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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a Medieval Fantasy Wizard Chapter 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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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52

# 152

마리아는 멍하니 마법사를 올려다보았다·

이안 에레디스 레이븐·

그는 지금 마리아가 아무도 죽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어째서?’

믿기지 않았다·

아니 믿을 수 없었다·

그녀의 피에 들끓는 광기는 그녀 스스로가 잘 알고 있었다·

마리아는 오래 전부터 망자의 저주에 시달려왔다·

그 저주는 끔찍하고 역겹고 지저분한 종류의 것이었다·

끝없는 식탐·

썩은 고기를 향한 갈망·

눈을 감으면 망자의 속삭임이 머릿속에 메아리치며 그녀의 이성이 조금씩 깎여나간다·

마리아는 자신이 이미 반쯤 미쳤다고 생각했다·

어쩔 수 없었다·

망자의 속삭임을 들으면서도 제정신을 유지한다는 건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니까·

그래서 눈앞에 에릭의 시체가 놓여 있을 때도·

마리아는 그저 담담하게 현실을 받아들였다·

아· 또 나의 광증이 도졌구나·

나는 내 손으로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을 죽여 버렸어·

마리아는 저항하지 않고 마을 사람들에게 체포당했다·

어두운 창고에서 그녀는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라고·

그래서 다시금 정신을 잃었을 때 당황하지 않았다·

이안이 그녀를 쫓아왔을 때도 그다지 놀라지 않았다·

그저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다·

이 비참하고 고통스러운 삶의 마침표를 찍을 아주 좋은 기회가·

하지만·

이안은 마리아를 죽이지 않았다·

오히려 이렇게 말했다·

에릭을 죽인 사람은 마리아가 아니라고·

“하지만··· 하지만···!”

마리아의 뺨을 타고 쉼 없이 눈물이 흘렀다·

그녀는 눈물을 닦아내지도 못한 채 절규하듯 외쳤다·

“저밖에 없습니다···! 에릭을 해칠 수 있는 사람은 저밖에 없다고요!”

이안은 마리아에게 손을 내밀었다·

“정말 그럴까?”

“···!”

“넌 아직 네 몸에 깃든 신비에 대해서도 잘 모르잖아· 그런데도 확신할 수 있나? 정말로 너 밖에 없었어?”

마리아는 침묵했다·

이안의 말을 반박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니·

반박하고 싶지 않았던 것에 가깝다·

··· 그녀가 에릭을 죽이지 않았다면·

그게 사실이라면·

그보다 가슴 떨리는 구원은 없었기에·

“저는··· 모르겠습니다·”

마리아는 여전히 이안의 손을 붙잡지 못했다·

“정말로 정말로 제가··· 에릭을 죽이지 않은 건가요?”

그러자 이안은 웃으며 말했다·

“마법사의 조언을 믿어보도록·”

마리아는 손끝을 떨며 이안이 내민 손을 맞잡았다·

“당신을··· 믿어보겠습니다·”

벨렌카가 검을 집어넣었다·

키라는 흐뭇하게 웃었고 주아빌은 뭐가 뭔지 모르겠다는 듯 머리를 긁적였다·

이안은 마리아의 손을 붙잡은 채 마을로 천천히 걸어갔다·

마리아의 신비를 목격한 순간 이안은 빠진 퍼즐 조각을 찾아냈다·

그리고 이제 마지막 조각을 동원해서 모든 그림을 맞출 차례였다·

‘양치기 파엘·’

그자가 이번 사건의 마지막 퍼즐 조각이다·

이안은 돌아가자마자 파엘을 심문해볼 생각이었다·

“아이고! 마법사님!”

하지만 마을 어귀에서 이안은 한 무리의 농부들을 만났다·

갈퀴며 도리깨 따위로 무장한 걸로 보아 도망친 마리아를 추격하러 모인 사람들이 틀림없었다·

실제로도 그들은 마리아를 보자마자 깜짝 놀랐다·

“마녀!”

“마법사님이 잡아오셨군요!”

이안은 어둠을 흩뿌려 농부들을 뒤로 물러나게 했다·

슬슬 깜깜해지고 있어서 어둠의 신비를 다루기 편했다·

“마 마법사님?”

“호들갑 떨지 말고 돌아가라· 마리아는 내가 잘 챙겼다·”

“하지만···”

“하지만 뭐·”

농부들은 감히 이안과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마법사와 눈싸움이 가능한 사람이 있다면 시골 농부 따윌 하고 있진 않았을 것이다·

“저기···”

“또 뭔데?”

“르샤흐 경이 기다리고 계십니다·”

농부가 머뭇대다 말했다·

“··· 영주님도요·”

“영주?”

이안은 서둘러 마을 광장으로 향했다·

복작이는 사람의 무리가 보인다·

르샤흐 경과 마을 사람들· 그리고 영주 일행까지 전부 집결한 무리였다·

“아! 그대가 마법사 이안 공이군!”

처음 보는 남자가 이안에게 친한 척을 했다·

옷차림이 깔끔하고 말을 탄 걸로 봐서 영주 일행인 듯했다·

30대 초반 정도로 보이는 남자로 딱히 눈에 띄는 타입의 인간은 아니었다·

“아· 네·”

귀족들이 이안한테 친한 척을 하는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그래서 이안은 깔끔하게 남자를 무시했다·

남자는 이안의 반응에 살짝 놀란 듯했다·

하지만 그는 이안이 마법사라는 사실을 떠올렸다·

“아하! 그런 거로군!”

“···?”

“이 멍청하고 건방진 마법사 놈!”

남자는 다짜고짜 욕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저게 뭐하는 짓인지 이안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바로 [마법사 부르기]다·

이안은 급-피로해져서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아니 지금 마을에 강령술사가 돌아다닌다는데···

이런 상황에서도 마법사 부르기는 해보고 싶다 이건가?

“그건 생략하죠·”

“뭐? 지금 누구 앞에서 멋대로 지껄이는 거야! 말라붙은 오줌자국 같은 놈이!”

“···”

“구역질나는 가래침 같은 놈! 화장실 똥찌꺼기 같은 놈!”

아니·

이안은 어이가 없어서 젊은 귀족을 쳐다봤다·

저건 마법사 부르기가 아니라 그냥 쌍욕이잖아···

가서 힙합을 전공해보라고 진지하게 권유해보고 싶었다·

“소남작· 욕하지 말게·”

“아! 르샤흐 경! 이건 그냥 욕이 아니라···”

“그냥 욕 맞으니까 그만 해·”

“저 정말입니까?”

시골 남작들은 마법사 부르기를 제대로 할 줄 몰랐다·

마법사를 볼 일이 없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르샤흐 경은 단번에 소남작을 닥치게 만든 뒤 이안에게 다가왔다·

“조사는 됐나?”

“꽤 많은 걸 알아냈습니다·”

“다행이군·”

르샤흐 경은 늙은 귀족을 가리켰다·

“도린 남작이 직접 강령술사를 재판하기 위해 찾아왔네· 오늘 바로 판결을 내릴 거야·”

이안은 혹시나 해서 질문했다·

“재판은 언제 시작하나요?”

르샤흐 경은 늘어진 땅거미를 바라보며 말했다·

“해가 진 뒤 바로·”

#

중세의 영주는 영지에서 왕과 같은 권력을 누린다·

영주의 권리는 대표적으로 조세권 군사권 그리고 재판권이 있다·

그리고 그 중 재판권은 정말이지 환상적인 권리다·

재판권은 한 마디로 영주의 말 = 법이라 할 수 있다·

영주가 명령하면 그게 무조건 합법이 되는 것이다!

‘모든 가정은 자기 전에 민트 초코를 먹을 것’이나 ‘모든 피자에는 파인애플을 올릴 것’ 따위의 명령을 내려도 그 누구도 영주에게 뭐라고 할 수 없다·

왜? 영주의 말이 곧 법이니까!

심지어 영주의 땅을 방문한 황제가 피자에 올라간 파인애플을 빼버리면 구속할 권리까지 있었다·

황제고 나발이고 법을 어겼으니까!

그것이 중세 영주의 권리였다·

물론 진짜로 황제가 파인애플 피자를 먹지 않았다고 구속하면 다음 날 쑥대밭이 되어 불타오르는 영지를 보게 되겠지만···

그것이 정당한 권리의 행사란 점에서 영주의 사법권이란 그토록 무서운 것이다·

재판 시작 전 이안은 르샤흐 경에게 잠시 질문했다·

“강령술사는 찾으셨습니까?”

르샤흐 경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았더군·”

그는 빠르게 속삭였다·

“놈은 우리를 노리고 있거나··· 최소한 우리 주의를 끌고 있네·”

이안은 팔짱을 낀 채 생각에 잠겼다·

“단서가 없으니 놈이 바라는 것도 모르겠군·”

“경· 제 추측이 맞다면··· 놈은 오늘 재판에 모습을 드러낼 겁니다·”

이안의 말에 르샤흐 경은 놀라서 말을 멈췄다·

설마··· 그 짧은 시간 동안 강령술사의 정체를 알아낸 것인가?!

“자네· 강령술사를 발견한 건가?”

“대충은요·”

이안이 말했다·

“아마도··· 놈이 노리는 건 마리아일 겁니다·”

“마리아? 그 풋내기 강령술사 말인가?”

이안은 고개를 저었다·

“풋내기라는 말도 아깝습니다· 그냥 강령술에 휩쓸린 사람이죠·”

“그런 아이한테 왜 관심을 준단 말인가?”

이안은 말을 아꼈다·

모든 건 추측일 뿐· 부딪쳐봐야 결과를 알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르샤흐 경은 진심으로 이안의 능력에 감탄했다·

“자네에게 조사를 맡긴 게 정답이었군·”

“저도 우연히 발견한 겁니다·”

르샤흐 경은 마법사의 지혜를 믿었다·

이안이라면 반드시 진실을 밝히고 강령술사를 찾아낼 것이다·

“자네를 믿겠네·”

“그거 우연이네요· 저도 르샤흐 경을 믿고 있는데·”

이안의 농담에 르샤흐 경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래· 한 번 해보자고·”

해가 넘어가고 마을 광장에는 횃불이 타올랐다·

영주와 측근· 르샤흐 경· 이안과 마을사람들까지·

재판의 준비가 끝났다·

“지금부터 강령술사 마리아에 대한 재판을 시작하겠소!”

이안은 무표정하게 영주 일행을 관찰했다·

이안은 마을을 돌아다니며 여러 정보를 수집했다·

그 결과 에릭을 살해한 범인이 마리아가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안은 마리아가 처형당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다·

마리아는 그저 신비에 휘둘리던 불쌍한 여자아이일 뿐이다·

···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이안의 생각·

마리아의 목숨 줄을 틀어쥔 사람은 당연히 저 영주다·

영주가 무죄라고 말하면 무죄고 사형이라고 말하면 사형이다·

그게 중세의 법정이다·

“이 땅의 정당한 지배자이신 도린 남작님께서 강령술사의 잘잘못을 따질 것이오!”

재판의 사회자(?)는 남작의 아들인 소남작이었다·

“남작님· 말씀하시죠·”

쭈굴쭈굴한 늙은이가 의자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도린 남작이 입을 여는 순간 이안은 어질어질한 현기증을 느꼈다···

“이이잉~ 이잉~ 잉~”

“남작님· 시작하겠다고 말해야 합니다·”

“응애~ 나 아기 남작~ 맘마 죠~”

“···”

도린 남작은··· 무려 노망난 늙은이였다!

저딴 게··· 재판관?

이안은 즉시 이의를 제기하고 싶어졌다···

“저기요· 남작님 상태가 좀 이상한데· 재판은 가능합니까?”

“어허! 마법사! 말조심하시오! 남작님이 뭐가 이상하다고!”

재판이 가능하다고 우기자 이안은 할 말이 없어졌다·

영주 아들이 가능하다는데 이안이 뭐라고 말할 것인가·

‘제발 헛소리만 하지 마라·’

차라리 잘 된 일일지도 몰랐다·

이상한 고집이 있는 늙은이보다 적당히 팔랑귀인 젊은 귀족이 상대하기 더 편했다·

소남작은 르샤흐 경의 권위에 눈치를 보고 있었다·

전형적인 시골 남작의 처세술이었다·

“그럼 상황을 설명하라!”

소남작은 진행 셔틀···

실질적인 판사의 역할은 르샤흐 경이 수행할 것이다·

마을 사람들이 지켜보는 와중에 누군가가 걸어 나와 절을 올렸다·

창백한 인상의 묘지기 죠셉이다·

죠셉이 마을의 대표로 상황을 설명했다·

“이틀 전· 강령술사 마리아는 로버트의 아들 에릭을 강령술로 살해했습니다·”

“마리아는 에릭을 외딴 숲으로 은밀히 불러들였습니다·”

“그리고 미리 준비해둔 구울에 빙의 에릭을 처참하게 살해했습니다·”

“그녀는 도주하려 했지만 마법의 부작용으로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습니다·”

“결국 우리 손에 붙잡히고 말았지요·”

죠셉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마을 사람들이 소리를 질렀다·

“마녀를 처형해라!”

“죽여라! 죽여!”

“마을의 평화를!”

재판은 영주의 권리이지만 동시에 매우 중요한 행사이기도 했다·

판결을 마음대로 내릴 수 있다고 해서 진짜로 마음대로 내리라는 뜻은 아니다·

영주가 폭정을 일삼으면 당연히 반란이 터진다·

때문에 소영주는 마리아에 대한 판결을 신중하게 내릴 수밖에 없었다·

만일 이 자리에 이안과 르샤흐 경이 없었다면 볼 것도 없이 사형선고를 내렸을 것이다·

그야 마을 사람들이 바라니까!

다들 죽이자고 떠드니 마리아를 죽여 버리면 영주의 지지도가 올라갈 게 아닌가!

하지만 재판장에는 영주조차 껄끄러워하는 자들이 참석해 있었다·

마법사 이안과 교황의 기사 르샤흐 경이다·

딱! 딱!

요란한 지팡이 소리가 울렸다·

마법사 이안이 지팡이로 바닥을 두드리며 좌중 앞으로 나섰다·

마법사의 등장에 마을 사람들은 물론 소영주마저 소리를 죽였다·

“존경하는 영주님·”

이안이 입을 열자·

모두의 시선이 이안에게 집중됐다·

이안은 차분한 눈빛으로 노래하듯 말했다·

“저는 이 자리에서 세 가지 진실을 밝히고자 합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24·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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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a Medieval Fantasy Wizard

Became a Medieval Fantasy Wizard

중세 판타지의 마법사가 되었다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The absurd adventure story of Ian, a wizard in a medieval fantasy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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