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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Chapter 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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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30

“폐하의 명에 따라 귀빈들을 왕실로 초대하기 위해 파견된 궁중 마법사입니다.”

정말로 우리를 데려오기 위해 궁중 마법사가 대기하고 있었다.

   고작 몇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 높으신 몸이 무거운 몸을 이끌고 행차하신 것이다.

궁중 마법사가 어떤 존재인가? 실력으로만 따져도 집행자와 동등하고 사회적 명망까지 고려하면 집행자보다 한 수 위라고 분류해도 무방한 그야말로 마법사로서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경지나 다름없었다.

심지어 직위만 높은 게 아니라 나이까지 지긋하신 어르신이 한참 새파란 꼬맹이들에게 존대하니 괜히 내가 다 불편해질 지경이다.

하지만 엑쥐페리는 그런 것 따위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자 마중까지 나와줬으니 얼른 가자고.”

약간은 얼떨떨한 기분을 느끼며 땅에 그려진 마법진 위로 이동했다.

장거리 텔레포트라니. 지금 내 실력으로도 과연 가능할지 의문이 들 정도의 고위 마법을 여러 명이 동시에 이용한다는 점에서 저 어르신이 얼마나 대단한 마법사인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그럼 이동하겠습니다.”

모두 올라타자 짧은 안내와 함께 시야가 급격히 변환했다. 요동치는 마력이 주위를 둘러싸더니 기묘한 탑승감과 함께 순식간에 주변 공간의 풍경이 일변하였다.

“허···.”

나도 모르게 허탈한 감탄사가 튀어나올 만큼 신묘한 경험이었다.

   어쩌면 텔레포트 순간의 감각을 기억하면 무언가 깨달음을 얻어 마법 실력이 오르지 않을까 했는데 어림도 없다는 것처럼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다. 그냥 뒤늦게 순간이동 했다는 사실만 인지하는 게 고작이었다.

약간 얼떨떨한 기분으로 주변을 둘러보니 도착한 곳은 아무래도 왕궁 내에 따로 마련된 텔레포트 전용 공간인 듯했다. 고풍스러운 인테리어와 달리 방 안에는 마법진 외에 특별한 요소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럼 우리는 예복을 갖춰 입고 폐하를 알현할 준비를 마친 뒤에 돌아오지.”

   “서두르시길 바랍니다. 폐하께서는 한시라도 빨리 귀빈들을 만나고 싶어 하시는 듯하니.”

   “나도 알아! 늙은이 주제에 쓸데없는 참견은. 쯧.”

세상에 궁중 마법사한테 저렇게 불손한 태도를 내비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니.

   내 생각보다 더 격이 높은 귀족인 건가? 아니 사실 신분과 관계없이 어지간해선 마법사는 껄끄럽게 생각하는 게 정상일 텐데.

아무래도 엑쥐페리는 그냥 자기보다 낮은 사람에겐 싸가지 없이 대하는 모양이다. 실제로 우리한테도 처음 만났을 땐 다짜고짜 범인으로 몰아가며 난리치지 않았던가.

어찌 보면 그야말로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전형적인 귀족의 표본일지도.

   오히려 고결한 신분임에도 아무렇지 않게 평민들과 어울리는 율리아야말로 비정상에 가까운 걸지도 모른다.

   산업혁명이 막 시작되며 신분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는 브리튼과 절대 왕정이 굳건히 유지 중인 프랑크의 국가적 차이도 있을 테고.

뭐 이런 걸 깊게 파고들 필요는 없었다. 어차피 우리는 왕을 만나 적당히 인사만 나누고 돌아가서 아카데미 일행과 합류하게 될 테니까.

왕이 궁정 마법사까지 사용해 우리를 한시라도 빨리 만나려는 게 살짝 불안하기도 했지만 그냥 참을성이 없는 성격인 거라 애써 납득하며 불길한 생각을 지워버렸다.

엑쥐페리의 뒤를 따라 궁전 복도를 걸어가며 힐끗 옆에 있는 샤론의 모습을 살폈다.

   역시나 감정 변화를 겉으로 잘 내비치지 않는 그녀답게 이런 상황에서조차 특유의 무덤덤한 표정을 유지하고 있었다.

“에휴···.”

괜히 나만 혼자 유난 떠는 것 같아 한숨이 절로 튀어나왔다. 가끔은 샤론의 저런 둔감함이 부러울 지경이다.

호화로운 궁전 바깥으로 나서니 익숙한 파리의 풍경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지난번에도 왔었지만 확실히 칙칙한 런던과는 느낌이 정반대구나. 각자 일장일단이 있긴 해도 역시 낭만 넘치는 파리의 매력은 특유의 설렘을 가득 느끼게 해주었다.

“내가 파리 최고의 양복점을 알고 있지. 기대해도 좋을 거야. 흐흐.”

그의 말은 허투가 아니었다. 넓은 광장 한편에 으리으리한 양복점은 안에 들어가자마자 감탄이 절로 나올 만큼 화려한 옷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둘 다 제법 옷맵시가 잘 빠질 것 같군.”

왕을 만나게 될 귀빈이라서인지 가게의 사장이 직접 우리를 상대해주며 옷들을 추천해주었다.

“여자친구분이 워낙 미모가 아름다우셔서 어떤 스타일도 잘 어울리실 것 같네요. 호호.”

   “···네?”

이게 무슨 소리야. 갑작스러운 치명타에 어쩌지도 못하고 딱딱하게 굳어있으니 샤론은 나를 힐끗거리고는 나지막이 말했다.

“사귀는 사이 아니에요.”

   “흠. 원래 그 나이 때는 다 그러는 거다.”

이 양반은 또 갑자기 무슨 헛소리야. 당사자가 아니라는데 왜 그쪽 맘대로 우리 사이를 결정짓는 거냐고.

기분 나쁜 표정을 보고 있으니 아무리 부정해봤자 오히려 더 놀려댈 게 뻔해 보여 그냥 입을 꾹 다물기로 했다. 샤론 역시 나와 비슷한 결론에 도달했는지 그 뒤로는 부정하지 않고 침묵을 지켰다.

우선 나부터 옷을 고르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여자보다는 남자가 더 빠르고 쉽게 고를 수 있으니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나쁘지 않네. 꽤 자연스러운데 정장을 자주 입어봤나?”

   “하하···.”

자주 입기야 한다. 괴도 레이븐으로 활동할 때의 기본 복장이 검은 턱시도이니. 물론 지금 입어 보는 옷들은 그보다 훨씬 화려하고 격식 있는 정장들이었지만.

아무튼 이런 얘기를 솔직하게 꺼낼 수는 없으니 적당히 웃음으로 넘겨버렸다. 다행히 엑쥐페리도 진짜 궁금해서 물은 건 아닌지 특별히 더 캐묻지는 않았다.

다양한 스타일을 시도해보았으나 역시 나는 검은색이 제일 잘 어울리는 듯했다. 결국 평소 레이븐과 비슷한 옷을 입은 채 거울 앞에 섰다.

“호호. 정말 잘 어울리시네요.”

   “그걸로 해도 괜찮겠군.”

가게 주인과 엑쥐페리의 반응을 들으니 여태 조용히 있던 샤론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졌다.

   혹시 이거 말고 다른 게 더 괜찮았다고 생각하는 걸까?

“샤론. 네가 보기엔 어때?”

뒤에 있던 그녀에게 물으니 대답은 한 박자 늦게 돌아왔다.

“···잘 어울려.”

   “그래? 그럼 나는 이걸로 해야겠네.”

다른 사람들도 전부 괜찮다고 한 데다 나도 이 옷이 제일 마음에 드니 굳이 다른 걸 더 입어 볼 필요는 없어 보였다.

내가 망설임 없이 지금 입고 있는 복장을 선택하자 가게 주인과 엑쥐페리는 어째선지 아까처럼 기분 나쁜 미소를 지었다. 대체 뭐 때문에 저러는 건지 이젠 감도 안 잡힌다.

다음은 샤론의 차례였다. 나는 뒤편에 선 채 그녀가 탈의실에 옷을 갈아입고 나올 때까지 조용히 기다렸다. 확실히 여자는 옷을 하나 입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구나. 하기야 옷에 맞춰 액세서리나 화장도 살짝씩 바꿔야 하니 오래 걸릴 수밖에 없으려나.

꽤 시간이 지나고 마침내 탈의실 문이 걷혔을 때 나는 순간적으로 머리가 멍해지고 말았다.

‘와···.’

아니 원래부터 예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각 잡고 꾸미니까···.

살짝 충격받았다. 내로라하는 미인들을 많이 봐왔으나 여태껏 외모만 보고 이 정도로 감탄한 경우는 진짜 드물었는데.

평소에는 항상 아카데미 교복이나 탐정 복장만을 고집해와서 그런지 지금 같은 모습이 낯설면서도 신선하게 다가왔다. 설마 샤론한테 이런 두근거림을 느끼게 될 거라곤 상상도 못 했었는데.

예전에도 몇 번 언급했었지만 내 이상형은 굳이 따지자면 샤론보다는 율리아 쪽에 가까웠다.

청순하면서 상냥하고 웃을 때 예쁜 여자.

   만약 율리아가 괴도 추종자로 광기 서린 모습만 보여주지 않았다면 정말 반했을지도 모른다.

레이첼이 잠깐 평소와 달라졌을 때도 살짝 설렘을 느끼지 않았던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오며 그마저도 싹 사라지고 말았지만.

결론만 말하자면 샤론은 내 이상형에 그리 부합하지 않는다. 청순과 상냥함이란 특징도 잘 어울리진 않지만 무엇보다 웃는 게 예쁘다는 마지막 특징은 항상 무표정만 고수하는 샤론과는 대척점에 있다 봐도 무방할 정도였으니.

그런데도 나를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오직 외모만으로 내 철칙들을 전부 깨부숴버린 것이다.

보는 눈은 전부 비슷한 건지 옆에 있던 두 사람도 나 때와 달리 훨씬 격정적으로 리액션을 터뜨렸다.

“엘레강트! 이 얼마나 아름다운 자태란 말인가!”

   “이건···! 아가씨 저희 가게의 전속 모델이 되어주지 않겠습니까!? 오늘 입고 가실 옷은 무료로 드릴 테니 제발!”

듣는 나도 기분이 쑥스러워질 만큼의 노골적인 칭찬 세례에도 샤론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그녀의 시선은 오로지 한곳. 오직 나한테만 집중되어 있었다.

“어때···?”

살짝 볼을 붉힌 채 뜸 들이며 묻는 그 모습이 심장을 요동치게 했다.

   대답을 기다리는 그녀의 모습에 한참을 우물거리다 간신히 한마디만을 겨우 내뱉을 수 있었다.

“···예쁘네.”

뒤에서 들려오는 기분 나쁜 웃음소리에 나는 고개를 푹 숙일 수밖에 없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비가 주륵주륵 내리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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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Score 8
Status: Ongoing
Every night, ordinary extras at the academy act as phantom thieves while hiding their ident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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