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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Chapter 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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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57

가젯은 이를 아득 갈았다.

“그쪽 구역은 이미 저희가 최정예 요원을 배치해뒀으니 신경 쓸 필요 없습니다. 그보다는 경찰들이 맡은 구역이나 잘 담당했으면 좋겠군요.”

이유는 간단했다. 눈앞에 있는 은행 측 담당자가 매우 싸가지 없는 놈이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그녀는 이런 대접을 처음 받아본 것도 아니었다.

괴도를 쫓아다니며 스쳐 지나갔던 공간들.

   대저택 미술관 카지노 등등···. 어딜 가든 비슷한 상황이 펼쳐졌으니까.

물론 자신들의 능력을 믿는 거야 좋은 일이다. 하지만 오만함에 빠져서 도와주러 온 경찰을 무시하는 건 대체 뭐 하자는 짓인가? 심지어 저래놓고 제대로 괴도를 막은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가젯은 이가 갈리는 걸 애써 막아내며 싸늘한 목소리로 경고했다.

“당신이 아니라 은행 총재가 온다 해도 저희 수사권에 간섭하는 건 월권행위입니다. 아니면 당신은 브리타니아의 공권력에 의문을 제기하는 겁니까?”

   “아 아니···. 누가 그렇게까지 말했습니까. 그냥 서로 잘해보자는 거죠···.”

대체 아까 전의 어떤 얘기에서 서로 잘하자는 희망적인 메시지가 담겨있었는지 전혀 모르겠지만 이제야 기가 죽어 눈치를 보는 모습이 썩 볼만했다.

안경을 쓴 얍삽한 샌님처럼 생긴 은행 담당자는 머뭇거리다 작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런데···. 저 사람들은 뭐 하는 분들입니까?”

그의 시선이 향하는 끝엔 새하얀 제복 차림의 두 남녀가 서 있었다.

“알 필요 없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좀 너무한 거 아닙니까? 저희도 알 권리는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그럼 알려드릴까요? 대신 그에 따른 책임은 그쪽이 알아서 감수해야 할 텐데요.”

오히려 덤덤하게 경고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모양이다. 안색이 딱딱하게 굳어 황급히 손을 내젓는 한심한 모습을 보면 알 수 있었다.

귀찮은 상대를 무사히 쫓아낸 가젯은 한숨을 내쉬며 다시금 현장을 점검했다.

문득 하늘을 올려다보면 새까만 어둠 속에 드문드문 내려오는 별빛과 은은하게 쐬어오는 달빛만이 세상을 어슴푸레 밝히고 있었다.

괴도가 예고한 시간이 되었다. 녀석이 한 달 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 사실을 되새기자 그녀의 마음속 일렁임이 한층 강해졌다.

   그것이 긴장감에 의해서인지 아니면 본인도 눈치채지 못한 다른 감정 때문인지는 몰라도 그 두근거림이 나쁘지 않다는 것만큼은 확실했다.

그때 누군가 가젯의 옆으로 다가와 말을 걸었다.

“저 둘. 집행자라고 했나요?”

고개를 돌리자 그곳에 있는 건 베이지색 코트와 모자를 눌러쓴 금발의 소녀.

   비밀이 많은 탐정 셜록이 이번에야말로 괴도를 잡기 위해 다시 한번 여형사와 손을 잡은 것이다.

“네. 나름의 비밀 병기인 셈이죠.”

마음에 들지 않는 것과 별개로 집행자의 도움은 꼭 필요했다.

일반인에겐 존재조차 거의 알려지지 않은 특수 조직 집행부. 그 말은 달리 표현하면 일반인이 알아차리지도 못할 만큼 일 처리가 깔끔하다는 뜻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 집행자가 한 명도 아니고 둘이나 붙었으니 오늘만큼은 천하의 괴도라 할지라도 쉽게 빠져나가진 못할 것이다.

“제가 듣기론 남자 쪽이 상당한 실력자라 하더라고요.”

   “흠···.”

둘의 시선이 동시에 남자 쪽으로 향했다.

어두운 구릿빛 피부에 시원스레 올린 흑발. 거기에 까만 선글라스까지.

   제복이 새하얀 것만 빼면 온통 검은색으로 도배해놨다고 생각될 만큼 새까만 남자였다.

긴장될 법한 상황에서도 입가에서 떠나지 않는 환한 웃음기.

   그 상태로 옆에 있는 동료 여자에게 끊임없이 말을 거는 듯한데 막상 여인의 무표정 속에는 귀찮음이 한가득 들어 있었다.

“저 두 사람은 특별히 구역을 정해두지 않고 자유롭게 움직이도록 해놨습니다. 저희 쪽에서 통제 해봤자 제대로 따를 리도 없고 저희로서도 둘의 능력을 정확히 모르니 이게 최선이겠죠.”

   “네. 그게 맞는 거 같네요.”

이번 작전을 위해 그녀가 얼마나 골머리를 앓았던가. 이번에는 반드시 잡겠다는 일념 하나로 직전까지 오로지 여기에만 모든 정신을 쏟았었다.

사실 그럼에도 여전히 불안감은 사라지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신경을 쓰면 쓸수록 이랬는데도 놓치는 건 아닐까 불안한 마음이 더 커져만 갔다.

그나마 셜록이 옆에 있다는 사실 덕분에 안심이 되었다. 솔직하게 말하면 가젯은 생면부지인 집행자들보다 여태 함께 역경을 헤쳐왔던 탐정 소녀가 훨씬 믿음직스러웠다.

“저희는 바로 보석이 있는 금고로 가죠.”

   “네.”

어차피 녀석이 무슨 마술을 쓰든 간에 보석을 훔치려면 일단 금고에 들어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찬란한 에메랄드.

   이번에 괴도가 훔치겠다고 예고한 목표로서 얼마 전 중앙은행에서 사들여 금고에 보관 중이던 보석이다.

보석 자체의 값어치보다도 그걸 소유하고 있던 주인이 중앙은행이란 게 문제였다.

일반 은행이 아니라 중앙은행이니만큼 당연히 엄연한 브리타니아의 국립기관 중 하나였다.

   즉 괴도는 저번 궁전 때에 이어 또다시 국가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나 다름없었다.

이번에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잡아야 한다. 만약 이번마저 실패한다면 자신의 입지가 줄어드는 것은 둘째치고 자존심이 무너질 것 같으니까.

가젯은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은행 안으로 들어갔다.

은행 안의 경비는 감탄이 나올 만큼 삼엄했다. 담당자의 오만했던 태도가 조금은 이해될 정도였다.

하지만 그 광경을 보고 있자니 불만은 더 커질 뿐이었다.

‘이런 경비력을 갖추고 제대로 협력도 안 해···!?’

건물 내부에 경찰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은행 측의 완강한 거부에 못 이겨 전부 외부로 밀려났기 때문이다. 에메랄드가 있는 금고를 포함해 핵심 시설은 전부 중앙은행 소속의 경비들로만 구성된 상태였다.

심지어 자신들의 출입도 못마땅해하다 어쩔 수 없이 승낙해준 느낌이 강했으니 가젯으로선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마음 같아선 자신도 셜록과 집행자만 남기고 나머지는 싹 다 저 멀리 치워버리고 싶다. 막말로 저들 사이에 괴도가 변장하고 있을지 어떻게 안단 말인가?

금고 앞에 도착하자 두 사람을 가로막는 가드.

“당장 비키세요.”

안 그래도 기분이 언짢은 와중에 제지까지 당하니 그녀의 말투 또한 칼바람처럼 싸늘해졌다.

“신원 확인 과정 중이다. 얌전히 기다려라.”

   “하···. 지금 반말하는 거니?”

가젯이 실소를 흘리자 우락부락한 덩치의 눈가가 꿈틀거렸다.

“두 번 경고 안 한다. 공무집행방해로 빵에 처넣기 전에 당장 비켜.”

   “지금 감히 누구한테···!”

살벌한 분위기가 절정으로 치달으려던 순간 한 남자가 가드의 말을 끊고 중간에 끼어들었다.

“진정하게나.”

   “초 총재님!”

그 호칭에 가젯이 시선을 돌렸다.

총재라면 쉽게 말해 중앙은행의 최고 권력자. 정치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 그녀도 어디선가 한 번쯤 봤을 만큼 유명한 인물이었다.

그는 서글서글한 인상으로 먼저 손을 내밀며 말했다.

“우리 쪽 사람이 실수를 저지른 모양이군. 내 얼굴을 봐서라도 한 번만 넘어가 주게.”

   “···알겠습니다. 지금은 그보다도 빨리 금고에 들어가야 합니다.”

   “물론이지. 날 따라오게.”

가드는 하얗게 안색이 질린 채로 허둥대며 금고 문을 열어주었다.

   그 모습을 슬쩍 비웃어주면서 앞서가는 총재에게 물었다.

“그런데 총재님께서 금고에 계시려고요?”

   “도둑이 우리 물건을 훔쳐 가겠다는데 주인이 뒤에 숨어있을 수는 없지.”

   “그렇긴 하죠.”

안전을 생각한다면 일반인인 총재는 현장에서 대피해있는 편이 좋겠지만 그의 태도가 썩 마음에 든 가젯은 굳이 억지로 제지하진 않기로 했다.

어차피 괴도가 일반인에게 위협을 가하지 않는다는 것쯤은 알고 있으니까.

   저번 궁전에서 공주를 인질로 잡았던 것도 그녀가 순순히 협조해준 탓이었고 말이다.

당연하게도 금고 내부는 가장 철저하게 경계를 서고 있었다. 단순 경비병뿐 아니라 마력 탐지기를 포함해 온갖 첨단 장비까지 동원된 모습에 감탄을 흘릴 정도.

확실히 이 정도라면 천하의 괴도라 할지라도 쉽게 훔치긴 힘들겠는데?

가젯은 은행 근처를 배회하고 있을 집행자까지 생각하며 자그마한 희망을 품어보았다.

“슬슬 시간이 된 거 같은데···.”

정확히 어떤 타이밍에 어떻게 나타날지 모르니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었다.

그때 철컥하는 소리와 함께 은행 전체의 전력이 꺼져버렸다.

   순식간에 공간 전체가 암흑으로 뒤덮였으나 가젯은 당황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은 저번 미술관 때도 똑같이 겪어봤으니까. 이미 처음부터 예상하고 대비책을 마련해둔 지 오래였다.

굳이 뭐라 말을 꺼낼 필요도 없었다. 불이 꺼지자마자 조금의 딜레이도 없이 켜지는 비상 전력망.

   거기에 더해 혹시 몰라 준비해둔 조명 마도구까지 가동했다.

그렇다면 보석은?

전시관 안에서 멀쩡히 남아있었다. 설마 찰나의 깜빡임 동안에 보석을 훔치진 않았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그런 마술은 일어나지 않은 것이다.

가젯은 안도의 한숨을 흘리며 뒤이어 찾아올 변화를 기다렸다.

그런데 좀처럼 기다려도 특별한 변화가 보이지 않았다. 설마 불 한번 껐다가 실패하니 바로 도망친 건가? 아니 녀석이 그렇게 쉽게 포기할 리 없는데.

의아함이 점점 커지던 도중.

   여태껏 뒤에 가만히 있던 셜록이 입을 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벌써 2023년 한달이 다 지나가는 거에용!

시간이 왜 이렇게 빨리 가는지 모르겠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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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Score 8
Status: Ongoing
Every night, ordinary extras at the academy act as phantom thieves while hiding their ident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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