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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Chapter 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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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96

“초월자?”

내 질문이 예상 밖이라는 듯이 중얼거린 비비안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눈치로 질문했다.

“그걸 왜 나한테 물어? 여신님한테 여쭤보면 되잖아.”

   “음···. 그게 말이죠.”

이걸 뭐라고 설명해야 좋을까.

   일일이 다 알려주자니 쓸데없는 얘기가 너무 길어질 것 같고 애초에 그녀에게 털어놓기엔 너무 개인적인 사정이었다.

“지금 여신님이 저한테 알려줄 수 없는 상황이라서요.”

   “뭐? 지금 그딴 변명을 나보고 믿으라고?”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다. 미안하구나. 비비안.]

“아니요! 여신님이 그렇다는데 어쩌겠어요. 헤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너무 대놓고 사람 차별하는 거 아니야?

   아니구나. 여신님은 사람이 아니니까 사람 차별은 아니네.

일단 대답은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안 되는지 그녀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좀 미안하긴 하네. 다짜고짜 찾아와서 이유도 알려주지 않고 대뜸 부탁을 들어달라고 찡찡대는 꼴이지 않나. 심지어 이미 지난번에 갚지 못할 만큼 큰 빚을 진 상태에서 말이다.

“좋아. 이건 어려운 부탁도 아니니까.”

   “감사합니다!”

다행히 비비안은 내 부탁을 선선히 들어주었다.

“초월자가 뭔지 알려달라고 해도 말이지. 딱히 대단한 건 없어.”

그녀는 자신이 특별하지 않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인지 어깨를 주물럭거리며 얘기했다.

“그냥 말 그대로 인간보다 뛰어난 존재. 그렇지만 신보다는 못한 존재. 그게 초월자의 전부야. 워낙 기준점이 넓다 보니 자세히 파고들면 초월자마다 전부 천차만별이고.”

대답을 들어도 딱히 의문이 해결되진 않았다. 오히려 더 긴가민가해질 정도.

“혹시 드래곤도 초월자인 거예요?”

   “아 걔네는 좀 비슷하면서 달라. 굳이 따지면 초월자로 끼워 넣을 수야 있겠지만 그냥 드래곤은 드래곤이라 생각하는 편이 제일 편할걸.”

드래곤에 관한 건 문득 떠오른 궁금증이었을 뿐 사실 지금 내용과는 딱히 깊은 연관이 없었기에 나도 더 깊게 파고들지는 않기로 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초월자에 대해 더 자세히 묻기 시작했다.

“그럼 초월자는 영원히 살 수 있나요?”

   “그럴 리가. 불사는 오직 신만이 누리는 권능이야. 물론 영생에 가까울 정도로 오랜 시간을 살아가는 경우가 많긴 하지. 한낱 엘프나 마녀 같은 장수종과는 차원이 다르달까.”

엘프라. 직접 본 적은 한 번도 없어서 모르지만 작중 설정상으로는 천년을 넘게 산 엘프가 있을 만큼 아득한 수명을 지닌 종족으로 묘사되던데.

   그런 엘프를 한낱 장수종 따위로 취급할 만큼 초월자의 수명은 엄청나게 긴가 보다.

“어디까지나 일반적으로 그렇다는 거지. 초월자 중에는 너희 인간보다 오래 못 사는 애들도 있을걸? 그만큼 짧게 사는 대신 굵고 화려한 인생이겠지만.”

   “그렇군요···.”

그럼 하양이는 어느 경우에 속할까. 시간의 초월자라는 특징만 놓고 본다면 당연히 전자일 것 같긴 하지만 후자일 가능성이 0%인 건 아니니 속단은 금물이었다.

“초월자가 보통 하는 일은 뭔가요?”

어쩌다 보니 구도가 약간 학생이 숙제로 직업 조사하는 것처럼 되어버렸지만 지금 내게는 너무나도 중요한 문제였다.

“그것도 각자 달라. 나 같은 경우야 호수 밑에 있는 치유의 낙원을 다스리는 게 일이지만 아예 아무 할 일도 없이 빈둥거리며 살아가는 놈들도 있고.”

   “혹시 비비안 님이랑 친하게 지내는 초월자도 있나요?”

내 질문을 들은 그녀는 미묘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딱히 이름으로 불러도 된다고 허락한 적은 없는데···. 여신님의 아이니까 특별히 넘어가 줄게. 나랑 친하게 지내는 초월자 말이지? 딱히 없어. 나야 호수 아래서 정령 아이들이랑 지내기도 바쁘니까.”

그건 조금 아쉬운 소식이지만 그녀를 통해 모든 의문을 해결할 수만 있다면 아무 상관 없는 일이었다.

“자연법칙을 다스리는 초월자도 있나요? 예를 들어···. 시간이라던가.”

나는 질문을 던진 뒤 마른침을 삼켰다. 사실 아까까지는 전부 지금을 위한 밑 작업에 불과하다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내가 비비안을 찾아온 이유는 하양이 때문이었으니까.

그녀는 잠시 멈칫하다 천천히 대답했다.

“그런 녀석도 있긴 하지. 그런 애들은 일반적인 초월자들과 달리 특별한 놈들이지만.”

   “특별하다고요?”

   “원래 자연법칙은 불멸과 똑같이 신의 영역이야. 제아무리 초월자라 해도 한낱 피조물이 다스릴 영역은 아니지. 원래라면 말이야.”

앞뒤가 맞지 않는 설명. 그러나 마지막에 붙인 한마디로 인해 특정한 조건을 충족하면 가능하다는 뜻임을 어렵지 않게 깨달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조건은 아마도···.

“신의 권속이 된 초월자는 제한적으로 가능해. 즉 신의 힘을 대신 관리하는 부하인 셈이지. 신은 워낙 격이 높다 보니 중간계에 함부로 간섭하기가 힘들거든.”

어느 정도 예상했던 답변이 돌아왔다.

   그렇다면 하양이도 신의 권속이란 뜻인가?

“그럼 혹시···. 시간을 다스리는 초월자에 대해서도 알고 있나요?”

   “글쎄. 그런 녀석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 없는데.”

   “아···.”

이건 최악의 상황이다. 지금 사실상 유일하게 기댈만한 곳이 비비안밖에 없는데 그녀마저 하양이에 대해 잘 모른다고 한다면 정보를 얻을 방법이 없다는 뜻이나 마찬가지니까.

“대신 시간의 신이라면 잘 알고 있지.”

시간의 신.

그 말을 듣자마자 눈에 번뜩 뜨였다.

   비비안의 말대로라면 하양이는 시간의 신에게 선택받은 권속이다. 즉 그 신이 누구인지 알아낸다면 내 의문을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누구인가요?”

   “음······.”

곧장 대답하지 않고 턱을 짚은 채 깊은 고민에 잠기는 호수의 여인.

   무엇 때문에 망설이는 건지 몰라도 침묵이 길어질수록 초조함은 커져만 갔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녀는 입을 열었다.

“이건 그냥 알려주긴 곤란해.”

   “네? 왜요···?”

   “허락도 안 받고 함부로 이름을 알려줬다가 네가 사고 치면 괜히 나까지 휘말릴 수도 있잖아?”

   “절대 사고 안 칠게요!”

   “네가 그렇게 말하는 건 아무 소용 없어. 중요한 건 신님께서 어떻게 느끼시냐는 거지. 한낱 인간에게 이름을 알려줬다는 것만으로 언짢아하실 수도 있다고.”

그렇게 말하니 나로서도 할 말이 없었다.

내가 아는 신이라고 해봤자 여신님이 전부인데 당연히 다른 신이 전부 여신님처럼 착할 리가 없다. 오히려 한낱 인간 따위 미물처럼 여기고 무시하며 오만방자한 것이 더 일반적이겠지.

설령 초월자인 호수의 여인이라 할지라도 신의 분노 앞에서는 납작 엎드릴 수밖에 없으리라.

내가 아무리 간곡히 부탁해봤자 까딱 잘못하면 자신이 천벌을 받게 생겼는데 순순히 무리한 요구를 들어줄 리 만무했다.

“그러니까 그냥 들어줄 수는 없지만 한 가지 조건을 들어주면 못 해줄 것도 없지.”

   “···네? 정말요?”

   “그래. 말하자면 동등한 거래랄까. 내 부탁을 하나 들어주면 답례로 나도 시간의 신에 대해 알려줄게. 어때?”

마음 같아서야 당장 받아들이고 싶었으나 이럴 때일수록 더더욱 신중해야 한다.

   무슨 부탁인지 듣지도 않고 섣불리 승낙했다간 나중에 땅을 치고 후회해도 소용없을 테니.

“무슨 부탁인데요?”

   “아주 간단해. 보시다시피 나는 호수에 묶여있는 몸이라 밖에 외출하기가 어렵거든. 그러니까 네가 나 대신 내 물건 하나만 챙겨와 주면 돼.”

   “비비안 님의 물건이요?”

대체 얼마나 중요한 물건이길래 이런 상황에서 조건으로 내거는 걸까 생각하던 와중.

   불현듯 물건의 정체가 무엇일지 불길한 예감이 떠오르고 말았다.

그녀는 씩 웃으면서 말했다.

“듣자 하니 너 도둑질로 꽤 유명하다며?”

   “···설마.”

“내 엑스칼리버. 네가 좀 챙겨 와줘.”

 

   ***

 

   곤란하다. 설마 신화에나 등장하는 전설의 무기를 훔쳐야 한다니.

   제안을 수락한 게 과연 잘한 일인지 회의감이 무럭무럭 피어오른다.

엑스칼리버.

   과연 그 검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어쩌면 세상에서 제일 유명한 검일지도 모른다.

특히나 전설의 배경지인 이곳 브리튼에서 엑스칼리버가 지닌 위상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수준이다.

훔칠 수 있냐는 둘째치고 훔쳤다는 사실을 들켰다간 여론의 뭇매를 맞을 확률이 매우 높다.

   심지어 내 활동은 무조건 옹호하던 괴도 추종자들마저 의견이 갈리지 않을까. 아무리 그래도 이번 건 좀 선을 넘은 거 아니냐면서 말이다.

그런데 어쩌겠는가? 내가 그냥 훔치겠다는 것도 아니고 검의 원래 주인이 다시 돌려받고 싶다는데. 생각해보면 비비안한테 엑스칼리버를 받았던 아서왕은 한참 전에 죽었잖아? 그러니까 주인이 다시 회수한다고 해서 딱히 이상한 것도 아니지 않나?

그리고 솔직히 말하면 걱정되는 동시에 조금 두근거리기도 했다.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유명한 신화 속의 검.

그걸 당당히 훔칠 기회가 왔는데 낭만 괴도로서 어떻게 무시할 수 있겠냐고.

여론의 반응? 그딴 거 알 바인가.

   괴도가 보물을 훔치겠다는데 어쩌라고. 등급 가려가면서 잡동사니만 훔치는 것도 말이 안 되잖아.

   오히려 그만큼 값진 보물이니 더더욱 괴도로서 낭만 넘치게 훔쳐줘야지.

빼앗기기 싫으면 그쪽이 어련히 잘 막겠지.

또 오랜만에 괴도로 활동할 시간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엑스칼리버의 주인은 성별이 사실 여자라는 소문이 있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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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Score 8
Status: Ongoing
Every night, ordinary extras at the academy act as phantom thieves while hiding their ident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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