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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Chapter 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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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55

기관장이 알려준 ‘가능성’의 이야기는 내 모든 걸 뒤바꾸었다.

비록 그것이 아주 희미한 불씨에 불과할지라도 변할 수 있다는 가능성 자체가 포기하지 않고 계속 나아갈 원동력이 되어주었으니까.

적어도 내게 정해진 운명 따위는 없다. 설령 있다 하더라도 뒤바꿀 수 있다.

   그러니 이제부터는 선택을 망설이지 말고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면 된다.

“전 하양이를 구할 거예요.”

내가 맞이할 비참한 최후에 그 아이가 연관되어있는 건 분명하다.

   그렇다면 더더욱 하양이를 구하는 것이 옳은 선택이다.

이것이 잘못된 선택이 아닐까 의심하고 망설일 필요는 없었다.

   운명에서 벗어나려는 발버둥이 오히려 그 운명으로 이끌어버리는 ‘오이디푸스의 예언’과 같은 일은 내게 일어나지 않을 테니까. 나는 운명을 바꿀 가능성을 지녔으니까.

“쉬운 길은 아닐 거다. 운명을 거스른다는 건 반드시 그만한 대가를 요구하니.”

   “그렇다 하더라도 할 수 있으면 해야죠.”

아예 모르는 생판 남이었어도 구할 수 있다면 구했을 것이다.

   하물며 하양이와는 이미 인연을 맺었지 않은가. 심지어 위기에 빠졌던 나를 구해주기까지 했었다.

그런 은혜를 받아놓고서 힘들다는 이유로 외면하라니 그 착하고 순수한 아이를 죽여야만 세계를 구할 수 있다니. 그건 너무하잖아.

“···일단 거울 세계 밖으로 데려오는 게 먼저겠네요.”

   “그녀가 왜 거울 세계에 갇혀있던 건지는 알고 있나?”

정확히는 아니지만 대충 어느 정도 짐작은 갔다.

“그것도 권능의 대가와 관련이 있는 거겠죠?”

내 추측에 기관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긍정했다.

“그래. 권능의 대가로 늘어나는 인과율의 뒤틀림을 거울 세계가 나눠 받는 거다. 권능의 주인이 그 세계에 머무는 덕분에 가능한 편법이지.”

이제야 의문들이 하나둘씩 해소되기 시작했다.

왜 하양이가 시간의 여신과 연결마저 끊긴 채 거울 세계에 갇혀있는가.

   그래야만 현실에 누적되는 역치를 거울 세계로 넘길 수 있기에.

“하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일 뿐. 마도공학 태엽이 현실에서 돌아가는 이상 이곳도 완전히 영향을 피해갈 순 없어. 게다가 거울 세계는 현실과 비교하면 훨씬 조악한 가짜 공간이니 언제라도 금방 깨지게 되겠지.”

하양이를 거울 세계에 가둔 건 당장 시간을 벌기 위한 궁여지책에 불과했다.

   아무리 다른 수단을 강구해도 결국 하양이의 죽음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판단한 끝에 오퍼레이터는 적임자인 내게 그런 부탁을 한 것이다.

“오퍼레이터도 제가 가능성을 가진 이방인이란 사실을 알잖아요. 그런데도 하양이를 죽여달라 부탁한 건···.”

   “그게 훨씬 쉽고 안전하며 빠른 선택지니까. 시간의 권능을 무시할 가능성과 세계 멸망의 운명을 뒤틀 가능성. 둘 다 가능성이란 표현을 사용하긴 해도 어느 것이 쉬운지는 비교할 필요도 없지.”

   “······.”

   “당연히 그도 가능하다면 시간의 초월자를 살리고 싶었을 거야. 하지만 세계 멸망을 칩으로 베팅한다는 건 너무 무모하다는 걸 이해해주게.”

그렇다. 세계를 지키려는 오퍼레이터의 대의를 그 누가 깎아내릴 수 있을까.

   객관적으로 따졌을 때 단 한 명을 희생해 세계를 지킬 수 있다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고 주장해도 틀린 말이라고 보긴 어려웠다.

어쩌면 지금 내 행동이야말로 잘못된 방향일지도 모른다.

   기관장이 말한 대로 내가 하려는 건 세계 멸망을 칩으로 베팅하는 거나 마찬가지였으니. 만약 이 도박이 실패하면 세계가 그대로 멸망하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이제야 내가 걸어가려는 길이 얼마나 힘들고 험난한 가시밭길인지 새삼 깨닫게 되었다.

잘 할 수 있을까?

   막중한 부담감에 짓눌려 중간에 쓰러져버리진 않을까.

그때 기관장이 나를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자네의 결정을 말리진 않을 테니 하나만 약속해주게.”

   “약속이요···?”

   “최선을 다해 노력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해도 실패한다면···. 그땐 오퍼레이터의 말대로 움직여주게나. 만약 그때가 온다면 내가 도와주지.”

그 부탁은 너무나 무거웠다.

   하지만 그렇기에 흔들리던 내 마음을 단단하게 붙들어주었다.

“네. 알겠어요.”

만에 하나 내가 실패한다 하더라도 세계가 멸망되어선 안 된다.

   ···그래도 역시 하양이가 죽는 것 또한 용납할 수 없다. 그러니 어떻게 해서든 미래를 바꾸고 말겠다.

“그런데 방법을 어떻게 찾아야 할지···. 벌써 막막해지네요.”

   “흠. 확실히 쉽지는 않지. 솔직히 나로서도 딱히 수가 떠오르지 않는군.”

현시점에서 최고의 조력자라 할 수 있는 기관장조차 이번 일에서만큼은 마땅한 도움을 주기 힘든 모양이다.

“그래도 한 가지 내가 줄 수 있는 정보가 있지.”

   “정말요? 어떤 정보인가요!?”

그는 내 질문에 손가락을 펼쳐 아래 방향을 가리켰다.

“이 열차가 도움이 될 거라는 것.”

   “···열차가요? 어떻게요?”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 답변에 자연스레 되묻고 말았다.

   하양이를 구하는 일에 열차가 어떤 식으로 도움을 줄 수 있단 말인가?

“이 열차는 단순히 유럽을 횡단하는 교통수단이 아닐세.”

   “뭐 그야 마도공학회도 가니까 그렇겠죠.”

   “그게 전부가 아니야. 이 열차는 진정한 주인이 탑승했을 때 그가 원하는 종착지로 안내해주기 위해 만들어졌으니까.”

진정한 주인이라니 그거 설마···.

“프랑켄 박사 말인가요?”

   “그의 유산이지. 박사는 내게 이 열차를 만들기 위해 마도공학을 개발했다고 말하더군.”

나는 눈살을 찌푸리며 따지듯 얘기했다.

“그건 좀 이상하잖아요. 마도공학 기술을 개발한 것 때문에 하양이가 그런 상황이 됐는데 그 기술의 목적인 이 열차가 하양이를 구할 방법이라고요?”

   “원래 세상은 아이러니의 연속이지. 그리고 자네의 머릿속에선 이미 박사를 상종 못 할 악인으로 낙인찍어 버린 모양 것 같은데.”

   “아닌가요?”

기관장은 어깨를 으쓱이며 확답 대신 역으로 질문을 던졌다.

“정말 그가 악인이라면 왜 시간의 초월자가 순순히 그에게 협조했다고 생각하나?”

   “그거야···.”

   “교묘하게 속여 넘겨서? 지금이야 거울 세계에 갇혀 혼자가 되었지만 그때엔 시간의 여신이 뒤를 봐주고 있었는데도 그게 가능할까?”

뭐라 반박할 말이 없었지만 그 얘기가 사실이라면 더 이해가 가지 않는다.

“시간의 여신이 거래를 묵인했다는 건가요···?”

   “글쎄. 묵인일 수도 있고 아니면 적극적으로 동조했을지도 모르지.”

그럴 리가. 전에 아일랜드에서 만났던 시간의 여신은 자신의 권속인 하양이를 끔찍이 아끼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게 거짓이 아닌 이상 프랑켄과의 거래를 받아들일 이유는 없을 텐데···.

“자네는 아직 모든 걸 알지 못하네. 편견에 얽매이지 말고 더 넓게 볼 필요가 있어.”

   “···여전히 모르겠어요. 대체 프랑켄이란 자가 누구길래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지금 어디에 있는 건데요?”

   “미안하지만 거기까진 내가 대답해줄 수 없어. 그에 관한 사실이 궁금하다면 다른 이에게 묻는 것이 더 빠를 걸세. 그와 직접 거래한 당사자 말이야.”

하양이한테 직접 물어보라는 건가.

   아무래도 그가 아까 언급했던 대답할 수 있는 한계라는 것이 프랑켄과 관련된 내용을 의미했던 모양이다.

어쩔 수 없지. 사실 이미 기관장에겐 더할 나위 없이 충분한 정보를 받았다.

   이것만으로도 원래 기대했던 이상의 수확이었다. 여기서 더 욕심을 부려봤자 오히려 관계에 악영향만 주겠지.

나는 고개를 꾸벅 숙이며 그에게 감사를 전했다.

“많은 것들을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정말 큰 도움이 됐어요.”

   “전부 알려주지 못해서 미안하네. 자네라면 분명 해낼 수 있을 거야. 도움이 필요하면 또 언제든 찾아와주게.”

그렇게 화기애애하게 인사를 나누고 있으니 때맞춰 열차가 런던역 안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아 마침 종착지에 도착한 것 같군.”

‘벌써 한 바퀴를 돌았다고···?’

대화가 생각보다 오래 이어졌었나? 유럽 전역을 벌써 한 바퀴나 돌았다고?

   아니면 일부러 평소보다 빠른 속도로 운행한 건가?

순간 의문이 들긴 했지만 원래 마도공학 열차가 상상 이상으로 빠르다는 것쯤이야 전부터 알고 있었으니 그러려니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창밖을 보니 해가 저물어 어둑해지고 있었다. 열차에 탑승할 때가 이른 새벽이었던 걸 생각하면 한 바퀴를 돌 만큼 오랜 시간 열차 안에 있었다는 뜻이었다.

어째선지 체감상으로는 기껏해야 1~2시간 남짓 있었던 것 같지만 아마도 대화에 너무 열중하느라 착각한 거겠지.

“이제 그 소녀한테 갈 생각인가?”

   “네. 늦장 부릴 여유가 없으니까요.”

   “그래. 수고하게.”

문이 열린 것을 확인하고 그에게 꾸벅 고개를 숙인 뒤 열차에서 하차했다.

   모자를 벗으며 멋지게 경례를 올린 기관장은 이윽고 선로를 따라 열차와 함께 점점 멀어져갔다.

좋아. 이제는 집으로 돌아가자.

   그리고 거울 세계로 이동해 하양이를 마주할 시간이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요즘 흉흉한 일들이 많이 벌어지는 거에용..

독짜님들도 몸 조심하시고 집 안에만 틀어박혀 계시는 거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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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Score 8
Status: Ongoing
Every night, ordinary extras at the academy act as phantom thieves while hiding their ident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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