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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Chapter 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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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56

“후우···.”

나는 한숨을 내쉬며 손에 들린 손거울을 내려다보았다.

거울 세계를 들락거린 것도 이젠 몇 번인지 셀 수도 없을 만큼 익숙해졌지만 기관장에게 얘기를 듣고 나니 마치 처음으로 되돌아간 기분이었다.

사실 여태껏 하양이를 구하겠다 다짐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지는 제대로 구상해놓지도 않았었다. 단지 막연하게 거울 세계에 들어가 하양이와 시간을 보내기만 반복했을 뿐.

이제 와서 돌이켜보면 대체 왜 그랬나 싶을 정도였다. 물론 그때 당시야 하양이가 정말 위험한 녀석일 수도 있다는 경계심과 제대로 의사소통이 안 되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다고 변명했었지만 결국 전부 무의미한 핑계에 불과했다.

지금이라도 바로잡아야 한다. 물론 아직도 문제가 전부 해결된 건 아니다. 무엇보다 하양이를 현실로 데려왔을 때 함께 건너올 멸망의 인과율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해답이 나오지 않았으니까.

아마 이번 한 번으로 모든 걸 끝낼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답이 나올 때까지 여유롭게 고민이나 하고 있을 시간은 없다.

세계 멸망을 막기 위해서라도 한 소녀를 구하기 위해서라도 최대한 서둘러 움직여야 한다.

“좋아. 가자.”

다시 한번 굳게 마음을 다잡은 뒤 손거울을 이용하였다.

 

   ***

 

   거울 세계는 언제나처럼 같은 풍경으로 나를 맞이해주었다.

푸른 색채로 빛나는 밤의 길거리. 몽환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시계탑의 위로 떠 오른 밝은 보름달이 세상을 은은하게 비추고 있었다.

그곳의 가장 위쪽 꼭대기 층엔 바깥 난간에 걸터앉아 밤하늘을 구경 중인 새하얀 소녀가 눈에 들어왔다.

새하얀 피부는 물론이고 티 없이 깨끗한 은발과 순수함을 상징하는 흰 원피스까지.

   머리부터 발끝까지 하얀 소녀는 이 밤의 세상에서 보름달을 제외하고 유일하게 홀로 빛나는 존재였다.

“···역시.”

잠시 하양이를 올려다보다 내 손바닥으로 시선을 옮긴 채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마법을 써서 단번에 올라가려 해보았으나 언제나 그랬듯 이 세상에서 마법은 시전되지 않았다.

이유가 무엇일까? 저번에 나한테 시간 정지 능력을 잠시 빌려줬던 걸 생각하면 하양이는 권능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것 같은데. 왜 마법은 사용할 수 없는 걸까?

이 공간을 만든 오퍼레이터의 의도를 추론하니 대강 짐작이 갔다.

아마 이 세계에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들어올 수도 있는 침입자를 경계해서가 아닐까?

   만약 하양이가 아무런 대비도 없이 현실 세계로 나와버린다면 그대로 세계가 멸망할 위기에 처하는 거니 나름의 안전책을 마련한 것이리라.

오퍼레이터가 말하길 하양이는 자신을 해치려는 적의를 가진 상대에겐 시간의 권능을 사용해 맞서 싸운다고 하였다. 그러니 마법도 쓰지 못하는 일반인이 시간의 초월자한테 당해낼 수 있을 리 없겠지.

유일한 예외는 나 하나뿐이리라.

   나는 시간의 권능을 무시해낼 가능성을 지녔으니까.

‘···잠깐.’

불현듯 머릿속에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너무나 자연스러워서 전혀 떠올리지도 못했던 발상.

이 거울 세계 역시 마찬가지라는 것을.

기관장은 상대가 신이 아닌 이상 나는 무엇이든 벗어날 수 있다고 했다.

   그건 오퍼레이터의 힘으로 만들어졌을 이 공간 역시 마찬가지일 수밖에 없다.

즉 거울 세계 안에선 마법을 쓸 수 없다는 것도 내게 있어선 마음만 먹으면 무시해낼 수 있는 가능성에 불과하다.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

다만 그 사실을 알았다고 해서 곧바로 뚜렷한 변화가 일어나진 않았다.

가능성은 어디까지나 가능성.

   ‘~할 수도 있다.’라는 표현이 ‘~한다.’와 같은 뜻은 아니니까.

그래도 오히려 좋다.

   솔직히 설명만으로는 잘 와닿지 않던 ‘가능성’이라는 요소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이 기회에 제대로 알아보는 거야.

그 뒤로 한동안 열심히 끙끙대며 마법을 써보려 했으나 아무리 시도해도 현실에서처럼 마력이 몸 안을 흐르는 감각은 느껴지지 않았다.

지지부진한 상황에 한숨을 내쉬며 일단 가능성 연습은 잠시 뒤로 미루고 하양이부터 만나기로 했다. 오늘 거울 세계에 들어온 목적은 어디까지나 하양이와 만나 남은 정보를 얻는 거였으니까.

오랜만에 두 발로 직접 오르는 시계탑. 최근 들어 하양이가 직접 아래로 내려와 준 덕분에 수고스럽게 계단을 오르지 않아도 됐었지만 오늘따라 하양이는 도통 밤하늘에서 시선을 떼지 않아 내가 돌아왔다는 사실도 눈치채지 못한 듯해 어쩔 수 없이 내가 이동하게 되었다.

힘든 것과 별개로 여긴 언제 봐도 참 환상적이네.

   대체 무슨 의미를 담고 있는진 모르겠지만 시계탑 내부의 풍경은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대로 넋을 놓고 감상할 만큼 몽환적인 색채를 띠고 있었다.

물론 꼭대기 층에 거의 다다랐을 땐 너무 힘들어서 그런 아름다움조차 눈에 들어오지 않게 되었지만. 나름대로 체력 단련도 꾸준히 하고 있는데 이 시계탑은 비정상적일 정도로 너무 높았다.

“하아···. 하아···.”

거친 숨을 몰아내시며 간신히 도달한 최상층.

   이러고 있으니 문득 이곳에 처음 왔을 때가 떠올랐다.

저 거대한 시계를 뒤로하고서 마주했던 하양이와의 첫 만남을.

오늘 역시 그때와 마찬가지였다. 내가 올라오고 있다는 사실을 눈치챘던 건지 하양이는 난간이 아니라 계단 앞에서 나를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

소녀의 눈동자에 내 모습이 비치었다. 그렇게 한동안 서로를 쳐다보다 먼저 정신을 차린 내가 손을 들며 조심스레 인사를 건넸다.

“···안녕. 오랜만 은 아니겠네.”

거울 세계와 현실 세계의 시간 흐름은 다르다. 아마 하양이에겐 내가 사라졌다 다시 나타나기까지 찰나의 시간도 안 걸렸을지 모른다.

아닌가? 하양이는 시간의 초월자이니 바깥의 흐름을 대충은 느낄 수 있을지도.

사실 잘 모르겠다. 하양이와 관련해선 워낙 확실하지 않은 정보밖에 없다 보니 그녀가 직접 얘기해주지 않는 이상 섣불리 단언할 수는 없었으니까.

그래. 사실 단서를 찾아낼 가장 확실한 방법은 당사자인 하양이에게 직접 물어보는 것이었다.

오퍼레이터나 기관장 심지어 여신님마저 적어도 이 문제에 관련해선 제삼자에 불과했다.

   프랑켄과 직접 거래하고 이곳에 갇힌 하양이만이 현재 남아있는 유일한 당사자였다.

여태껏 하양이에게 직접 물을 수 없던 이유는 그녀가 제대로 의사소통을 할 수 없었기에.

   하지만 이제는 그것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아직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어도 묻고 답하는 것쯤은 무리가 없을 정도로 하양이는 말을 깨우쳤다.

그러니 이제 시간이 된 것이다. 하양이한테 모든 것을 물어볼 순간이.

“하양아. 나는 널 이곳에서 나와 현실에서 살 수 있게 해주고 싶어.”

   “······.”

   “그러니까 내 질문에 대답해줘. 부탁할게.”

하양이는 나를 가만히 쳐다보며 눈을 깜빡이다 입을 열었다.

“현실이 뭐야?”

   “진짜 세상이야. 해님이 뜨는 곳 말이야.”

   “해님···.”

소녀가 말을 익히도록 공부할 때 제일 큰 반응을 보였던 단어가 바로 해였다.

   이 가짜 세상에서는 절대 볼 수 없는 가장 찬란한 빛. 어두운 세상을 밝게 비추는 그 환한 태양에 하양이는 매료된 것이다.

그녀는 평생 좁은 새장에 갇혀있던 새와도 같았다.

   이 시계탑과 밤의 광장만이 소녀에게 있어 세상의 전부였다. 해는커녕 말조차 익히지 못했던 첫 모습은 아직도 기억에 선명히 남아 있었다.

상식적으론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하양이가 정말로 프랑켄과 동등한 위치에서 거래했다면 이렇게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의 모습으로 거울 세계에 갇혀있는 것이 이해되지 않았기에.

시간의 여신은 거래를 묵인 혹은 동조했다.

대체 프랑켄은 무엇을 대가로 건넸길래? 애초에 그는 왜 마도공학 태엽을 개발한 거지?

“프랑켄. 그에 대해서 얘기해줘. 네가 알고 있는 모든 걸.”

   “···프랑켄.”

그녀는 내 말을 따라 하듯 조심스레 그의 이름을 읊조렸다.

그와 동시에 거대한 울림이 나를 뒤흔들었다.

쿵!

“윽···!!”

순간적으로 휘청이는 몸을 제어하지 못하고 한쪽 무릎을 꿇은 나는 가슴을 강하게 움켜쥐었다.

“크로! 괜찮아?”

내 모습에 하양이도 당황했는지 보기 드물게 혼비백산한 얼굴로 나를 부축해주었다.

방금 그건···. 대체 뭐였던 거지?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이해하기도 전에 상황은 끝나버렸다. 한 번의 울림이 거짓이었다는 듯 그 뒤로 아무런 변화도 없이 고요한 침묵만이 이어졌다.

“···아까 그 이름. 다시 한번 말해 볼래?”

   “프랑켄?”

혹시나 했지만 변화는 없었다.

   하양이가 그의 이름을 부르자마자 일어났던 울림. 설마 우연일 뿐인 걸까? 단순한 착각에 불과한 걸까?

아직도 방금의 세찬 울림이 남아있는 것처럼 심장은 거칠게 두근거렸다.

   한참이 지난 뒤에야 간신히 진정을 되찾은 나는 방금의 사태 또한 결국 이제부터 들어야 할 내용과 관련이 있음을 상기하며 다시금 대화에 집중했다.

“미안해. 다시 한번 물어볼게. 프랑켄에 관해 아는 걸 전부 얘기해줘.”

재차 던진 물음에 이번엔 하양이의 반응이 아까와 달랐다.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과 함께 고개를 기울이며 돌아오는 되물음.

   

   

    

   

   “프랑켄은 너잖아.”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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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Score 8
Status: Ongoing
Every night, ordinary extras at the academy act as phantom thieves while hiding their ident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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