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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Chapter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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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17

다음 실기 시험 과목은 바로 대련이었다.

평소에도 가장 인기가 많고 신경 쓰던 과목답게 실기 시험에서도 대련은 매우 중요하게 여겨진다.

다만 실기 시험으로서의 대련은 평소와 큰 차이점이 하나 있었다.

   바로 대련 상대를 다른 반의 학생으로 골라야 한다는 것.

이유야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반이 다르다고 무조건 부정행위가 불가능한 건 아니다.

사실 그보다도 객관적인 실력을 파악하기 위해서가 첫째 이유였다.

쉽게 말해 같은 반끼리는 평소에도 자주 대련하며 상대를 잘 파악하고 있으니 그에 맞는 공략법을 준비해올 수 있다.

그래선 외부인인 심사관은 제대로 평가하기가 힘드니 아예 접점이 거의 없을 다른 반과 매치시켜버리는 것이다.

물론 이렇게 해도 결국 매칭 운이라는 건 존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번 시험은 비록 대련이긴 하지만 승패는 평가 항목의 한 요소일 뿐 전체까지는 아니다.

설령 패배했다고 한들 상대와의 격차가 많이 나는데도 분전했다면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

   반대로 자신보다 약한 상대한테 많이 휘둘렸다면 승리했음에도 점수를 짜게 받을 수도 있다.

“레이첼. 상대 정해졌어?”

   “엉.”

   “누군데?”

   “몰라. C반의 뭐시기.”

참 태평하네. 누가 와도 이길 자신이 있다는 거겠지.

사실 레이첼이라면 저럴 만한 것이 실제로 동급생 중에 그녀를 꺾을만한 실력자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었다. 되게 너그럽게 봐줘도 열 손가락을 넘길까 말까.

아마 단순 화력으로만 따진다면 지금 당장은 1학년 최강일 것이다. 화염이란 개성이 워낙 그런 면에 특화되어 있기도 하고.

“율리아는?”

   “나도 방금 정해졌더라. B반의 더스틴이었나?”

   “그렇구나.”

딱히 들어본 적 없는 이름인 걸 보니 그냥 엑스트라인 모양이다.

참고로 대련 상대가 정해지는 방식은 한마디로 성적순이다.

   정확히 말하면 종합 능력 평가가 우수한 학생이 먼저 대련 상대를 고르는 방식이었다.

지목 자체는 하든 말든 본인의 자유지만 지목을 당하면 거부할 수 없는 특이한 시스템.

   즉 꼬우면 성적 올려서 네가 지목하라는 뜻이겠지.

“샤론. 너도?”

   “응.”

   “나는 언제쯤 정해질까?”

나를 제외한 세 사람은 종합 능력 평가에서 상위권에 속한다.

레이첼은 전투 특화 샤론은 성적 특화 율리아야 종합적으로 완벽하고.

   이 순위는 아카데미 중등부의 성적과 진단평가 성적을 기준으로 하기에 당시로선 엑스트라에 불과했던 나는 아직 하위권에 머무는 상태다.

사실 이번 중간시험이 끝난다고 순위가 급상승할 일도 거의 없어 보이긴 하지만.

아무튼 그런고로 세 사람은 시작과 동시에 대련 상대가 정해진 상황.

   반면 나는 누군가 지목해주지 않는 이상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어? 저기 네 이름 있는 거 같은데?”

   “···응?”

벌써? 내 이름이 나오기엔 너무 이른 타이밍인데.

그때 불쑥 떠오르는 불안감.

   잠깐만. 설마 이거···.

<진 그레인저 → 크로 모리스>

“······.”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였다.

이 미친 녀석이 대련 상대로 나를 지목해버린 것이다.

“진 그레인저?”

   “뭐냐? A반 1등인 거 같은데. 너 얘랑 아는 사이냐?”

   “하아···. 왜 나한테 이런 일이···.”

그제야 왜 이리 빨리 이름이 불렸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무려 전교 1등께서 친히 지목해주셨으니 애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서 기다릴 필요도 없이 대련을 시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너무 잘된 일이라 절로 기쁨의 눈물이 나올 것만 같다.

“이하의 학생들은 바로 대련 준비해주세요!”

이름도 첫 빠따로 불렸다.

“와 씨. 먼저 끝내고 쉬는 거잖아. 개부럽다.”

   “그리 부러우면 네가 대신 뛰어주던가!”

   “미안한데 그건 부정행위라서. 참 아쉽게 됐네.”

아쉽긴 개뿔.

   지금 이 녀석 전부 알면서 일부러 약 올리고 있어.

여전히 참 악질적인 성격이다. 내가 잠시나마 두근거렸던 청초한 레이첼로 돌아오라고.

“잘하고 와. 응원할게.”

   “힘내.”

   “···그래. 갔다 올게.”

율리아와 샤론의 응원을 뒤로한 채 대련장으로 이동했다.

그리고 녀석을 마주쳤다.

 

   ***

 

   “어이. 오랜만이다?”

아무렇지 않게 인사를 건네는 녀석.

“우리 어제 만났거든.”

   “그랬나? 뭐 상관없고.”

그레인저는 주머니에 손을 꽂아 넣은 채 피식 웃으며 재수 없게 말했다.

“내가 말했지? 피하고 싶어도 못 피할 거라고.”

그래. 아주 정확한 말이었다.

   실제로 녀석한테 지목을 당했는데 벗어날 방법이 없었으니까.

너무 어이가 없어서 진심으로 물어보았다.

“왜 굳이 나를 고른 거야?”

사소한 해프닝처럼 보여도 사실 이건 상당히 심각한 문제였다.

왜냐하면 오늘이 바로 주인공과 이 녀석이 처음으로 마주치는 날이기 때문이다.

원래 지금 이 자리에 있어야 할 사람은 내가 아니라 레이어드다.

매사에 시큰둥한 그레이스는 딱히 누구를 고르지 않고 랜덤으로 추첨 되어 주인공과 우연히 맞붙게 되고 그때부터 녀석에게 흥미를 품게 되는 것이 원작의 스토리였다.

그 거대한 흐름이 지금 무너져버린 것이다. 이것이 나중에 어떤 결과로 돌아올지 예상조차 가지 않았다.

주인공의 가장 중요한 라이벌. 서로 견제하고 의식하며 성장해야 할 구도가 아예 사라져버릴 수도 있다.

물론 여신님의 조언을 들은 지금은 원작에 너무 집착하지 않기로 하긴 했다.

   결국 원작이란 흐름도 무수한 세계의 가능성 중 하나에 불과하니까.

굳이 주인공 조연 엑스트라로 나누지 않고 그냥 나만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면 되는 거니까.

단지 나는 궁금할 뿐이다.

   왜 그레인저가 굳이 원작 흐름을 거스르면서까지 나를 선택했는지.

녀석의 답변은 매우 간결했다.

“그냥. 재밌으니까.”

   “···어?”

   “나한테 처발리고 질질 짤 너를 상상하니까 막 흥분되거든.”

삼백안 속 새빨간 눈동자가 이쪽을 빤히 응시했다.

소름이 끼쳐서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 치며 몸을 가렸다.

“더러워.”

   “더! 더 공포에 떨어 봐! 하아···.”

진짜 미쳤나 봐. 원래도 또라이 사이코란 건 알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더 미친 변태 녀석이었다.

특히 다른 것보다도 마지막에 그 한숨은···.

   만약 여자가 했어도 불결했을 텐데 남자 새끼가 하니 진짜 끔찍하도록 역겹게 느껴졌다.

“두 분. 이제 그만 떠들고 대련 시작해주십시오.”

시험관이 무덤덤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방금 그 말을 들었으면 저렇게 태연할 수가 없을 텐데.

그래. 이왕 이렇게 된 거 한번 제대로 싸워보는 수밖에.

   지금 이 불쾌한 감정을 투지로 승화한다면 반전을 만들어낼 수도 있지 않을까?

물론 쉽지는 않을 것이다. 기적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100% 지겠지.

그런데 졌을 때 마주치게 될 녀석의 표정이 너무나 싫었다.

   상상만으로도 속이 메슥거리고 막 답답해지려 했다.

그러니까 지더라도 최소한 저놈이 나를 마음껏 비웃지는 못하게 만들겠다.

우리는 서로를 마주 본 채 시작 사인을 기다렸다.

“뺀질이. 지고 울지나 말라고.”

   “너야말로 날 선택한 걸 후회하게 될걸.”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진다. 아직 대련을 시작하지 않은 학생들이 구경하는 것이다.

   특히 맞은편에 있는 상대가 전교 1등이다 보니 관심도가 상당할 수밖에.

그러니 여기서 반전을 만들어낸다면 소문은 빠르게 퍼지고 만다.

   굴욕을 주기에 최적의 상황이란 뜻이다.

“그럼 시작!”

시작과 동시에 먼저 뛰어들었다.

나는 느긋해선 안 된다. 그건 강자의 특권이기에.

   약자는 언제나 열심히 움직이며 빈틈을 노려야만 한다. 빈틈이 없다면 어떻게든 만들어내야 한다.

하지만 상대는 빈틈투성이였다. 오히려 제발 공격해달라는 듯이 조금도 내 접근을 경계하지 않는 기색이었다.

그렇다고 방심하면 거기서 끝나는 거다.

   성격은 짜증 나더라도 저 녀석의 실력은 진짜니까. 원작의 정보를 통해 놈의 능력을 알고 있기에 빈틈이 보여도 들어가지 않았다.

“오. 제법인데?”

그와 동시에 놈의 등 뒤에서 흐릿하게 등장한 상어가 입맛을 다셨다.

진짜 미친놈인가? 대련에서 시작하자마자 저 녀석을 꺼냈다고?

   만약 저기에 그대로 들어가서 물렸다면 상·하체가 뎅겅 분리됐을지도.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놈은 손을 뻗어 상어를 그대로 이쪽에 보냈다.

   입을 크게 벌리고 먹잇감을 노리는 상어.

침착하게 카드를 꺼내 중지와 검지 사이에 끼웠다.

그대로 슥슥슥.

마치 한 자루의 검으로 난도질하듯 카드를 휘두르자 곧 상어는 저항 없이 몸이 썰렸다.

   이 신선한 횟감을 그대로 도마에 받아내면.

“상어 사시미 완성.”

   “오오!!”

대련을 지켜보던 관객들 사이에서 탄성과 함께 박수가 나왔다.

절단 마법이면 엄청난 살상 능력 아니냐 싶겠지만 안타깝게도 생명엔 아무런 피해도 주지 못하고 오로지 마력만을 끊어내는 마술이다.

물론 녀석의 개성인 ‘마력 소환수’를 상대로는 매우 유용한 기술이지만 말이다.

자신의 예상과는 다른 전투 구도에 그레인저는 상당히 당황한 듯했다.

   자랑하던 주력기 중 하나인 상어가 힘없이 당했으니 그럴 만도.

미안하지만 지금 나도 존재감이 없을 뿐 1학년생 중에서는 최상위권이란 말씀.

뜻밖의 전개에 부들거리던 녀석은 이내 바락 소리를 내질렀다.

“웃기지 마!!”

전투는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상어 냠냠

샥스핀 냠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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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Score 8
Status: Ongoing
Every night, ordinary extras at the academy act as phantom thieves while hiding their ident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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