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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Chapter 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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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31

어찌어찌 둘 다 옷을 고르고 다시 왕궁으로 향했다.

   왠지 아까 전보다 더 어색해진 것만 같은 느낌은 그냥 기분 탓일까?

모르겠다. 너무 깊게 생각하지 말자.

[후흐흐···. 흐흐히.]

‘아까부터 자꾸 기분 나쁘게 웃지 마시죠?’

대체 저게 뭔 웃음소리야. 자꾸 신경을 긁는 여신님의 반응에 작게 투덜거려봤지만 그럴수록 오히려 돌아오는 리액션은 더 심해질 뿐이었다.

[역시 왕도적인 조합이 제일 보기 좋은 것 같구나.]

‘시끄러워요. 제발.’

무슨 뜻인지 하나도 모르겠고 알고 싶은 마음도 들지 않았다.

괜히 상대해봤자 나만 손해라는 걸 깨닫고 무시로 일관하며 묵묵히 왕궁까지 걸음을 옮겼다.

   슬쩍 눈동자만 굴려 옆을 바라보니 샤론의 표정은 역시 언제나처럼 덤덤한 무표정이었지만 어째선지 이전보다 고개가 살짝 아래로 향한 것 같기도 했다.

“흠. 이제부터는 왕궁 내부이니 체통을 지켜라.”

아니 여기서 당신이 제일 무례한 것 같은데. 그쪽이 다른 사람한테 뭐라 할 처지는 아니지 않나?

그래도 우리가 프랑크 왕국의 궁중 예법을 모르는 건 사실이니 귀족인 엑쥐페리의 도움이 필요하긴 했다.

다만 왕은 우리를 한시라도 빨리 만나길 원하는 탓에 궁중 예법은 복도 한가운데서 속성 1분 교육으로 대충 익혔다.

그리고 마침내 굳게 닫혀있던 알현실의 문을 열고 프랑크 왕과 마주할 시간이 찾아왔다.

나는 보자마자 고개를 갸웃거리고 말았다.

‘···여왕이었어?’

새빨간 적발과 그에 대비되는 푸른 눈동자. 아름다운 외모였으나 왠지 사람을 주눅 들게 하는 은은한 카리스마가 몸 주위에 흘러넘치는 듯했다.

한눈에 보자마자 묘하게 빅토리아 공주와 닮았다는 생각을 해버렸다. 두 사람이 친족일 리는 없을 테고 그보다는 군주가 가지는 포스 정도로 해석하는 게 합리적이겠지.

왜 여왕이라는 걸 여태껏 눈치채지 못했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딱히 알아차릴 여지 자체가 별로 없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엑쥐페리나 그 밖의 사람들도 그냥 폐하라고만 부를 뿐 여왕이라는 호칭을 직접적으로 사용한 적은 없었고 애초에 프랑크 왕국이라는 배경이 원작에서도 거의 비중이 없는 만큼 여왕이 작중에서 한 번이라도 등장했었는지조차 확실하지 않았으니까.

여왕의 앞에 선 우리는 엑쥐페리가 하는 걸 보고 따라 한쪽 무릎을 꿇으며 격식을 갖췄다.

그러자 왕좌에 앉아있던 붉은 머리의 여인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어서 오너라. 그대들을 꼭 한번 만나보고 싶었다.”

“영광입니다.”

“선박에서 일어난 살인 및 도난 사건의 피의자를 둘이서 밝혀내고 체포했다지. 어린 나이임에도 참으로 출중한 지혜와 능력을 갖췄구나.”

“운이 따라준 덕분입니다.”

“거기다 겸손의 미덕도 가졌군. 보면 볼수록 참 탐나는 인재들이로구나. 브리타니아인이라는 게 안타까울 정도야.”

뭔가 이상하다. 처음 보자마자 대뜸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금칠을 해줄 이유가 있나?

   물론 자신의 보석을 되찾아줬다는 점에서 호의를 품을 수야 있겠지만 그렇다고 이건 너무 과도한 표현 같은데. 한낱 평민에게 이런 태도는 오히려 왕의 체통에 어긋나는 행동이지 않을까.

실제로 정상적인 흐름은 아닌지 옆에 있던 엑쥐페리가 당황한 표정으로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엑쥐페리는 여태껏 우리에게 당연하다는 듯 하대해왔으니까.

   아무리 자신을 도와준 은인이라 하더라도 결국 평민은 평민. 특히 신분제의 벽이 브리튼보다 더 견고한 프랑크 왕국에선 귀족과 평민이 동등한 위치에 마주 선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리라.

그런데 자신이 하대했던 아이들을 여왕이 이리 정중히 대해주니 눈치가 보이는 것도 당연한 일이겠지. 차마 여왕한테 대놓고 왜 그러냐고 말할 수도 없으니 똥 마려운 개처럼 안절부절못하는 게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였다.

사실 당황스럽긴 이쪽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저런 태도는 단순히 보석을 찾아줬다는 이유만으로 나올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분명 무언가 숨겨진 다른 이유가 있을 것이다.

“혹시 우리 프랑크 왕국으로 귀화할 생각은 없느냐?”

   “···죄송합니다. 저희는 현재 런던 마법 아카데미에 재학 중이라 쉽게 이동하기가 어렵습니다.”

   “흠. 우리 파리 아카데미도 런던에 뒤처지지 않는 명문이라 들었는데.”

다행히 여왕은 그 이상으로 치근덕댈 생각은 없었는지 권유를 더 이어가진 않았다.

   하마터면 수학여행 왔다가 꼼짝없이 국적이 바뀔 뻔했네. 왕이 노골적으로 강요하면 계속 거절하는 것도 눈치 보이고. 물론 그렇다 해도 끝까지 거절했겠지만.

“장 드 세인트 엑쥐페리 경.”

   “네. 여왕 폐하.”

   “저 아이들이 지켜낸 보석을 보여주게.”

   “예. ···잠깐만요.”

갑자기 대답하다 말고 주머니를 뒤적거리며 허둥대는 엑쥐페리.

···설마. 아니지? 진짜 아니지?

“아 여기 있습니다.”

   “아쉽군. 만약 또 잃어버렸다면 그냥 넘어가지 않으려 했는데.”

   “하하···.”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생고생 끝에 보석을 되찾아줬건만 갖고 오다가 잃어버렸으면 진짜 나 같아도 뒤통수를 세게 때려주고 싶었을 것이다. 어차피 여신님의 감지 능력이 있어서 쉽게 찾아낼 수야 있겠지만.

아무튼 엑쥐페리가 꺼내든 보석은 과연 여왕한테 진상할 만한 가치가 있는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다. 블러드문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은은한 붉은빛은 마치 달빛처럼 신비로운 색채를 띠었다.

“아름답군.”

   “물론입니다. 신대륙에서 아주 힘들게 공수해 온 녀석이니까요.”

뜻밖의 내용에 속으로 상당히 놀라고 말았다. 도버 해협을 건너는 크루즈에 실려 왔으니 대충 브리타니아에서 건너온 보석이겠거니 지레짐작했었는데 설마 대서양 건너 아메리카에서 온 녀석일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

하긴 원래부터 브리타니아에 있던 보석이었다면 진작 내 표적이 되었겠지. 저만한 힘을 지닌 보석들은 이미 전부 훔쳐버렸으니까.

현시점의 아메리카는 당시 현실 지구와 마찬가지로 브리튼의 식민지인 상태다.

   아무래도 한창 서부 개척이 펼쳐지고 있다 보니 아직은 동부 지역 일부를 제외하곤 드넓은 황무지나 다름없을 것이다.

그곳에서부터 건너온 보석이라. 확실히 그 정도라면 여왕이 이렇게 신경을 쓰는 것도 조금은 이해가 갔다. 오히려 그런 중대한 임무를 이 얼빠진 귀족한테 맡겼다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

“이리 주거라.”

   “예. 폐하.”

수만 킬로를 건너 마침내 손에 들어온 것이 제법 흡족한지 여왕은 입가에 살며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좋아. 수고했다. 엑쥐페리 경.”

   “아닙니다. 폐하를 위해서라면 이보다 어려운 일도 얼마든지 해내겠습니다.”

   “아주 감동적인 말이로군. 짐은 매우 만족했으니 그만 나가보아도 좋다.”

오. 생각보다 별일 없이 무난하게 끝나네? 듣기로는 소소한 축연이 마련되어 있다고 들었는데 그것만 대충 즐기고 돌아가면 될 것 같다. 내 걱정은 쓸데없는 기우에 불과했던 모양이다.

“감사합니다. 폐하. 그럼 저희는 이만 물러가 보겠습니다.”

   “잠깐. 그대들은 남아있거라.”

   “···네?”

반사적으로 되묻고 나서야 이게 상당한 무례라는 걸 깨달았지만 그걸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머릿속엔 의문만이 가득 찼다.

우리는 남아있으라고? 엑쥐페리는 가라 해놓고 우리만?

이해할 수 없는 명령에 어리둥절해 옆을 보니 엑쥐페리 역시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나 왕한테 의문을 표할 수도 없는 노릇.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푹 숙인 뒤 얌전히 알현실을 떠나갔다.

결국 여왕이 말한 대로 알현실에는 나와 샤론만 남게 되었다.

대체 뭐지? 역시 단순히 보석을 되찾은 것만으로 우리를 부른 게 아니었던 건가?

   그녀의 입에서 어떤 말이 나올지 전혀 예상이 가질 않아 바짝 긴장한 채 수그리고 있었다.

여왕은 자질구레한 서론을 몽땅 건너뛰고서 곧바로 본론만 꺼냈다.

“그대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도움 말씀이십니까?”

   “그래. 보고를 들으니 그대들의 추리력은 상당히 뛰어나더군.”

추리력? 확실히 샤론이 크루즈에서 보여줬던 범인 색출 과정은 괴도인 내가 봐도 감탄이 나올 만큼 깔끔하여 군더더기가 없었다.

하지만 고작 추리력이 뛰어나다는 이유로 왕이 초면인 타국 사람에게 직접 부탁한다니. 적어도 일반적인 상황이 아닌 것은 분명했다.

그래서 나도 대놓고 물어보았다.

“왜 하필 저희인가요? 폐하의 백성 가운데서도 저희보다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은 얼마든지 있을 텐데요.”

물론 샤론보다 뛰어난 탐정이 있을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뭐든 간에 우리한테 부탁하는 것보단 적당히 뛰어난 자국 지식인이 훨씬 믿음직스러울 텐데.

내 질문에 여왕은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다만 내 질문 자체가 무례했다기보단 그에 답해야 할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인 듯했다.

그녀는 작게 한숨을 내쉰 뒤 나지막이 얘기했다.

“지금 짐은 프랑크의 백성을 믿을 수 없다.”

   “···네?”

   “반란을 작당하는 놈들이 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뮹뮹은 오늘도 뮹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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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Score 8
Status: Ongoing
Every night, ordinary extras at the academy act as phantom thieves while hiding their ident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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