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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Chapter 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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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41

“···비늘?”

처음에는 창가를 뒤덮은 형체가 무엇인지 분간하지 못했다. 크기가 워낙 커서 한눈에 알아보기가 어려웠기에.

얼마 지나지 않아 그것이 어두운색의 비늘이라는 사실을 눈치챌 때쯤 창문이 깨짐과 동시에 저택을 칭칭 휘감은 거대한 뱀이 창문을 깨고 대가리를 들이밀었다.

갑작스러운 변수가 튀어나오자 놀란 것은 백작 역시 마찬가지인 듯했다. 반응을 보아하니 저 뱀은 상대가 준비한 노림수는 아닌 모양이다.

곧 뱀이 주둥이를 활짝 열자 그 안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사람이 등장했다.

“다행히 제때 도착한 것 같네.”

지나 그레인저.

   새하얀 머리를 쓸어넘기며 여유로운 미소를 짓던 그녀가 사뿐사뿐 뱀의 입속에서 걸어 나왔다.

“네가 여기 어떻게···.”

너무 놀라서 말을 제대로 완성하기도 힘들었다.

   왕실에다 목적지를 얘기해놓았으니 지원군이 오리란 건 예상했다. 아카데미가 가만히 있지 않으리란 것도 대충 짐작은 했었다.

하지만 학생에 불과한 지나가 제일 먼저 도착하리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녀는 내 얼떨떨한 반응이 마음에 든다는 듯 흡족한 표정으로 눈웃음을 지었다.

“말했잖아. 은혜는 꼭 갚는다고.”

   “···아니 내 말은 여기 있다는 걸 어떻게 알았냐는 뜻인데.”

   “네가 갑자기 급하게 어딘가로 뛰어가길래 혹시나 해서 소환수를 붙여놨었지.”

핥짝.

어느샌가 어깨에 올라와 내 뺨을 핥는 조그마한 도마뱀 한 마리.

평소 같았으면 진작 눈치챘을 텐데. 샤론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에 여유를 잃어서 놓쳤던 모양이다. 결과적으로는 오히려 다행이라고 여겨야 하나···.

사실 그보다도 근본적인 이유는 지나의 실력이 그사이에 또 성장했기 때문이겠지.

원작에서도 재능만큼은 주인공 이상이라 취급받는 세계관 원탑 천재 라이벌.

   내가 그동안 열심히 보석을 모아 전투력을 올렸다고 떵떵대도 그녀의 원초적인 재능에 비하면 부끄러운 수준이다.

굳이 신의 힘을 빌릴 필요도 없이 본인의 강함으로 충분한 존재.

   그게 바로 눈앞의 소녀가 언제나 자신감에 가득 차 있을 수 있는 이유겠지.

하지만 그렇다 해서 몽테크리스토 백작이 허접한 삼류 악당이 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순수한 일대일 전투력으로만 비교하면 아직 파릇한 새싹에 불과한 지나보다 훨씬 위협적인 존재였으니.

예상치 못한 변수에 살짝 당황한 듯했던 그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평온한 태도로 돌아왔다.

“아카데미 친구인가? 그 나이대에 맞게 혈기가 넘치는군. 어쭙잖은 재능만 믿고 설치는 애송이들은 많이 봐왔지. 혼자 이곳에 온 걸 후회하게 될 거다.”

   “하. 그쪽이야말로 쉰내 그만 풍기고 지금이라도 항복하는 게 어때?”

   “버릇없는 꼬맹이 같으니라고!”

서로 도발을 주고받은 끝에 백작이 먼저 전투의 방아쇠를 당겼다.

허공에서 빛나는 구체들이 생겨나더니 마치 화살처럼 궤적을 그리며 목표를 향해 쏘아졌다.

   그러나 이 정도 공격 따윈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뱀을 움직여 거대한 몸통으로 전부 막아내는 지나.

나는 그 상황을 지켜보다 외쳤다.

“햇빛이 새어 나오지 않게 막아야 해!”

   “햇빛? 뭔가 귀찮은 능력이 있나 보네.”

생각해 보면 지나가 거대 뱀으로 이곳에 등장한 건 천운일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백작이 커튼을 뜯는 순간 햇빛이 방 안으로 들어오면서 내가 즉사했을 수도 있으니까.

어쨌든 거대 뱀은 지금처럼 창가를 틀어막고 있어야 한다. 비록 그로 인해 지나가 수동적으로 방어하는 것 이상으론 움직이지 못하고 있지만 우리의 전력이 그녀 혼자뿐인 게 아니니 괜찮다.

뱀을 죽일 기세로 마법을 쏟아붓는 백작에게 카드를 날렸다.

“둘이 함께 싸우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나?”

빛이 날카로운 검처럼 휘둘러져 카드를 반으로 갈라버리고는 그대로 뱀까지 썰어내려 했다.

   하지만 반으로 잘린 카드 조각이 폭발하며 상대의 공격을 방해하였다.

뒤이어 뱀이 아가리를 쫙 벌리더니 백작에게 독을 뿜어냈지만 허공에 빛의 방패가 생기며 날아오는 독을 막아내었다.

이러한 공방이 몇 차례나 반복되었다. 언뜻 막상막하의 치열한 구도처럼 보여도 백작의 태도에선 여유로움이 보였다.

“슬슬 장난질은 이쯤 하도록 할까.”

이번에는 빛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주먹이 생겨나더니 옆쪽 벽면을 향해 날아갔다.

   뒤늦게 그의 의도를 깨달았을 땐 이미 저택의 벽이 부서지며 바깥의 햇빛이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다행히 우리는 그늘에 서 있어 햇빛을 직격으로 쐬지는 않았으나 백작에게 햇볕이 내리쬔 순간부터 그의 기세가 이전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흉포해졌다.

본능적으로 깨달았다. 지금은 무슨 수를 써도 상대를 쓰러트리는 건 불가능한 일임을.

   태양을 등진 백작은 어느 순간 단순한 신의 사도가 아니라 초월자에 가까운 존재처럼 느껴졌다.

지나 역시 상대의 변화를 눈치챘는지 인상을 찌푸리며 작게 혀를 찼다.

아마도 조금만 버티면 지원군이 올 것이다. 왕실뿐만 아니라 아카데미 교수진들도 몰려오겠지.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백작을 상대로 이길 수 있을까···?

확신할 수는 없지만 눈앞의 상대에겐 수적 우위는 아무런 의미가 없을 것 같았다.

   그를 쓰러트리기 위해선 동등한 격을 갖춘 대적자가 필요했다. 그게 아니라면 백작을 비추는 햇빛을 없애거나.

그는 힘을 얻은 순간부터 이전보다 한층 더 여유로워졌다. 우리를 곧바로 처리할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하는지 아예 전투마저 중단해버렸으니.

그렇다고 우리가 먼저 상대를 공격하는 것도 섣불리 시도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랬다간 돌아오는 반격에 제대로 저항하지도 못하고 패배하는 그림만 그려질 뿐이었으니까.

백작은 입가에 승자의 미소를 띤 채 우리에게 말을 걸었다.

“고맙군. 네놈 덕분에 사명을 이룰 수 있었으니.”

   “···사명?”

   “흠. 어차피 끝이 다가왔으니 설명해주지. 어떻게 보면 우리는 동류라고 볼 수도 있으니 말이야.”

내가 백작과 동류라니. 우리에게 유일한 공통점이 있다면 그것은 단 하나.

   신의 선택을 받은 사도라는 것뿐.

“내게 힘을 주신 태양신의 뜻은 거룩하면서도 숭고하니 졸렬하고 어리석은 인간의 시대를 끝내고 과거의 영광스러웠던 신의 시대로 회귀하는 것이니라. 따라서 나는 모든 나라의 왕을 끌어내리고 숙청할 것이다.”

그 말을 듣자마자 내 머릿속에는 한 가지 생각만이 떠올랐다.

“미쳤구나.”

그런 말을 하는 백작도 뒤에서 그런 일을 시킨 태양신도. 미쳐도 단단히 미쳤다고밖에 들리지 않는 끔찍한 헛소리였다.

   문제는 상대가 그 미친 짓을 진심으로 행하고자 한다는 거겠지.

“여신의 사랑을 받는 너라면 함께 대의를 이룩해갈 자격이 있다. 지금이라도 동참한다면 여태까지의 실수는 너그러이 넘어 가주마.”

굳이 대꾸할 필요도 없을 만큼 내 선택은 당연히 거절이었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백작에게 물어보아야만 하는 의문이 남아있었다.

“그게 샤론이랑 대체 무슨 상관인 건데?”

   “흠. 사도가 되어선 쓸데없는 것에 연연하는구나. 그래도 대의를 위해서 필요한 열쇠이니 미리 설명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열쇠? 그 뜻을 깨닫기도 전에 백작이 먼저 말을 이었다.

“그녀들은 인간의 세상을 멸망시킬 열쇠이다.”

   “그녀들이라니···. 설마.”

   “너는 이미 둘 모두와 안면을 텄던 모양이더군. 과연 이것도 운명이라는 걸까. 어쩌면 너도 이미 눈치챘었을지도 있겠어. 그녀들은 평범한 인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야.”

···줄곧 이상하다고는 생각했다.

마치 맞지 않는 퍼즐 조각처럼 아무리 파고들어도 이해할 수 없는 빈틈이 있었으니까.

샤론과 줄리엣.

   두 사람은 분명 연관이 있다고밖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흡사한 외모를 지녔는데도 정작 서로의 존재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아주 어렸을 때 헤어진 쌍둥이 정도로 추측했었다.

   실제로 줄리엣은 프랑크로 넘어가기 전에는 런던의 고아원에서 자랐으니 신빙성은 충분했다.

하지만 그 둘의 과거를 자세히 조사할수록 의문이 해결되긴커녕 더더욱 깊어져 갔다.

어느 나이대를 기점으로 두 사람 모두 과거 행적이 휑하니 비어있었기 때문이다.

   단순히 불분명한 수준을 넘어 아예 이 세상에 없었던 것처럼···.

가족이나 친족 하다못해 가까운 친구나 지인도 찾을 수 없었다.

   두 사람은 그냥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나타나 고아원과 아카데미를 다니기 시작했다.

여태까지는 단순히 내 정보력이 부족해서 찾지 못한 거라고 여긴 채 넘겼었다.

   시간이 지나다 보면 자연스레 알게 될 날이 있으리라고 생각하며 일부러 머릿속에서 지우고 지내왔다.

그렇게 현재에 이르러 몽테크리스토 백작은 말했다.

   그녀들은 평범한 인간이 아니라고.

“둘은 세계를 멸망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존재. 모든 것을 꿰뚫어 본질을 파악하는 눈과 관측해낸 정보를 바탕으로 현실을 개변하는 두뇌. 그것이야말로 신의 권능이자 축복을 한낱 인간이 마법이란 힘으로 위조해 만들어낸 거짓된 자매.”

비로소 흩어져있던 퍼즐 조각이 하나로 뭉치기 시작했다.

   가장 바라지 않았던 형태로.

“그것이 바로 마도공학의 본질적 의의. 죄인 프랑켄이 만들어낸 최악의 걸작이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욤욤잉님 20코인 넘무 감사드려용♡♡

이 돈은 뮹뮹이 제로콜라를 먹는데 잘 쓰도록 할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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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Score 8
Status: Ongoing
Every night, ordinary extras at the academy act as phantom thieves while hiding their ident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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