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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Chapter 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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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47

집행부.

레아에게서 이번 사건의 배후를 들은 순간 의외로 심하게 놀라지는 않았다.

   오히려 자연스럽게 덤덤한 태도로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다. 이렇게 급작스럽게 일을 진행하면서도 이름을 대놓고 숨길 수 있을 만큼 막강한 권력을 가진 집단. 집행부를 후보로 아예 떠올리지 못했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겠지.

하지만 집행자가 움직인 게 확실해진 이상 사건의 심각성은 더욱 커진 셈이었다.

그들이 집행을 시행하는 기준은 오직 하나.

   ‘신비’와 관련된 존재가 세상의 질서를 무너뜨리려 할 때뿐이니까.

극단적으로 예를 들자면 독일의 나치가 세계대전을 일으켜 지구를 파시즘으로 물들여버리더라도 그게 신비와 엮여 있지 않다면 집행부는 절대 움직이지 않는다.

아무 기준도 없이 움직이면 어느 개인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집행부가 휘둘릴 수도 있기에.

마찬가지의 이유로 집행부는 겉으론 브리타니아 왕실 산하로 설립되었지만 실제로는 왕실이나 의회의 명령 체계에서 자유롭게 독자적으로 행동한다.

즉 재단이 압수 수색을 당하며 털린 것은 다른 세력이 개입되지 않은 순수한 집행부의 판단일 것이며 우리 재단이 신비와 관련되어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는 뜻이나 다름없다.

당장 떠오르는 가능성은 당연히 집행부가 내 정체를 눈치챘다는 상황이었다.

어디서 빌미가 잡힌 건지는 알 수 없지만 만약 그렇다면 집행부가 움직이기엔 충분하고도 넘치는 명분일 것이다.

다만 그게 이유였다면 지금까지 내가 멀쩡하게 돌아다니는 게 이상하기도 하다.

   내가 재단을 운영하고 있다는 걸 눈치챌 정도의 정보력이라면 당연히 내 집 주소도 파악해야 정상일 테니까.

어쩌면 이번 사건은 괴도 레이븐과 상관없이 전혀 별개의 문제 때문에 벌어진 걸지도 모른다.

“저···. 도움이 됐을까요···?”

고민이 깊어지던 찰나 내가 반응하지 않아 초조해진 레아가 눈치를 보며 질문했다.

   그에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하다가 아직 끝나지 않은 뒷이야기를 마저 물어보았다.

“응. 그런데 그 뒤에는 어떻게 된 거지? 그냥 사옥을 털어 증거물들만 압수하고 떠난 건가?”

내가 둘러봤을 때 정말 서류 하나 남기지 않고 싸그리 털어갔던데 무얼 찾는 건지 몰라도 그 정도로 요란하게 움직인 걸 보면 상당히 중요한 정보였음이 분명했다.

“그 건물을 수색하면서 직원들도 한 명씩 불러서 심문하더라고요. 그런데···. 저 빼고 다들 체포돼서 끌려갔어요···.”

   “뭐? 너만 빼고 싹 다?”

과장되게 표현한 건가 싶었지만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을 보니 아무래도 진짜 사실인 듯했다.

좀 이상한데. 차라리 싹 다 예외 없이 붙잡아간 거면 과하다 싶어도 이해는 간다.

   그런데 굳이 레아 혼자만 놔둔 채로 다른 사람들은 전부 체포해서 끌고 갔다고?

나와 줄리엣이 둘 다 자리를 비운 상황에선 레아가 공식적으로 제일 직급이 높다. 즉 그녀야말로 체포 대상 1순위여야 정상이란 뜻이다.

“흠···.”

상식적으로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의 흐름에 눈살이 찌푸려졌다.

“그 뒤로 너한테는 따로 아무 일 없던 거지?”

   “네. 저도 다른 사람들처럼 잡혀가는 거 아닐까 무서워서 방 안에만 숨어 있었는데···. 딱히 특별한 일은 없었어요···.”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할까. 만약 그녀마저 집행부에 끌려갔다면 배후를 알아차리는 데까지 훨씬 오랜 시간이 걸렸을지도 모른다.

아직 상대의 목적이 무엇인지는 파악하지 못했지만 정체를 알아낸 것만으로 필수적인 단서는 얻었다고 봐도 무방하리라.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은 그리 길지 않았다.

집행부는 아무렇게나 즉흥적으로 움직이는 어설픈 조직이 아니다. 압도적인 무력과 공권력을 바탕으로 변수를 최대한 제거한 채 일반인에게 들키지 않도록 은밀히 움직이는 조직이 바로 집행부다.

즉 나와 레아를 가만히 방치한 것 역시도 분명 의도적인 결과이리라는 것.

그렇다면 내가 선택해야 할 행동은 간단하다. 그냥 당당하게 대놓고 집행부에 찾아가 따지면 된다. 어차피 저들이 날 체포하지 않은 이상 난 떳떳하다는 뜻이나 다름없으니까.

물론 내가 괴도 레이븐이라는 사실을 들키면 집행부가 가만히 있을 리 없으니 혹여라도 변장이 들키지 않도록 최대한 신경 쓰는 것은 잊지 않았다.

 

   ***

 

   “여길 다시 오게 될 줄이야···.”

이전에도 한 번 방문한 적 있는 익숙한 건물.

   다만 그때는 지금과 달리 크로 모리스라는 아카데미 학생의 신분이었지만. 그리고 혼자가 아니라 지나랑 같이 왔었고.

그러고 보니 지나는 좀 나아졌으려나. 백작과의 전투로 입은 부상이 꽤 심해 파리에서 돌아온 이후 곧바로 병원에 입원해 아직까지 퇴원하지 못한 걸로 알고 있다. 병문안을 가보니 나름 멀쩡해 보여서 안심했었지.

그녀에겐 감당하기 힘든 빚을 지고 말았다. 만약 지나가 아니었다면 기관장이 올 때까지 버틸 새도 없이 백작에게 당했을 게 뻔하니까.

본인은 오히려 내게 빚을 갚겠다는 이유로 나선 거라고 하지만 그렇다고 생명의 은혜를 그냥 무시할 수는 없는 법. 나중에 퇴원하고 나면 제대로 보답해줘야겠다.

잠시 주제에서 벗어난 상념은 여기까지 하고 다시 본론으로 돌아올 시간.

   더 꾸물거릴 이유는 없었기에 곧바로 정지했던 걸음을 내디뎌 앞으로 나아갔다.

물론 아무 방해도 없이 순순히 건물 안으로 들어갈 수는 없었다.

“정지. 여긴 정부 기밀 시설이다.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일반인은 출입할 수 없다.”

지난번 방문 때는 집행자가 직접 우리를 인도해 들어갔었으니 아무 문제 없었지만 지금은 나 혼자서 집행부까지 직접 찾아온 상황. 당연히 아무것도 없이 무작정 들여보내달라고 억지만 부린다 해서 통과될 리가 없다.

물론 나도 그 정도쯤은 진작 예상해두었다.

   나는 미리 챙겨온 통지서를 꺼내 경비에게 보여주며 얘기했다.

“압수 수색에 관한 통지서를 받고 찾아왔다. 재단의 대표자로서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싶은데.”

   “이건···.”

내가 내민 통지서를 샅샅이 살피던 그는 이윽고 눈가를 좁혔다.

   아마도 집행부에서만 확인할 수 있는 특별한 표식 같은 걸 확인한 게 아닐까? 뭐가 됐든 분위기로 보아하니 어렵지 않게 통과할 수 있을 듯했다.

경비는 나를 입구 앞에 세워놓고서 잠시 건물 안에 몇 분간 들어갔다 오더니 내 전신을 위아래로 훑으며 말했다.

“안에 들어가려면 몸수색부터 받아야 한다.”

   “얼마든지.”

자신만만하게 팔을 벌려주었다.

   어차피 집행자와 싸우려고 온 것도 아니니 별다른 전투 장비는 챙기지도 않았다. 괜히 마술 도구를 바리바리 챙겨 왔다가 괴도 레이븐이라고 의심당하면 매우 골치 아파지니까.

물론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도망치기 위한 수단 몇 가지는 챙겨왔지만. 그걸 평범한 경비가 눈치채기란 꽤나 힘들 것이다.

예상대로 경비는 최대한 꼼꼼히 몸수색을 진행했으나 별다른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하고 나를 통과시켜주었다. 경비의 안내를 받아 건물 안으로 들어가며 지난번에 이어 다시 한번 건물 구조를 차분하게 파악해갔다.

그러다 도착한 어느 방의 문 앞.

   경비가 노크한 뒤에 문을 열자 그곳에는 익숙한 얼굴의 한 여인이 앉아 있었다.

저 여자 누구인지 기억났다.

   아카데미에 와서 지나의 드래곤을 조사했던 집행자. 심지어 드래곤을 자세히 조사하겠다는 이유로 강당에서 대련까지 벌였었지.

이름이 분명···. 캐서린.

   그래. 캐서린이었다.

꽤 오래전의 일이라 가물가물했지만 워낙 충격적인 기억이었던지라 금방 떠올려낼 수 있었다.

   그때 괜히 옆에서 심판 보다가 진짜 죽는 줄 알고 심장이 콩닥콩닥했었지.

오랜만에 보니까 꽤 반갑게 느껴졌으나 그건 나 혼자만의 일방적인 감정이었다.

   지금 상대의 눈에 비치는 난 파릇파릇한 아카데미 학생이 아니라 중후한 신사이자 재단의 이사인 뤼팽이었으니.

그녀는 차갑고 계산적인 눈빛으로 나를 면밀히 해체하고 분석하며 말을 걸었다.

“의외로군요. 당신이 제 발로 여기까지 오실 줄은 몰랐거든요.”

   “···그 난리를 피워놓고서 말인가?”

솔직히 집행부의 이번 방식은 그 누구라도 당사자가 되면 납득하지 못할 것이다.

   아무리 세상의 평화를 지킨다는 대의로 움직인다 해도 용납할 수 있는 선이라는 게 있는 법이다.

하물며 우리 뤼팽 재단은 세간의 시선으로 보았을 땐 찬사받아 마땅한 비영리적 구호·자선 재단이다. 지금 그들은 단순히 재단 하나가 아니라 그로부터 연결된 사회적 약자들까지 피해를 준 셈이었다.

그럼에도 캐서린은 당당했다.

   자신이 갑이고 상대가 굽힐 수밖에 없는 을이라는 사실을 확신하듯이.

“그야 당연하죠. 직원 전체가 간첩으로 이루어진 유령회사를 설립한 당신이 이렇게 먼저 따지고 들 줄은 몰랐으니까요.”

   “···뭐?”

다짜고짜 이해할 수 없는 말이 들려와 나도 모르게 되묻자.

   그녀는 눈썹을 살짝 치켜세우며 냉소를 터뜨렸다.

“설마 인제 와서 시치미 뗄 생각인가요? 총직원 54명 중 52명이 국가의 전복을 꾀하는 반동분자라는 사실이 이미 드러났는데도요?”

···하. 그런 거였나?

   줄리엣 이 여자가···!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뮹뮹뮹뮹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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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Score 8
Status: Ongoing
Every night, ordinary extras at the academy act as phantom thieves while hiding their ident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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