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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Chapter 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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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57

“프랑켄은 너잖아.”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정말 제대로 들은 게 맞는지 몇 번이나 소녀의 대답을 곱씹어 보았으나 그럴수록 혼란만 커질 뿐이었다.

“그게 무슨 어떤 의미야···?”

하양이는 내 질문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순수한 표정은 말 그대로 대답한 것뿐이라는 걸 알려주고 있었다.

그녀는 어떤 비유나 숨겨진 뜻 없이 정말 내가 프랑켄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이게 대체···.”

너무나 받아들이기 어려운 정보에 나는 이마를 짚은 채 생각을 정리해나갔다.

이럴 때일수록 침착해야 한다.

   충격적인 내용이라는 건 여태껏 얻은 데이터를 뒤집을 만큼 파격적인 즉 그만큼 매우 중요한 단서라는 뜻이다.

위기와 기회는 동시에 찾아온다고 하던가. 어쩌면 지금이 바로 그때일지도 모른다.

프랑켄은 나다.

   하양이가 내뱉은 이 한마디를 논리적으로 해석해보자. 고민을 거듭한 결과 몇 가지 희미한 가능성이 떠오르긴 했다.

첫째 말 그대로 정말 내가 프랑켄이었다.

   사실 이건 떠올리자마자 고개를 가로저을 만큼 여러모로 근거가 빈약한 시나리오였다.

내가 정말 프랑켄이었다면 그걸 나 스스로 눈치채지 못할 리 없으니까.

지난날을 돌이켜 봤을 때 이 몸에 빙의한 이후로 지금까지 기억의 흐름이 끊겼던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설령 내게 지킬 박사와 하이드처럼 또 다른 인격이 존재한다고 할지라도 그가 몸을 차지해 움직였을 때의 위화감이 느껴져야 정상이다.

그러므로 이건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도 없는 선택지이지만 자연스레 이어서 떠오르는 추측은 제법 그럴듯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었다.

둘째 빙의 전의 ‘크로’가 프랑켄이었다.

원작에선 아무 비중도 없는 엑스트라에 불과했기에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나 사실 나는 이 몸의 원래 주인인 크로의 과거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었다.

   따라서 그가 사실 정체를 숨긴 채 이중생활을 해오던 프랑켄 박사라고 해도 완전히 터무니없는 상황은 아니다.

다만 여기엔 한 가지 치명적인 결함이 존재한다.

   바로 샤론의 존재가 그러한 가능성을 전면으로 부정한다는 것이다.

현재까지 모은 정보로 생각했을 때 프랑켄은 본인이 직접 창조한 샤론을 딸처럼 대하며 함께 생활까지 했었다.

즉 그녀는 프랑켄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정말로 크로가 프랑켄이라면 아카데미에서 처음 마주한 순간 당연히 얼굴을 알아봤어야 한다.

물론 프랑켄이 철두철미하게 제 본모습을 숨겼을 확률도 있긴 하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크로의 신체 나이는 10대 후반의 소년에 불과하다. 샤론과 동갑인 소년이 아주 옛날부터 그의 부친 역할을 자연스레 수행한다는 건 너무 비현실적이다.

한마디로 두 번째 가능성은 앞선 첫 번째보단 좀 나을지 몰라도 근거가 상당히 빈약하다는 건 매한가지였다.

그래서 떠오른 전혀 다른 방향의 세 번째 시나리오.

아까 하양이가 프랑켄의 이름을 처음으로 불렀을 때 갑작스레 닥쳐온 그 거대한 울림.

   그때부터 느껴지던 미묘한 위화감.

나는 내 가설을 확인하기 위해 그녀에게 조심스럽게 얘기했다.

“···하양아. 내 이름 다시 한번 불러줄래?”

   “프랑켄.”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내뱉는 그 불쾌한 이름.

   찌푸려지려던 인상을 겨우 펴고서 입을 열었다.

“그 이름 말고는···?”

   “······.”

하양이는 대답하지 않았다.

   아니 대답하지 못했다.

내가 그녀에게 알려주었던 크로라는 이름을 완전히 까먹은 것처럼.

단순히 깜빡 까먹어버린 걸 리는 없다.

   대화를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아무렇지 않게 내 이름을 불렀었으니까.

   애초에 시간의 초월자가 그 짧은 시간 만에 기억을 잊어버린다는 건 말이 안 된다.

명백히 비정상적인 상황.

   하양이는 내 이름을 까먹은 게 아니라 기억 속에서 완전히 지워져 버린 것이다.

더 정확히는···.

   크로라는 이름이 프랑켄으로 대체된 거겠지.

셋째 하양이의 눈에 내가 프랑켄으로 바뀌어버렸다.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런 표현으론 부족할 만큼 아주 불쾌했다.

   하양이와 쌓아 올렸던 추억이 그의 장난질에 놀아나는 것처럼 되어버렸으니까.

프랑켄이 어떤 식으로인가 미리 준비해둔 건가?

   자신의 이름이 하양이의 입에서 나오면 기억을 조작하도록?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한지보다도 대체 무슨 이유로 그런 건지가 더 궁금했다.

하양이가 나를 프랑켄으로 인식한다고 해서 그가 얻는 이점이 뭐길래.

“···그런 건가.”

잠시 생각해보니 프랑켄이 얻는 이점은 꽤 명확했다.

현재 눈앞의 소녀가 가장 의지하고 가깝게 지내는 존재. 프랑켄이 바로 하양이의 마음속에서 가장 중요한 상대로 바뀌어버린 것이다.

물론 하양이는 여태와 다름없는 태도로 나를 대해줄 것이다.

   다만 그녀에게 있어 내 이름이 앞으로 ‘크로’가 아닌 ‘프랑켄’으로 교체됐을 뿐.

이름이란 건 곧 사물의 본질을 규정한다. 프랑켄이 내 이름을 빼앗았다는 건 ‘내’가 되겠다는 뜻이나 다름없다.

즉 프랑켄은 분명 다시 등장할 것이다. 최소한 하양이의 앞에는 무조건 나타나겠지.

   그래야만 내 이름을 빼앗은 의미가 있을 테니까.

당연하게도 가만히 당해줄 수만은 없다. 눈 뜨고 멍청하게 코를 베일 수는 없지 않은가.

“하양아. 내 이름은 크로야.”

   “···크로?”

일단 이름부터 되찾아야 한다. 비록 지금은 하양이가 날 프랑켄이라 인식한대도 계속해서 크로라는 이름을 사용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다시 원래대로 돌아올 수도 있다.

“앞으로는 꼭 크로라고 불러줘. 반드시.”

   “응. 크로라고 부를게.”

하양이는 내 갑작스러운 부탁에 얼떨떨해하면서도 순순히 고개를 끄덕여주었다.

이것만으론 안심할 수 없다.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일 뿐 하양이가 날 크로라고 재인식하기 이전에 프랑켄이 나타나면 틀림없이 곤란한 상황이 펼쳐질 것이다.

그 이전에 내가 먼저 녀석을 찾아내야만 한다. 무슨 일이 있어도 프랑켄이 하양이와 마주치게 두어선 안 된다.

“···저기 혹시나 해서 묻는 건데 시계탑에 머물기 전은 기억나?”

   “머물기 전···.”

하양이는 이제 내 질문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듯했다. 약간은 어수룩한 말투였지만 대답 역시 문제없이 잘하고 있었고. 그러니 이제는 본격적으로 물어볼 시간이었다.

비록 프랑켄의 방해 공작 때문에 잠깐 차질이 있었으나 그럼에도 변하는 건 없다.

   오히려 정보를 캐내는 데엔 더 좋은 상황일지도 모른다. 나를 프랑켄이라고 인식하기 때문에 이전 녀석과의 만남 역시 거부감없이 떠올릴 수 있을 테니까.

“예전에 나랑 한번 만났었지?”

내가 직접 녀석의 행세를 해야 한다는 게 끔찍했으나 지금은 참아야만 했다.

   다행히 그런 수고를 들인 효과가 있는지 하양이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응. 만났었어.”

   “우리가 그때 어디에서 만났었더라?”

마치 추억을 공유하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말투로 대답을 유도했다.

“시계탑.”

의외의 대답에 잠시 멈칫했던 나는 재빠르게 생각을 정리했다.

기관장이 한 말을 떠올려 보면 하양이와 프랑켄이 거래할 땐 시간의 여신 역시 함께하고 있었다. 즉 그녀가 개입할 수 없는 이곳 거울 세계에선 거래가 이뤄졌을 리 없다.

그러니 시계탑이라는 건 여기가 아닌 현실에서의 다른 시계탑을 의미하는 것이리라.

지역을 브리타니아 내부로 한정한다면 시계탑의 개수는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다. 마음만 먹는다면 일일이 전부 찾아다닐 수도 있을 만큼.

“거기서 우리가 어떤 얘기를 나눴는지 기억해?”

   “프랑···. 크로가 나한테 거래하자고 했어.”

프랑켄이라 말하려다 뒤늦게 내 부탁을 떠올리고 크로라는 이름으로 바꿔 부르는 그녀.

도와달라는 건 마도공학을 쓰기 위해 시간 가속의 권능을 빌려달라는 거였겠지.

   그건 이미 알고 있던 내용이니 중요하지 않다. 지금 들어야 하는 정보는 프랑켄이 그 대가로 하양이에게 무엇을 주었냐는 것이다.

일방적인 관계였다면 거래라는 표현을 쓰지도 않았으리라. 그냥 부탁을 받고 도와준 것에 지나지 않으니까.

“넌 내가 마도공학을 개발할 수 있게 시간 가속의 힘을 빌려줬어.”

   “응. 맞아.”

   “그리고 나는 그 대가로 뭘 주겠다고 했었는지 잊지 않았지?”

가장 중요한 질문. 여태껏 미궁에 감춰져 있던 프랑켄의 목적. 녀석의 진정한 본심을 들추어낼 시간이었다.

내 질문에 하양이는 처음으로 입가에 살짝 미소를 머금은 채 답했다.

“돌아오겠다고 했어.”

“···어?”

“세상을 구하고. 꼭 다시 돌아올 테니까 기다려 달라고 했어.”

소녀의 새하얀 눈동자에 내가 가득 담겼다. 가까이 다가온 그녀의 얼굴에선 숨길 수 없는 애정과 기쁨이 느껴졌다.

“크로. 여태 쭉 기다려왔어. 네가 이곳에 올 때까지. 약속대로.”

하양이는 얼이 나가 있던 나를 꼭 껴안으며 내 품에 파묻힌 채 소곤거렸다.

“세상은 다 구했어? 이제 더는 기다리지 않아도 돼?”

나는 도저히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하양이 에피소드가 진행되는 와중에 표지도 하양이로 바꿔봤어용!!

AI의 힘은 위대한 것이에용..!!

다른 캐릭터들도 시간이 나면 만들어볼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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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Score 8
Status: Ongoing
Every night, ordinary extras at the academy act as phantom thieves while hiding their ident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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