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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Chapter 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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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97

항상 과로로 찌든 여형사 가젯에겐 매일 일과의 루틴이 존재한다.

7시에 알람 소리에 맞춰 기상한 후 샤워를 하고 옷을 입은 다음 직장으로 향한다.

경찰서에 출근하면 먼저 커피를 내리고 신문을 읽으며 본격적인 업무 시작 전의 짧은 여유를 즐긴다.

이 정해진 루틴대로 행하지 않으면 하루 내내 매사에 예민해지고 무기력하며 쉽게 짜증이 나는 징크스가 존재하니 동료들도 어지간해선 그녀의 시간을 방해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징크스가 반드시 깨지는 날이 존재한다.

“···그래. 망할 괴도 녀석이 또 움직이기 시작했군.”

아침에 출근하니 책상 위에 괴도의 예고장이 툭 올려져 있을 때의 그 기분.

   절대 당사자가 아니라면 그때의 그 심정을 완벽히 이해할 수 없으리라.

억지로 예고장을 무시하고 루틴대로 움직이려 시도한 적도 있었다. 어차피 예고장에 발이 달려 도망칠 리도 없으니 커피 한잔 마신다고 무언가 잘못될 리도 없으니까.

하지만 그게 불가능하단 걸 깨닫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덜덜덜덜.

미칠 듯이 무릎을 떨며 시선이 자꾸만 신문이 아니라 예고장 쪽으로 힐끔힐끔 향한다.

   그러다 결국 뜨거운 커피로 입천장을 데고 나서야 그녀는 울분을 토해냈다.

“으아악!! 망할 레이븐!!”

감히 자신의 루틴을 철저히 망가뜨리다니.

   왜 맨날 예고장을 밤에 보내서 출근할 때마다 테이블 위에 예고장이 올라가게 만드냐고!

아니 대낮에 예고장을 보낼 수는 없는 거야? 하다못해 퇴근 직전에 예고장을 받아들여도 이보다는 덜 짜증 날 텐데.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

   사실 전에도 딱히 용서한 적은 없었지만 이번만큼은 더더욱 절대 용서할 수 없다.

그래. 이건 오히려 기회였다. 지금의 이 분노를 열의로 바꾸어 놈을 잡아내는 거다.

가젯은 루틴 따위 개나 줘버리고 당장 예고장을 읽기로 했다.

커피는 그냥 목구멍에 퍼부었다. 절로 쌍욕이 나올 만큼 뜨거웠지만 지금 속에서 나는 열불보다는 훨씬 차가웠기에 오히려 시원하다고 애써 최면을 걸었다. 사실은 엄청 뜨거웠지만.

덥썩 집어 든 예고장 안에 적혀있는 내용은 이러했다.

[이제는 전설이 되어버린 옛이야기. 바위 위에 올려져 있던 신성한 보물을 원래의 주인에게 돌려주기 위해. 펜드래곤은 답해야 할 것이다.]

“흠.”

이건 또 뭔 개소리일까.

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갈 만큼 막연하기 그지없는 예고 문구였다.

   뭐 레이븐이 이러는 거야 한두 번도 아니니 가젯은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어차피 예고장은 해석팀이 따로 존재하니 그쪽에서 답을 내놓을 것이다.

   그녀가 신경 써야 할 건 괴도를 어떻게 잡을 것인지 전략을 짜는 거였으니.

다만 한 가지 신경 쓰이는 점이 있다면.

   예고장의 문구 마지막에 언급한 ‘펜드래곤’이었다.

그것은 현재 이 나라를 다스리는 왕실을 뜻하는 이름이었으니까.

즉 아마 괴도는 이번에도 다시 한번 버킹엄 궁전을 노릴 가능성이 있다.

그렇게 생각하니 가젯은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림을 느꼈다.

 

   ***

 

   왕실을 또다시 털어야 한다.

   심지어 이번에는 별궁이 아니라 본궁 그것도 경비가 가장 삼엄한 동관의 회랑에 잠입해야 하는 상황.

물론 이전과 비교해 훨씬 성장하긴 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절대 방심할 수 없는 난이도인 것도 사실이다.

만약 거울 세계 이동 능력을 얻었다면 이렇게 걱정할 필요도 없이 코를 후비적거리며 훔치는 것도 가능할 텐데. 그만큼 사기적인 능력이니 말이다. 손거울만으로는 사용이 제한적이기에 실전에서 써먹기는 어려웠다.

즉 그만큼 철저하고 확실한 트릭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뜻이었다.

사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예고장을 보내지 않고 불시에 잠입해서 몰래 훔치는 거겠지만 그래서야 낭만 괴도라 할 수 없지 않은가. 전설의 무기인 엑스칼리버를 훔쳤는데 그러한 업적을 달성한 장본인이 누구인지도 몰라서야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래서 밤에 예고장을 보낼 겸 궁전에 몰래 잠입하기로 했다.

   한 장은 경찰서에 놔뒀으니 이건 궁전에 놔둬야겠지. 그러면서 엑스칼리버의 상태도 확인하고 트릭도 짤 생각이었다.

그래. 분명 그럴 생각이었는데···.

어쩌다 이렇게 되어버린 걸까?

“오랜만이구나.”

   “하하. 그러게요.”

   “솔직히 그동안 얼굴 한번 안 비출 줄은 몰랐다. 좀 섭섭하구나.”

아니 당신이랑 내가 만난다는 것 자체가 이상한 거야.

   나는 괴도고 당신은 공주잖아.

분명 동관 회랑까지는 무사히 잠입하는 데 성공했었다. 문제는 거기서 그녀가 여유롭게 전시품들을 감상하고 있었다는 것.

단순한 우연일까.

글쎄. 아마 그럴 확률은 매우 낮아 보인다. 이 야밤에 공주가 시녀도 없이 혼자 여기까지 올 이유는 딱히 없을 테니까.

그러고 보면 첫 만남 때도 지금과 비슷한 구도였던 거 같은데.

하지만 우연이 아니라고 한다면 그게 더 이상하다. 대체 그녀가 어떻게 내가 오리란 걸 예측하고서 미리 대기한다는 말인가?

그녀가 집행자와 맞먹는 실력의 마법사라면 이해할 수도 있다.

   그러나 빅토리아는 집행자가 아니라 공주다. 공주가 아카데미 출신이라는 소문 같은 것도 전혀 들어본 적 없다.

대체 뭐지. 살짝 소름이 끼칠 정도다.

“흠. 나를 두고 딴생각에 잠겨 있는 것이냐?”

   “하하. 그럴 리가요···.”

속으로 뜨끔했지만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 대답하며 상대와 시선을 맞췄다.

찰랑거리는 금발과 바다를 옮겨 담은 듯한 창창한 벽안.

   순간 고민도 전부 잊고서 넋을 잃은 채 바라볼 만큼 아름다운 외모였다.

빅토리아 공주는 내게 시선을 둔 채 덤덤히 얘기했다.

“나는 그래도 우리가 제법 친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전부 내 착각이었던 것이냐?”

   “음. 공주님과 친해지는 것보다 큰 영광이 어디 있을까요.”

   “빙빙 돌려 말하지 말고 확실하게 대답해라.”

시원한 성격의 공주님답게 단도직입적으로 캐물으니 나도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공주님은 제 둘도 없는 친구이시죠.”

   “증명해보아라.”

   “네?”

   “친구라면 무릇 동등한 수평적인 관계이지 않으냐? 딱딱한 존칭은 집어치우고 편하게 대해주면 좋겠구나.”

아니 대체 저한테 왜 그러시는 건데요.

   물론 제가 궁전 털겠다고 예고장을 보내긴 했는데···. 심지어 평범한 보물도 아니고 엑스칼리버이긴 한데···.

생각해 보니까 공주님이 날 괴롭힐 명분은 충분하다 못해 차고 넘치는 수준이었다.

다행히 진심은 아니고 그냥 놀리려던 거였는지 작게 웃음을 터뜨리곤 화제를 돌리는 공주님.

“그래서 오늘은 무슨 일로 여기까지 찾아왔느냐?”

   “음. 그게 말이죠.”

괴도가 궁전까지 찾아올 이유가 뭐겠습니까. 보물 훔치러 온 거지.

   집주인 앞에서 그렇게 대놓고 말할 용기는 없었기에 멋쩍게 웃으며 말을 얼버무렸다.

그러자 그녀는 싱긋 웃으며 뒤에서 무언가를 꺼내 이쪽으로 내밀었다.

“혹 이것 때문은 아니냐?”

그건 검이었다. 정확히는 이전번 내가 처음 궁전에 방문했을 때 훔쳤다가 다시 돌려놓은 의장용 검.

반사적으로 고개를 내저으며 부정하려던 찰나 불현듯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의문 한 가지.

나는 엑스칼리버를 직접 본 적이 없다. 단지 여신님으로부터 동관 회랑에 있을 거라는 얘기를 들었을 뿐.

그 사실을 알아차림과 동시에 깨닫고 만다.

   처음 별관에서 이 검을 보았을 때 다름 아닌 바위처럼 생긴 장식물 위에 꽂혀있었다는 것을.

소름 끼치는 반전에 경악하는 사이 그런 내 반응을 보고서 빅토리아 공주는 눈가를 초승달처럼 접으며 웃어 보였다.

“드디어 눈치챘느냐. 이것은 우리의 위대한 선조이자 조국의 아버지인 아서 펜드래곤의 성검.”

엑스칼리버가 공주의 손에 들려 있었다.

   이미 내가 한번 훔쳤다가 다시 돌려줬던 의장용이라고만 생각했던 저 검이 역사상 가장 유명한 전설의 성검 엑스칼리버였던 것이다.

처음으로 떠오른 것은 의문이었다. 도대체 왜?

저게 정말로 엑스칼리버라면 그녀는 어째서 지난번 내게 순순히 검을 넘겼단 말인가.

   전설의 성검이 펜드래곤 왕실에 얼마나 중요한 의미가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알 텐데.

도저히 해결되지 않는 수수께끼는 자연스레 공주가 지금껏 보여왔던 수상쩍은 태도와도 연결되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이상할 만큼 경계심이 없고 친근하게 다가오긴 했다.

   게다가 마주칠 때마다 내가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전부 알고 있다는 듯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먼저 기다리고 있었지.

“···공주님은 제가 엑스칼리버를 노리고 찾아올 걸 예상하셨군요.”

   “흠. 글쎄다.”

   “대체 어떻게 아신 거죠? 당신. 정체가 뭡니까?”

표정을 딱딱하게 굳히며 단도직입적으로 묻자 그녀는 입가에 여유로운 미소를 띤 채로 천천히 대답하기 시작했다.

“내 이름은 알렉산드라 빅토리아 펜드래곤. 브리타니아 왕가의 공주이다. 그리고 동시에.”

공주의 푸른 눈동자가 번뜩였다.

“운명의 여신의 권속. 즉 너와 같은 사도이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ㄴㅇㄱ!!

상상도 못한 정체인 거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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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Score 8
Status: Ongoing
Every night, ordinary extras at the academy act as phantom thieves while hiding their ident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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