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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a Medieval Fantasy Wizard Chapter 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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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46

# 146

흔히들 사람은 실수에서 배운다고 한다·

용병들은 분명 어제 이안이 사람을 불태우는 모습을 봤다·

또 이안 옆에 찰싹 붙어 있는 저 붉은 머리의 여자가 보통 여행자가 아니란 사실 정도는 이미 눈치 챘다·

생각이 있었다면 키라 앞에서 입을 함부로 놀리는 멍청한 짓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용병들은 아주 잠깐 마법사가 얼마나 괴팍한 존재인지를 잊어버렸고·

마법사 앞에서 되도 않는 개똥철학을 설파하다 다리를 잃어버렸다·

“어흐흑···!”

이안은 도망치는 용병들을 별 생각 없이 쳐다봤다·

이 빌어먹을 중세 판타지 세계에 너무 익숙해진 나머지 사람이 다쳤는데도 이젠 아무 생각이 안 든다·

탄탄한 사회의 힘도 정의를 수호하는 공권력도 없는 사회다·

자신의 명예는 자신의 손으로 지켜야 했다·

그리고 그 방법은 일반적으로 폭력이 동반된다·

“키라· 되도록 마법은 신중하게 쓰도록 해· 특히나 너는 화염술사잖아· 까딱 잘못해서 통제를 잃으면 무슨 일이 터질지 몰라·”

“··· 응· 명심할게·”

이안은 키라가 사람을 태워버렸음에도 뭐라고 하지 않았다·

키라는 단순히 화풀이를 한 게 아니라 모든 약자들· 특히나 떠돌이와 광대를 위해서 저들에게 뼈아픈 교훈을 새겨준 것이다·

이제 저들은 강도짓을 하기 전에 한 번 고심해보는 버릇이 생기겠지·

다만 키라가 감정에 휘둘려서 마법을 써버렸다는 점이 문제였다·

화염의 신비가 키라의 의지를 오해해서 이 주변을 싸그리 태워버리려 들었다면 과연 어떻게 됐을까?

화염술의 무서운 점은 바로 취소가 어렵다는 점이다·

한 번 붙은 불은 쉽게 꺼지지 않는다· 주변을 초토화시키지 않으면 사그라들지 않는 것이다·

“마로니우스 어로 정확한 의지를 담아서 마법을 써야지· 감정에 휘둘리면 안 돼·”

이안은 간단한 잔소리를 하고 넘어갔다·

“그럼· 우리도 이만 출발할까?”

#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날씨는 후덥지근해졌다·

“조금 덥군·”

후끈한 날씨에 이안은 체력이 술술 빨려나갔다·

더위를 탄다는 점이 새삼 놀라웠다·

“··· 북쪽은 시원한 동네였네·”

불과 얼마 전까지 이안은 북부의 눈 덮인 산을 돌아다녔다·

그쪽은 찐 북부니까 차가운 게 당연하다고 칠 수 있지만· 제국 북부는 야만인의 땅처럼 만년설이 여기저기 널린 혹한의 땅이 아니다·

그럼에도 제국 남부보다는 훨씬 서늘한 편이었다·

확실히 남쪽으로 내려와 보니 알겠다·

태양은 쓸데없이 밝고 드넓은 들판은 녹색-괴물인 잡초들이 무시무시한 속도로 자라나고 있었다·

저 멀리 풀을 뜯는 염소들과 양치기 소년을 보고 있자니 저절로 내면의 평화가 차오른다·

이안은 잠시 당나귀를 멈춰 세우고 평화로운 들판을 구경했다·

정말이지 사람이라고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

새삼 신성 제국의 처참한 인구수가 체감된다·

온 국토가 전부 끔찍한 시골이니 사람이 보일 리가 없다·

“이안· 저기 양치기가 있다·”

벨렌카가 물부대로 목을 축이며 말했다·

“근처에 마을이 있나보군·”

가축 방목은 가장 원시적인 환경에서도 이익을 내는 사업이다·

이론상 가축만 많다면 농사를 짓지 않아도 먹고 산다· 대표적인 예로 유목민족이 그렇다·

가축을 지키고 숫자만 불리면 끝이니 방식도 간단하다·

제국에서는 저런 양치기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음?”

이안은 눈을 살짝 찌푸렸다·

제국에는 양치기가 흔했지만 당연하게도 양치기를 노리는 도둑놈들도 흔했다·

좀 똑똑한 놈은 인간-도적이고· 좀 무식한 놈은 늑대 무리다·

그리고 지금 이안의 눈에 들어온 건 무식한 쪽이었다·

“저거 늑대 아니야?”

“맞는 것 같은데···”

벨렌카도 덩달아 눈을 찌푸렸다·

늑대는 늑대인데· 생긴 게 좀 이상하게 생겼다·

며칠 쫄쫄 굶은 것처럼 앙상하다고나 할까?

꼭 뱃가죽이 등가죽에 달라붙은 것처럼···

“아니 시발???”

이안은 눈을 비볐다·

저 새끼들·

진짜로 뱃가죽이랑 등가죽이 달라붙어 있다!

“불쌍한 놈들! 대체 얼마나 굶었길래!”

“··· 농담할 때냐? 언데드잖아! 저것들!”

이런 상황에도 헛소리를 하는 이안을 벨렌카는 따가운 눈초리로 쏘아봤다·

지금 양치기를 향해 달려드는 늑대들은 바로 언데드 늑대였다·

영혼도 있고 신도 있고 사후세계도 존재하는 세계관답게 언데드 몬스터 역시 버젓이 존재한다·

“으윽···”

“이상한 냄새 남다···”

키라와 주아빌이 동시에 코를 틀어막았다·

썩은 육신을 끌고 다니는 언데드답게 멀리 떨어진 언덕에서도 그 악취를 맡을 수 있었다·

사방에 시취(屍臭)가 진동한다·

“이안! 출전하게 해다오!”

벨렌카가 소리쳤다·

이안의 의사야 어찌됐든 그녀는 나가서 싸우겠다는 뜻이었다·

벨렌카는 기사고 기사는 언제나 선업 부족에 허덕인다·

어쩔 수 없이 사람을 죽이기 때문에 그에 걸맞은 선업을 쌓아야 죽어서 천국에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벨렌카 입장에서는 좋은 선업 포인트 파밍 기회였다·

“너 혼자만 보내겠냐! 나도 같이 간다!”

이안은 주저 없이 벨렌카를 돕기 위해 나섰다·

일단 언데드 몬스터의 생리적 혐오감이 어마어마하다는 점이 첫 번째였고·

지금까지 벨렌카에게 받은 도움이 많으니 이런 기회에 겸사겸사 도와주면 좋았기 때문이다·

“주아빌! 싸울 수 있나?”

“넵! 저 싸움 잘함다!”

주아빌이 거대한 메이스를 휘두르며 합류했다·

키라까지 눈빛을 빛내며 내달렸다·

이안은 즉석에서 작전을 짜냈다·

마법사는 마법으로 전장을 통제할 수 있다·

이는 오로지 마법사만이 가능한 재주였다·

“키라! 불을 붙여서 길을 좁히자!”

“알겠어!”

이안은 허공에 아노리실을 휘둘러 불꽃을 피워냈다·

이안이 불러낸 불꽃을 키라가 마법으로 키워낸다·

“[화염이여!]”

키라의 눈동자가 빛을 내자 화염의 신비가 그녀의 의지에 반응해 춤을 춘다·

[불태울 시간인가!!!]

들판에 불똥이 튀자 곧 무시무시한 속도로 화염이 번져나간다·

키라가 코피를 흘리며 소리쳤다·

“이안! 불길이··· 너무 빨리 번져!”

“무리해서 통제하지 마! 그냥 타게 내버려둬!”

“하지만 그러면 산불이···!”

이안은 양팔을 넓게 벌리며 눈을 감았다·

두 팔 가득히 휘몰아치는 바람이 느껴진다·

“[바람이여!]”

[오우 여기 정말 화끈한데!]

[신난다~!]

활활 타오르는 들판 덕분에 바람의 신비가 신이 났다·

뜨거운 불길이 상승기류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이안은 바람의 신비를 통제해 불길을 언데드 방향으로 보냈다·

“[휘몰아쳐라!]”

이안은 4레벨 대기술사다·

이안이 불러일으킨 돌풍은 빠르고 정확하게 언데드 늑대들을 덮쳤다·

그리고 돌풍은 정신 나간 속도로 들불을 움직였다·

화르르륵!

양치기를 향해 달려들던 언데드들이 화들짝 놀라며 이리저리 움직인다·

그 움직임은 무척이나 부자연스러웠다·

이안은 유심히 언데드 늑대들을 관찰했다·

‘저 새끼들· 불타기 싫어하잖아?’

그럼 좋아하겠냐? 싶겠지만· 일반적으로 언데드는 자신의 몸이 파괴되는 걸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야 이미 죽었기 때문이다!

언데드에겐 고통도 없고 지능도 없다· 그런 언데드들이 불길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저 늑대들은 의도적으로 불길을 피하고 있었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했다·

‘··· 강령술사?’

저 언데드 늑대가 파괴되지 않기를 바라는 자가 있다·

바로 강령술사다·

이안은 확신했다·

저건 자연적으로 발생된 언데드가 아니다·

강령술사에 의해 시체로부터 일으켜진 언데드였다·

“하앗!”

벨렌카가 기합과 함께 롱소드를 휘둘렀다·

썩어서 흐물거리는 늑대의 육신은 비 맞은 진흙처럼 뚝뚝 잘려나간다·

두 마법사가 불길을 일으킨 덕분에 양치기에게 도착한 언데드는 소수였다·

주아빌과 벨렌카가 충분히 때려잡을만한 숫자다·

‘··· 음?’

그러나 벨렌카는 시원하게 언데드를 때려잡지 못했다·

풀숲에서 무언가 튀어나왔기 때문이다·

“하늘의 검을 받아라!”

“태양께서 너흴 심판하리라!”

그들은 잘 무장된 맨 앳 암즈였다·

비싼 사슬 갑옷을 껴입은 데다가 녹색 서코트로 깔맞춤까지 했다·

맨 앳 암즈들은 질서정연하게 언데드 늑대를 때려잡았다·

이안도 멀리서 그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조금 감동을 받았다·

뭐하는 놈들인진 모르겠지만 엄청 제대로 된 병사처럼 보인다!

중세 판타지 세계의 분위기를 대충 보았다시피 여긴 뭐 하나 제대로 된 게 없는 동네였다·

귀족부터 천민까지 전부 어딘가 나사가 빠진 듯 엉성하다·

그런데··· 무려 깔맞춤이라니!

유니폼을 맞춰 입기 위해서는 유니폼 값을 댈 수 있는(···) 수준의 집단이 필요하다·

당연히 이 포스트 아포칼립스···

아니 중세 판타지 세계에서는 어려운 일이다!

그냥 집에 있는 옷을 대충 입고 나오는 게 일반적인 세계에서 유니폼을 갖춰 입은 병사들의 존재는 보통 일이 아니었다·

이안은 대충 마법을 마무리 짓고 병사들을 만나러 달려갔다·

벨렌카는 이미 투구를 벗고 병사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안·”

때마침 병사들 쪽에서도 누군가 걸어 나왔다·

연갈색 머리키락에 밤색 눈· 전형적인 제국인의 외모다·

다만 이목구비가 뚜렷해서 굉장히 잘생겼다는 점이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그쪽이 불길을 일으킨 마법사인가?”

“당신은?”

이안과 남자는 서로를 잠시 살펴보았다· 수상한 점이 있나 없나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남자가 먼저 손을 내밀었다·

“성 카시우스의 수호기사· 클레릭 르샤흐다·”

‘성 카시우스?’

이안은 살짝 놀랐다·

성 카시우스는 천신교 13성인 중 으뜸 제자다·

때문에 다른 성인의 제자들을 [추기경]이라 부르는 것과 달리 성 카시우스의 직계 제자는 [교황]이라는 이름으로 높여 부른다·

그러니까···

저 잘생긴 기사는 무려 교황의 기사인 것이다!

“에레디스의 제자· 마법사 이안입니다·”

정체를 알고 나니 저 깔맞춤-중갑병들도 이해가 갔다·

교황의 기사이니· 중갑 보병들 정도는 부하로 데리고 다닐 수 있겠지·

‘··· 그런데 교황의 기사가 무슨 일로?’

이안의 미심쩍은 눈빛을 읽었는지 르샤흐 경이 먼저 입을 열었다·

“우린 제국 곳곳에서 발생 중인 사악한 마법 사건들을 조사하는 중이다·”

“사악한 마법?”

“악마술· 변형술· 그리고 강령술··· 현재 제국에서는 유례가 없는 수준으로 많은 흑마법 사용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이안은 바닥에 쓰러진 언데드 늑대를 힐끔 쳐다봤다·

확실히· 이안이 어렸을 때는 언데드에 대한 소문을 거의 듣지 못했다·

“이 근처에서 강령술사의 움직임이 보인다고 하던데··· 소문이 사실인 모양이군·”

이안은 확실히 이해했다·

르샤흐 경은 강령술사나 악마술사를 찾아 제거하는 임무를 부여 받은 교황의 기사였다·

‘오호·’

이안은 잠시 생각했다·

마침 길 가다 악마술사 하나를 죽여 버린 참인데···

당분간 르샤흐 경이랑 붙어 다니면 개꿀 아닌가?

클레릭에다 맨 앳 암즈로 구성된 파티를 공격하는 미친놈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던 중 양치기가 허겁지겁 달려와서 고개를 숙였다·

“구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사님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24·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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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a Medieval Fantasy Wizard

Became a Medieval Fantasy Wizard

중세 판타지의 마법사가 되었다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The absurd adventure story of Ian, a wizard in a medieval fantasy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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