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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Chapter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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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3

인터뷰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사실 굉장히 특별한 정보를 얻은 건 아니었다.

   괴도 레이븐에 관한 이야기는 이미 여러 매체에서 우려먹은 상황이었으니까.

게다가 경찰 측도 많은 정보를 알고 있다고 보기 어려웠다.

   정말로 괴도에 대해 빠삭하게 파악했었다면 진작 체포했겠지.

다만 의외로 섬뜩할 만큼 예리한 부면도 있었다.

“그 내용은 사실 우리가 아니라 수사 협조자가 알아낸 정보지만.”

   “수사 협조자라면···.”

   “그 아가씨는 자신을 탐정이라고 소개했었지.”

분명 셜록이라는 이름이었나.

   내 트릭을 단번에 간파해내고 궁지로 밀어붙였던 당사자. 게다가 온갖 마술을 사용해도 끝까지 나를 추격하던 무서운 여자.

만약 셜록이 앞으로도 경찰과 함께 나를 압박해온다면 분명 이전보다 훨씬 어려워질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나쁘지 않다.

   원래 이런 건 쫄깃함이 있어줘야 제맛이니까.

“아무튼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괴도를 잡는 게 목표다.”

   “그렇군요.”

준비한 질문은 모두 끝났다. 그런데 도저히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예정에 없던 질문을 던졌다.

“저 악어는 어떻게 잡으신 건가요?”

   “아 하수도에 있길래 지원을 요청해서 토벌했지.”

너무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는 거 아니야?

   만약 내가 저만한 악어를 잡았다면 동네방네에 자랑하며 으스댔을 텐데.

   심지어 두 발로 서서 움직이는 거대 악어 괴물이잖아.

전시되어있는 가죽을 빤히 바라보던 레이첼이 입을 열었다.

“고기는 어떻게 했어요?”

상상도 못 했던 관점이었다. 그런 걸 궁금해한다는 것 자체가 신기했다.

   그런데 진짜 고기는 어떻게 했을까?

“먹었는데.”

   “···진짜요?”

내 질문에 형사 누님은 코웃음을 쳤다.

   뭐야. 그 웃음의 의미는. 설마 지금 나를 비웃은 건가?

“더 물어볼 건 없나?”

   “네.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됐어. 어차피 기자들한테 셀 수 없이 말해준 내용인데 한 번 더 추가한다고 뭐가 달라질까.”

여형사는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내밀었다.

“그러고 보니 아직 이름도 못 들었네. 나는 가젯이야.”

가젯. 상당히 특이한 이름이었다.

   역시 원작에선 딱히 나온 적 없는 듯한 느낌.

   애초에 마법이 주 배경인 만화에서 일반 형사가 등장할 이유 자체가 거의 없긴 하지만.

“레이첼이에요.”

   “크로라고 합니다.”

레이첼에 이어 나와 악수하는 순간 그녀가 내 손을 놓지 않고서 가만히 응시하기 시작했다.

“우리 어디서 봤었나?”

   “어 네···?”

순간 당혹감에 몸이 얼어붙을 뻔했다.

   설마 그 어둠 속에서 봤던 내 얼굴을 기억하는 건가? 해봤자 고작 뒤통수밖에 기억하지 못할 줄 알았는데.

침착하자. 다행히 금방 이성을 되찾은 뒤 시치미를 뗐다.

“아니요. 초면이에요.”

   “그런가. 알겠다.”

의외로 순순히 납득하는 가젯 형사.

   우리는 곧바로 경찰서를 빠져나왔다.

거리를 걸으며 레이첼이 음흉한 미소를 지은 채 농담을 던졌다.

“아까 그 경찰. 너한테 관심 있나 본데?”

   “뭐?”

   “악수하는데 갑자기 손을 꼭 붙잡고서 혹시 어디서 본 적 있냐고 묻는 게 말이 돼? 당연히 너한테 관심이 있어서 그러는 거지.”

굳이 대꾸할 필요조차 느끼지 못했다.

그녀는 누가 봐도 그렇게 대놓고 추파를 던질 사람이 아니었다. 내 얼굴을 보고 약간의 위화감을 느꼈던 거겠지. 다행히 괴도라고 의심하는 단계까진 아닌 모양이었지만.

[과연 예리하구나. 그걸 정확히 맞히다니.]

‘제가 보기엔 여신님이 둔감한 거 같은데요.’

설마 진짜 그 말이 맞다고 믿는 거야? 정작 말을 꺼낸 레이첼도 아니란 걸 알면서 짓궂은 농담을 던진 것뿐인데.

내가 아예 무시해버리자 레이첼은 툴툴대며 불만을 터뜨렸다.

“흥. 누가 찐따 아니랄까 봐 반응 존나 재미없네.”

   “궁금해서 그러는데 너는 왜 나를 계속 찐따라고 부르는 거야?”

   “그걸 몰라서 물어!? 네가 찐따처럼 행동하니까!”

씩씩거리면서 나를 노려보는 레이첼.

“됐어! 나 먼저 갈 거니까 따라오지 마!”

그러고는 자기 혼자 반대 방향으로 가버린다.

   나는 그녀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며 혼자 중얼거렸다.

“대체 어느 포인트에서 화난 걸까요?”

[무릇 여자의 마음은 갈대와 같다고 하지 않느냐.]

아니 아무리 그래도 저건 너무 심하잖아.

   여신님도 나와 비슷하게 느꼈는지 나지막이 뒷말을 덧붙였다.

[···다만 저 아이는 갈대보단 민들레에 가깝겠구나.]

민들레라니. 그러면 바람에 흔들리는 수준이 아니라 아예 흩어져 날아가 버린다는 건가.

뭔가 너무한 감이 있었지만 여신님의 말을 부정하지는 않았다.

참 민들레 같은 여자구나.

 

   ***

 

   자료 조사를 하느라 시간이 조금 늦었지만 오늘도 역시 괴도 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흔히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고 말한다. 그와 마찬가지로 늦게까지 일하는 괴도가 보석을 훔치는 것이다.

뭔가 비유가 좀 엉성한 것 같아도 그냥 넘어가도록 하자.

“다음 목표는 어딘가요?”

[미술관이다.]

“네? 미술관이요?”

뜻밖의 장소가 튀어나왔다.

   보통 미술관이라고 하면 그림만을 한정하여 전시하는 공간을 뜻한다. 말하자면 박물관의 하위호환이라고 할 수 있겠지.

“미술관에도 보석이 있어요?”

[보석을 너무 좁은 의미로만 생각하지 말거라.]

“그러면요?”

[단순히 희귀한 광물뿐 아니라 빛을 품은 존재를 보석이라 표현하였던 거니까.]

“그러니까 보석보단 보물이란 개념에 더 가깝다는 거네요?”

[그것도 완벽한 표현은 아니지만 그나마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구나.]

과연. 여태껏 훔쳤던 4개 모두 사전적인 의미의 보석이었기에 당연히 그런 뜻이라고 알고 있었는데.

“어쨌든 나쁠 건 없네요. 훔칠 보석의 스펙트럼이 훨씬 늘어났다는 거니까.”

[물론이다. 최고의 괴도가 되기 위해선 가리는 것 없이 모두 훔쳐야 하는 법.]

“···여신님이 그렇게 말하니까 뭔가 묘한데요.”

지금은 그나마 익숙해졌으나 도둑질을 요구하는 여신이라니.

   역시 상식적으로 생각했을 땐 이상할 수밖에 없었다.

일단 미술관에 직접 가서 정확한 목표물이 무엇인지 파악하기로 했다.

“여기인가요?”

[그래. 이 안에서 내 흩어진 힘의 조각이 느껴지는구나.]

사혼의 구슬 조각 같은 느낌인가.

   사실 나는 여신님이 말해주는 대로 따를 뿐 어떤 원리로 힘을 되찾는지 정확히 알지는 못한다. 애초에 그건 말 그대로 신의 영역이니까 말이지.

“이번엔 국립은 아니네요.”

이번 목표는 개인이 운영하는 사립 미술관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난이도가 더 쉬워지지는 않을 것이다. 예고장을 보내기만 하면 어느 곳이든 차별하지 않고 경찰들이 눈에 불을 켠 채로 잡으려 들 테니까.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선 입장권이 필요했다. 다행히 그렇게 비싸지는 않았다.

개인이 운영하는 것치곤 내부는 꽤 잘 되어 있었다. 전시된 그림들도 상당한 예술적 가치를 지닌 것처럼 보였다.

참고로 지금은 평범한 옷차림인 상태다. 애초에 괴도 복장으로 미술관을 돌아다니면 곧바로 가젯 누님이 잡으러 올 것이다.

최대한 눈에 띄지 않게 평범한 관람객처럼 움직이며 여신님께 속으로 여쭤보았다.

‘목표 그림은 어디에 있어요?’

[저쪽이다.]

하나씩 그림들을 차례로 감상하며 여신님이 알려준 방향으로 슬그머니 이동했다.

그리고 한눈에 보자마자 깨달았다.

   이 그림이 바로 여신님이 말한 이번 목표라는 것을.

아까 전까지만 해도 다소 의아했던 여신님의 말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다.

빛을 품은 존재.

   내 눈앞에 있는 그림은 이곳 미술관에 전시된 다른 그림들과 다른 특별한 무언가가 깃들어 있는 듯했다.

마치 여태 보면서 감탄했던 영롱한 보석의 빛처럼.

   이 그림에서도 빠져들게 만드는 빛이 느껴졌다.

“폭풍우가 치는 바다 위 반짝이는 등대를 그린 거래. 되게 몽환적이지 않아?”

옆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그곳엔 교복이 아닌 검은 코트를 걸친 율리아가 서 있었다.

그녀가 싱긋 눈웃음을 지으면서 인사했다.

“안녕.”

   “···깜짝 놀랐어.”

   “나도. 설마 크로를 여기서 만날 줄은 몰랐거든.”

설마 미술관에서 율리아와 마주치게 될 줄이야. 평소 아카데미에서 늘 보던 모습이 아니라 그런지 다른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냥 지나가다 우연히 발견해서. 잠시 구경이나 하자는 느낌으로 온 거야.”

   “그렇구나.”

   “너는 미술관 자주 오나 봐? 이런 그림도 전부 알고 있는 걸 보면.”

   “그냥 가끔? 생각이 복잡해질 때 와서 멍하니 그림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차분해지거든.”

어찌 보면 율리아다운 취미였다.

   그나저나 지금 미술관에서 그녀를 마주쳤다는 건 생각이 복잡하다는 뜻일까?

무슨 이유 때문인지 궁금하긴 했지만 대놓고 물어보자니 우리가 그렇게 친한 사이도 아니기에 참 애매했다.

그런데 예상외로 그녀가 먼저 얘기를 털어놓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평범한 안부 인사처럼 이어졌다.

“오늘 레이첼이랑 자료 조사하기로 했었지?”

   “아 응.”

   “인터뷰는 잘했어?”

   “그냥 그랬지. 이미 언론으로 웬만한 정보는 다 밝혀졌으니까.”

   “하긴 그렇겠다.”

잠깐의 시간이 흐르고 율리아가 말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Quiz! 율리아가 뭐라고 말했을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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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Score 8
Status: Ongoing
Every night, ordinary extras at the academy act as phantom thieves while hiding their ident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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