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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Chapter 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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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83

“아니요.”

간결한 대답.

   줄리엣이 프랑크 왕국의 첩자임을 생각하면 당연히 거짓말일 수밖에 없었다.

“흠. 정말 한 번도 없나?”

   “제 출신에 대해선 잘 알고 있지 않나요.”

이 말은 아마도 그녀가 어릴 때부터 쭉 고아원에서 자라왔다는 걸 가리키는 거겠지.

   우리가 처음 만난 장소도 고아원에서였으니까. 실제로 첩자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면 아무 의심 없이 그녀의 말을 믿었으리라.

“갑자기 그건 왜 물어보시나요?”

아무 관심 없는 척 시큰둥하게 질문하는 듯하지만 그녀의 날카로운 시선이 힐끔 나를 스쳐 지나간 것을 느꼈다. 민감한 질문이 나와서 경계하는 건가.

“말하지 않았나. 너무 일만 하는 것 같으니 좀 쉬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서 말일세.”

   “그런 말을 할 거면 업무량부터 줄여주시는 게 어떨까요.”

   “이번 프로젝트만 마무리되면 휴가 보상으로 해외여행쯤은 보내줄 수 있다네. 어떤가?”

이건 어느 정도 진심이었다. 실제로 줄리엣이 고생해준 덕분에 귀족 컨설팅 프로젝트는 매우 성공적으로 순항 중이었으니까.

이미 하인즈 영지의 광산 부지를 전부 매입해 개발에 착수했다. 예상 채광량만 해도 기존의 몇십 배로 훌쩍 뛸 게 분명했으니 고지식한 군인 출신 가문이 돈벼락에 앉는 건 기정사실에 가까웠다.

그다음부터는 입소문이 퍼지기를 기다렸다가 쏟아지는 러브콜 중에서 적당히 괜찮은 것들만 골라잡으면 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더는 자금 걱정에 시달릴 필요도 없이 하고 싶은 사업은 뭐든지 할 수 있으리라.

   내 미래 지식을 대충이라도 활용한다면 세계에서 가장 커다란 대기업이 되는 것도 불가능은 아니었다. 그렇게까지 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솔직히 나도 이렇게까지 착착 진행될 줄은 몰랐는데 면접에서 수상할 만큼 뛰어난 능력자들이 등장한 것이 원인인 듯싶다.

“직원들도 보너스 성과금 두둑이 챙겨줘야겠지.”

   “해외여행은 안 보내주나요?”

   “그건 특별한 이들에게만 주는 보상이라네. 자네는 내 최측근이지 않나.”

나름대로 어필을 해봤는데 줄리엣은 시선조차 주지 않고 서류 작업에만 몰두했다.

   여러 의미로 참 한결같은 여자구나. 대체 어떻게 해야 그녀를 완전히 내 편으로 넘어오게 할 수 있을지 머리가 아팠다.

일단 단기간에 해내긴 힘들어 보였다. 시간을 두고 자연스럽게 가까워지는 걸 목표로 삼자.

   돌이켜 보면 처음 만났을 때와 비교해선 훨씬 나아지긴 했으니 말이다.

그보다 지금 당장은 글로벌 괴도를 위한 이동 수단에 집중해야 할 때가 아닐까.

   안 그래도 최근 브리타니아 내에선 목표로 삼을만한 장소가 마땅치 않다는 생각이 자꾸 들었다.

생각해봐라. 옥스퍼드 대학 중앙은행 심지어 버킹엄 궁전까지.

   이미 여러 굵직한 장소는 전부 털어버린 지 오래다.

물론 그냥 귀족이나 부호의 저택을 턴다든가 아니면 한번 갔던 곳을 또 털 수야 있겠지만.

   그것도 한두 번이지 계속 그렇게 반복하다 보면 사람들도 어느샌가 흥미를 잃고 괴도의 등장을 식상한 연례 행사 정도로 여기게 될지 모른다.

즉 꾸준한 임팩트를 줄 필요가 있었다.

   주 활동지는 브리튼이라고 쳐도 한 번씩 해외로 눈길을 돌려 활동한다면 훨씬 임팩트가 크지 않겠는가?

당장 유럽 내에서만 해도 군침을 흘릴만한 장소는 넘쳐났다.

루브르 박물관을 시작으로 베르사유 궁전 바티칸 교황청 등등···.

   그냥 나열하기만 해도 얼마나 귀중한 보석들이 넘쳐날지 궁금할 정도. 설령 보석이 없다 해도 그런 곳을 턴다는 예고장만 보내도 쏠리는 관심이 엄청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원대한 활동을 위해선 공간적 제약을 무너뜨리는 게 필수적이었다.

   유럽 내로만 한정한다면 마도공학 열차로 어찌어찌 가능하다손 쳐도 그 이상은 무리였으니까.

이왕 괴도가 된 거 다른 대륙까지 섭렵해 전 세계급이 되어야 하지 않겠나.

아시아에선 내 전생의 고향인 한국을 시작해 중국 일본 그 외의 중동 국가들.

   아프리카에는 고대의 최강국인 이집트가 떡하니 버티고 있고 아메리카의 미국도 낭만의 서부 시대이니 빼놓을 수 없다.

하나씩 생각할수록 그야말로 군침이 도는 먹잇감들이다. 이런 좋은 배경들을 싹 무시하고 브리튼 내에서만 놀 수는 없지 않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마도공학 학회와의 교류는 선택이 아닌 필수나 다름없었다.

“혹시 마도공학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이 있나?”

   “글쎄요. 돈 많은 상류층의 전유물이라는 것 정도를 제외하면 거의 모르는 것 같네요.”

다소 직설적이긴 해도 틀린 말은 아니었다. 실제로 열차 티켓값만 생각해도 평범한 일반인이 이용하기엔 어림도 없는 수준의 가격이었으니까.

나야 돈을 낸 만큼의 서비스를 받는다고 느끼니 딱히 불만은 없지만 마도공학이 탄생한 이유 자체가 세상을 더 이롭게 만들겠다는 목적임을 생각하면 아이러니한 상황이긴 했다.

“이번에도 그냥 물어보는 건 아닌 것 같네요.”

   “예리하군. 사실 마도공학을 상용화하여 더 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게 하면 어떨까 생각 중이라서 말이네.”

그러면서 겸사겸사 내 이동 수단으로 써먹을 수 있으면 최상의 결과이고.

“그건 그쪽에서 알아서 할 일 아닌가요. 괜히 저희가 참견해봤자 학회가 순순히 받아들일 것 같지는 않은데요.”

   “그러니까 받아들이도록 유도해야지.”

내 대답을 들은 줄리엣이 서류에서 눈을 떼고 이쪽을 빤히 쳐다보았다.

“저 바빠요. 지금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만 집중하기도 벅차요.”

   “크흠. 나도 자네에게 짐을 더 떠안길 생각은 없네. 이 건은 내가 직접 처리해볼 테니 걱정하지 말게나.”

   “좋은 계획이라도 있나 보네요. 그렇게 자신만만하신 걸 보니.”

   “물론.”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돈을 퍼다 부으면 어떻게든 되겠지.

   만약 그랬는데도 안 된다? 그럴 땐 혹시 돈의 액수가 부족하지는 않았는지 돌이켜 보면 된다.

어차피 귀족 컨설팅 프로젝트가 성공하고 나면 돈 걱정은 무의미하게 된다. 아껴놓아봤자 쓸 데도 없으니 마도공학 개발에 투자한다고 생각하면 되리라.

그리고 내가 보기엔 마도공학은 투자해도 그 이상의 리턴을 벌어다 줄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 잘만 활용한다면 그 무엇보다 뛰어난 에너지 기관으로 군림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어.”

   “어떤 건가요?”

   “학회가 어디 있는지를 몰라.”

   “······.”

나를 황당하다는 듯이 쳐다보는 줄리엣.

그 눈총이 조금 따갑긴 하지만 나도 나름 억울했다. 내가 바보도 아니고 찾아보려는 노력도 안 하고서 무지성으로 모른다고 말할 리가 없잖는가.

당연히 정보를 알아내려 시도했다. 마녀를 비롯해 이곳저곳에 물어보기도 했고 직접 정거장까지 가서 조사도 해봤다.

하지만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마도공학 학회의 위치는 가늠조차 할 수 없었다.

   브리튼 내에 있는지조차 불확실했다.

   아니 어쩌면 마녀의 마을이나 호수 속 치유의 낙원처럼 중간계 바깥의 공간일지도 모른다.

뭐가 됐든 평범한 방법으로는 학회를 찾아내기란 불가능에 가까워 보였다.

내가 억울하다는 사실을 받아들인 건지 줄리엣은 눈총을 거둬들이고서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음···. 그러면 그쪽에서 저희를 찾아오게 해야겠네요.”

   “말이야 쉽군. 혹시 괜찮은 방법이라도 있는가?”

그녀라면 혹시 내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지 않을까 그런 기대감에 부풀어 있던 찰나 줄리엣이 대답했다.

“아니요. 없는데요.”

   “···정말 없나?”

   “애초에 이사님이 알아서 하신다면서요.”

그래. 그랬었지.

나는 한숨을 내쉬면서 다시 고민에 빠졌다. 굳이 이동 수단을 제외하고서도 마도공학 학회와 연결될 수만 있다면 여러모로 좋을 것 같은데 마땅히 떠오르는 방법이 없었다.

주변에 마도공학을 이용하는 사람이 있다면 물어라도 볼 텐데.

   내게 마도공학 열차를 제안해줬던 마녀는 모른다고 했고 그 외에는 아예 알지도 못하니 답답할 따름이었다.

진짜 아무도 없나? 곰곰이 기억을 되새기던 찰나 불현듯 머릿속에 떠오르는 한 사람.

이름도 모르고 뭐 하는 사람인지도 모르지만 그 특이한 행색만큼은 지금도 매우 인상 깊게 뚜렷이 남아 있었다.

게다가 그는 열차를 자주 이용하는 듯한 얘기를 꺼내기도 했으니 학회에 대해 무언가 알지도 모른다.

그때 분명···.

‘프로이센에 간다고 했었지.’

현실의 독일을 모티브로 한 작중의 가상 국가.

   사실 원작에선 프랑크 왕국보다도 비중이 없기 때문에 그냥 이름으로 스쳐 지나가는 정도에 불과했던 걸로 기억한다.

물론 거기까지 직접 가서 나라 전체를 방방곡곡 누비며 이름도 모르는 카우보이 차림의 사내를 찾을 수는 없다.

가능한 방법이라 해봤자 열차에 죽치고 앉아서 그가 타기만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겠지.

그가 열차를 이용하지 않는 이상 아예 못 만날 수도 있는 매우 비효율적인 방법이었지만 지금 당장은 그보다 뾰족한 수가 없는 듯했다.

“일단 한번 해봐야겠어.”

   “방법이 떠오르신 건가요?”

   “글쎄. 일단 계란으로 바위 치기라도 해봐야 하지 않겠나.”

   “그래요. 잘 되시길 기원할게요.”

   “참 눈물 나게 고맙군.”

줄리엣의 영혼 없는 대답을 들으며 나는 일정을 점검해보았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요즘 생각하는 건데 세상에서 콜라가 제일 맛있는거 같아용

그냥 그렇다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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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Score 8
Status: Ongoing
Every night, ordinary extras at the academy act as phantom thieves while hiding their ident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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