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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Chapter 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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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89

집으로 돌아왔다.

어떻게 왔냐고? 거울 세계를 통하니까 10초도 안 걸리더라.

   진짜 말도 안 되는 능력이다. 어찌 보면 시간을 다스리는 것과 비등하다 느껴질 만큼 사기적이었다.

침대에 누워 손거울을 이리저리 둘러보며 깊은 생각에 잠겼다.

‘말했듯이 당장은 여유가 있으니 준비가 되면 들어가시길.’

부탁을 들어주면 거울 세계라는 사기적인 능력을 얻을 수 있다.

   이것만 있다면 나는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강해지겠지. 단순히 전투력의 향상뿐이 아니라 말 그대로 인간의 한계를 벗어난 초월자와 다름없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조건이 문제였다.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생면부지의 소녀를 죽이라니.

인격이 없는 인형 정해진 시스템에 따라 움직일 뿐인 기계나 다름없다는 말을 들어도 선뜻 내키지 않는 것이 당연했다.

그렇다고 거절하자니 소녀를 죽이지 않으면 세상이 멸망할 수도 있단다.

대체 나보고 뭘 어쩌라는 건지 머리가 지끈거릴 지경이었다.

“여신님. 여신님?”

더 답답한 것은 이 양반이 아까 전부터 계속 묵묵부답이라는 거였다.

어디로 사라지거나 문제가 생긴 건 아니었다. 반지를 끼고 있으면 서로 연결되기 때문에 어떤 상태인지 알 수 있으니까.

이건 그냥 읽씹하고 있는 것뿐이다. 오퍼레이터에게서 설명을 듣기 시작한 뒤부터 지금까지 계속.

아마 자신은 여기에 관해 할 말이 없으니 그냥 입을 다물겠다는 의미인가 본데 고맙기는커녕 얄미워서 머리를 한 대 쥐어 박아주고 싶은 심정이다.

꼭 그 소녀를 죽여야만 하는 걸까?

   뭔가 다른 기막힌 방법은 없나?

나는 한숨을 내쉬며 손거울을 다시 집어넣었다.

일단 오늘은 너무 피곤하니까 잠부터 자자. 오퍼레이터도 여유가 있으니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했으니까 괜찮을 것이다.

물론 너무 오랫동안 질질 끌 생각은 없다. 마음의 결정을 확실히 내리면 곧바로 거울 세계로 들어갈 예정이다. 어차피 뒤로 미룬다고 해서 상황이 나아질 문제가 아니었으니까.

복잡한 고민은 잠시 접어두고 눈을 감은 채 몰려드는 수마에 몸을 맡겼다.

 

   ***

 

   “하하! 이거 놀랍군!”

호탕하게 웃으며 갈비를 거칠게 뜯어 먹는 길버트.

   그야말로 게걸스러운 산적과도 같은 모습에 작게 감탄하고 말았다.

저 수염 숭숭 난 산적 같은 아재가 브리타니아 최고의 대귀족이라니.

   확실히 그는 귀족보다 군인이라는 직업이 훨씬 잘 어울리는 사내였다.

“이렇게 이른 시일에 이만한 성과를 거두다니. 과연 자네의 사업 수완은 유럽 제일이로군.”

   “하하. 과찬일세.”

   “난 진심이야. 대체 어떤 마술을 부린 건가?”

딱히 마술이랄 것도 없었다. 그냥 시대의 흐름에 따라 탄광 개발에 집중적으로 투자했을 뿐.

그 효과는 벌써 기가 막히게 드러나고 있었다.

   탄광의 소유주로 이름을 올린 하인즈는 엄청난 떼돈을 벌어 돈방석에 앉게 되었으니.

더 놀라운 것은 우리 재단에서 예측한 바에 따르면 이게 겨우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적어도 앞으로 10년간은 꾸준히 우상향 그래프를 그릴 확률이 높으며 그때가 되면 하인즈 가문은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재력을 지닌 대귀족이 되어 있으리라.

“저희도 정말 놀랐다니까요? 솔직히 처음에만 해도 반신반의했는데.”

   “뤼팽 님의 능력은 인정할 수밖에 없더라고요.”

식사 자리에 함께하는 하인즈 쌍둥이 또한 순순한 감탄을 내비쳤다. 특히 콧대가 하도 높아 남들을 깔보는 태도가 은근히 있던 여동생 스텔라마저 내 능력을 순순히 인정하기 시작했다.

나름 뿌듯하긴 했지만 솔직히 말하면 그렇게까지 기쁘지는 않았다. 오히려 덤덤하게 ‘그냥 그렇구나.’ 수준 정도로만 느껴진달까.

아마 그 이유는 어제 겪었던 학회의 쇼크 때문이 아닐까 싶다. 세상이 멸망한다느니 시간을 다스리는 초월자를 죽이라느니 혀를 내두를 만한 압도적인 스케일을 듣고 나서인지 내가 해오던 일들이 소꿉장난처럼 느껴지게 되었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거라 믿으며 무덤덤한 어조로 대답했다.

“우리는 처음 계약했던 대로 움직일 걸세. 처음 방향을 제시하고 개발한 것은 우리지만 기간이 끝나면 자네들이 알아서 굴려야겠지.”

그때가 되면 워낙 벌어둔 게 많아서 그냥 적당히만 굴려도 무조건 본전은 뽑을 것이다.

   돈이 돈을 불러오는 건 중세나 현대나 전혀 다르지 않으니 말이다.

다만 이 녀석들이 처음 탄광 개발을 극렬히 거부했던 걸 보면 괜히 이상한 데 투자했다가 쫄딱 망할 가능성도 없는 건 아니었다.

“컨설팅을 계속 갱신할 수는 없나요? 솔직히 그냥 재단에서 맡아주는 편이 제일 좋을 거 같은데.”

   “당장은 인력이 부족해서 힘들 것 같군. 안 그래도 사업을 확장해 나가려 하고 있으니 그때까지 조금만 기다리게.”

귀족 컨설팅이 잘 정착하기만 한다면 어차피 돈 걱정은 할 필요도 없게 된다.

   그러니 지금은 한 고객만을 집중적으로 상대하기보단 최대한 폭넓게 서비스를 제공하며 입소문을 퍼트리는 게 우선이었다.

“역시 자네에겐 계획이 다 있군. 친구 사이인데도 존경스러울 지경이야.”

   “흠. 너무 바람 띄어주는 기분인데.”

   “그래서 말인데 혹시 다음 고객은 정해졌나?”

은근슬쩍 묻는 걸 보아하니 아무래도 이것 때문에 아부를 떨었던 모양이다.

당연히 아직은 입소문은커녕 귀족 컨설팅이란 존재 자체가 알려지지 않은 시점이었으니 먼저 고객이 나타날 리가 없었다.

“아니. 없지.”

   “마침 잘 됐군! 내가 꼭 소개해주고 싶은 귀족이 있어서 말이야.”

   “누구길래 자네가 이렇게까지 하는 건지 궁금해지는데. 내가 아는 사람인가?”

길버트는 멋쩍게 웃으면서 대답했다.

“아마 모를 걸세. 아직 미성년자인데다 학생이거든.”

   “···음?”

잠깐만. 그거 설마···.

“율리아 그레이스라고. 내 귀여운 조카일세. 아주 착하고 정의로운데다 신념도 뚜렷하고···.”

그렇게 이어지는 삼촌의 주접을 한 귀로 흘리며 속으로 생각했다.

이 남자. 생각했던 것보다 엄청난 조카 바보였구나.

   설마 지금 이 순간을 위해 내게 귀족 컨설팅이란 사업을 제안한 게 아닌가 합리적인 의문이 떠오를 정도였다.

그나저나 이게 이렇게 엮일 줄은 몰랐네.

“어떤가?”

   “일단 내부적으로 얘기를 나눠봐야겠지만 자네의 추천이니만큼 긍정적으로 검토해보겠네.”

   “역시 자네밖에 없어. 내가 친구 하나는 참 잘 뒀구만! 하하!”

 

   ***

 

   “아 아 안녕하세요···!!”

오들오들 떨면서 인사조차 힘겹게 내뱉는 소녀.

   그녀가 다름 아닌 율리아라는 점을 생각하면 평소에 보기 힘든 진귀한 장면이었다.

왜 이렇게까지 긴장하는지 이해는 간다.

   지금 그녀의 앞에 마주 앉아있는 상대가 같은 반 친구가 아니라 그녀가 선망하는 괴도 레이븐이었으니까.

“떨지 말고 친구처럼 편하게 대해도 돼.”

   “치 친구처럼요···?”

   “응.”

이해는 간다만 그래도 낯설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내가 알던 율리아는 지금보다 훨씬 자신감 넘치고 당당한 모범생의 모습이니.

아무래도 괴도 추종자의 리더 직을 맡으면서 이전보다 증세가 더 심해진 느낌이다. 이제는 농담이 아니라 정말 나를 신으로 섬기는 건가 헷갈릴 정도.

그런 태도가 좀 부담스러워서 웬만하면 나타나지 않으려 했지만 아예 신경을 끄고 지내다가 예전처럼 이상한 방향으로 변절하지 않을까 걱정되어 정기적인 보고만 듣는 실정이다.

“요즘은 어때? 특별한 문제라던가 있어?”

   “아니요. 다들 평소처럼 잘 지내고 있어요.”

   “다행이네.”

확실히 율리아가 리더가 된 이후부터 괴도 추종자는 조금씩 변해가기 시작했다.

이전보다 훨씬 온순해졌달까.

   이렇게만 보면 참 좋겠지만 사실 좀 불안한 면도 있었다.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 자체는 얌전해졌지만 속에서부터 점점 타락하는 것 같다고 해야 하나.

쉽게 말해 드레이크가 다스릴 땐 사고도 많이 치면서 활동적인 혁명 조직이었다면 율리아가 리더가 된 이후로는 조용히 음지에서 자기들끼리 속닥거리는 사이비 종교로 변한 느낌이다.

“좋아. 그럼 마지막으로 나한테 하고 싶은 말은 없어?”

   “그게···.”

뭔가 있긴 한가 보네.

약간 머뭇거리던 율리아는 이윽고 분명한 어조로 요구했다.

“활동을 좀 더 늘려주세요.”

   “···응? 나 말이야?”

   “네. 솔직히 너무 뜸해요.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은 얼굴을 비춰주셔야 한다고 생각해요.”

   “음···.”

괴도 활동이라면 꾸준히 하고는 있다.

당연히 나도 마음 같아서야 더 자주 하고 싶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었다.

가장 큰 문제는 노릴만한 장소가 딱히 없다는 거다. 물론 회수해야 할 보석 자체는 아직 많이 남아있지만 명색이 괴도가 등장하는데 급이 떨어지는 장소에 예고장을 날릴 수는 없지 않은가.

결국 이것도 거울 세계의 능력을 얻어 해외로 진출해야만 해결되는 문제인 셈이었다.

“조금만 기다려줘. 나도 열심히 준비 중이니까.”

   “네···. 힘내세요···!! 저희가 늘 뒤에서 응원하고 있으니까요!”

뭐랄까. 귀족 아가씨가 괴도한테 열심히 훔치라며 응원한다니.

   그림이 좀 이상하긴 하네. 길버트가 이 사실을 알면 뭐라 반응할지 좀 궁금해졌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뮤우우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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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Score 8
Status: Ongoing
Every night, ordinary extras at the academy act as phantom thieves while hiding their ident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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