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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Chapter 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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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03

셜록의 폭탄 발언에 당황한 것은 옆에 있던 조앤이었다.

“거 거짓말이라고···?”

대체 뭐가 거짓이라는 뜻일까.

아무 문제 없다는 게? 검이 멀쩡히 꽂혀있다는 게?

   아니면 공주의 존재 자체가 가짜라는 건가?

애초에 셜록은 공주의 대답이 거짓말이란 걸 어떻게 눈치챈 걸까.

   얼굴을 마주한 것도 아니고 벽 너머의 밀실에서 목소리만 듣고서 말이다.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군.”

빅토리아의 의문에 찬 반응이 돌아왔다.

   만약 셜록이 헛짚은 거라면 단순한 해프닝 정도로 가볍게 넘어가긴 힘들 것이다.

공주가 일반적인 왕족과 달리 털털한 성격인 건 맞지만 그걸 감안해도 왕족을 대놓고 의심하는 행동은 심각한 불경이었다. 막말로 왕실 모독죄로 처벌당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란 뜻이다.

“시치미 떼셔도 소용없어요.”

   “흠. 왜 내가 거짓말을 했다고 확신하는 거지? 근거는?”

   “밀실에 접근하는 사람은 누구든 암구호를 대야 하니까요.”

잠깐의 정적 이후 한 박자 늦게 공주의 대답이 돌아왔다.

“암구호를 대야 하는 건 자네 아닌가?”

   “네. 일부러 생략했죠. 그럼 공주님께선 당연히 그 사실을 지적하셔야 했고요.”

   “아 나는 깜빡했던 것뿐이라네.”

황당할 만큼 뻔뻔한 공주의 태도에 조앤은 입을 떡 벌렸다.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암구호를 대보시죠.”

   “내가 왜 그래야 하지? 지금 밀실 안에 있는 사람은 자네가 아니라 나일세. 암구호를 대야 하는 건 오히려 자네라는 뜻이지.”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러간다 싶을 때쯤 빅토리아는 되려 역으로 셜록을 추궁하기 시작했다.

“자네야말로 수상쩍군. 이렇게 은근슬쩍 암구호를 알아내려는 속셈이 아닌가?”

   “제가 괴도였다면 암구호에 관한 언급을 하지 않았겠죠.”

   “아니지. 암구호가 존재한다는 정보는 입수했지만 그게 무엇인지 몰라 이런 일을 꾸몄을지 어떻게 알겠나.”

혼란스러운 구도 속에서 중간에 끼여버린 조앤은 머리가 핑핑 돌아버리는 느낌이었다.

얘기하는 걸 보니까 둘 중 한 명은 괴도인 건가···?

   그런데 셜록은 처음부터 쭉 옆에 같이 있었는데?

그렇다고 공주님이 괴도라기엔 아무도 들어갈 수 없는 밀실이었잖아.

   게다가 복도는 길버트 경이 막고 있었는데 몰래 잠입하는 게 가능한 걸까?

‘침착하자. 조앤.’

넌 할 수 있어. 진실을 밝혀낼 수 있다고!

그렇게 자기 스스로 다독이며 머리를 감싸 쥐는 조앤.

그러다 결국 참다못한 그녀는 버럭 소리를 지르며 판을 뒤집어 엎어버렸다.

“괴도 씨! 당신을 만나러 왔어요!!”

갑작스러운 외침에 살짝 당황한 듯 셜록이 옆을 힐끗거렸다. 안에 있던 공주도 비슷한 상황인지 목소리가 뚝 끊긴 상황.

조앤은 그에 굴하지 않고 계속해서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내뱉었다.

“다 알아요! 전부 눈치챘다고요! 여기서 나타나지 않으시면 전부 까발려 버릴 거예요!”

사실 그녀도 확신하고 있는 건 아니었다. 굳이 따지면 완벽한 물증 없이 그냥 본인의 직감에 따라 의심하고 있을 뿐이었다.

말해 뭐할까. 조앤은 최근 부쩍 가까워진 의문의 자선 사업가 뤼팽을 의심 중이었다.

이유는 별거 없었다. 만약 그녀한테 묻는다면 머뭇거리다 ‘여자의 직감···?’ 같은 맥 빠지는 대답이나 흘리고 말겠지.

그래도 뤼팽을 의심하기 시작한 계기가 있다면 카지노에서의 소동이 그 시발점이었음은 분명했다.

상당히 마음에 들었던 샬럿이 갑자기 사라지고 경매장에 괴도가 나타났다는 얘기가 들리더니 뤼팽마저 훌쩍 떠나버렸을 때 조앤은 그 순간 무언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직감적으로 깨닫고 만 것이다.

그날로부터 여태껏 그녀는 계속해서 뤼팽을 의심이 가득한 눈길로 쳐다보았다.

   집요한 관찰 끝에 느낀 점이 한 가지 있다면 그의 정체와 별개로 뤼팽은 매우 좋은 사람이란 것뿐이었지만.

그런 탓일까? 조앤은 자연스레 괴도 레이븐에 대해서도 별다른 악감정을 지니지 않게 되었다.

   오히려 굳이 따지면 순수한 호기심이라고 할까. 왜 정체를 숨기고서 그런 짓을 하는지가 매우 궁금해질 뿐이었다.

몇 번이나 묻고 싶었지만 뤼팽과 레이븐이 동일 인물이라는 확신이 없었다.

   다짜고짜 물어보면 당연히 상대는 부정할 게 뻔한 상황. 결국 조앤은 어쩔 수 없이 본인이 직접 답을 찾기 위해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다.

마침내 지금.

   뭐가 뭔지 하나도 모를 이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인내심이 바닥나버린 조앤은 어디선가 자신의 말을 듣고 있을 레이븐에게 협박하고 말았다.

“지금 듣고 계신 거 다 알아요! 순순히 나오지 않으면 진짜 다 불어버릴 거예요!? 어떻게 돼도 전 몰라요···?!”

만약 자신의 추측대로 정말 뤼팽이 괴도가 맞다면.

   공주와 셜록 둘 중 한 명에게라도 정체를 들킨다면 상당히 곤란해질 것이다. 그러니 자신의 입을 막기 위해서라도 어떻게든 개입하려 하겠지.

그 사람이 바로 괴도 레이븐이다.

‘역시 난 천재야!’

찰나의 순간에 완벽한 해답을 찾아냈다는 사실에 스스로 감탄하고 말았다.

만약 안 나온다면?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면 될 일이다.

   조앤도 딱히 뤼팽에게 피해를 주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자신의 말을 무시한다면 괘씸해서라도 진짜 불어버리지 않을까.

일단 충동적으로 저지르고 난 뒤 조앤은 슬쩍 셜록의 눈치를 살폈다.

   그녀는 딱히 방해할 생각이 없는지 멀뚱멀뚱 바라만 보고 있었다.

공주도 마찬가지였다. 벽 너머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일은 없었다.

‘뭐야? 그럼 둘 다 아니라는 거야?’

그게 아니면 자신이 진짜 폭로할 거라 믿지 않는 건가? 자신이 그렇게까지 경고했는데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 거라면 아주 괘씸하기 그지없다.

조앤은 인상을 찌푸리며 더욱 크게 외쳤다.

“그냥 하는 말일 거 같아요!? 저 정말 한다면 하는 여자예요!! 지금 당장 튀어나오지 않으면 다 까발릴 거라고요!!”

이래도 안 나온다면 어쩔 수 없다.

   복잡한 뒷일은 생각하지 않고 그냥 저지르고 보는 수밖에.

“괴도 레이븐은 사실 뤼ㅍ···!!”

   “하도 시끄럽길래 혹시나 해서 와봤더니 대체 뭐 하고 있는 건가?”

그때 뒤에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말을 툭 끊고 들어오자 조앤은 화들짝 놀라 딸꾹질하고 말았다.

“히끅.”

   “···어휴. 왓슨. 자네는 이렇게 소란을 피우려 따라온 건가? 실망이로군.”

   “그 죄송합니다···.”

길버트의 꾸짖음에 뒤늦게 이성이 돌아온 조앤은 고개를 푹 숙였다.

   그리고는 냅다 눈앞에 있는 낭심을 힘껏 걷어차 버렸다.

“흐아압!!”

기습 발차기는 허무하게 가로막혔다.

   손을 내려 재빨리 급소를 보호한 길버트는 너무나 황당한 상황에 어떻게 반응할지조차 헷갈려 하며 물었다.

“지금 이게 뭐 하자는. 아니 왓슨?”

   “어라. 정말로 대장님이신 거예요? 당연히 변장한 괴도일 줄 알았는데.”

   “드디어 미쳐버린 건가? 전장에서의 부상이 이제야 뇌에 영향을 미친 건 아니겠지?”

   “죄송합니다···.”

그녀가 다시 한번 사과하자 길버트는 머리가 지끈거리는지 미간을 짚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퍽!

모두의 예상을 비튼 또 한 번의 기습을 그대로 허용하고 말았다.

조앤은 확신에 찬 어투로 외쳤다.

“당신 맞잖아! 어디서 속이려 들어!?”

   “끄으윽···.”

다행히 정타로 들어가진 않았으나 살짝 스친 공격만으로 엄청난 치명타.

   자세를 구부리며 고통에 찬 신음을 내뱉던 길버트는 잠시 후 한숨을 내쉬었다.

“···어떻게 알았지?”

   “응? 그냥 감인데.”

기가 막힌 대답에 헛웃음을 지은 길버트 아니 레이븐은 순순히 변장 가면을 벗으며 정체를 드러냈다.

검은 정장과 모노클 그리고 까마귀 지팡이까지.

   익히 알려진 모습 그대로의 괴도를 처음 마주한 조앤은 눈을 반짝였다.

“개 잘생겼어. ···근데 내가 생각하던 얼굴은 아닌데?”

   “우리가 어디서 만났었나? 내 생각에 우리는 초면인 것 같은데. 당신처럼 아름다운 여자는 쉽게 까먹지 않거든.”

   “꺄악!!”

마치 아이돌을 영접한 여중생 팬처럼 기쁨의 비명을 지르는 조앤.

   그런 모습을 옆에서 실시간으로 지켜보던 셜록은 어째선지 경멸에 가까운 눈빛으로 괴도를 노려보았다.

“아 그쪽도 오랜만이야. 탐정 아가씨.”

   “이렇게 순순히 모습을 드러낼 줄은 몰랐네.”

   “후후. 원하는 건 이미 얻어서 말이야. 작별 인사나 하려고 왔달까.”

태연스러운 말이었으나 셜록은 쉽게 믿지 않았다.

“글쎄. 딱히 원하는 물건을 챙긴 것 같진 않아 보이는데.”

   “궁금하면 저 안에 있는 공주님한테 직접 물어보는 건 어때?”

   “그것도 나쁘진 않겠네. 일단 널 붙잡고 나서 말이야.”

그녀의 눈동자가 초록빛으로 번뜩이자 레이븐은 여유로운 미소를 흘렸다.

“할 수 있다면 해봐.”

   “얼마든지. 이번엔 절대 놓치지 않을 거야. 무슨 수를 써서라도.”

팽팽하게 두 사람의 시선이 맞붙는 가운데 둘을 번갈아 바라보던 조앤이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둘이 사랑싸움하는 거야?”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낭심킥이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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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Score 8
Status: Ongoing
Every night, ordinary extras at the academy act as phantom thieves while hiding their ident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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