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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Chapter 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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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01

조앤은 아주 활달한 여인이었다.

   그것도 좀 많이.

분명 초면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얘기를 이끌어나가는 것이 곁에서 보고 있자면 감탄이 절로 나올 지경이었다.

심지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평범한 일반인도 아니고 무려 전쟁 영웅과 공주임에도 말이다.

“그래서 말이죠. 제가 공주님을 방금 처음 뵙자마자 어떻게 생각했냐면···!”

오히려 더 좋아하는 것 같다.

   긴장이 안 되나? 공주 앞에서 까딱 말실수라도 하면 어쩌려고 무섭지도 않은 건가?

가젯은 듣기만 해도 머리가 아파져 오는 것을 느꼈다.

   이렇게 계속 놔뒀다간 괴도가 나타난 후에도 끊임없이 수다를 떠들 것만 같은 분위기에 결국 중간에 말을 자르고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저···. 한 가지 궁금한 게 있는데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아 네! 가젯 형사님이라고 하셨죠? 뭐든지 물어봐 주세요!”

싱글벙글 웃고 있으니 뭐라 볼멘소리를 할 수도 없고 가젯은 억지로 웃는 낯을 만들며 진심으로 물었다.

“길버트 경에게 들은 바로는 왓슨 씨가 꼭 괴도를 만나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고 하던데. 그 이유가 뭔지 알려주실 수 있나요?”

괴도 추종자로서 그냥 한번 보고 싶었다는 식의 황당한 이유는 절대 아닐 것이라 믿는다.

애초에 그런 이유였다면 길버트 경이 그녀를 여기까지 데려올 리도 없었을 테니까.

가젯의 진지한 물음에 다른 이들의 시선도 모두 조앤에게로 쏠렸다.

   그제야 그녀도 웃는 낯을 지우고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하였다.

“사실···. 저는 괴도의 정체를 짐작하고 있거든요.”

   “네!? 그게 정말인가요?”

그 말대로라면 조앤이 여기까지 올 이유는 충분하다 못해 차고 넘친다.

어떻게든 레이븐의 얼굴을 확인한 뒤에 그녀가 생각하는 얼굴과 대조해 일치한다면 지지부진하던 수사의 결정적인 힌트가 되는 셈이니까.

물론 섣부르게 기대하긴 아직 일렀지만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것만으로 조앤이 이 자리에 있을 명분은 충분했다.

“그 사람이 누구죠? 이름과 나이 등의 알고 있는 신원을 알려주실 수 있나요?”

   “음···. 그게 말이죠···.”

어째선지 곧장 대답하지 않고 뜸을 들이며 말끝을 흐리는 조앤.

   왜 그러나 이해가 가지 않아 답답함이 차오르던 찰나 그녀가 고개를 숙이며 차분하면서도 단호한 어조로 대답했다.

“죄송해요. 제가 직접 확인하기 전까지는 다른 분한테 알려드릴 수 없어요.”

   “네? 하지만 어째서···.”

   “제 착각일지도 모르니까요. 괜히 생사람을 괴도로 몰아가 피해를 주고 싶지는 않아요.”

그 말에 오히려 가젯이 당황해 손을 내저으며 부정했다.

“당연히 저희도 그분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만 조사할 생각입니다.”

   “그래도 역시 안 될 것 같아요. 경찰분들을 못 믿는 게 아니라 그냥 제 마음이 편하지 않아서요.”

저렇게까지 말하니 더 캐묻기도 난감했다.

   더군다나 옆에 있던 길버트마저 은근슬쩍 조앤을 두둔해주었다.

“미안하네. 이 친구가 워낙 황소고집이라 말이야. 나도 몇 번이나 말해봤는데 나한테도 절대 얘기해주질 않으니 포기해버렸다네.”

결국 가젯도 지금은 순순히 물러서기로 하였다.

“알겠습니다. 그럼 일단 작전 회의부터 시작하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빠르게 가겠습니다.”

누가 신나게 수다를 떨어준 덕분에 예고 시간이 거의 다 되어버린 상황.

   가젯은 길버트의 투입으로 새롭게 수정된 작전을 신속하게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어느덧 결전의 때가 되었다.

“저희 다 파이팅하죠!”

조앤의 활기찬 모습에 가젯은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그 옆에 있던 셜록은 아예 대꾸조차 하지 않고 무시로 일관했다.

가젯 셜록 그리고 조앤까지.

   이게 대체 무슨 조합인가 싶어도 그녀가 괴도의 얼굴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아무런 능력도 없는 일반인이 현장에 나가면 위험한 거 아닌가 싶겠지만 사실 레이븐이 여태껏 일반인을 다치게 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으니 큰 문제는 없으리라.

게다가 어째선지 그녀들은 항상 괴도와 정면으로 마주치는 일이 많았으니 둘의 곁에 있는 것이 얼굴을 확인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흐음.”

   “······.”

   “흐으음···.”

그런데 뭐라고 해야 할까. 아까부터 굉장히 오묘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셜록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쭉 조앤을 없는 사람처럼 무시하고 있으며 조앤은 그런 셜록의 얼굴을 뚫어질 듯 바라보면서 자꾸만 침음성을 흘리기 바빴다.

덕분에 중간에 끼어있는 가젯만 아주 난처한 심경이었다.

   대체 저 두 사람이 뭣 때문에 저러는 건지 감도 잡히지 않았으니까.

아니 사실 셜록의 반응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원래도 그녀는 자신을 제외한 다른 사람에게는 말도 제대로 섞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렇다는 건 이 어색한 분위기의 원인이 조앤이라는 뜻인데.

   결국 참다못한 가젯이 헛기침으로 주의를 돌리며 말을 걸었다.

“크흠. 왓슨 씨?”

   “아 네!”

   “아까부터 셜록 씨를 빤히 쳐다보시길래 왜 그러나 해서요.”

그러자 다시 한번 눈가를 좁히며 셜록의 얼굴을 노려본 조앤이 턱을 짚은 채 대답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닮았단 말이에요.”

   “네?”

   “저기 셜록 씨. 혹시 아카데미에 다니지 않아요?”

난데없이 아카데미가 여기서 왜 튀어나온단 말인가?

   가젯이 의아함에 고개를 갸웃거리자 조앤이 뒤늦게 부연 설명을 덧붙였다.

“제가 아카데미에서 보건 교사로 일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거기 다니는 학생이랑 도플갱어처럼 똑 닮았단 말이죠. 심지어 이름도 비슷해요!”

   “아···. 음. 그렇군요.”

   “솔직하게 대답하세요. 고등부 1학년의 샤론 학생 아닌가요?”

조앤의 단도직입적인 질문에 셜록은 눈도 깜짝하지 않고 즉답했다.

“아니요. 사람 잘못 보신 것 같네요.”

   “정말 아니에요?”

   “네.”

   “흐으으음···.”

‘전혀 믿지 않고 있어.’

여러모로 참 독특한 개성에 질려버린 가젯은 그냥 관심을 꺼버리는 편이 심신에 낫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아버렸다.

“그럼 혹시 샬럿이에요? 저번에 카지노에서 저희 즐거웠잖아요!”

   “그것도 아닙니다만.”

집요할 정도의 심문에 가젯은 헛웃음을 흘리다 눈을 깜빡였다.

‘카지노?’

설마 그때를 얘기하는 건가?

   실제로 셜록이 샬럿이라는 이름으로 카지노 내에 잠입했던 적이 있다. 붉은 드레스가 너무 잘 어울려서 꽤 지난 일인데도 아직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그때 변장 중이던 셜록과 마주친 적이 있던 건가?

   아니 그러면 아카데미에 다니는 샤론은 또 누군데?

그리고 셜록은 왜 전부 다 부정하는 걸까? 앞선 샤론이라는 이름은 몰라도 샬럿은 실제로 그녀가 맞는데도 불구하고.

‘설마···.’

단순히 억지를 부리는 게 아니라 정말 조앤이 정체를 전부 간파한 건 아닐까.

   그래서 셜록은 애써 전부 부정하며 시선조차 마주치지 않는 거고.

‘뭐 어차피 나와는 아무 상관 없는 일이지만.’

셜록이 샤론이고 샬럿이면 어떻단 말인가. 어차피 가젯은 지금껏 해가 진 이후에 만났던 셜록만 있으면 됐다. 옆에 있는 소녀가 평상시에 어떤 신분으로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든 그게 범죄와 연루된 게 아닌 이상 딱히 신경 쓸 필요는 없었으니까.

“아무리 봐도 수상해. 혹시 셰런이나 새른 같은 이름으로도 활동하는 건 아니지?”

   “아니에요. 그보다 반말하지 말아주시죠.”

   “넌 선생이고 난 학생이야. ···아 반대인가?”

역시 아무리 봐도 그냥 저 여자가 특이한 것뿐일지도.

 

   ***

 

   드디어 시간이 되었다.

오늘이 여태까지 중에서 가장 어려울 거란 확신이 들었다.

그래도 괜찮다. 나도 그만큼 성장해왔으니까.

[힘내거라.]

최근 부쩍 말수가 적어진 여신님이 간만에 응원의 말을 건네주었다.

그렇다면 나도 그에 보답해줘야겠지.

   이번 일은 매우 중요하다. 여기서 가로막히면 이후의 계획들에도 전부 차질이 생기고 만다.

그러니까 아무리 어려워도 해내고 말 것이다.

엑스칼리버라. 이제 나도 그 정도쯤은 훔칠 때가 됐긴 했지.

하늘에서 궁전의 모습을 내려다보았다.

   역시 예상했던 대로 이전 어느 때보다 삼엄해진 경비. 단순히 숫자만 늘어난 게 아니라 수준까지 월등하게 올라간 게 한눈에 보였다.

‘심지어 집행자들까지 배치됐네.’

저번에는 무사히 빠져나갔다지만 집행자를 상대하는 것은 분명 만만히 볼 일이 아니었다.

   특히 그중에서도 집행부장인 에반과의 전투에서 압도적으로 밀렸던 경험은 지금도 트라우마로 남아있을 정도.

그래도 지금의 나는 그때와 다르다. 집행자 한둘쯤이야 무리 없이 제압해낼 자신이 있었다.

“후우···.”

이제 시간이었다.

   나는 마지막으로 모든 계획을 점검한 뒤 다시 한번 결심을 다졌다.

역시 첫 등장은 화려해야겠지.

그래서 준비했다.

슈우웅- 펑! 퍼펑!!

하늘에 울려 퍼지는 폭죽 소리.

   갑작스러운 상황에 밑에 있던 사람들이 혼비백산하는 것이 보였다.

역시 밤하늘에는 불꽃놀이지.

나는 보름달을 조명 삼아 모두의 앞에 당당히 모습을 드러냈다.

“괴 괴도다!! 레이븐이 나타났다!!”

그래. 이 몸의 등장이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요즘 손목이 자꾸 아파서 연재가 느려지네용..

얼른 나아서 돌아올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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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Score 8
Status: Ongoing
Every night, ordinary extras at the academy act as phantom thieves while hiding their ident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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