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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a Medieval Fantasy Wizard Chapter 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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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88

“이안 너 맞지?! 진짜 너지!”

루시 탈리안은 이안을 있는 힘껏 끌어안으며 소리쳤다·

조금이라도 힘을 풀면 이안이 사라져버릴까 겁을 내는 것처럼·

이안은 웃으며 루시의 머리카락을 쓸어 넘겨주었다·

오랜만에 다시 만난 루시는 예전보다 더 예쁘게 자라 있었다·

밤하늘을 닮은 검푸른 머리카락은 별빛이 빛나듯 윤기 있게 반짝였고 샛노란 눈동자는 기대와 흥분으로 크게 부풀어 있었다·

얼굴은 여전히 앳되고 풋풋하지만 몸은 갸름하면서도 매혹적인 선이 돋보였다·

루시 역시 성숙한 여인의 몸으로 자라난 것이다·

루시는 눈을 반짝이며 얼마간 이안을 올려다보았다·

그러다 쑥스러운 듯 조금 줄어든 목소리로 말했다·

“··· 이안· 너 키가 더 커졌네·”

“그러네· 넌 예전보다 작아졌어·”

“읏! 내가 작아진 게 아니라! 니가 커진 거거든!”

서로를 쳐다보던 이안과 루시는 거의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다·

“정말로 돌아왔네?”

“약속했잖아· 언젠가 다시 돌아온다고·”

“··· 오기 전에 편지라도 쓰고 오지·”

루시는 새삼스럽게 아까의 행동을 부끄러워하며 이안 일행을 탈리안 홀로 안내했다·

“거기 기다리고 있어!”

잠시 후·

루시는 그녀가 무척이나 애정하는 멋진 고깔모자를 쓴 채 나타났다·

‘저걸 또 뒤집어썼네·’

고깔모자는 현대인의 심미안을 가진 이안에겐 몇 번을 봐도 이상하게 보였다·

이안은 동료들이 루시를 이상한 여자로 생각할까 잠깐 쫄렸다·

하지만 고깔모자를 괴상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안 한 사람뿐이었다·

“굉장히 우아하시군요· 탈리안 남작님·”

살바도르는 무릎을 꿇고 루시의 손등에 입을 맞췄으며·

“저분이 탈리안의 주인···!”

마리아는 대놓고 루시를 찬양했다·

“아름답고 위엄 있으십니다!”

“···”

이안은 혹시나 해서 키라한테 물어봤다·

“키라· 저 모자 좀 이상하지 않니?”

“이상하다니? 어디가?”

이안은 키라에게 살짝 배신감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세상에· 전직 광대마저 저게 괜찮다고 생각하는 건가···!

루시의 외모가 너프(?)를 먹자 이안은 왠지 모르게 차분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조금 늦었지만···”

루시는 긴 의자에 손님들을 앉혀놓고 말했다·

일단은 귀족의 저택이지만 이안에게는 팬션에 놀러 온 감성에 가까웠다·

기대감은 진작 내다 버렸기에 은근 즐거웠지만·

“탈리안에 온 걸 환영합니다!”

“환대에 감사드립니다· 남작님·”

살바도르가 방문객을 대표해서 말했다·

“다시 뵙는 군요· 소드 마스터 살바도르 경·”

“허허· 하늘의 뜻이 맞닿았나봅니다·”

루시는 살바도르와 살가운 인사를 나눈 뒤 한층 섬뜩한 눈으로 고개를 돌렸다·

“또 보네요· 잉리언 교수님·”

“··· 크흠· 반갑네· 남작·”

잉리언 더 ‘도굴하다 걸린 새끼’는 차마 루시와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그는 과거에 루시의 조상님의 묘지를 털다 걸린 전적이 있었다·

합의금을 내고 풀려났지만 어쩌다보니 다시 만나게 되었다·

“벨렌카도 잘 지냈어?”

“물론이지· 루시·”

루시는 벨렌카와도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탈리안 영지에 머무는 동안 두 사람은 서로 이름을 부를 정도로 친해졌었다·

게다가 벨렌카는 루시의 은밀한 부탁을 받은 적이 있다·

루시가 속삭이듯 말했다·

‘··· 혹시 여행 중에 이안이··· 그 애 애인을 만들었다거나···’

‘그런 건 없으니 걱정마라·’

바로 이안이 바람(?)을 필 것 같으면 말려주고 못했다면 이야기라도 전해달라는 부탁이었다·

벨렌카의 시원한 대답에 루시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

‘좋았어!’

‘뭐··· 팬클럽은 만든 것 같지만·’

‘···? 팬클럽?’

벨렌카는 말없이 나머지 일행을 가리켰다·

키라와 마리아· 그리고 주아빌이다·

“이안· 이분들은?”

루시는 이안에게 소개를 부탁했다·

“이쪽부터 키라 마리아· 주아빌· 키라랑 마리아는 마법사야·”

“마법사?!”

루시는 눈을 깜빡이며 두 여자를 살펴보았다·

“라벤타의 딸· 키라입니다· 남작님·”

“마리아입니다·”

먼저 붉은 머리의 키라·

화려한 적발이 돋보이는 여자로 이목구비가 시원시원한 미녀였다·

같은 여자인 루시가 봐도 ‘예쁘다!’라는 생각이 떠오를 정도인데···

자신만만한 태도와 매력적인 미소까지 더해지니 강렬한 존재감을 뽐냈다·

심지어 키라는 마법사다!

“··· 만나서 반가워요·”

너무나도 매력적인··· 여자·

루시는 묘한 경계심을 느끼며 키라와 악수를 나누었다·

그리고 마리아·

창백하리만큼 투명한 피부와 새까만 흑발· 나른한 눈매의 여자아이였다·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남작님· 이안 오라버니에게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이안 오라버니?!”

“네에· 후훗· 제 목숨을 구해주신 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분이지요·”

‘이 아이··· 좀 위험해 보이는데?!’

루시는 마리아의 살짝 맛이 간(?) 눈동자를 알아보고 기겁했다·

밤길에 마주쳤다면 100% 사악한 마녀라고 오해했을만한 비주얼!

‘··· 무섭네·’

키라에게 라이벌 의식을 느꼈다면 마리아에게서는 섬뜩한 공포가 느껴졌다···

“저는 주아빌임다!”

“주아빌· 남작님이라고 해야지·”

“남? 작? 님?”

마지막 동료인 주아빌은 조금 모자란 친구였다·

루시는 이안의 동료들을 쳐다보며 생각했다·

그동안 이안은 정말 많은 모험을 했겠구나···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껴지는 사람들을 이렇게 한데 모은 것만 해도 알 수 있었다·

“나는 다몬 남작이네! 친구들!”

“이런··· 영지를 잃으셔서 상심이 크시겠습니다·”

“? 내 영지는 멀쩡한데?”

살바도르는 다몬 남작이 난민-귀족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탈리안 홀에 머무를 이유가 없으니까·

이안이 속삭였다·

“저 사람· 산적 보스입니다·”

“???”

“그러니까 남작이라는 게 말이죠···”

이안의 설명을 들은 살바도르는 헛웃음을 터뜨렸다·

“진짜 귀족이 아니라는 건가?”

“그래도 부하를 거느린 대장입니다·”

“뭐· 나랑 비슷하군!”

간단한 소개를 마친 뒤 이안은 본론으로 들어갔다·

마음 같아서는 그 동안 밀렸던 이야기를 실컷 나누고 싶었다·

하지만 한가하게 대화나 나누고 있을 정도로 탈리안 영지의 사정은 좋지 못했다·

“만나자마자 심각한 얘기해서 미안한데·”

“···”

“우선 나랑 살바도르 경은 흑룡 때문에 찾아온 거야·”

흑룡이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루시와 다몬은 얼굴을 찌푸렸다·

“흑룡···”

“그 저주받을 생물의 이름이 퍼진 게로군!”

이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흑룡은 탈리안 근처를 초토화시키고 있는 괴물이다·

루시와 다몬이 두려움을 내비치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루시· 흑룡에 대해서 따로 대비하고 있는 게 있을까?”

“일단은··· 아라즈 공작한테 도움을 요청했어·”

역시나 루시는 가장 먼저 공작에게 상황을 알렸다·

루시와 아라즈 공작은 먼 범위의 봉신 관계이니 휘하 귀족을 보호하기 위해 공작은 반드시 움직임을 취할 것이다·

“그리고?”

“··· 그리고라니?”

루시가 고개를 갸웃했다·

이안은 새삼스럽게 탈리안 영지로 돌아왔음을 자각했다·

저··· 눈처럼 새하얀 표정···!

믿겠다·

너는 탈리안의 루시가 맞군!

이안의 어이없다는 표정을 본 루시는 억울하다는 듯 소리쳤다·

“이안! 상대는 드래곤이야! 드래곤이라고!”

“뭐··· 그건 그렇지·”

“내가 뭘 어쩔 수 있는데!”

루시가 억울할 만도 했다·

아무리 귀족이라도 루시는 일개 남작이다·

개-쩌는 기사단을 보유한 것도 아니고 영지에 마법사가 눌러 사는 것도 아니다(거의 그럴 뻔했긴 했다)·

심지어 드래곤은 그 잘난 마법사들마저 넌더리를 내며 질색하는 괴수·

드래곤이 쳐들어온다면 탈리안 남작령은 쑥대밭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안은 고개를 저었다·

드래곤을 막을 수 없는 거? 이해한다·

하지만 그것 말고도 루시가 처리해야 할 일들은 많았다·

멀리 돌아갈 것도 없이 난민 문제부터 해결했어야 했다·

“루시· 흑룡은 어쩔 수 없다고 쳐도· 난민 대책은 세워야지·”

“그건···”

루시는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다른 영주들한테 도와달라고 부탁하긴 했어·”

말은 해봤다는 거다·

살바도르가 혀를 쯧쯧 찼다·

“거절당했겠군·”

“네· 탈리안의 사정은 알겠지만 본인들도 흑룡에 대비해야한다면서···”

중세는 각자도생의 시대다·

영주는 본인의 영지에서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지만 반대로 자기 영지의 일은 스스로 처리해야 했다·

탈리안으로 난민들이 밀려들었다?

뭐··· 이웃 영지의 사정이 딱하긴 하지만···

내 알 바 아니죠?

“들어보게· 마법사 이안· 난 분명 탈리안 남작한테 난민들을 전부 쫓아내자고 권했는데···”

“···”

다몬의 질책 아닌 질책이 날아오자 루시는 고개를 푹 숙였다·

그렇다·

난민 문제를 해결하는 중세식 해결책은 그냥 난민들을 죄다 내쫓아버리는 것이었다·

물론 쫓겨난 난민들은 비참하게 죽겠지만···

당장 내가 먹을 것도 없는데· 뭐 하러 거지들을 받아준단 말인가?

난민을 받아주면 다 같이 사이좋게 굶어 죽는다·

루시도 그 정도 인과관계를 모를 정도로 어리석진 않았다·

하지만·

“그래· 내가 받아주자고 했어·”

“···”

“이안· 나는 성서의 가르침대로 행동했을 뿐이야· 어려움에 빠진 이웃을 무시하지 말라는 말씀을 따랐을 뿐이라구···”

루시가 울먹이듯 말했다·

“나는 도망자 생활이 얼마나 힘든 지 알아· 따뜻한 집을 떠나서 도망친다는 건··· 정말 힘든 일이야·”

“루시·”

“나는 운 좋게 이안 너를 만났지· 하지만··· 난민들이 전부 이안 같은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건 아니잖아!”

“···”

“내가 집 잃은 사람들의 이안 같은 사람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어!”

이안은 울먹이듯 소리치는 루시를 바라보았다·

루시는 확실히 다른 귀족들과 달랐다·

학식을 쌓은 것도 무력을 갈고 닦은 것도 아니다·

그러나 루시에게는 순수한 마음이 있었다·

마치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과 같은 마음씨가·

“하하·”

“이안?”

이안은 그만 웃어버렸다·

예전부터 느꼈지만 루시는 운이 정말 좋은 사람이다·

주변에 항상 그녀를 도와줄 사람이 있었으니까!

지금은 이안이 그런 사람이었다·

“그래· 이미 엎질러진 물· 이제 와서 어쩌겠어?”

“··· 미안해· 이안·”

이안은 고개를 저었다·

“사과할 필요 없어· 그렇지 않나요? 영감님?”

그러자 살바도르는 크게 동감하며 말했다·

“‘날개 없는 이가 하늘로 오르는 일은 고됨이 당연하리라·’ 본래 인간이 하늘로 향하는 길은 험난하기 짝이 없네·”

“살바도르 경···”

“허나 남작은 험한 길을 선택했지! 하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삶이야 말로 진정한 천신교도의 삶! 산티아고 기사단을 대표해서 남작의 용기에 경의를 표하네!”

루시는 어떤 의미에서 ‘어리석은’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세상에는 그 ‘어리석음’에 공감해주고 응원해줄 수 있는 사람들도 많다·

이안이 그랬고 산티아고 기사단이 그랬다·

“오히려 잘 됐어·”

“···? 잘 됐다니?”

이안의 말에 루시가 고개를 갸웃했다·

이유야 어찌됐든 난민 때문에 영지가 개판이 되고 있는 상황·

그런데 이걸 긍정적으로 생각할 이유가···

이안은 웃으며 말했다·

“일단 사람을 확보했잖아?”

“사람···?”

“그래· 인구·”

신성 제국의 영지들은 대부분 인구수가 처참하다·

제국 제일의 도시의 인구가 약 7만 명이니 얼마나 사람이 없는지를 대충 알 수 있었다·

인구를 확보하기 어려운 시대에 사람들을 이렇게나 많이 모았다?

식량 문제와 흑룡 문제를 어떻게든 처리하면 탈리안 남작령은 인구가 폭발할 것이다·

“이제부터 난민들을 탈리안의 백성으로 만들어 보자고·”

“···!”

당장은 짐더미지만 난민들을 영지민으로 만든다면 이야기가 다르다·

이안은 흑룡이 찾아오기 전에 영지의 내실부터 다지기로 결심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24·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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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a Medieval Fantasy Wizard

Became a Medieval Fantasy Wizard

중세 판타지의 마법사가 되었다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The absurd adventure story of Ian, a wizard in a medieval fantasy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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