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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Chapter 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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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28

“······.”

   “······.”

큰일이다. 이제 뭔 얘기를 해야 하지?

한동안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어찌어찌 서로의 정체를 까발리긴 했는데 이다음부터 어떻게 대처할지는 전혀 준비를 안 해놨던 게 실착이었다.

그렇게 입도 떼지 못하고 눈치만 살피던 와중 상대 쪽에서 먼저 반응이 튀어나왔다.

“하나만 물어봐도 되니?”

   “응? 뭔데?”

   “왜 괴도로 살아가는 거야?”

어느 정도 예상했던 질문이었다. 하긴 누구나 궁금해할 만한 내용이긴 했다.

   어떻게 대답해야 좋을지 잠시 고민하다 그냥 사실대로 얘기해주었다.

“한 여신님이 그걸 원하셔서.”

   “여신?”

   “설명하자면 복잡한데. 대충 신한테 선택받았다고 이해하면 편해.”

내 대답이 너무 뜬금없게 느껴진 건지 샤론은 눈썹을 치켜올린 채 알쏭달쏭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아무래도 저 반응을 보니까 그녀는 신과 아무 관련 없는 일반인인 모양이다. 사실 내심 마음 한편으로는 샤론도 나나 공주님처럼 신의 사도인 게 아닐까 의심했었는데.

“흠. 농담은 아닌가 보네.”

   “다 들킨 마당에 이런 걸로 왜 거짓말을 하겠어.”

   “그러면 그 여신님은 정의롭고 선하신 분이니?”

   “그···렇지?”

순간 대답을 망설이고 말았다. 당연하게 긍정하려다 불현듯 지난 아일랜드에서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여태까지는 당연히 여신님이 착하다고만 믿어왔었다. 하지만 시간의 여신과 문답을 나눈 뒤부터는 자꾸만 오묘한 찜찜함이 지워지지 않았다.

거짓의 여신. 그녀가 여태 날 속이고 있으니 조심하라던 경고.

사실 지금도 문제를 덮어놓고 뒤로 미뤄뒀을 뿐 무언가 속 시원히 해결된 것은 전혀 없었다.

찰나의 뜸 들임에 불과했으나 샤론은 그 미묘한 침묵을 눈치챈 건지 살짝 눈가를 가늘게 뜨며 고개를 기울였다. 그러나 다행히 그 이상으로 무언가를 더 캐묻거나 하진 않았다.

여신님은 내가 자기를 의심 중이라는 걸 알고 있을까? 아마 대충 짐작은 하고 있겠지. 서로의 감정을 어느 정도 읽을 수 있는 만큼 당연히 내 마음이 혼란스러운 것쯤은 진작 눈치챘을 것이다.

그런데도 아무 말을 꺼내지 않는 건 어째서일까. 굳이 해명할 필요도 없는 헛걱정이라 여겨서?

   아니면 달리 뭐라 변명할 말조차 없을 정도로 정곡을 찔려서일 수도.

뭐가 됐든 지금의 불편한 기류는 쉽게 없어지진 않을 것 같다는 직감이 들었다.

   이 애매한 상황을 끝낼 만큼 특별한 사건이 발생하기 전까진 말이다. 그 끝이 과연 어디를 가리키고 있을지는 전혀 예측조차 가지 않았지만.

“그래. 일단 믿어줄게.”

내 상념을 깨트린 샤론은 한동안 말없이 내 얼굴만 빤히 바라보았다.

   그 시선이 괜히 부담스러워 고개를 돌리다 어색한 침묵을 참지 못하고 아무 말이나 생각나는 대로 내뱉었다.

“이제 어떻게 할 거야?”

오랫동안 해묵던 기나긴 눈치 싸움이 마침내 결판 지어졌다. 둘 중 한 명이 완전히 끝장나 버린다는 엔딩은 아니었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깔끔하게 해결됐다고 표현하기도 어려웠다.

어쩌면 이건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일지 모른다. 서로의 정체를 알게 된 이상 우리는 지금부터 상대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선택을 내려야 했다.

“난 지금 당장 싸울 생각은 없어.”

먼저 제 의견을 밝힌 것은 샤론이었다. 아무렇지도 않게 적대하지 않겠다고 말하는데 이걸 믿어야 하나 되려 걱정이 들었다.

“그럼···. 이제부터 레이븐을 안 쫓겠다는 거야?”

   “아니. 그건 아니지.”

앞뒤가 맞지 않는 말에 혹시 짓궂은 농담인가 싶었으나 표정을 보아하니 그녀는 진심인 듯했다.

“어차피 우리 둘 다 낮과 밤을 다르게 살아가고 있는 것 같은데 굳이 낮에까지 싸워봤자 서로에게 손해일 것 같은데. 안 그러니?”

틀린 말은 아니었다. 여태껏 괴도로 활동하면서 아카데미생이란 신분은 여러모로 쓸모가 많았다.

물론 내게는 뤼팽이라는 신분 또한 존재하지만 마법이란 영역과 밀접히 맞닿아있는 아카데미생의 신분 역시 위장용으로 큰 도움이 됐으니까.

아마 샤론 또한 비슷한 처지일 것이다. 괴도든 탐정이든 밤에 비밀스럽게 움직이기 위해선 낮 동안 자신의 정체를 가려줄 만한 위장 신분이 필요했다.

그러니 말하자면 서로의 이해관계가 일치하니 해가 떠 있는 동안은 임시 휴전을 맺자는 거였다.

나로서도 딱히 거절할 이유가 없는 제안이었다. 적어도 교복을 입고 있는 중에는 마음 편히 쉬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으니까.

하지만 샤론의 제안을 받아들이기 전에 반드시 먼저 확인해야 할 부분이 있었다.

“나도 똑같이 하나만 물을게. 너는 왜 탐정 일을 하는 건데?”

그녀와 처음 마주한 날은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라파노의 저택에서 내 트릭을 간파하고 정체를 발각해냈던 초록 눈의 소녀.

셜록은 처음 보았을 때부터 지금까지 항상 나를 붙잡는 데 진심이었다.

그 이유가 궁금했다. 단순히 나뿐만 아니라 다른 범죄자에게도 마찬가지인지 아니면 오직 나한테만 그러는 건지. 만약 그렇다면 대체 무슨 이유 때문인지 알고 싶었다.

“네가 괴도를 잡으려는 이유가 뭐야?”

내 물음에 샤론은 곧바로 입을 열지 않았다. 조용히 침묵을 지킨 채 내 시선을 마주하길 한참 꽤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그녀는 천천히 말을 떼었다.

“복수.”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대답. 그녀가 내뱉은 한 단어를 되뇌어보다 멍하니 되물었다.

“···뭐?”

   “걱정하지 마. 넌 아닌 것 같으니까. 아마도.”

샤론은 더 할 말이 없다는 듯 입을 꾹 다물어버렸다. 방금 발언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한참을 망설이다 간신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았어. 오늘은 밤도 늦었고 피곤할 텐데 일단 자자.”

범인은 잡혔어도 상황 수습 목격자 진술 범인 연행 등등 후처리를 전부 끝내고 육지에 도착하려면 아직 한참 남았다. 못해도 내일 아침이 되어서야 땅에 발을 디딜 수 있겠지.

그때 동안 조금이라도 자두는 게 좋으리라. 어차피 자다가 사건 수사 때문에 불려갈 확률이 매우 높겠지만.

아무튼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 각자 방으로 돌아가 쉬기로 했다. 처음에만 해도 객실은 그냥 짐만 던져놓는 곳쯤으로 여겼는데 설마 여기서 잠까지 자게 될 줄이야.

당연히 남녀가 같은 방을 쓸 수는 없으니 부랴부랴 남녀로 나눠 새롭게 숙소 인원을 짰다.

   크루즈가 워낙 크다 보니 2인 1실로 배정해도 객실이 남을 정도였다.

그런데 딱 하나 사소한 문제가 있다면···.

“···네가 왜 여기 있어?”

내가 배정된 방에 있어서는 안 될 인물이 떡하니 침대에 걸터앉아 있었다는 것이다.

“난들 알겠냐? 꼬우면 선생들한테 물어보던가.”

지나의 틱틱대는 말투는 굉장히 오랜만이었으나 지금 상황에서만큼은 반갑기보단 당혹스러웠다.

“넌 넌 여자잖아.”

   “흥. 그래서 어쩌라고.”

그래. 지나가 여자라는 사실은 나만 알고 있던 거였지.

   아카데미에서는 남학생용 교복을 입고 지나가 아니라 진 그레인저로 변장 중이니까.

아니 그렇다 해도 이건 좀 이상하잖아.

   당연히 수학여행 숙소는 같은 반끼리 배정해줘야 하는 거 아니야? 왜 다른 반 학생이랑 단둘이 방을 써야 하는 거냐고.

내가 웬만해선 넘어가겠는데 이건 진짜 아니라는 생각에 즉시 선생님께 달려가 따졌다. 그러자 돌아오는 대답이.

“인원수가 안 맞아서 어쩔 수 없었어.”

   “왜 하필 저인데요?”

   “원래는 제비뽑기로 정하려 했는데 네가 방 배정하는 동안 자리를 비웠잖니.”

아. 내가 샤론이랑 갑판에 나와 산책하던 때였구나. 내가 원인이었다는 얘기를 들으니 뭐라 항의하기가 애매해졌다.

“어차피 같은 남자애끼리 잠깐만 있으면 되잖니. 아니면 무슨 다른 문제라도 있어?”

   “···아니요.”

결국 나는 얌전히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어쩌겠는가. 저 상황에서 다짜고짜 지나가 사실 여자였다고 밝힐 수도 없는 노릇인 것을.

힘없이 터덜터덜 방으로 돌아오니 지나는 삐뚜름한 눈매를 치켜뜨며 냉소적인 미소를 지었다.

“하. 내가 그렇게 마음에 안 들었냐? 헐레벌떡 달려가서 방 바꿔 달라고 항의할 만큼?”

   “···그런 게 아니잖아. 이건 그냥 서로 불편할까 봐 그런 거지.”

   “아아. 여자랑 같은 방에 못 있겠다? 그런 것치곤 방금까지 여자애랑 둘이서 알콩달콩 잘만 산책 다니던데?”

내가 샤론이랑 있던 걸 그새 봤니?

   그런데 그게 한기를 뚝뚝 흘리며 싸늘하게 말할 만큼 잘못한 일이었나···?

“꼬우면 그년이랑 단둘이 자던지. 아 뜨겁게 불장난하느라 자지도 못하려나?”

   “···제발. 걔랑은 절대 그런 사이 아니야.”

   “흥. 그러시겠지.”

대체 뭐가 문제길래 저리 냉랭하게 대하는지. 그래도 최근 꽤 친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전부 내 착각이었던 걸까.

지나와 말싸움하기엔 너무 피곤했다. 나는 흐느적거리며 침대에 대충 널브러진 다음 손을 휘적휘적 흔들었다.

“나 지금은 너무 피곤해서···. 미안한데 자고 나서 얘기하자.”

   “그러든가 말든가.”

침대에 누워 푹신한 베개에 머리를 갖다 대자마자 잠이 솔솔 몰려왔다.

   그대로 눈이 감기며 꿈나라에 빠져들려던 순간.

삐걱.

침대 소리와 함께 바로 옆에 따뜻한 온기와 달짝지근한 향기가 느껴졌다.

   순간 정신이 확 깨어 눈을 뜨니 바로 코앞에 지나의 얼굴이 놓여 있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할일이 너무 많네용…

글만 열심히 쓰고 싶은데 쉽지 않은 거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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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Score 8
Status: Ongoing
Every night, ordinary extras at the academy act as phantom thieves while hiding their ident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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