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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a Medieval Fantasy Wizard Chapter 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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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86

거대한 괴수를 고작 화살로 죽인다는 것은 어쩌면 허무맹랑한 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다·

무슨 HP바가 있는 것도 아닌데· 이쑤시개만한 화살 좀 찔렸다고 괴물이 죽어?

하지만 그러한 오해와 달리 HP바는 실존한다·

바로 혈액의 형태로 말이다·

화살이 괴수의 가죽을 뚫고 상처를 입히면 벌어진 상처를 타고 피가 흘러내린다·

당연하지만 피를 많이 흘리면 제 아무리 괴물이라도 죽는다·

키가 2m인 사람도 고작 2cm짜리 단검에 목을 찔리면 죽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와우·”

이안은 시뻘겋게 변한 강을 보며 감탄했다·

부드러운 뱃가죽 위로 십자궁 수십 발이 꽂히자 헌터 스팅레이는 피를 철철 흘리기 시작했다·

가뜩이나 이안의 물회오리에 체력을 빼앗겼는데·

과다출혈까지 겹치자 헌터 스팅레이는 그만 기절해버렸다·

멀리서 보면 꼭 죽은 것처럼 보인다·

선원들은 배를 뒤집어 깐 헌터 스팅레이를 보며 환호성을 내질렀다·

“와아아아아!”

“괴물이 죽었다!”

“기사님들 만세! 마법사님 만세!!!”

환호하는 선원들과 달리 산티아고 기사단은 상대적으로 조용했다·

아직 놈이 죽지 않았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흠· 기절한 것 같은데·”

“배를 가까이 댈까요?”

“아니· 그건 너무 위험해·”

노련한 괴물 사냥꾼인 살바도르는 헌터 스팅레이의 상태를 한 눈에 알아보았다·

“저랑 같이 가시죠· 영감님·”

“자네랑?”

이안은 막타를 치기 위해 살바도르와 동행을 제안했다·

지금은 강의 신비가 이안에게 호의적인 시간·

혹시라도 물에 빠져도 도망칠 수 있으니 지금 움직이는 게 맞았다·

“역시 훌륭한 마법사···!”

“이안 공의 실력은 살바도르 경에게 듣던 대로군요!”

이안의 용기(?)있는 행동에 산티아고 기사단이 감탄했다·

마법사는 마냥 괴팍하고 자기중심적인 별종인 줄 알았는데···

시원하게 마법 지원을 해주는 것으로 모자라 저렇게 솔선수범하는 모습까지 보여주다니!

이안은 어깨를 으쓱했다·

사실 신비의 호의가 남아있을 때 뽕을 뽑아먹을 생각이었지만·

기사들이 멋대로 이안을 높게 평가하면 이안 입장에서는 나쁠 게 없었다·

“허허· 그럼 부탁하지· 이안 군·”

이안은 뒤따라오던 고깃배를 빌려서 살바도르를 비롯한 소수의 기사와 함께 움직였다·

“와아·”

“정말 크다···!”

가까이서 본 헌터 스팅레이는 생각보다 훨씬 컸다·

기사들이 몸뚱이 위로 올라가 숨을 끊어도 괜찮은 크기였다·

“확인사살은 중요하지·”

괴수는 괴수라서 출혈에서 스스로 회복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지금처럼 기절한 틈을 타서 막타를 치는 편이 안전하다·

“생각 같아서는 이걸 해체하고 싶지만···”

헌터 스팅레이의 몸뚱이는 어마어마하게 컸다·

뼈와 살점 가죽과 내장을 발라내면 그 자원이 엄청날 것이다·

하지만 이안은 고개를 저었다·

이안이 어촌 마을 주민도 아니고· 이걸 한가하게 해체하고 있을 시간은 없었다·

“주민들한테 넘겨주죠·”

“···! 정말 그래도 괜찮겠나?”

살바도르는 이안이 너무나 쉽게 괴수 시체를 포기하자 내심 놀라서 되물었다·

견물생심이라고 괴수 시체가 눈앞에 있으니 욕심이 날 수도 있었다·

당장은 어쩔 방법이 없지만 이걸 인양해서 항구까지 가져가면 해체해서 돈으로 바꿀 수 있었다·

심지어 이안은 헌터 스팅레이를 잡는데 크나큰 공을 세웠다·

신체의 절반 가까이를 소유권 주장해도 인정할 분위기인데·

이걸 통째로 주민들에게 넘겨주자니!

“참으로 신실하십니다!”

“???”

디히트리가 감동해서 외치자 이안은 얼떨떨했다·

‘아니 시간 없으니까 빨리 가자는 뜻인데···’

이안은 음식이 넘쳐흐르는 현대의 삶을 알고 있었고 때문에 괴수 시체의 가치에 그리 집착하지 않았다·

하지만 중세인들은 달랐다·

사냥의 전리품을 이안처럼 쿨하게 포기하는 건 어마어마한 의지가 동반되어야 하는 것!

“괴물로 인해 어촌 사람들이 가장 고통 받았으니 그들을 위로해주자는 이안 형제님의 뜻입니다!”

오오!

참으로 신실하십니다!

“···”

이안은 본인조차 몰랐지만 아무튼 그런 뜻이 있었나보다·

그러자 산티아고 기사단은 물론 살바도르와 벨렌카까지 감동받은 눈으로 이안을 바라봤다·

“허허· 자네가 그토록 봉사적인 생각을 품고 있었을 줄이야···”

“저걸 포기하다니· 대단하군·”

이안은 사람들이 호들갑을 떨자 오히려 궁금해졌다·

아니 저 시체가 그렇게 대단해?

“그냥 고기랑 가죽· 뭐 그런 거잖아요·”

“오호· 자네는 다른 걸 바랬나?”

이안은 솔직하게 대답했다·

“뭐 마법적인 힘이 있다면 욕심이 생겼겠죠?”

‘와···!’

산티아고 기사단은 괴수의 시체에서조차 마법을 찾는 이안의 대답에 크게 감탄했다·

저 거대한 괴수 시체를 보고 풍족한 고기와 가죽 뼈로 만든 화살··· 을 떠올리지 못하다니!

‘진짜 머릿속에 마법밖에 없는 분이시구나!’

‘저 사람· 마법에 미친 사람이다···!’

‘저 정도로 미쳐야 마법사를 하는구나···!’

산티아고 기사단은 중세인의 상식에서 크게 어긋나있는 이안이 괴상한 별종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안에게 뭐라고 하는 사람은 없었다·

오히려 한 마음 한 뜻으로 이안을 이해해주었다·

보통 사람이 저랬다면 좀 이상하겠지만···

이안은 마법사니까 그럴 수도 있지!

“그럼 자네가 꼬리만 가지게나!”

“···? 꼬리요? 꼬리에 무슨 마법적인 힘이···”

“허허· 자네는 대체 마법을 얼마나 좋아하는 건가!”

“???”

이안은 살바도르의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아니 마법적인 힘도 없으면서 왜 꼬리를 준다는 거지?(진짜 모름)

“헌터 스팅레이의 꼬리는 아주 단단하고 날카롭네!”

“아· 네·”

살바도르는 ‘이만하면 설명이 됐겠지?’라는 표정을 지었지만·

이안은 솔직히 심드렁했다·

마법사인 이안이 짱짱 단단한 꼬리가 있어봤자 뭐 할 건가·

신비가 탐내는 제물이라면 또 모를까·

하지만 산티아고 기사단은 전부 부럽다는 표정으로 이안을 쳐다봤다·

“헌터 스팅레이의 꼬리··· 그런 보물을!”

“··· 하지만 인정합니다· 당신이 아니라면 꼬리를 가질 자격이 있는 사람은 없겠지요·”

“···”

#

결국 헌터 스팅레이의 꼬리는 이안의 몫이 되었다·

나머지 부분은 전부 어촌 주민들이 회수해서 돌아갔다·

이안은 눈앞에 놓인 크고 비릿하고 불쾌한 덩어리를 멍하니 쳐다봤다·

‘뭐야 이게·’

왠지 불법 약재상 주인이 된 기분이 든다···

당장이라도 보약을 달이러 달려가고 싶은 느낌·

‘용도를 찾아봐야겠어·’

그것과 별개로 이안을 바라보는 선원들의 눈빛은 열광 그 자체였다·

“캬! 결국 꼬리는 마법사님 몫이 됐군!”

“당연하지! 마법사님 말고 누가 꼬리의 주인이 되겠어?”

“···”

선원들은 환호할 수밖에 없었다·

무려 물회오리로 수중 몬스터를 제압한 마법사다·

물회오리와 수중 몬스터· 모두 뱃사람의 악몽과도 같은 존재다·

그런데 저 마법사는 끔찍한 걸로 끔찍한 걸 제압하는 신통한 묘기를 선보였다!

“마법사님 만세!”

“기사단 만세!”

선원들은 헌터 스팅레이의 꼬리를 높이 치켜들며 일제히 환호성을 내질렀다·

이안은 다시금 저 사람들이 야만인의 후손임을 확실하게 느꼈다···

“허허· 참으로 보기 좋지 않나?”

“그렇습니다· 살바도르 경·”

승리의 기쁨에 취한 선원들을 살바도르와 디히트리가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성 산티아고 기사단 역시 기뻐하기는 마찬가지·

그들은 거대한 괴물을 상대로 용감하게 싸웠다·

하지만 시체는 어촌 사람들의 몫이 됐고 꼬리는 이안의 몫이 됐다·

수중에 남은 건 괴수를 물리쳤다는 결과 뿐·

그러나 산티아고 기사단은 누구도 불만을 표하지 않았다·

그들이 괴물과 맞서 싸운 이유는 백성들의 행복해하는 얼굴을 보기 위해서였으니까·

“모두 수고 많았네·”

“살바도르 경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하늘도 자네들의 빛나는 헌신을 지켜보고 있었을 걸세·”

살바도르와 산티아고 기사단은 둥글게 둘러 앉아 기도를 올리기 시작했다·

“오늘의 승리는 빛나는 태양이 우릴 축복해준 덕분이니·”

“찬란한 태양을 찬양하라!”

“하늘 만세!”

오늘 기사단은 커다란 선업을 쌓았다·

그들은 자신들이 하늘나라로 돌아간 뒤 헌신에 대한 보답을 반드시 받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것이 성 산티아고 기사단이 괴물을 상대로 싸울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

‘확실히 뱃길이 빠르군·’

이안은 출렁이는 강물을 보며 생각했다·

헌터 스팅레이 사냥 이후 배는 빠르게 북쪽으로 올라갔다·

이안은 새삼스럽게 배의 초월적인 수송 능력에 감탄했다·

이 정도 인원이 육로로 걸어갔다면 먹고 마실 음식만 챙겨도 답 없는 짐더미가 튀어나왔을 것이다·

하지만 배는 창고에 짐을 처박아놓으면 모든 게 해결된다!

“헤헤· 마법사님!”

헌터 스팅레이 사냥 이후 선장은 노골적으로 이안을 챙겨주었다·

남들보다 일찍 더 좋은 음식을 가져다주는 것이었다·

이안 일행도 비슷한 대접을 받았지만 언제나 이안이 1순위였다·

잉리언은 그런 이안을 부럽다는 듯 쳐다봤다·

“자네는 언제 수기술을 그렇게 익힌 건가?”

“수기술 자체는 옛날에 배웠습니다· 이번에는 안톤 선배님의 기술을 살짝 참고했죠·”

“··· 자네는 보면 볼수록 신기하군·”

잉리언은 슬슬 이안이 익힌 마법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사실을 눈치 채고 있었다·

그리고 여러 학파의 마법을 동시에 익히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도 그는 알고 있다·

‘예전에는 그냥 희귀한 마법을 익힌 마법사인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보통 녀석이 아니군·’

잉리언은 반드시 이안을 대학으로 데려가 진득하게 마법적 토론을 나눠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평온한 항해가 며칠간 이어진 뒤·

“마 마법사님!”

키라와 마리아의 마로니우스 어 공부를 봐주던 이안은 선장의 목소리에 갑판으로 나왔다·

살바도르와 벨렌카· 그리고 디히트리 경은 이미 심각한 표정으로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자네 왔나?”

“네· 무슨 일입니까?”

이안은 기사들이 바라보는 곳을 쳐다봤다·

“음?”

그곳에는 깃발이 없는 배가 한 척 떠내려 오고 있었다·

“보아하니 수적 떼 같은데···”

살바도르가 말하자 디히트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수적이 나타났다는 건 슬슬 목적지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뜻이었다·

“전투 준비를 해야겠군·”

당연하게도 살바도르는 기사들을 무장시킬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안은 떠내려오는 배를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무슨 문제 있나?”

“아뇨· 그건 아닌데···”

그러자 벨렌카가 한 마디 던졌다·

“이안· 저 배 어디서 본 것 같지 않나?”

“어· 나도 그 말 하려고 했다·”

이안은 저 멀리 내려오는 수적의 배를 마치 어디선가 본 것 마냥 데자뷰를 느꼈다·

단순 착각인지 확인하기 위해 이안은 키라를 불러왔다·

“키라!”

키라는 다가오는 수적의 배를 보며 깜짝 놀랐다·

“이안! 저 배! 드보시 남작령에서 본 것 같지 않아?”

“그지?”

단순한 데자뷰가 아니었다·

저건 정말로 예전에 본 적 있는 배였다!

바로 드보시 남작령으로 이동하기 위해서 이안이 잠시 빌려 탄 수적의 배!

수적의 배는 빠르게 가까워졌다·

목소리가 닿을 거리가 되자 살바도르가 소리를 질렀다·

“정지! 자네들은 누구인가!”

그러자 건너편에서 대답이 돌아왔다·

“안녕하신가! 친구들! 우린 탈리안 남작의 수군이라네!”

“···?”

이안은 눈을 끔뻑였다·

뭐? 누구의 수군이라고?

“위대하신 탈리안 남작의 이름으로! 여길 지나가려면 우리한테 ‘통행료’를 지불해야 하네! 하하하하!”

“···”

이안은 기가 막혔다·

탈리안 영지에는 커다란 강이 없다·

당연히 수군 따위가 있을 리가 없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다·

‘루시의 이름을 사칭하는 놈들!’

바로 수적 주제에 귀족을 등에 업었다고 허세를 떠는 경우였다!

뭘 모르는 평민들은 귀족의 이름이 나오니 벌벌 떨면서 통행료를 지불했을 테고!

꼴 받은 이안이 앞으로 나섰다·

“방금 말한 놈이 누구냐?”

“놈? 하하! 어린 친구가 초면부터 싸가지를 밥 말아 처먹은···”

수적 대장이 건들거리며 앞으로 나섰다·

그리고·

그는 이안과 눈이 마주쳤다·

“···?”

예상은 했지만 역시나·

이미 알고 있는 얼굴이었다·

이안은 씩 웃으며 말했다·

“야· 너 나 알지?”

“!!!”

그러자 수적 대장이 경악하며 소리쳤다·

“마 마법사 형님?!”

저런 시커먼 동생을 둔 기억은 없지만·

저 수적은 다몬 ‘자칭’ 남작의 지인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2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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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a Medieval Fantasy Wizard

Became a Medieval Fantasy Wizard

중세 판타지의 마법사가 되었다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The absurd adventure story of Ian, a wizard in a medieval fantasy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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