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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Chapter 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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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80

“아 귀찮은데 꼭 해야 해?”

레이첼의 투덜거림에 십분 공감했다. 솔직히 다른 애들도 대부분 비슷한 심정이리라 확신한다.

“날씨도 칙칙해···.”

   “여기서 신난 사람은 한 명밖에 없어 보이네.”

학생들이 운동장에 서 있는 와중에 조회대에서 신나게 떠드는 체육 선생님만이 입꼬리를 활짝 피워올린 채 행복해하고 있었다.

오늘은 다름 아닌 마법 아카데미의 체육 대회.

   대체 왜 하는지 모르겠지만 오늘 이뤄지는 모든 시합 종목은 마법을 쓰지 않고 순수한 신체 능력만으로 승부를 봐야 했다.

일반 학교라면 나름대로 낭만 가득한 학창 시절의 추억 소재일지 모르겠지만.

   여기는 엄연히 마법 아카데미이다. 이곳에 재학 중인 학생들은 몇몇 특이 케이스를 제외하면 마법에 미쳐 하루종일 책만 들여다보는 공붓벌레들로 가득했다.

체육을 좋아하는 육체파 학생이 없진 않겠지.

   하지만 그들이 즐기는 운동 종목도 대부분 마법을 활용하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비유하자면 해X포터의 퀴디X 같은 느낌이랄까.

   어쨌든 결론만 말하자면 학생들은 굉장히 시큰둥하다 못해 불만을 품을 만큼 반응이 좋지 않다는 거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체육 선생뿐만 아니라 교사진들도 체육 대회를 좋게 보고 있는 것을.

   너무 마법 공부에만 열중하느라 상대적으로 부족한 체력을 단련한다는 명목이 꽤 그럴듯하게 들린 탓이겠지.

아니 사실 그보다 더 근본적인 이유는 자기네들은 고생하지 않기 때문이려나.

   학생들이 죽어라 뛰는 모습을 느긋하게 구경하겠다는 고약한 심보일지도 모른다.

“그냥 적당히 뛰다가 들어가서 쉬어야지.”

   “아마 다들 그러지 않을까?”

막말로 이런 부질없는 상황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우승했을 때 괜찮은 보상이 걸려있는 것도 아니고.

“아! 참고로 말하는 걸 깜빡했군요. 오늘 우승한 반에는 매우 특별한 보상이 걸려있으니 다들 열심히 해주시길 바랍니다!”

신나게 개막식을 떠들다 마지막에 덧붙인 체육 선생님의 한마디에 상황은 묘하게 흘러갔다.

특별한 보상? 저렇게까지 말하는 걸 보면 뭔가를 준비해놓긴 한 모양인데 막상 그게 무엇인지를 가르쳐주지 않으니 머릿속에 온갖 추측이 떠올랐다.

이렇게 된 이상 가장 확실한 방법은 우승하고 난 뒤에 보상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만약 그랬다가 보상이 별 시답잖은 거라면 매우 힘이 빠지겠지만 엄청 좋은 보상을 눈앞에서 대충하다 놓쳤을 때의 후회감보다는 낫지 않을까.

운동장에서 따분해하던 다른 학생들도 비슷한 결론에 다다른 듯했다. 지루함에 죽어가던 눈빛들이 다들 스멀스멀 살아나기 시작했다.

우리 반 역시 마찬가지였다.

“뭔지는 몰라도 아무것도 없이 저렇게 당당하진 않을 거야. 이왕 하는 거 우승하고 특별한 보상을 받자!”

반장인 율리아를 중심으로 우리 반은 전력을 다해 우승 경쟁에 참전할 것임을 선언했다.

   이미 스트레칭을 하며 몸풀기를 시작한 레이첼은 살벌한 어조로 중얼거렸다.

“만약 이랬는데 별거 아니면···.”

무섭다. 끝말이 이어지지 않았는데 오히려 그게 상상을 자극해서 더 섬뜩했다.

   오체분시가 되어버린 체육 선생님의 최후가 떠오르는 건 단순한 망상에 불과한 걸까?

체육 대회의 룰은 간단했다.

   1학년은 1학년끼리 2학년은 2학년끼리 각각 따로 나눠서 반 대항전으로 겨룬다. 종목마다 순위에 따른 점수를 합산해 최종 순위로 우승을 결정하는 방식.

참고로 3학년은 현장 실습을 나간 터라 현재 아카데미에 없었다.

3학년을 제외한 전교생이 참여하니 상당한 규모로 보일지 모르지만 사실 아카데미는 전교생 숫자 자체가 그리 많지 않아 전부 모아 봐야 그리 많지는 않았다.

애초에 마법의 재능을 타고나는 경우가 희귀하니 학생 숫자도 적을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대충 한 반에 30명. 한 학년에 5반 정도로 학년당 150명 가까이 된다고 보면 편하다.

“첫 종목은 축구래.”

축구는 토너먼트식으로 진행된다고 한다. 반이 다섯 개니 짝이 안 맞는 건 제비뽑기로 1학년과 2학년 매치를 붙인다는 신박한 방법으로 해결하였다.

그리고 우리 반이 추첨에 걸리게 되었다.

“2학년이라고 뭐 다르겠어? 그냥 똑같은 상대라고 생각하면 돼.”

축구에 참여하는 인원은 적당히 뛸 수 있는 남학생을 전부 집어넣었다고 보면 됐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자연스레 나도 포함되고 말았다.

우리의 차례가 되자 벤치에 앉은 여학생들이 응원해주었다.

“파이팅! 크로 힘내!”

   “한 골 못 넣으면 뒤진다!!”

응원마저 상냥한 율리아와 달리 매우 과격한 레이첼의 협박식 응원.

   그냥 나 대신 네가 뛰는 게 더 좋지 않겠니. 농담이 아니라 진심으로.

그렇게 시작된 축구는 역시나 빈말로라도 수준이 높지는 않았다. 진지하게 일반 중학생들의 축구랑 비교해야 맞지 않을까 싶을 정도.

내가 운동 신경이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이 허약한 범생이들 사이에 있으니 상대적으로 우수한 편에 속하게 되었다.

특별한 테크닉 없이 그냥 공을 잡은 채 달리기만 해도 수비를 휙휙 뚫는 수준이었다.

“와아아!! 잘한다!”

그럼에도 우리 반의 에이스는 내가 아니었다. 사실 나는 명함을 내밀기도 민망할 만큼 뛰어난 육체파가 있었으니 바로 원작의 주인공인 레이어드였다.

사실 조금만 생각해도 당연한 결과였다.

레이어드는 평범한 마법사가 아니라 검을 주 무기로 다루며 마법을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는 마검사에 가까웠으니. 평소 체력 단련을 꾸준히 해온 녀석은 마법사의 규격을 벗어난 존재였던 것이다.

따라서 내 최우선 목표는 공을 잡는 즉시 레이어드에게 패스하는 것뿐이었다. 그렇게만 해도 나머지는 녀석이 알아서 골로 연결시켜 주었으니.

“헥. 헥···.”

경기 시작한 지 얼마나 지났다고 벌써 힘들어 죽으려 하는 상대 2학년들.

   안타까운 사실은 레이어드를 제외한 우리 팀 애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거다.

적당히 두각을 드러내는 나와 압도적인 밸런스 파괴범 레이어드가 함께 있으니 결과는 너무나도 일방적이었다.

그렇게 단 한 순간의 위기도 없이 무난하게 승리를 거두고.

   토너먼트의 단계를 밟아갈 때도 첫 경기와 똑같은 양상이 계속 반복되다 보니 어느새 결승까지 도달해 있었다.

1학년과 2학년의 경기를 번갈아 가며 진행하다 보니 어느새 점심시간이 다 되어갔다.

   이번 결승을 끝으로 점심을 먹으며 잠깐 쉬고 오후부터 다시 일정이 시작되는 모양이다.

“오전은 그냥 축구만 하네.”

   “중간에 다른 종목도 하긴 했어.”

   “그래도 점수 배당으로 보면 축구가 오전 메인 종목인 건 맞는 것 같아.”

결승이 시작되기 전까지 벤치에서 잠깐 쉬고 있으니 애들이 자연스레 다가왔다.

   생글거리는 미소를 지은 채 내 옆에 착석하는 율리아.

“원래 축구 이렇게 잘했어?”

   “에이. 난 딱히 한 것도 없는걸.”

그러자 레이첼이 잽싸게 대답했다.

“야. 넌 골 욕심도 없냐? 패스만 하지 말고 슛을 때리라고. 이 답답아!”

   “굳이 그럴 필요 없이 레이어드한테 주는 게 훨씬 안전한데 굳이?”

   “아오···. 됐다. 그냥 말을 말자.”

답답하다는 듯 가슴을 치는 레이첼의 뒤를 이어 율리아마저 살짝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물론 지금도 너무 잘해주고 있지만 크로가 멋지게 골을 넣는 모습도 보고 싶긴 해. 아마 레이첼이나 샤론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걸?”

글쎄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샤론은 그냥 아무 생각 없을 것 같은데.

   문득 드는 호기심에 그녀를 빤히 바라보자 샤론은 내 쪽을 힐끔 바라보고는 대답했다.

“그럴지도.”

참 애매한 대답이었다. 그래도 일단 부정은 아니니까 넣으면 좋긴 하다는 건가.

셋 다 그렇게까지 말하는데 환상의 4인조의 일원으로서 기대에 부응하지 않을 수도 없지.

   어차피 지금껏 나온 양상을 생각하면 결승도 큰 위기 없이 일방적인 승리로 끝날 가능성이 컸다.

그러니 후반에 갔을 때 적당히 골을 넣는 것도 한번 생각해보자.

그렇게 시작된 결승. 경기의 구도는 의외로 꽤 치열했다.

   상대도 괜히 결승까지 올라온 것이 아니라는 듯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하긴 생각해보면 그래도 팔팔한 10대들인데 하나같이 약골들만 있다는 것도 말이 안 되긴 했다. 상대 팀은 우리처럼 특출난 에이스는 없지만 전체적인 선수의 수준이 우리보다 한 단계 높은 듯했다.

덕분에 후반에 접어들었을 땐 체력이 거의 바닥나고 말았다. 적당히 뛰며 체력을 조절해도 문제가 없던 이전과는 달리 이번에는 정말 쉽지 않았다.

현재 스코어는 2:2.

   이대로 가면 아마 골든골로 승부가 날 것이다.

상대의 공격을 저지하고 우리에게 들어온 공. 사실상 이번이 마지막 공격 찬스였다.

내게 패스된 공을 받으며 순간적으로 갈등했다.

   여기서 괜히 골 욕심을 냈다간 패배할 수도 있다. 축구에 걸린 점수가 상당한 만큼 체육 대회 우승도 매우 힘들어질 수밖에 없겠지.

현실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나는 욕심을 버리고 필승 전략이던 레이어드에게 패스를 선택했다.

역시나 엄청난 피지컬로 상대 수비를 돌파하는 레이어드. 과연 주인공다운 모습이었다.

생겨난 슈팅 찬스. 이대로 골을 넣고 승리하면 된다고 위안하던 찰나.

   녀석은 돌연 내게 다시 패스해 공을 넘겨주었다.

“어?”

의아함도 잠시 이미 상대 골키퍼는 에이스인 레이어드에게 집중하느라 이쪽을 미처 신경 쓰지 못하고 있었다. 열려있는 골문을 확인한 나는 생각을 그만두고 슛을 때렸다.

철썩!

골대 그물을 때리는 시원한 골인.

   그와 동시에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불렸다.

얼떨떨한 표정으로 레이어드를 바라보자 녀석은 시원스레 웃으며 엄지를 척 내밀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실수로 다른 작품에 회차를 올려버렸어용..ㅠㅠ

빨리 삭제했는데 낚인 독짜님들도 있겠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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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Score 8
Status: Ongoing
Every night, ordinary extras at the academy act as phantom thieves while hiding their ident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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