 이안은 머리가 살살 아파오는 것을 느꼈다·

애초에 상태창의 작동 원리 같은 걸 파헤치려고 든 게 문제였다·

즉시 이안은 엔지니어적인 마인드를 장착했다·

흠흠· 일단 작동이 되면 원리 따윈 알 필요 없지!

왠지 모르게 잘 작동된다고? 뭐 조상님이 도와주시나봐!

이안은 몰랐지만 엔지니어와 코딩 기술자는 이과계의 무당이었다·

신에게 싹싹 비는 것으로 대부분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들기 때문이다···!

일단 잘 작동하면 건드리지 않는 것이 베스트다·

괜히 건드렸다가 뭐가 잘못될지 모르니까···!

“상태창을 불러왔는데· 그 다음은요?”

“넌 상태창으로 마법을 부린다고 했지· 정확히 어떤 식으로 부리는지 이야기해다오·”

이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새로운 신비와 접촉하면 상태창이 새로운 스킬을 습득했다고 알려주는데요·”

“스킬?”

이안은 곧바로 마법창을 띄웠다·

[스킬 일람]

[7개의 학파에 입문했습니다]

[대기술 – Lv 4]

[공기의 마법을 활용하는 능력이다]

[대지술 – Lv 2]

[땅의 마법을 활용하는 능력이다]

[암영술 – Lv 4]

[어둠의 마법을 활용하는 능력이다]

[냉기술 – Lv 2]

[얼음의 마법을 활용하는 능력이다]

[수기술 – Lv 2]

[물의 마법을 활용하는 능력이다]

[화염술 – Lv 4]

[불의 마법을 활용하는 능력이다]

[소환술 – Lv 3]

[신비-생명체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능력이다] 

이안은 잠시 주르륵 떠오른 상태창을 보며 마법-뽕에 취했다·

크· 나란 인간·

지금까지 개같이 열심히 살았구나!

전생에 딴 자격증도 합쳐서 7개가 안 넘는데(운전면허 포함)!

이 중세 판타지 세계에서는 무려 7개의 마법 학파에 입문하여 마법을 다룬 것이다·

“그 레벨이란 건· 어디가 끝인 거냐?”

흐룬달의 물음에 이안은 반사적으로 대답했다·

“9레벨이요·”

시스템의 창조자가 이안이라면·

만렙은 반드시 9레벨일 것이다·

9는 완벽한 숫자다·

괜히 9서클 대마법사 9클래스 대마법사라는 말이 있는 게 아니다·

심지어 어떤 로그라이크 게임도 9레벨 마법이 궁극 마법인데·

이안의 마법 성취 역시 9레벨에 도달하면 더 이상 성장하지 않을 것이다·

물론 9레벨이 살아있는 동안 달성 가능한 경지인지는 둘째 치고라도 말이다·

“오호· 그럼 네 마법 성취는 대략 4레벨 전후···”

흐룬달이 이안을 보며 미소 지었다·

“넌 꽤나 괜찮은 마법사로구나·”

4레벨·

아주 허접은 아니지만 또 대단한 경지는 아니다·

무협지로 따지자면 고수에서 초고수 사이 정도?

물론 대부분의 무협지의 초고수따리는 지나가던 똥개도 코파면서 이루는 경지다·

설정 상 이루가 존나 어렵다면서 왜?

그것은 아마도··· 그쪽 동네 인구가 억 단위를 넘어가서일 것이다·

인구가 많으니 천무지체를 타고난 똥개가 한 트럭인가보지 뭐·

그러나 이안은 중세 판타지 세계의 주민이다·

이곳은 인구가 이천 명만 넘어가도 ‘그럭저럭 봐줄만한 도시’소리를 듣는 동네인 것이다(이천 만 명이 아니다!)·

이안 정도면 너도나도 데려가고 싶어 안달 나는 수준의 인재다·

“아직 부족함이 많습니다·”

흐룬달은 이안의 겸손에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겸손한 인간을 싫어하지 않았다·

“이제부터는 아닐 것이다· 내가 너에게 축복을 내릴 테니까·”

흐룬달이 명령했다·

“아르카나 카드를 고르거라·”

이안은 여신이 시키는 대로 아르카나 카드를 한 장 골라서 내밀었다·

물론 카드는 무작위로 선정했다·

이안이 뽑은 카드는 17번 [별] 카드·

“나는 이 스물 두 장의 카드에 세상의 흐름을 담았다· 카드는 너의 운명을 보여주고 때로는 운명을 바꾸기도 하지·”

이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르카나 카드에는 운명을 뒤바꿀만한 힘이 담겨 있다·

“나의 힘은 일반적으로 주변의 운명을 개변시키는 식으로 작동한다·”

흐룬달이 카드를 향해 손을 뻗었다·

이안의 카드가 기이한 빛으로 번뜩였다·

“거기에 이안· 너의 [상태창]을 다루는 능력을 결합한다면 언제나 똑같은 마법의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겠지·”

“···”

이안은 조용히 경악했다·

상태창으로 사기를 치고 다니지만 이안 역시 마법사다·

마법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알고 있다는 뜻이다·

마법은 무척이나 변덕스럽다·

마법은 신비와 인간이 소통하는 과정·

소통 중 실수가 빈번히 발생함은 물론 신비의 기분에 따라서 마법의 결과가 변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흐룬달의 말에 따르면 아르카나 카드에 이안의 마법을 담는다면·

신비의 기분에 상관없이 언제나 똑같은 마법을 발동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게··· 말이 되나?’

이안은 흐룬달의 말이 믿기지 않아서 멍하니 서 있었다·

어쩔 수 없었다·

이안 역시 한 명의 마법사다·

마법 특유의 불안정성이 해결될 수 있다는데 당연히 눈이 돌아간다!

“좋아· 이안· 네가 담고 싶은 마법 한 가지를 떠올려 보거라·”

[당신은 아르카나 카드에 마법을 한 가지 저장할 수 있다·]

[17번 – 별]

[현재 저장 가능한 마법 : 수기술 냉기술]

눈앞으로 주르륵 떠오르는 메시지들·

이안의 상태창이 흐룬달의 아르카나 마법에 반응했다·

“···”

그런데 둘 다 이안이 주특기로 삼은 학파가 아니었다·

물의 마법과 얼음의 마법·

둘 다 괜찮은 마법이 없는데?

“일단··· 이걸로요·”

[수기술 : 물의 파도(Lv2)]

과거 이안이 리버빌이라는 마을에 머물렀을 때 사용한 마법이다·

효과는 단순하게 파도를 치게 만드는 것·

“흠· 내 힘을 너무 과소평가하는 것이 아니냐? 더 강한 마법을 담아도 될 것을·”

흐룬달이 서운함을 살짝 내비쳤다·

그래도 신이 선물을 준다는데 더 화끈하게 바라도 되는 거 아닌가?

이안은 곧바로 설명했다·

“그게··· 상태창이···”

“··· 그런가· 네 마법 체계가 내 힘을 받아들이려고 나름대로 노력하는 모양이구나·”

흐룬달은 어깨를 으쓱했다·

“그럼 다른 카드에도 힘을 담아주지 뭐·”

이안은 그 자비로운 자태에 그만 눈물을 쏟을 뻔했다·

이게 여신이지!

“여신님! 흐룬달 여신님!”

“거 여신 소리는 하지 말래도···”

“우유빛깔 흐룬달! 청초하다! 흐룬달!”

“큽· 하하하하!”

이안이 마법사 행동으로 다져진 염병(···)을 떨자 흐룬달은 그만 웃음을 터뜨렸다·

태양지기가 ‘저편’에서 데려온 인간이라는데·

이쪽 세계의 인간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인간이었다·

유쾌함이 있는 인간이라고나 할까?

“냉큼 다른 카드를 뽑거라·”

“넵!”

이안은 다른 카드를 뽑았다·

3번 [여황제] 카드였다·

[화염술 : 불의 창(Lv4)]

[거대한 불꽃으로 이루어진 창을 투척한다· 창은 착탄 지점을 끔찍하게 불태우며 주변을 불바다로 만들 것이다!]

“어떠냐·”

“잘 된 것 같습니다·”

“확신이 없구나· 그럼 한 번 시험해봐야지·”

흐룬달이 손짓하자 몬스터가 튀어나왔다·

염소의 머리에 박쥐 날개를 달고 삼지창을 든 그것은 누가 봐도 완벽한 악마였다·

이안은 침착하게 아르카나 카드를 손에 쥐고 소리쳤다·

“[화염의 창이여!]”

[흐룬달의 의지가 당신에게 힘을 불어넣는다···]

[이글거리는 화염의 창이 나타났다!]

[당신은 화염의 창을 소환했다·]

이안은 주저 없이 악마를 향해 화염의 창을 투척했다·

“끼애애액!”

악마는 불길에 휩싸여 몸부림치다 이내 죽어버렸다·

‘이건···’

이안이 가진 [마법을 부르는 힘]·

그리고 흐룬달의 [운명을 뒤바꾸는 힘]이 더해지자·

[마법을 발현한다]라는 결과가 남았다·

이건 정말이지 엄청난 마법이었다·

아주 강렬한 위화감을 남길 만큼···

‘이건··· 스킬이다···’

이안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이것은 마로니우스가 창조한 마법과 전혀 다른 마법이었다·

마치··· 게임이나 웹소설에 나오는 [스킬]로 사용하는 마법처럼 보인다·

어쩌면 이안은···

지금 이 순간 중세 판타지 세계에서 최초로 [스킬 카드]를 개발해버린 걸지도 모른다···

“저런·”

흐룬달이 이안의 카드를 보며 중얼거렸다·

“힘을 쓰고 나면 다시 충전될 때까지 시간이 걸리나보구나·”

[여교황]카드를 만져보니 아무런 신비도 느껴지지 않았다·

이 [화염의 창] 스킬에는 쿨타임이 적용되어 있는 모양·

이안은 방금 느낀 위화감에 대해서 흐룬달에게 솔직하게 말했다·

“흐룬달· 혹시 말입니다···”

“또 무엇이냐·”

“제가 다루는 [상태창]이요· 다른 사람도 쓸 수 있을까요?”

흐룬달은 눈을 가늘게 뜨며 대답했다·

“이론상 가능이야 하겠지· 하지만 그 ‘상태창’이라는 개념을 완벽하게 이해할만한 인간이 몇이나 될까?”

“···”

인류가 처음 영화를 발명했을 때 영화관에는 영화 속 화면이 진짜라고 생각하고 깜짝 놀라는 사람들이 즐비했다·

생소한 개념을 이해한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만약 이안이 ‘상태창’의 개념을 중세인들에게 설명한다면·

그들은 ‘상태창’이라는 이름의 신적인 존재를 떠올릴까? 아니면 기계적인 시스템과 홀로그램을 떠올릴까?

당연히 전자다·

중세인들은 ‘상태창’에 대해서 이안만큼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다·

따라서 이안의 고유 마법을 중세인들에게 가르친다 한들·

그것을 제대로 배울 수 있는 자는 한 명도 없을 것이다·

‘··· 어쩌면·’

이안은 아르카나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생각했다·

하늘신은 이안이 [상태창]을 활용한 [스킬 마법]을 만들어낼 것을 미리 알고 있었을까?

하늘신에게 물어봐야할 내용이 늘었다·

이안은 흐룬달에게 다른 스킬 카드들을 하사받았다·

하사가 끝난 뒤 흐룬달이 말했다·

“이제 네 마법검에 대해 이야기해보자꾸나·”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2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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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a Medieval Fantasy Wizard

Became a Medieval Fantasy Wizard

중세 판타지의 마법사가 되었다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The absurd adventure story of Ian, a wizard in a medieval fantasy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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