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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Chapter 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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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02

“괴도가 하늘 위에 등장했습니다!”

   “쯧···. 아주 시작부터 요란하게 나타나는군.”

부하의 보고를 들은 가젯은 혀를 차며 궁전 정원으로 달려 나갔다.

마치 축제라도 펼쳐지는 듯 화려한 폭죽이 터지는 가운데 괴도 레이븐이 보름달을 등진 채 상공에 부양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올려다보던 셜록이 차분한 어투로 얘기했다.

“여태까지의 패턴과는 달라요.”

   “응? 어떤 점이?”

   “괴도는 항상 용의주도하게 움직이다 본인이 목표를 완전히 챙기는 순간이 되어서야 모습을 드러냈으니까요. 이렇게 처음부터 대놓고 등장한 적은 거의 없었죠.”

확실히 얘기를 들어보니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여태껏 왜 가젯과 셜록이 레이븐과 자주 맞닥뜨리고 부딪쳤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을 제외하고는 괴도를 위기까지 몰아넣은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가젯은 옆에 붙어있었을 뿐 실질적으로는 셜록 혼자서 이뤄낸 성과라 봐도 무방하겠지만.

셜록의 말대로 괴도는 치밀한 트릭을 세우고 철두철미하게 움직인다.

   덕분에 사람들 앞에 모습을 드러낸 적도 매우 드물어 괴도의 모습에 관해서도 입소문만 퍼져 의견이 분분하게 갈릴 정도.

“뭐가 됐든 우리는 세워둔 작전대로 대응하면 됩니다.”

괜히 휘둘리지 말자.

가젯은 최대한 이성적으로 판단하려 애쓰며 하늘 위에 있는 레이븐을 노려보았다.

“팀장님. 대응 사격할까요?”

   “아니. 사살은 안 돼.”

괴도를 잡기가 까다로운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반드시 생포하라는 윗선의 명령 때문이었다.

   하긴 높으신 분들의 고집도 이해할 만하다. 워낙 괴도가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보니 함부로 사살했다간 어떤 반작용이 돌아올지 모르니까.

막말로 죽은 레이븐이 민중의 영웅으로 우상화되어 반정부 세력의 구심점이 될 가능성도 충분했다. 그런 최악의 사태를 예방하기 위해선 괴도를 체포해 한낱 범죄자로 격을 떨어트리는 과정이 필수적이고.

그에 더불어 괴도가 워낙 값진 보물을 많이 훔쳤다 보니 꿍쳐놓은 재산도 상당할 것으로 추측되는 상황이기에 그걸 압수하기 위해서라도 녀석은 살아있어야 했다.

그렇다 보니 체포 과정은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었다. 당연히 죽이는 것보다 제압하는 게 훨씬 더 어려우니까.

“일단 당장은 집행자들한테 맡기는 수밖에.”

궁전 외부의 경계는 집행자가 맡은 상태.

   이번에는 보안도 철저하게 지켜 일반인도 근처에 없으니 집행자들도 시선 신경 쓰지 않고 마음껏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괴도가 안에 들어왔을 때부터 움직이면 되니까.”

엑스칼리버가 꽂혀있는 동관 회랑의 밀실.

   경찰과 왕실 근위대가 협력해 개미 한 마리 지나다닐 수 없도록 엄격히 감시하는 중이다.

가젯은 부하를 돌려보낸 뒤 옆에 있던 조앤에게 물었다.

“어때요? 생각하던 사람이 맞는 거 같나요?”

   “음···. 멀어서 잘 보이질 않네요. 아무래도 가까이서 봐야 할 거 같은데.”

   “그럼 일단 안으로 들어가시죠. 바깥에서는 저희가 있어봤자 딱히 도움 줄 것도 없어 보이니까요.”

게다가 저렇게 하늘에 떠올라 있는 것도 시선을 끌기 위한 연막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라파노의 저택에서도 비슷한 트릭에 이미 당한 적 있지 않았던가.

결국 어찌 됐든 녀석은 엑스칼리버가 꽂혀있는 장소로 올 수밖에 없다.

   자신들은 괴도가 직접 찾아올 때까지 진득하게 기다리면 될 뿐이다.

미리 준비해둔 상황실에서 가젯은 실시간으로 보고를 받았다.

“지금 상황은?”

   “타깃과 집행자 사이에 짧은 무력 충돌이 있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타깃이 모습을 감췄습니다.”

   “역시 화려한 등장은 눈속임용이었던 건가···?”

갑자기 나타나 갑자기 사라져버렸다.

   당연히 궁전을 떠났을 리는 없을 테고 외부로 시선을 잔뜩 끌어모았으니 궁전 내부 으슥한 곳으로 몸을 숨긴 게 아닐까.

굳이 인력을 분산시켜 궁전을 샅샅이 뒤질 필요도 없다. 괜히 그래봤자 오히려 놈이 바라는 대로 휘둘릴 뿐이니.

우직하게 목표에만 집중해 방어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초조해지는 것은 상대일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우리에겐 비장의 카드가 있으니까.’

전쟁 영웅 길버트.

   그가 밀실의 입구로 향하는 유일한 복도를 가로막고 있는 이상 제아무리 백전백승의 괴도라 할지라도 쉽사리 접근하긴 힘들 것이다.

유일한 변수라고 한다면 놈의 기상천외한 마법이 불러일으킬 변수뿐인데.

   사실 이건 어떻게 대응책을 마련하려 해도 정보가 워낙 부족하다 보니 마땅한 방법이 없었다.

“아니야. 그래도 괜찮아···.”

이미 동관 전체에 마력 탐지기를 도배해놓았다.

   엄청난 돈지랄이긴 했지만 왕실의 풍족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실현한 최선의 전략.

이번만큼은 무슨 일이 있어도 잡고 말겠다.

가젯은 이번 작전에 자신의 모든 것을 배팅했다.

   원래라면 일개 팀장급이 지휘할 수 있는 전력이 아니었다. 여태까지 그녀가 괴도를 전담해왔다는 전력과 더불어 앞으로의 커리어까지 내걸고서 겨우 따낸 지휘권이었다.

즉 여기서 실패하면 그대로 사직서를 던져야 하는 상황.

사실 그런 것과 상관없이 그냥 가젯 본인의 자존심이 더 이상의 실패는 용납해주지 않았다.

초조한 불안감을 애써 억누른 채 그녀는 한시도 쉬지 않고 현장을 통솔해나갔다.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조앤이 혀를 내두를 만큼 가젯은 자신의 영혼을 불태웠다.

그런 상황 속에서 셜록은 초록색 눈동자를 빛내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

현재 밀실 내부에는 단 한 명만이 들어가 있는 상태다.

레이븐의 변장 능력이 워낙 뛰어나다 보니 아무 사람이나 함부로 들여보냈다간 오히려 눈 뜨고 코 베이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렇게 당한 전적도 한 번 있었고.

그래도 안에 있는 사람이 빅토리아 공주였으니 큰 걱정은 없었다.

물건의 주인인 장본인보다 더 믿음직한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게다가 공주에게 유사시에 바로 괴도의 습격을 알릴 수 있게 호출기도 지급한 상황. 호출기가 울리면 즉시 복도에 있던 길버트가 밀실로 들어올 것이다.

레이븐이 공주로 변장했을 확률?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봐도 무방했다.

가젯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엑스칼리버는 왕실의 핏줄을 이은 선택받은 자에게만 반응한다나?

   무엇보다 확실한 검증 방법을 통해 공주는 자신의 고결한 신분을 입증했다.

단순히 겉모습이 아니라 왕족을 포함해 극소수만 아는 극비사실을 괴도가 미리 눈치채고서 대비했을 리가 없지 않겠는가.

모든 것이 완벽했다. 이제 남은 건 작전대로 레이븐을 체포하는 것뿐.

그 뒤로도 몇 차례 급박한 보고가 이어졌다.

“괴도가 본관 알현실에 등장했다고 합니다!”

   “현재 레이븐 별관의 서재에서 발견!”

괴도가 분신술을 쓴 건 아닐까 의심될 만큼 사방팔방에서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심지어 그사이의 틈이 평범한 방법으로는 절대 불가능할 찰나에 불과했기에 경비들은 패닉에 빠지기 충분했다.

그러나 가젯은 오히려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그녀가 보기엔 이러한 소식들이 오히려 청신호로 느껴졌으니까.

‘어때? 초조하지?’

뚫을 곳이 보이지 않아 마구잡이로 헤집어 다니는 것이리라.

   그러나 상대해줄 필요도 없는 블러핑에 불과하다. 엑스칼리버에 다리가 달려 혼자 어딘가로 이동하는 게 아닌 이상 결국 레이븐은 자신들에게 와야만 한다.

하지만 뒤이어 들려온 보고는 그냥 넘겨들을 수 없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현재 궁전의 상공에 괴도 다시 등장! 손에 엑스칼리버를 들고 있습니다!”

   “뭐? 확실해?”

   “일단 겉보기엔 완전히 일치합니다만···.”

말도 안 된다. 그 모든 경계를 뚫고 아무도 모르게 엑스칼리버를 챙겨 빠져나왔다고?

가젯은 벌떡 일어서면서도 이성을 잃지 않고 냉정하게 명령을 내렸다.

“당장 공주님께 연락을 취해. 회랑의 경계는 그대로 유지하고. 내가 직접 바깥으로 나가서 확인할 테니까.”

이것조차 괴도의 흔들기일 가능성이 유력했다.

   아니 가젯은 이미 마음속으로 그럴 것이라 확신까지 내린 상황.

따라서 그녀는 자신이 제일 믿고 의지하는 셜록에게 직접 부탁하였다.

“셜록. 당신이 직접 공주님과 만나주세요.”

   “네.”

그러자 조앤이 잔뜩 상기된 표정으로 손을 번쩍 들었다.

“저도 샤론을 따라가고 싶은데···!”

   “음.”

그녀가 방해되지는 않을까 걱정하던 가젯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괴도의 얼굴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가까이 접근할 필요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만약 이 틈을 타 녀석이 밀실에 잠입할 생각이라면 조앤을 붙여서 함께 움직이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어차피 레이븐이 누군가를 다치게 할 리는 없으니까.

어떤 의미로는 누구보다 괴도를 잘 알고 신뢰하는 가젯이었기에 큰 걱정 없이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

그렇게 세 여인이 둘로 찢어져 각자의 역할을 하러 이동했다.

   회랑 복도를 지키던 길버트는 미리 연락을 받고 안으로 들어오는 셜록과 조앤을 맞이해주었다.

“너희 혹시 변장한 괴도는 아니겠지?”

   “원하신다면 길버트 님의 군시절 흑역사 모음집을 떠들어드릴 수도 있는데요.”

   “윽. 너는 패스해주마.”

조앤과 길버트는 잘 아는 사이였기에 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셜록은 달랐다.

“넌 어떻게 증명할 거지?”

   “샤론은 저랑 처음부터 같이 있었어요. 바꿔치기 당할 타이밍도 없었고요.”

   “흠···. 그래. 괴도가 다른 곳에 모습을 보였을 때도 조앤이랑 같이 있었다면 괜찮겠지. 들어가라.”

길버트의 허락 아래 무사히 회랑을 통과해 밀실에 도착한 두 사람.

   셜록은 미리 준비해둔 대로 밀실 내부에 있을 공주에게 말을 걸었다.

“공주님. 안에 계신가요?”

   “아 셜록인가. 무슨 일로 왔느냐.”

   “지금 엑스칼리버는 어떤 상태죠? 괴도가 들어오진 않았나요?”

그러자 안에서 공주가 태평한 어조로 대답했다.

“아무 문제 없다. 검도 멀쩡히 꽂혀있다.”

그 말을 들은 조앤은 안심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휴우···. 그럼 가젯 씨가 말한 대로 괴도의 속임수였나 보네!”

하지만 셜록은 날카로운 눈빛을 거두지 않고 밀실의 너머를 응시하며 말했다.

“거짓말을 하고 계시네요.”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다들 걱정해주셔서 고마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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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Score 8
Status: Ongoing
Every night, ordinary extras at the academy act as phantom thieves while hiding their ident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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