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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a Medieval Fantasy Wizard Chapter 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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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91

‘배고프다···’

유르도의 샘은 멍하니 모닥불을 쳐다봤다·

샘은 유르도의 단 한 명뿐인 대장장이다·

전대 대장장이가 있었지만 엉덩이에 난 종기가 나쁘게 곪는 바람에 감염으로 죽어버렸다·

샘은 자연스럽게 대장장이의 지위를 이어받았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음 날부터 쇠를 두드렸다·

대장장이는 벌이가 나쁜 직업은 아니다·

쇠를 만지는 일이 워낙 험해서 그렇지 배를 곪는 일은 거의 없는 직업이 바로 대장장이였다·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대장장이 샘 역시 굶주림이 뭔지 모르고 살았다·

‘드래곤···’

하지만 시꺼먼 날개의 짐승이 영지를 덮치자 샘의 일상은 산산조각 났다·

샘은 몰랐지만 그것은 프레디우스라는 이름의 드래곤이었다·

드래곤은 논밭을 불태우고 사람들을 학살했다·

천 갑옷을 껴입은 병사들이 달려들었지만 흑룡의 불길 앞에 처참하게 타죽었을 뿐·

유르도 남작령은 그대로 망해버렸다·

망가진 영지로 고블린 약탈자들이 쳐들어오자 샘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쳤다·

그렇게 목숨을 걸고 도망친 곳은 바로 탈리안 남작령·

샘의 수난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이어졌다·

‘빵··· 남는 빵 있습니까?’

‘저리 꺼져! 거지새끼야!’

한때는 잘나가는 대장장이였지만 탈리안에서는 그냥 거지일 뿐이었다·

탈리안의 주민들은 난민을 극도로 꺼려했다·

샘은 그런 탈리안 사람들을 원망하면서도 한편으론 그들을 이해했다·

밀려드는 거지들에게 적선을 베풀만한 존재는 사제나 수도사 말고는 없었으니까·

‘뭐라도 좋으니··· 배를 채우고 싶군·’

샘은 쥐 뼈를 부러뜨리며 그렇게 생각했다·

이미 근처를 돌아다니는 짐승은 모두 잡아먹었다·

며칠을 내리 굶었더니 바닥의 흙이라도 퍼먹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봐 샘·”

유르도 마을 출신 난민이 은밀하게 샘을 찾아왔다·

사실 사방이 거지 소굴이라서 은밀할 것도 없었지만·

“자네에게만 들려주는 얘기네만·”

“뭔가·”

난민이 놀라운 비밀을 누설하듯 속삭였다·

“··· 유르도 남작님이 중대한 결정을 내리신다고 하더군·”

“중대한 결정?”

샘은 어처구니가 없어서 피식 웃어버렸다·

드래곤도 못 막고 영지를 털린 귀족이 무슨 중대한 결정을···

하지만 이어지는 난민의 말에 샘은 정색할 수밖에 없었다·

“남작님이 친히 식량창고를 개방하신다더군·”

“···!”

난민이 말하는 ‘식량창고’는 딱 하나 뿐이었다·

바로··· 탈리안 남작의 창고였다!

하지만 유르도 남작이 어떻게 탈리안 남작의 창고에 손을 댄단 말인가?

“그게 어찌 가능한···”

“그건 묻지 말게! 중요한 건 창고를 열려면 유르도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단 점일세!”

샘은 욕이 저절로 튀어나왔다·

탈리안 남작의 창고를 탐내는 유르도 남작· 그리고 유르도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

두 지표가 가리키는 바는 명확했다·

바로··· 반란이다·

유르도 남작은 무력으로 탈리안의 식량 창고를 차지할 속셈이었다!

“유르도 남작이 미쳤나?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우릴 받아준 탈리안을 털겠다니···!”

“어허! 입 조심하게! 자네는 유르도 사람이 아닌가?”

“···”

“어차피 이대로 가면 다 굶어 죽어! 탈리안 남작이 식량을 풀면 탈리안 사람들을 먹이겠나? 아님 유르도 사람을 먹이겠나? 당연히 탈리안 사람을 챙기겠지!”

그렇다·

오랜 굶주림이 유르도 사람들의 이성을 상실하게 만들었다·

굶어 죽나 쫓겨나서 죽나 죽는 건 마찬가지·

기왕 이렇게 된 거 남작의 반란을 도와서 주린 배라도 채워보겠다고 결심한 것!

‘시발 어쩌지·’

샘은 흔들리는 마음에 괴로워했다·

난민의 설득이 너무나 그럴듯했기 때문이었다·

솔직히··· 지금 탈리안 남작이 다른 영지민들을 챙길 리가 없지 않은가?

반면 유르도 남작이 반란에 성공하면···!

“자! 빨리 결정하게!”

난민이 샘을 다그쳤다·

바로 그때였다·

“자 자네들! 지금 여기서 뭘 하고 있나!”

샘은 뜨끔해서 고개를 돌렸다·

설마··· 불손한 작당을 하던 게 들켰나?!

“무슨 일인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닐세! 빨리! 이쪽으로 와보게!”

“???”

샘은 갑자기 무슨 호들갑인가 싶어서 다른 난민을 따라갔다·

그리고 입을 떡 벌렸다·

“저게··· 무슨?”

넓은 들판·

드레스와 고깔모자 차림의 탈리안 남작과 남작의 부하들이 쭉 늘어서 있고·

남작의 발밑에는 웬 늑대인간이 무릎을 꿇고 있었다·

“느 늑대인간?!”

“세상에··· 하늘이시여!”

흉포한 몬스터인 늑대인간이··· 귀족의 발밑에 무릎을 꿇다니?

두 눈으로 보고도 믿기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어지는 상황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남작의 곁에 선 젊은 마법사가 망토를 흩날리며 소리쳤다·

“탈리안의 주인이시여!”

마법사 이안은 지팡이 끝으로 늑대인간을 가리켰다·

“여기 이 늑대인간은 하늘의 뜻에 감동하여 당신께 공물을 바치러 찾아왔나이다!”

“···!”

“느 늑대인간이 공물을!”

이안의 쩌렁쩌렁한 목소리에 난민들은 물론 탈리안의 백성들까지 정신을 차리기 힘들었다·

이제 연설에는 도가 튼 이안이다·

마법사의 설득력 넘치는 목소리에 백성들은 넋을 잃고 루시와 루이스를 바라보았다·

“오! 위대하신 탈리안의 주인이시여!”

이어서 루이스가 입을 열자 주민들은 다시 한 번 충격에 빠졌다·

시발 늑대인간 주제에 목소리가 왜 저렇게 좋은 거야!

“지난 밤 꿈속에서 하늘신이 제게 속삭였습니다· 고통 받는 탈리안의 백성들을 위해 네가 힘을 써야한다고 말입니다·”

주민들은 루이스의 꿀 바른 듯한 달달한 목소리에 빠져 헤어 나오질 못했다·

원래 똑같은 말도 목소리 좋은 사람이 말하면 설득력이 남다른 법·

백성들의 눈에는 루이스가 정말로 신의 계시를 받고 탈리안을 찾아온 것처럼 보였다·

··· 물론 이 상황은 전부 이안과 짜고 치는 판이었지만 말이다·

“이안· 내 다음 대사가 뭐였지?”

“아씹· 그냥 정성이 갸륵하다고 말해·”

그새 대사를 까먹은(···) 루시가 해맑게 웃으며 소리쳤다·

“네 정성이 갸륵하구나! 늑대인간이여!”

“오오!”“탈리안 남작님이 늑대인간을 칭찬하셨다!”

루시는 한껏 텐션이 업 된 목소리로 말했다·

“이 또한 하늘의 뜻일지니! 너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며 기쁜 마음으로 공물을 받겠노라!”

“지혜로운 결정에 감사드립니다· 탈리안의 주인이시여· 하늘 또한 남작님의 결정에 기뻐하실 겁니다·”

루이스가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믿기 힘든 일이 벌어졌다·

“와···!”

“저게 다 뭐야!”

수십 마리의 늑대들이 마치 양치기 개처럼 일사분란하게 짐승을 몰며 나타났다·

그것들은 멧돼지와 돼지 소와 양 그리고 사슴 떼였다·

도축하면 어마어마한 양의 식량이 나올 건 너무나 자명한 사실·

“이것이 제가 남작님께 바치는 공물입니다!”

루이스가 소리치자·

“와아아아아아!”

지축을 울리는 함성이 터져 나왔다·

대장장이 샘 역시 소리를 지르던 백성들 중 하나였다·

“···”

하지만 이내 샘은 냉정을 되찾았다·

저건 탈리안 남작 개인에게 바쳐진 공물이지 백성들의 몫이 아니었다·

하물며 난민들에게는 얼마의 몫이 떨어질까?

샘이 그런 생각을 떠올리려던 참이었다·

루시가 손을 들며 선언하듯 외쳤다·

“백성들은 들어라!”

“사악한 드래곤의 숨결이 세상을 더럽히고 있는 지금! 너무나 많은 이들이 고통을 받았노라!”

“허나 하늘은 우리를 외면하지 않았다!”

“그대들의 간절한 기도가 하늘에 닿았노라! 하늘이 이 늑대인간을 통해 격려의 손길을 내밀었노라!”

“그러니 위대한 하늘의 이름으로! 이 공물은 너희 모두에게 공평하게 나누어주겠노라!”

“그것이 이 루시 탈리안의 뜻일지니!”

잠시 침묵이 흘렀다·

이윽고·

“와아아아아아!”

아까보다 더욱 거센 함성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이번에는 대장장이 샘도 목소리를 높였다·

와! 우리한테도 공평하게 음식을 나눠준대!

지금 하늘의 이름을 걸었는데! 설마 거짓말을 했겠어?

대부분의 난민들이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을 때 샘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탈리안 남작님! 유르도 남작을 조심하십쇼!!!”

‘유르도 남작!’

샘은 뒤늦게 이 상황이 유르도 남작에게 얼마나 엿같이 돌아가는지를 깨달았다·

유르도 남작은 반란을 코앞에 둔 상황·

추종자를 모으면서 소문까지 흘린 상황이니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과 다름없었다·

그런데··· 갑자기 튀어나온 늑대인간이 유르도의 계획을 모두 망쳐버렸다!

“엥?”

루시는 뜬금없는 이름에 바보 같은 목소리를 흘렸다·

동시에 군중 사이에서 갑옷을 입은 사내가 나타났다·

“거짓말! 탈리안 남작은 거짓말쟁이다!”

“··· 유르도 남작!”

유르도 남작은 이미 사생결단을 내기로 작정한 듯 갑옷에 검까지 착용한 상태였다·

누가 봐도 그냥 루시를 만나러 온 몰골은 아니었다·

“탈리안 남작은 사악한 마법으로 늑대인간을 현혹해서 신성모독적인 방식으로 짐승을 긁어모았다!”

“···”

유르도 남작의 위풍당당한 연설에 이안은 식은땀을 살짝 흘렸다·

저 자식··· 쓸데없이 감이 좋군·

남작의 추측은 어느 정도는 사실이었다·

늑대인간이 하늘신의 꿈을 꾸고 공물을 갖다 바쳤다? 전부 개뻥이다·

하지만 그걸 순순히 인정할 수는 없다!

“닥-쳐라! 지금 어디서 일개 남작따리가 입을 놀리느냐!”

“나 남작따리?”

이안이 거침없이 일갈하자 유르도 남작은 당황해서 말을 더듬었다·

아니 남작따리라고?

세상에 저런 모욕은 태어나서 처음 들어본다!

“하늘신의 이름으로 바쳐진 공물을 두고 신성모독적인 방식이라고 지껄이다니! 제정신이 아닌 놈이구나!”

“··· 아니! 나는 진실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어젯밤 신께서 내 꿈에 나타나서 속삭이셨다!”

유르도 남작이 이안과 루시를 삿대질하며 소리쳤다·

“저건 탈리안 남작과 네놈의 사악한 마법의 결과물이란 것을!”

“꿈? 지금 꿈이라고 했냐?”

이안은 유르도 남작이 꿈 어쩌고 하는 소릴 지껄이자 내심 안심이 됐다·

저 새끼· 100% 이안이 뭘 꾸몄는지 모르고 있다·

그냥 이안을 흑마법사 취급하고 자신의 정당함을 살리려고 아무 말이나 지껄이고 있는 것이다·

중세의 일들이 대부분 이랬다·

일단 저질러놓고 난 뒤 그럴싸한 말을 갖다 붙이면 흐지부지 넘어가버리는 것이다·

이안은 유르도 남작이 얼마나 심리적으로 몰려있는지를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놈이 곧 들이받을 기세란 건 알고 있었다!

“하늘의 뜻을 대신하여! 네놈들에게 천벌을 내릴 것을···”

이안은 유르도 남작이 밑밥을 깔기 시작하자 즉시 마법을 사용했다·

“[어둠이여!]”

[LV UP!]

[스킬 : 암영술 – Lv 5]

[당신은 뛰어난 암영술사다]

이안의 암영술 레벨이 5레벨에 도달했다·

이제 대낮에도 약간의 어둠을 불러올 정도의 수준이 되었다·

이안은 어둠의 장막을 불러내어 루시와 함께 몸을 감췄다·

그러자 유르도 남작은 크게 당황했다·

“또 저런 사악한 마법을!”

치사하게 어둠 속으로 숨어버리다니!

저러면 탈리안 남작을 죽이기 어렵잖아!

“궁수! 탈리안 남작을 쏴라!”

유르도 남작은 미리 숨겨뒀던 궁병들을 호출했다·

일단 탈리안 남작을 죽인 뒤 남작이 사악한 흉계를 꾸몄다며 어떻게든 둘러댈 생각이었다·

겸사겸사 탈리안도 통치하면서!

십자궁을 든 궁수들이 루시가 있을법한 방향을 겨냥했다·

어둠 때문에 보이지는 않지만 대충 쏘다 보면 맞을 거란 계산이었다·

그러나 궁수들은 루시의 곁을 지키던 노인이 누구인지 몰랐다·

“네 이놈!!!”

건장한 노인 소드 마스터 살바도르가 사자후마냥 일갈을 내질렀다·

꾸짖을 갈(喝)!

누가 무협지 좋아하는 노인네 아니랄까봐 완벽한 자세의 일갈이었다·

“쏴 쏴라!”

궁수들은 명령에 따라 십자궁을 발사했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참으로 비겁하고 비열한 작자들이로다!”

팅! 팅!

“???”

궁수들은 살바도르가 펼친 달인의 묘기를 보고 할 말을 잃었다·

그는 무려··· 날아오는 화살을 모조리 검으로 쳐낸 것이었다!

“이안· 괜찮나?”

“응· 고마워· 벨렌카·”

사실 벨렌카도 비슷한 재주를 펼쳤지만 어둠에 몸이 반쯤 파묻혀서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저 미친놈을 잡아라!”

“큭! 놔라! 천한 것들! 나는 유르도의 정당한 주인이다!!!”

암살 시도에 실패하자마자 유르도 남작은 다몬의 부하들에게 붙잡혔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24·6·13

등록된 마지막 회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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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a Medieval Fantasy Wizard

Became a Medieval Fantasy Wizard

중세 판타지의 마법사가 되었다
Score 8
Status: Ongoing Type: Author: Released: 2023 Native Language: Korean
The absurd adventure story of Ian, a wizard in a medieval fantasy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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