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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Chapter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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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00

“아 오셨군요.”

담배를 피우며 기다리던 가젯은 자신에게로 걸어오는 소녀의 모습을 확인하고 인사를 건넸다.

“편지 내용은 확인하셨나요?”

   “네. 그런데 정말인가요?”

언제나 침착함을 유지하던 셜록이 되물을 만큼 엑스칼리버의 존재는 상당히 충격적인 진실이었다.

그야 브리타니아의 국민이라면 누구나 어려서부터 아서왕의 전설에 대해 들으며 자라니까.

   그렇게 얘기로만 듣던 전설 속의 검이 실존한다니 오히려 덤덤하게 되묻는 정도로 끝나는 것이 대단할 지경이었다.

“저도 잘 믿기지 않았지만 왕실 측에 확인을 받았습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왕실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네요.”

   “네. 당연히 그럴 수밖에요.”

당연하게도 괴도의 예고장을 확인한 왕실은 분개하며 경계를 강화하였다.

   이번만큼은 천하의 괴도라 할지라도 절대 쉽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들 정도로.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왕실 근위병들과 경찰들 집행자까지 3명이 달라붙은 스쿼드가 완성된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가젯은 완벽한 승리를 확신하지 못했다.

   여태껏 레이븐과 징글징글하게 맞붙으면서 녀석이 얼마나 얄밉게 요리조리 빠져나가는지 누구보다 절실히 깨달았었으니까.

따라서 한 가지가 더 필요했다.

   괴도를 잡기 위한 마지막 퍼즐 승리의 열쇠를 찾아야 한다.

‘그게 이 친구라면 좋겠지만···.’

레이븐을 가장 위기에 몰아넣은 존재를 하나만 꼽으라면 단언컨대 눈앞의 탐정밖에 없으리라.

확실히 셜록은 남들과 다른 특별한 면이 있었다. 그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표현하긴 힘들었지만 그녀가 어지간한 병력보다는 훨씬 도움이 된다는 것만큼은 분명했다.

하지만 결국 실패한 건 매한가지다. 언제나 한 끗 차이였다 표현해도 될 만큼 아슬아슬했으나 끝내 놓치고 말았었다. 그게 몇 차례나 반복되니 이제는 회의감이 들 수밖에 없었다.

셜록의 능력을 부정하는 건 아니다. 만약 그랬다면 오늘 수사에 부를 필요도 없었을 테니.

특히 분기탱천하여 사소한 요소 하나하나에 매우 예민한 상태인 왕실에 간곡히 부탁해 외부 인력을 데려오느라 얼마나 진땀을 뺐던가.

   공주님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절대 불가능했을 억지까지 부려가며 셜록을 현장에 배치할 만큼 가젯은 그녀를 믿고 있었다.

그렇지만 셜록 혼자만으로는 부족하다. 집행자가 참전해도 아직 모자라다.

‘그렇다고 해도 말이지···.’

무언가 더 필요하단 건 알지만 막상 그게 무엇인지는 가젯 본인도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무력이 부족한가? 그렇다기엔 집행자보다 강한 존재는 없다.

   인력이 부족한가? 경찰들과 근위병만 해도 엄청난 숫자다.

   지혜가 부족한가? 셜록보다 뛰어난 사람을 찾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대체 뭐가 부족한 걸까. 혹시 지휘부가 너무 무능한 게 문제인 걸까.

   그렇다면 괴도 체포팀의 팀장을 맡은 자신의 책임이라는 뜻이나 다름없었다.

“하아···.”

답답함에 한숨을 내쉬었다.

그때였다.

“왜 그리 한숨을 내쉬는가?”

   “누구···. 공주님!?”

갑자기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당연히 부하겠거니 고개를 돌리자 뜻밖에도 빅토리아 공주가 직접 다가와 먼저 말을 걸어주고 있는 모습에 가젯은 소스라치게 놀라고 말았다.

“흠. 그렇게 기겁하면 좀 민망한데.”

   “죄 죄송합니다. 상념에 잠겨있느라···.”

   “괜찮다. 그나저나 혹시 근심이 깊어 한숨을 내쉰 거라면 무슨 고민인지 얘기해주지 않겠나? 무릇 속에 쌓인 응어리는 함께 나눠야 풀리는 법이니 말이지.”

대체 얼마나 대놓고 표정으로 드러냈기에 저렇게까지 말하는지 가젯은 송구스러운 탓에 고개가 푹 숙어졌다. 하지만 공주가 저렇게까지 말하는데 억지로 아무 일 없다고 말한다면 그게 더 무례한 일이리라.

“무슨 일이겠습니까. 이번에는 괴도를 잘 잡을 수 있을지 걱정하니 한숨이 절로 나오네요. 아시다시피 이미 몇 번이나 놓쳐버려서 말입니다.”

가젯이 씁쓸하게 웃으며 실토하자 빅토리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위로의 말을 건넸다.

“흠. 확실히 한숨이 나올 문제로군. 그래도 너무 염려하지 말게. 분명 잘 풀릴 테니.”

   “공주님이 그렇게 말해준다면야 황송합니다만···. 예지 능력이 있는 게 아닌 이상 사람 앞일은 아무도 모르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거야 그렇긴 하지.”

우연히도 맥을 짚어버리고 말았으나 공주의 완벽한 포커페이스 덕분에 아무도 이상함을 눈치채지 못하고 얘기는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심지어 다른 보물도 아니고 엑스칼리버라니···. 이것마저 녀석한테 털려버리면 경찰의 위상도 땅끝까지 추락해버리겠죠.”

   “걱정하지 말게. 그때는 경찰뿐 아니라 왕실 또한 욕을 얻어먹을 테니까.”

   “하하···. 위로라기엔 너무 살벌한 말씀이네요.”

틀린 말이 아니라는 게 더 무서운 점이다. 안 그래도 연이은 괴도 체포 실패로 인해 여론이 매우 험악해진 상태다.

   지나가는 사람의 절반은 괴도 추종자라는 말이 있을 만큼 반대급부로 정부의 신용도는 떨어지고 말았다.

이런 상황에서 전설의 검인 엑스칼리버마저 지켜내지 못한다?

   그때는 정말로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마리라. 단순히 여론이 험악해지는 수준을 넘어 정치·외교적으로도 심대한 타격을 입을지 모른다.

그런데 막상 당사자인 공주는 별다른 동요 없이 태평해 보인다. 앞으로 조금만 있으면 괴도가 궁전을 습격해올 텐데 긴장되지도 않나?

저런 강단 정도는 지녀야 왕위를 이을 후계자가 될 수 있는 거구나. 공주의 태도에 내심 속으로 감탄하던 와중 그녀가 깜빡 잊고 있었다는 듯 얘기했다.

“아. 그래서 폐하께서도 이번만큼은 그냥 넘어가지 않으시더군.”

   “네? 그러면···?”

   “위대한 전쟁 영웅에게 친히 궁전에 와달라고 부탁하셔서 말이지. 이 사실을 알려주려 자네를 찾아온 거거든.”

위대한 전쟁 영웅.

   그 호칭이 누구를 뜻하는지 가젯은 단번에 깨닫고 말았다.

“길버트 경 말씀인가요?”

   “그렇다네.”

길버트 그레이스. 지금은 은퇴해 유유자적한 귀족 라이프를 즐기고 있다지만 한창 전쟁이 지속되던 과거에는 가주인 리처드 그레이스 경과 비견될 만한 영향력과 인지도를 지녔던 그레이스 세 기둥 중의 삼남.

다른 것보다도 일개 인간의 한계를 초월한 압도적인 무용담만큼은 지금도 널리 화자 되고 있다. 순수 무력만으로 어지간한 마법사는 가볍게 제압할 수 있지 않을까.

‘부족한 게 무력이었던 건가?’

제아무리 집행자라 할지라도 전쟁 영웅의 위상에 비하면 빛이 바랠 정도다.

   확실히 그가 합류했다는 소식을 들으니 이보다 더 든든할 수가 없었다.

가젯은 표정이 활짝 펴진 채로 희망적인 미래를 그려보았다.

“무려 전쟁 영웅께서 지원해주신다면 체포도 가능하겠죠?”

   “글쎄다. 괴도는 항상 범인의 예상을 뛰어넘는 활약상을 보여줬으니. 결과가 어찌 되든 상당히 재미있을 것 같구나.”

이런 상황에서도 결과보다 재미를 중요시하다니. 역시 특이한 성격이다.

“안 그래도 지금 접견실에 와 있다는데 한번 만나보겠나?”

   “네? 제가 전쟁 영웅을요?”

   “자네는 이번 체포조의 팀장이지 않나. 작전을 상의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일일 테니.”

   “···그 그럼 염치 불고하고 만나 봬야겠군요!”

가젯은 애써 침착한 모습을 가장했으나 떨림을 완전히 숨기지 못했다.

그녀의 반응이 특이한 것은 아니었다. 불리하던 전세를 역전하고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던 길버트의 활약상은 10년이 지나서까지 사람들의 마음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으니까.

특히 그때 당시 멋진 영웅을 동경했던 10대 소녀 가젯에겐 더더욱 상징적인 존재일 수밖에 없었다.

“아 셜록. 당신도 같이 갈 거죠?”

   “네. 작전 상의라면 빠져선 안 되니까요.”

오히려 셜록처럼 전쟁 영웅의 이름을 듣고도 무덤덤한 것이 특이한 편에 가깝겠지.

   저 모습은 흥분을 억지로 감춘 것이 아니라 그냥 무관심한 게 분명했으니까.

아무튼 갑작스럽게 등장한 전쟁 영웅이라는 변수는 자신들에게 명백한 이점임이 분명했다.

단순한 전력 추가의 수준을 넘어 괴도를 붙잡을 마지막 퍼즐이란 확신이 들 정도였으니.

‘좋아. 길버트 경이라면···!’

하지만 그때까지 가젯은 전혀 짐작하지 못했다.

   전쟁 영웅은 어디까지나 마지막 퍼즐을 얻기 위한 매개체에 지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흠. 공주 전하께 얘기는 들었네. 이번 작전 잘 부탁하지.”

궁전의 화려한 접견실. 그곳에서 처음으로 마주한 길버트는 과연 영웅호걸이란 표현이 잘 어울리는 사내였다.

   지금은 중년에 나이에 접어들었으나 젊었을 적엔 아름다운 미까지 넘쳐흘렀다고 하니 그 시절을 실제로 보지 못한 게 천추의 한이었다.

가젯은 마치 레이븐을 직접 마주한 괴도 추종자처럼 변해버렸다.

“제 제가 감히 길버트 경한테 지시를 내릴 수는···!!”

   “그렇게 자신을 낮추지 말게. 나는 한낱 퇴역 군인일 뿐인데 반해 자네는 몇 차례나 괴도와 맞서 싸운 사령관이지 않나.”

   “···감사합니다!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가젯은 자신도 모르게 이런 생각을 떠올렸다.

‘그래. 내 루틴이 깨졌던 건 전부 지금을 위해서였던 거였어.’

아침의 꿀꿀했던 기분도 전부 싹 날아갈 만큼 영광스러운 자리다.

   다만 흘러넘치는 팬심에 취해 차마 묻지 못했던 의문이 슬금슬금 피어오르는 탓에 결국 가젯은 참지 못하고 길버트에게 조심스레 질문했다.

“저···. 그런데 옆에 계신 분은?”

   “아. 내 친구일세. 나도 뜯어말려 봤는데 무슨 일이 있어도 괴도를 직접 봐야겠다며 하도 억지를 부려서 말이야.”

   “아하···.”

뭐지? 그래도 이건 좀 아니지 않나?

   팬심에 가려져 억눌러왔던 위화감이 자꾸만 몸집을 키워간다.

그래도 자신의 우상인 길버트에게 의문을 품을 수는 없으니 자연스레 따가운 눈총은 옆에 붙어있던 눈치 없는 불청객에게 향한다.

얼마나 중요한 상황인지도 모르고 사사로운 개인 욕심에 떼까지 써가며 따라온 여자.

그녀는 뻔뻔스럽게도 아주 활기차게 인사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조앤 왓슨이라고 해요!”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200화만에 셜록과 왓슨의 합체!

이것은 그야말로 엑조디아! 천하의 괴도라도 당해낼 수 없는 거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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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Score 8
Status: Ongoing
Every night, ordinary extras at the academy act as phantom thieves while hiding their ident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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