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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Chapter 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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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199

공주는 잠시 고민하다 입을 열었다.

“그분께서 하신 첫 마디는 이러했다.”

-예언의 아이가 찾아올 것이다.

“···예언의 아이?”

   “그래. 무슨 뜻인지는 몰라도 그분께서는 너를 그렇게 부르시더군.”

내가 아이라고 불릴 나이는 아닌데 말이지. 물론 신이 보기엔 갓난아기를 넘어 하루살이나 다름없는 존재겠지만.

그나저나 뒤에 붙은 아이보다도 앞의 단어인 ‘예언’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무슨 예언일까? 운명의 여신이 얘기한 만큼 절대 가벼운 내용은 아니리라.

예언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역시나 예언의 마녀였다.

   운명의 여신과 예언의 마녀. 어느 정도 겹치는 부분이 있는 만큼 둘이 접점이 있을 가능성 또한 무시할 수는 없다.

어쩌면 비비안이 설명해줬던 신의 권능을 부여받은 초월자일지도 모른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역시 정답을 알고 있을 만한 사람에게 물어보는 거였다.

“예언이 뭔지도 알고 계시나요?”

하지만 기대와 달리 그녀는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 그건 나도 모른다. 원래는 예언의 아이가 너를 가리키는 건지도 몰랐지. 널 처음 만난 날 직접 마주하고 나서야 깨달을 수 있었다.”

처음 검을 훔치러 궁전에 잠입했을 때를 얘기하는 모양이다. 그때도 이번과 비슷한 예지를 받았고 예언의 아이라 불린 대상이 나였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거겠지.

“그다음은요?”

   “왕실이 잠시 맡아두고 있던 약속의 물건을 네가 받으러 올 거라고 했었다.”

음. 잠시 맡아뒀다기엔 아서 왕 전설은 천년도 넘은 과거일 텐데.

   하긴 영원히 살아가는 신들 입장에서 천년이야 찰나에 불과할지도.

“다른 내용은 더 없나요?”

   “너를 만나게 될 장소와 시간을 알려준 걸 제외하면 다른 특별한 내용은 없었다. 그래서 엑스칼리버를 미리 챙겨 기다리고 있었지.”

   “음···.”

약간 아쉬운데.

   뭔가 엄청난 진실이 밝혀질 줄 알았더니 그냥 내가 계획했던 일을 미리 알려준 정도일 뿐이잖아.

하긴 운명의 여신이 미래를 알려준 대상은 내가 아니라 공주님이었다.

   즉 나한테 도움이 될 내용을 굳이 그녀한테 알려줄 이유는 없다는 거지. 공주한테는 괴도가 엑스칼리버를 노린다는 것 자체만으로 충분히 엄청난 빅 뉴스니까.

결국 건진 수확이라 해봤자 내가 ‘예언의 아이’라는 것뿐이었다.

   이걸 더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뭔가 힌트를 찾아봐야 하려나?

예언이라고 한다면 아무래도 내 비참한 최후와 관련되어있는 거겠지.

이쯤 되면 그냥 순순히 당해줄 테니까 대체 어떤 미래인지 엿보고 싶을 정도다. 물론 어디까지나 말이 그렇다는 거지 실제로 비참한 최후를 맞이할 생각은 없지만.

어쩔 수 없다. 일단 엑스칼리버를 회수해서 비비안에게 얘기를 마저 들어보자.

비비안이 알려주기로 한 시간의 신에 대한 정보를 듣고 나서 퍼즐 조각을 맞추는 것처럼 흩어진 단서들을 끼워보는 거다.

이미 단편적인 조각들은 상당히 발견한 상태다. 문제는 그걸 아직 하나로 엮어줄 핵심 단서를 찾아내지 못했을 뿐.

혹시 모르지. 이미 손에 들려있는데 내가 눈치를 못 채고 있는 걸 수도.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친구 사이에 뭘 이 정도로.”

   “하하···.”

이거 완전 빼도 박도 못하게 공주님이랑 친구가 되어버렸다.

   얘기하는 것만 봐서는 그냥 적당히 친한 친구도 아니라 소울 프렌드 수준이다.

그게 싫다는 건 아니지만 역시 신분의 차이가 생각보다 너무 크달까.

   솔직히 좀 부담스러웠다. 괜히 나 때문에 공주님이 피해받지는 않을까 걱정되기도 하고.

“그럼 이 검을 챙겨야겠구나.”

   “아. 그거 말이죠.”

물론 챙겨야 하는 건 맞다. 그런데 말이지.

“내일 받으러 와도 될까요?”

   “음? 굳이 그럴 이유가 있느냐? 설마 나를 내일 또 보고 싶어서 그런 거라면 그냥 놀러 와도 된다.”

아무렇지 않게 그런 얘기를 꺼내다니. 너무 자의식 과잉 아닌가 싶어도 막상 공주님이라면 그래도 괜찮다고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다만 안타깝게도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니었다.

“이미 경찰서에 예고장을 뿌려서 말이죠. 사실 오늘도 몰래 예고장만 놔두고 가려고 했던 거라서요.”

품속에서 카드를 꺼내 그녀에게 보여주었다.

예고장에는 내일 엑스칼리버를 가겠다고 당당히 선언해둔 뒤였다. 그런데 막상 경찰들이 나를 막으려고 보니까 나는 등장하지도 않고 엑스칼리버는 이미 사라진 상태면 얼마나 황당하겠는가?

물론 경찰들이 황당해하든 말든 그건 내 알 바 아니지만 그와 별개로 내 괴도로서의 프로 의식이 용납하지 못한다.

한번 예고했으면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키는 것이야말로 괴도의 낭만 아니겠나.

   쉬운 길이 있다고 홀라당 손바닥 뒤집듯이 내가 했던 말을 무시해버리면 나중에는 아무도 내 예고를 믿지 않게 되겠지.

“···고작 그런 이유냐?”

   “고작이라뇨. 제게는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만.”

내 설명을 들은 공주님은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가로저었지만 어쨌든 간에 내 의견을 존중해주었다.

“그럼 내일 다시 온다는 뜻 아니냐. 이유야 어찌 됐든 나로서야 반길 일이구나. 혹시 저번처럼 인질극을 연출하는 건 어떻겠느냐?”

   “사양할게요. 아무튼 이 예고장은 공주님께 드리면 되겠네요.”

오늘은 친구였지만 내일은 적으로 만나게 된다니.

   어찌 보면 이것도 상당히 낭만적인 전개 아닐까.

이제 슬슬 돌아갈 시간이었다. 작별 인사를 고하고 궁전을 떠나려던 찰나.

   공주님이 나를 붙잡으며 상당히 곤혹스러운 질문을 던졌다.

“궁금해서 그러는데 말이다. 만약 내일 절도에 실패하면 어쩔 생각이냐?”

   “네?”

   “자세히는 몰라도 너는 반드시 엑스칼리버를 챙겨야 하는 상황 아니냐. 그런데 당연히 왕실도 브리타니아의 제1 국보인 만큼 어떻게든 지켜내려 할 테니 쉽지 않겠지.”

확실히 틀린 말은 아니다. 아마도 내일은 여태까지의 괴도 활동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극악의 난이도를 자랑할 확률이 높았다.

지난번에 똑같은 목표물을 이미 훔친 적이 있긴 하지만 그때는 이게 엑스칼리버란 사실을 알지도 못했고 본궁이 아닌 별궁이었던데다 공주의 도움까지 있었기에 성공한 것이었다.

여태껏 실패하지 않았다고 앞으로도 그러리란 법은 없지.

   아무리 철저하게 준비하더라도 내일은 충분히 실패할 수도 있다.

만약 엑스칼리버를 훔치는 데 실패한다면?

그럼 망하는 거지 뭐. 내 원대한 계획이 초장부터 박살 나버리는 거다.

안 되는데. 갑자기 걱정이 마구 솟아오르기 시작한다.

진짜 실패하면 어떡하지? 그냥 지금이라도 자존심은 살짝 접어두고 엑스칼리버를 챙겨야 하나?

   빅토리아는 내게 상당히 호의적인 상황이라 부탁하면 순순히 넘겨줄 것이다.

왕가의 보물인 엑스칼리버를 그렇게 쉽게 내줘도 되는 건가 싶지만 사실 지난번에도 이미 건네줬었잖아. 보석의 힘만 흡수하고 다시 돌려주긴 했는데.

애초에 그녀가 나를 도와주는 근본적인 이유는 신에게 예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일국의 공주보다 신의 사도로서의 책임이 더 중요하다면 이상한 일도 아니리라.

“흐으음···.”

   “뭔가 고민이 많은 눈치구나.”

당신이 쓸데없는 얘기를 꺼낸 탓이잖아. 그런 질문을 던지지만 않았어도 마음 편히 돌아가서 트릭이나 짜고 있었을 텐데.

진지하게 갈등했으나 결국 결론은 같았다.

“제 힘으로 얻어야 의미가 있는 거겠죠.”

   “과연. 그런 모습은 꽤 멋있다고 생각한다.”

   “감사합니다. 그래도 만약 실패하면 나중에 받으러 올지도···.”

   “방금 발언은 철회하마. 솔직히 좀 실망스럽구나.”

나도 그러고 싶지는 않다고. 어디까지나 최악을 대비한 보험일 뿐이다.

   다행히 공주도 농담으로 꺼낸 말이었는지 곧바로 싱글싱글 웃으며 응원해주었다.

“한번 열심히 해보아라.”

   “···집주인이 도둑을 응원하니 좀 이상하네요.”

   “생각해보니 그렇긴 하구나.”

아무튼 그렇게 공주와 헤어져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다음 날이 밝았다.

 

   ***

 

   “엑스칼리버?”

한적한 오후. 암호가 해독되길 기다리던 가젯은 뜻밖의 얘기에 눈을 깜빡였다.

   암호 해독 전담팀의 보고를 들은 그녀는 진심으로 몰라서 물었다.

“그게 실존하는 거였어? 그냥 전설이 아니라?”

   “왕실에 극비로 연락을 취해보니 그렇다고 합니다···.”

   “미치겠군. 하다 하다 이젠 전설의 무기냐.”

생각보다 스케일이 너무 크다. 더 정확히 말하면 일반인이 접근하기 힘든 신비 쪽 영역이었다.

이런 일을 담당하는 것은 일반 경찰이 아닌 집행부이다.

   하지만 괴도 레이븐을 전담하는 것은 가젯의 팀인데다 수사권을 두고 다투기까지 했으니 사이좋게 협력하기엔 눈치가 보였다.

난감한 상황에 머리를 쥐어뜯던 가젯이 혹시나 하는 마음에 던져본 질문.

“비유라던가 이중 암호일 가능성은?”

   “팀장님. 그냥 순순히 인정하십시오.”

   “하아···.”

솔직히 인정하겠다. 자신들만으로 괴도를 체포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다면 다른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건데 문제는 누구든 간에 딱히 성공할 것 같지 않다는 거다.

껄끄러운 집행부와의 협력? 놈을 잡을 수만 있다면야 자존심 따위 얼마든지 굽혀줄 수 있다.

   하지만 제일 최근 레이븐이 나타났을 때 어땠던가. 집행자가 무려 둘이나 붙었는데도 결국 똑같이 놓치고 말았다.

단순히 집행자 한둘을 배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집행부 전력이 달라붙는다면 잡기야 하겠지만 그건 브리타니아를 망하게 하겠다는 얘기나 다름없으니 기각이고.

‘셜록으로도 부족해.’

탐정 소녀의 능력이야 인정하지만 결과만 놓고 따지면 그녀도 실패를 거듭해왔지 않은가.

무언가 획기적인 방책이 절실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이제 알았는데 백만 조회수를 달성한 작품에 주는 정책이 바꼈대용!

사실 표지 신청을 까먹고 안 하고 있었는데 오히려 좋을지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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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Score 8
Status: Ongoing
Every night, ordinary extras at the academy act as phantom thieves while hiding their ident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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