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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Chapter 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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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53

결국 마주치고 말았다.

눈앞에 있는 사내를 바라보며 마른침을 삼켰다.

에반 레지널드. 내게 있어 천적이나 다름없는 집행자 중에서도 가장 꼭대기에 우뚝 솟아있는 남자.

실력은 말할 필요도 없다.

   현직 공식적으로 활동하는 마법사 중에는 최강에 가깝지 않을까. 그와 비견될 후보를 꼽자면 드라칸 멤버와 마탑의 학장 정도? 아카데미 교장도 집어넣을 만하겠지.

어쨌든 확실한 건 인간계 기준에서는 한 손에 꼽힐 만큼 강하다는 거다.

저번에 내가 그의 손아귀에서 탈출한 것도 어디까지나 공주가 적극적으로 협조해준 덕분이었다.

   그녀가 내 인질극에 동참해주지 않았다면 그 자리에서 저항도 못 하고 체포됐을 테니까.

그렇다 보니까 에반이 내 정체를 눈치챌 가능성은 거의 없겠지만 긴장이 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우리를 바라보며 정중하게 인사를 건네는 에반.

“어서 오게.”

원래 이런 분위기였던가?

분명 궁전에서 마주쳤을 때는 훨씬 능글맞은 느낌이었는데.

   하긴 그때는 범죄자를 잡으러 출동했던 거고 지금은 후배가 될 수도 있는 아카데미 학생과 만나는 자리니까 태도가 다를 법도 하려나.

“얘기는 대충 들었네. 아무래도 우리 쪽에서 결례를 범한 모양이군. 집행부장으로서 진심으로 사과하마.”

뭔가 어색하네. 내가 생각했던 그림과는 상당히 다르게 흘러갔다.

   아카데미에서보다 훨씬 살벌한 신경전과 기 싸움이 벌어지지 않을까 걱정했었는데 말이지.

아무렴 나로서야 좋은 일이었다. 이렇게 얘기만 후딱 끝낸 다음 빨리 떠나고 싶다.

반면 그레인저는 조금도 긴장한 기색 없이 가벼운 어투로 물었다.

“아저씨가 여기 대빵이에요?”

   “그렇다고 볼 수 있지.”

   “오오.”

이제는 딱히 놀랍지도 않다. 오히려 저렇게 한결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다면 실망했을지도.

“이곳까지 찾아왔다는 건 내게 확실한 설명을 듣고 싶다는 거겠지.”

   “쓸데없이 뜸 들이지 말고 빨리 좀 끝내시죠?”

그레인저의 화끈한 언행에도 언짢은 기색을 전혀 내비치지 않는 에반.

“그 전에 하나만 묻지. 얘기를 듣는 순간 자네들은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네. 이건 위협이나 협박이 아니라 경고일세. 정말로 진실을 마주할 각오가 되어있는가?”

도대체 뭔 얘기길래 이렇게까지 겁을 주는 걸까.

   이쯤 되면 궁금해서라도 반드시 들을 수밖에 없단 사실을 모르는 걸까?

“예. 됐으니까 얼른 알려주쇼.”

   “뒤쪽 친구도 마찬가지인가?”

내게 향하는 시선. 솔직히 이 이상 귀찮은 일에 엮이는 건 질색이지만 그렇다고 여기까지 와서 아무것도 못 듣고 돌아가긴 더 싫었다.

“네. 얘기해주세요.”

고개를 끄덕이며 뜻을 밝히자 에반도 그 이상의 경고는 꺼내지 않았다.

“알겠다. 그럼 알려주지.”

숨을 들이켜며 한 박자 뒤에 이어지는 설명.

“금지 마법의 정체는 드래곤 소환 마법이다.”

   “···네?”

말뜻을 이해하려 곱씹어보았다.

   그 말대로면···.

“금지 마법을 쓴 게 맞다는 거예요?”

   “아니. 둘은 비슷해 보여도 엄밀히 다르지. 자네가 쓴 마법은 어디까지나 마력으로 형상화했을 뿐인 가짜 드래곤이니까.”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안 갔지만 일단 얌전히 계속 들어보기로 했다.

“쉽게 말해 진짜 드래곤이 아니란 뜻이다.”

   “뭔 소린가 했더니. 애초에 진짜 드래곤이 뭔데요? 그걸 아는 사람이 있긴 해요?”

   “물론 나는 모른다. 드래곤은 신비의 시대가 저물면서 모습을 감췄으니까. 하지만 네가 소환한 드래곤이 가짜란 것쯤은 확신할 수 있지.”

자신의 마법이 무시당했다고 느낀 걸까 그레인저는 인상을 찡그리며 에반을 노려보고 있었다.

대충 이해는 갔다.

   진짜 드래곤이라면 고작 그 정도일 리가 없단 뜻이겠지. 하긴 마도공학 권총 한 발에 죽는 드래곤은 좀 모양 빠지긴 하니까.

그레인저의 드래곤 마법이 불완전하다는 건 다른 소환 마법과 비교해도 알 수 있는 사실이었다.

상어나 황소 같은 소환수는 실제 동물과 분간하기 힘들 만큼 생동감이 넘쳤지만 드래곤은 붉은 마력으로 일렁거리며 반투명한 형체로만 등장한다.

나는 문득 드는 호기심에 그에게 질문을 던졌다.

“만약 얘가 쓰는 마법이 진짜 드래곤을 소환하는 거였으면 어떻게 되는데요?”

대답은 뒤에서 들려왔다. 방에 들어온 뒤로 줄곧 입을 다물고 있던 집행자 여자가 덤덤한 목소리로 말했다.

“제 목숨을 바쳐 자폭할 예정이었습니다.”

   “······.”

   “캐서린의 마법이 가진 살상력은 집행자 중에서도 궤를 달리한다. 그만큼 통제가 힘들다는 부작용이 있지만. 이번 임무를 준비하며 상당한 각오가 필요했겠지.”

아카데미 학생을 만나 면담하는 게 목숨을 걸 만큼 위험한 임무였다고?

그나저나 집행자 중에서도 최고의 살상력이라니. 단순히 소환수들을 큐브처럼 동강 내는 것만 목격했기에 정확한 능력이 뭔지 궁금해진다.

그리고 이름이 캐서린이었구나. 본인한테 직접 들으려 했는데 결국 남의 입을 통해 듣게 되었다.

꽤 많은 정보를 얻은 것 같은데도 아직 해결되지 못한 의문점이 넘쳐났다.

   그중에서도 제일 궁금한 건 역시 이거였다.

“왜 진짜 드래곤을 소환하는 게 금지인 건가요?”

에반은 무겁게 가라앉은 눈으로 나를 응시하다 천천히 입을 뗐다.

“한 비밀결사 조직 때문이다.”

···어라? 잠깐만.

   이거 설마······.

“놈들의 이름은 드라칸. 조직원 하나하나가 어지간한 집행자들과 비견될 만큼 강하면서 위험한 녀석들이지.”

머리가 지끈거렸다. 전혀 예상치 못한 두 사건이 뜬금없이 하나로 합쳐지니 이걸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조차 가늠이 안 됐다.

사실 처음 그레인저의 마법을 봤을 때부터 막연히 생각하긴 했었다. 만약 드라칸 녀석들이 봤으면 군침을 흘리면서 어떻게든 얻어내려 하지 않을까 하고.

그러나 몇 번이나 강조했듯 놈들은 지금 활동할 수 없는 상태다.

   드라칸이라는 이름을 아예 머릿속에서 배제한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였다.

이렇게 집행자의 입을 통해서 놈들의 이름을 듣게 되리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

이해가 되지 않았다. 드라칸은 굉장히 철두철미한 조직이기 때문에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기 전까진 자신들의 정체를 철저하게 숨겨왔다.

   녀석들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며 이름을 떨치는 타이밍은 지금으로부터 반년이 지난 1학년 겨울방학이 되어서부터다.

하물며 지금은 봉인 해제로 움직이지 못할 놈들의 이름이 벌써 집행부장의 입방아에 오르다니.

   무언가 잘못돼도 단단히 잘못되었다.

“드라칸의 목표는 오직 하나. 인간의 시대에 접어들며 모습을 감춘 드래곤을 다시 불러내는 것.”

그레인저는 멍하니 눈을 깜빡이다 헛웃음을 흘렸다.

“애새끼 같은 놈들이네요.”

   “그래. 비현실적인 환상을 꿈꾸며 좇는 모습은 아이 같기도 하지.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하는 행동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게 문제지만.”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린 녀석이 물었다.

“근데 갑자기 걔들은 왜요? 설마 그 새끼들 때문에 드래곤 소환이 금지됐다고요?”

   “정확하다. 놈들이 드래곤을 소환한 다음에 뭘 하려는 건지는 정확히 몰라도 여태까지의 행적으로 비춰봤을 때 드라칸은 명백한 악이니까.”

얘기가 이어질수록 의문은 점점 커졌다.

   여태까지의 행적이라고? 그걸 전부 알아냈단 말이야? 어떻게?

“뭐 얼마나 무서운 짓을 저질렀길래 이렇게 호들갑을 떤대.”

   “납치 감금 아동 학대 생체 실험 금지 마법 연구 무차별 학살 전쟁 유도. 더 듣고 싶나?”

   “······.”

제아무리 성격이 더러운 불량생이라 할지라도 방금 나열된 악행들을 듣고 가벼운 태도를 유지할 수는 없었다.

“그런 미친 새끼들이면 당장 잡아 죽여야죠.”

   “당연히 우리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현장에서 나가 있는 집행자 대부분이 드라칸만 추격하는 중이니까.”

명백히 원작과는 다른 흐름이다. 집행자와 드라칸의 정면충돌이라니.

   누가 이길지 단번에 확신하긴 힘들지만 두 세력이 부딪치는 것만으로 얼마나 많은 게 변할지 아찔해질 정도였다.

일단 진정하자. 지금 내가 해야 할 건 패닉에 빠지는 게 아니라 냉철하게 상황을 파악하고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판단을 내리는 거니까.

우선 정보를 더 알아내야 했다. 지금으로선 무엇 하나 섣불리 추측하기조차 힘들었다.

   잘못된 판단 하나가 모든 것을 망가뜨릴 수도 있었으니.

“그 조직의 정보는 어떻게 알아낸 건가요?”

내 물음에 에반은 날카로운 눈동자로 나를 응시했다.

“그게 왜 궁금하지?”

   “아까 그쪽에서 말했잖아요. 이 얘기를 듣는 순간 저희가 위험해질지도 모른다고요. 당연히 그 드라칸이라는 조직 때문이겠죠. 그런 거라면 저희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라도 조직에 관해 하나라도 더 알아야 하는 게 맞지 않나요?”

솔직히 좀 억지스러운 주장일 수도 있지만 지금으로선 이렇게 해서라도 정보를 얻어내야만 했다.

일부러 그의 시선을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응시했다.

“···우리도 최근까지는 놈들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런데 얼마 전 누군가 정보를 제공해주었다. 그게 누군진 알려줄 수 없으니 묻지 마라.”

그 제보자가 제일 중요했지만 그의 목소리에선 단호함이 뚝뚝 묻어나왔기에 이 이상 억지를 부릴 수는 없어 보였다.

“대신 한 가지만 더 알려주마. 절대로 그 누구에게도 얘기해선 안 된다.”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동시에 고개를 끄덕였다.

곧이어 에반의 입이 천천히 열렸다.

“괴도 레이븐은 드라칸 소속이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연휴도 이걸로 끝이네용..!!

하지만 뮹뮹에게는 아무 변화가 없는 거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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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Score 8
Status: Ongoing
Every night, ordinary extras at the academy act as phantom thieves while hiding their ident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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