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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Chapter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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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00

“그래서 결과는?”

   “다들 괜찮네요. 약간의 영양실조가 있긴 한데 지금처럼 잘 먹이면 금방 나아질 거예요.”

   “다행이군.”

검진 결과는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괜찮게 나왔다.

   하긴 이 고아원을 후원한 지도 시간이 꽤 흘렀으니 그동안 꾸준히 개선해오며 건강도 괜찮아진 거겠지.

“다만 위생적으로 더 인식을 심어줄 필요가 있어 보여요.”

   “위생?”

   “잘 씻어야 한다는 거죠. 옷만 깨끗하다고 괜찮은 게 아니라 몸을 청결하게 해야 병에 걸리지 않으니까요. 특히 손은 매일 씻도록 습관을 들여주고요.”

   “아. 그런 뜻이었나.”

확실히 아이들을 살펴보면 자기가 더러워지는 것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경향이 보인다. 특히 손에 흙을 묻힌 채로 얼굴을 비비적거린다던가.

음식이나 옷이야 돈만 있으면 해결되는 문제지만 인식과 가치관은 꾸준히 시간을 들여 바꿔야 하는 문제니까.

“아무튼 오늘 시간 내줘서 고맙다.”

   “뭘요. 돈을 받았으니 그만큼 일하는 것뿐인데요.”

막상 그렇게 말하면서도 조앤은 입가에 미소를 지우지 않았다.

“이렇게 애들이 병원에 돌아다니는 모습은 신선하네요.”

   “음? 평소엔 애들이 자주 안 오나?”

   “그런 뜻이 아니라 보통 병원이 오늘처럼 활기차기는 어려우니까요. 삭막하다고 해야 하나 칙칙한 느낌이잖아요?”

그녀의 말뜻이 대충 어떤 느낌인지 깨닫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 보니 군의관으로 활동했다고 했었지.”

   “기억하고 계시네요. 확실히 그때는 못 볼 꼴도 많이 봤죠. 나름대로 트라우마랄까?”

대수롭지 않다는 듯 가볍게 얘기하지만 조앤의 눈에는 씁쓸함이 묻어나왔다.

어쩌면 그래서 카지노와 도박에 깊이 빠져든 게 아닐까.

   힘든 과거의 기억을 잊기 위한 도피처로 삼기엔 그보다 좋은 것도 거의 없을 테니.

“길버트 씨랑은 잘 돼가나요?”

   “물론. 그러니까 오늘 이렇게 찾아온 거잖나.”

   “다행이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뤼팽 씨가 꿈을 이루셨으면 좋겠거든요.”

꿈이라. 지난번 카지노 VIP실에서 셋이 함께 그런 얘기를 나눴었지.

   세계 평화라는 목표가 언뜻 들으면 유치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그녀는 비웃거나 장난처럼 받아들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리고 제단 운영비엔 저도 어느 정도 지분이 있잖아요?”

   “그랬었나?”

   “카지노에서 제 돈을 몽땅 털어갔으니 당연히 있죠. 적은 액수도 아니었는데.”

   “미안하군. 딴 돈에는 딱히 관심을 두지 않는 터라.”

   “와. 진짜 너무하시다.”

시답잖은 얘기를 한창 나누고 있을 때쯤 이쪽을 빤히 노려보는 시선을 느끼고 고개를 돌렸다.

예상대로 주황색 머리의 꼬맹이였다.

   아까 병원에 처음 들어와서부터 계속 저런 상태였다.

막상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면 대답하긴커녕 쳐다본 적 없다면서 뻔뻔하게 시치미만 뗀다.

조앤도 마찬가지로 확인했는지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손을 휘저었다.

“놔두세요. 원래 애들은 이상한 곳에 꽂히곤 하잖아요.”

   “하긴 네가 좀 이상하긴 하지.”

   “네? 누가 봐도 뤼팽 씨를 보고 있는 거거든요.”

   “아니. 병원에 도착한 뒤로 저러는 걸 보면 너를 보고 있는 게 맞다.”

   “절대 아니에요.”

그때 원장이 굽신거리면서 이쪽으로 조심스레 다가왔다.

“오늘 이렇게 아이들을 전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아무것도 한 게 없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 흔쾌히 도와주신 덕분이죠.”

   “하하. 아이들이 너무 착해서 저희도 기쁜 마음으로 할 수 있었는걸요.”

이건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 더 본격적인 지원을 위해서 아직 남아있는 것들이 한참 남아있으니까.

“앞으로 1년에 한 번씩 정기 검진을 받게 될 겁니다.”

   “그렇게 자주 말입니까···?”

   “아이들은 하루가 다르게 쑥쑥 크니까요. 세심한 관심이 필요한 법이죠.”

오늘의 검진에선 아무 이상 없었으니 곧바로 돌아가도 될 듯싶다.

   간단하게 조앤과 작별 인사를 나눈 뒤 아이들을 이끌고 다시 돌아가는 길.

주디가 슬그머니 옆으로 다가오더니 내게 말을 걸었다.

“아저씨.”

   “왜 그러니?”

   “의사 선생님이랑 무슨 사이에요?”

전혀 생각지도 못한 뜬금없는 질문에 말문이 턱 막혀버렸다.

   이쪽을 바라보는 초록색 눈동자엔 강렬한 호기심이 느껴졌다. 설마 아까부터 쭉 쳐다봤던 게 이것 때문이었나?

“친구 사이란다.”

   “어떤 친구요?”

   “그냥 아는 친구지.”

   “그게 다예요?”

집요할 정도로 꼬치꼬치 캐묻는군.

   미안하지만 나도 조앤과 그 이상의 사이가 되고 싶은 마음은 없다.

그녀가 별로라는 뜻은 아닌데 딱히 이성으로 두근거리진 않는달까.

   그냥 지금처럼 적당히 친한 사람 정도의 거리감이 딱 좋았다.

그나저나 이 아이는 내가 무섭지도 않은가?

   다른 애들은 전부 나를 볼 때마다 살짝 겁먹고 피하는 눈치가 느껴지는데 이 녀석만큼은 오히려 서슴없이 다가와서 먼저 말을 걸어버린다.

덕분에 지금도 제일 뒤에서 느긋이 걸어가던 내 옆에 찰싹 달라붙어 곤란하게 만들고 있지 않은가. 앞서가던 아이들도 우리 쪽을 몇 번 힐끔거리다 아예 관심을 꺼버렸다.

“진짜 그냥 친구라는 거죠?”

   “그래.”

   “어떻게 하다가 친해졌어요?”

   “그런 게 왜 궁금하니.”

   “그냥요.”

대충 영혼 없이 대답해주다가 문득 좋은 아이디어가 하나 떠올랐다.

   나는 녀석과 눈을 맞추면서 진지하게 얘기했다.

“그럼 이렇게 하자꾸나. 서로가 번갈아 가면서 질문을 주고받는 거야. 어떠니?”

   “음. 게임 같은 거예요?”

   “그래. 비슷한 느낌이지.”

   “좋아요! 그럼 이번엔 아저씨가 먼저 질문하세요.”

호의를 사양하지 않고 즉시 궁금한 점을 물어보았다.

“혹시 줄리엣이라고 아니? 이 고아원에서 자랐다던데.”

   “줄리엣 언니요? 당연히 알죠. 저랑 제일 친했는데!”

   “오호. 그랬구나.”

이거 생각보다 좋은 정보를 얻을 수도 있겠는데?

   물론 원장한테 물어봤을 땐 딱히 수확이 없었지만 때로는 어른에게 묻는 것보다 같은 처지를 겪은 아이가 더 많이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럼 이젠 제 차례죠?”

   “네 차례라고?”

   “줄리엣 언니를 아냐고 물어보셨잖아요. 그래서 알고 있다고 대답했고.”

   “···그래. 듣고 보니 그렇구나.”

명랑한 녀석 같으니라고. 너무 똑 부러져서 뭐라 반박할 수도 없었다.

“아저씨는 왜 저희 고아원을 도와주시는 거예요?”

   “그야 너희들이 행복하길 바라기 때문이란다.”

   “재미없는 대답이네요.”

보통 감동해야 하는 타이밍 아니야?

   아무리 봐도 보통 꼬마는 아니란 말이지.

“다시 내 차례구나. 줄리엣이 어떤 일을 하는지 알고 있니?”

   “잘은 몰라요. 그런데 남들한테 함부로 알려주면 큰일 나는 직업이라 했어요.”

남들한테 알려주면 큰일 나는 직업?

   왜 머릿속에 탐정밖에 떠오르지를 않는 걸까.

“왜 자꾸 줄리엣 언니에 관해서만 묻는 거예요?”

   “그건 궁금하기 때문이란다.”

   “그게 뭐예요!”

   “질문을 좀 더 명확하게 했어야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이 째려보는 주디.

   그래봤자 무섭긴커녕 귀엽게 보일 뿐이었다.

“그럼 지금도 줄리엣과 연락하고 지내니?”

   “아니요. 나간 뒤로 쭉 편지 한 통 없다가 오늘 처음으로 왔는걸요.”

그 뒤로도 고아원에 돌아갈 때까지 문답 게임은 계속되었다.

   덕분에 줄리엣에 관한 정보를 대략 파악할 수 있었다.

우선 그녀의 나이는 10대 후반. 어렸을 때부터 쭉 고아로 자라와 정확한 나이는 알기 어렵다고.

고아원은 반년 전에 나가 독립했다고 한다.

   직업은 불명. 힌트라고는 남한테 쉽게 밝힐 수 없다는 것뿐.

성격은 다소 시니컬하며 말수가 적은 편.

   다만 마음씨는 착하고 상냥해 주디를 비롯한 아이들을 잘 챙겨줬다고.

마법 재능은 확신하긴 어렵지만 주디의 말로는 없었던 듯하다.

얻은 정보들을 토대로 추리해봐도 답을 확정 짓기엔 애매했다. 여전히 가능성은 열려있으며 오히려 더 커진 느낌에 가까웠다.

현재 상황을 정리하자면 이렇다.

비슷한 외모 비슷한 분위기 비슷한 나이의 금발 녹안 소녀 셋이 있다.

   각각 샤론 셜록 그리고 줄리엣이다.

이 셋이 모두 동일 인물일 수도 아니면 모두 제각각 별개의 인물일 가능성도 존재한다.

내 개인적인 추측으로는 아마 이 셋 중 하나는 만들어낸 캐릭터이며 다른 둘은 개별 인물일 확률이 높아 보였다.

즉 둘 중 누군가는 탐정인 셜록일 것이다.

   문제는 과연 그게 누구냐는 건데. 지금까지의 정보를 토대로 놓고 본다면 역시 샤론이 아닐까 싶긴 하다.

그렇지만 줄리엣이란 여자도 어딘가 신경 쓰인다.

   그녀는 전혀 상관없다고 딱 잘라서 확신하기가 힘들었다.

고아원으로 복귀해 원장실에 들어가서도 고민은 계속되었다.

“오늘 하루 정말 감사했습니다.”

   “아니요.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그때 책상 위에 올려진 편지에 우연히 눈길이 쏠렸다.

   겉봉투에 쓰인 이름은 다름 아닌 줄리엣.

그것을 빤히 쳐다보다 원장에게 물었다.

“그 편지는?”

   “아···. 어제 왔던 편지입니다. 오늘 고아원에 들르겠다는 얘기였죠.”

   “아까 처음에 마주쳤던 그 아가씨로군요. 실례가 안 된다면 무슨 얘기를 나누셨는지 여쭤봐도 괜찮겠습니까?”

원장은 크게 개의치 않고 선선히 대답해주었다.

“후원을 하고 싶다더군요. 본인이 자라온 고아원이라 애착이 있던 거겠죠.”

   “후원이라···.”

   “오늘은 간단하게 안부만 묻고 자세한 내용은 다음에 따로 얘기하자고 했습니다.”

잠시 생각에 잠겨있던 나는 그에게 물었다.

“편지에는 발송 주소가 적혀있죠.”

   “···네? 갑자기 그건 왜?”

   “원장님만 괜찮다면 제가 그 친구 집에 한 번 방문하는 것도 좋을 거 같아서요. 후원과 관련해서 말입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100화가 됐어용!! 짝짝짝

앞으로도 계속 잘 부탁드립니당~!

100화 기념으로 뭐가 좋을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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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Score 8
Status: Ongoing
Every night, ordinary extras at the academy act as phantom thieves while hiding their ident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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