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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Chapter 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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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58

내 품에 쏙 들어온 하양이의 온기를 내치지도 못한 채 극심한 패닉에 휩싸이고 말았다.

이게 대체 무슨 소리야.

   여태껏 줄곧 기다렸다니 약속대로 세상을 구하고 돌아오겠다니!

지금까지 함께하며 전혀 그런 낌새를 보여주지 않았던 하양이가 갑작스레 쏟아낸 정보의 홍수에 제대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아니 분명 처음 만났을 때만 하더라도 아무것도 모르는 척했었잖아. 설마 전부 의도된 연기였던 거야?

그게 아니면 이것도 나를 프랑켄이라 인식하는 과정에서 추가된 가짜 기억인 건가?

뭐가 됐든 이건 그냥 무시할 수 없는 결정적인 단서란 것만큼은 분명해 보였다.

“전부 끝난 거지? 이제 더 안 기다려도 되는 거지?”

머릿속을 정리하려 했지만 일단 그보다는 하양이를 어떻게 달래주는 것이 우선인 듯했다.

   좀 당황스럽긴 한데 지금 하양이는 누가 보더라도 굉장히 감정적으로 흥분한 상태인 것 같았으니까.

잠깐의 고민 끝에 프랑켄 행세를 유지하며 최대한 자연스럽게 말했다.

“···미안. 조금만 더 기다려줘.”

당연하게도 이렇게 거짓말을 늘어놓는 데엔 상당한 죄책감이 뒤따를 수밖에 없었다.

뭐가 진실인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하양이가 줄곧 기다리던 프랑켄이 ‘내’가 아니라는 것만큼은 확실했으니까.

하지만 지금으로선 어쩔 수 없었다. 이렇게 해서라도 정보를 얻지 않으면 하양이를 구원하는 건 물론이고 세계의 멸망을 막는 것도 제대로 시도조차 못 한 채 실패할지 모른다.

내 대답을 들은 하양이는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괜찮아. 기다릴게.”

그 초연한 반응을 눈에 담으니 가슴이 싱숭생숭했다.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길래 하양이는 저렇게나 그를 그리워하는 걸까?

   정말로 전부 사악한 악당이 꾸며낸 날조와 거짓에 불과한 걸까?

하양이는 내가 가장 궁금해했었던 정보 프랑켄의 목적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답해주었다.

세상을 구하는 것.

   즉 나와 똑같은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는 소리다.

솔직히 그다지 믿기지는 않았다. 현재 심정으로는 90% 정도 사기가 아닐까 의심하고 있는 상태였다.

그도 그럴 것이 애초에 지금 세계 멸망의 위기에 처한 근본적인 원인 자체가 그가 개발한 마도공학 태엽 때문이었으니까.

다만 남은 10%의 혹시나 하는 생각.

   정말로 프랑켄이 세상을 구하기 위해 모든 일을 설계했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희박한 가능성을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었다.

무엇보다 하양이가 이렇게까지 그를 그리워한다는 사실이 결정적이었다.

   게다가 샤론 역시도 아버지나 다름없던 박사를 좋은 추억으로 떠올리고 있는 듯했었고.

아무튼 이걸로 하양이한테 들어야 할 정보도 전부 얻어낸 것 같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건···.

   이 모든 일의 중심인 프랑켄 박사를 직접 만나는 것뿐.

정체를 숨기고 잠적한 그를 찾기란 여전히 막막하게 느껴졌지만 그래도 유의미한 단서는 챙겼으니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

시계탑.

하양이가 프랑켄과 만났다는 그 장소로 가본다면 무언가 답이 나오지 않을까?

   물론 시간 낭비에 허탕만 칠 수도 있겠지만 왠지 그게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는 직감이 들었다.

급격한 정보 습득으로 피곤해진 정신을 휴식하기 위해 슬슬 거울 세계에서 나가려던 찰나 여전히 내 품에서 완전히 떨어지지 못한 하양이가 자꾸만 눈에 밟혔다.

어차피 현실과 이곳의 시간 흐름은 전혀 다르게 흘러간다. 그러니 아무 말 없이 나갔다 들어오더라도 거울 세계의 시간은 1초도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도저히 그냥 외면할 수가 없었다.

나는 하양이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얘기했다.

“앞으로 조금만. 조금만 더 기다려줘. 전부 다 끝나면 반드시 널 데리고 여기서 나갈 테니까.”

이 말만큼은 거짓 하나 섞여 있지 않은 오롯한 진심이었다.

그제야 마침내 하양이는 내 품에서 떨어져 처음으로 밝은 미소를 보여주었다.

“응. 기다릴게.”

 

   ***

 

   거울 세계에서 돌아오니 익숙한 내 방의 풍경이 나를 반겨주었다.

   불과 아까 전까지 있던 시계탑과 비교하면 너무나 비좁은 공간.

   하지만 그렇게 넓었던 공간에 존재하는 게 달랑 소녀 한 명뿐이라 생각하니 도리어 씁쓸하고 삭막하게 느껴졌다.

시간은 어두운 한밤.

   오늘 계획했던 모든 일과가 끝났다는 걸 깨달으니 급격하게 피로감이 확 몰려들었다.

그러고 보면 하루 사이에 참 지독한 스케줄을 소화해냈구나.

   어젯밤부터 밤새도록 샤론과 얘기를 나누고 아침 일찍 열차에 탑승해 기관장한테 정보를 들은 다음 늦저녁이 되어 거울 세계로 들어가 하양이와의 만남까지.

하루에 한 명씩만 만났어도 충분하다 못해 넘쳤을 만큼 많은 얘기가 오갔던 걸 생각하면 어떻게 3명을 한꺼번에 다 상대했는지 나 자신이 신기할 정도였다.

그래서일까? 왠지 중간중간 기억이 자연스레 날아간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특히 열차에서의 시간 흐름이 지금 돌이켜 봐도 좀 이상하긴 했다.

아침부터 저녁이 될 때까지. 즉 거의 12시간가량을 열차 안에서 보냈다는 건데 그런 것치곤 막상 대화 내용은 셋 중에서 제일 짧았던 것 같은 느낌이었으니까.

‘이 열차는 진정한 주인이 탑승했을 때 그가 원하는 종착지로 안내해주기 위해 만들어졌으니까.’

문득 기관장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하긴 만들어진 목적부터가 평범하진 않으니까 그 열차가 다른 평범한 열차들과는 무언가 제법 다르다는 것쯤은 처음부터 알고 있던 사실이고.

일단 지금은 그보단 오늘 모은 정보를 정리할 시간이었다.

샤론과의 대화를 통해선 그녀가 프랑켄과 관련이 있음을 확실히 파악했고 그가 혼시아라는 또 다른 이름을 가졌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리고 어떤 신원불명의 사내가 한밤중 프랑켄을 찾아온 뒤부터 그의 행방이 묘연해졌다는 것까지.

뒤이어 기관장을 만나선 마도공학 태엽이 왜 세계 멸망을 촉발하는지 내가 이 세계의 이방인으로서 지닌 가능성이 무엇인지 듣게 되었다. 또한 마도공학 열차의 특별함에 대해서도 얼핏 힌트를 받았고.

마지막으로 하양이와 얘기를 나누며 어쩌면 내가 프랑켄과 관련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 하양이가 그에게 품고 있는 호의적인 감정 믿기 힘든 그의 진정한 목적까지 전부 알게 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시계탑이라는 단서를 이용해 직접 그의 흔적을 쫓는 것뿐.

“···좋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고생한 보람이 있다.

   모든 진실을 깨닫기까지 앞으로 한 발자국밖에 남지 않았다는 확신이 들었다.

마음 같아선 지금 당장 밖으로 나가 브리튼 전역에 있을 시계탑들을 뒤져보고 싶었지만.

[이제는 쉴 차례란다.]

“저도 알아요. 무리해봤자 컨디션만 무너질 테니까요.”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모르는 현재로선 최대한 만전의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특히 지나와 백작의 전투를 눈앞에서 지켜보며 여전히 난 약하다는 사실을 실감하고 말았다.

아 그러고 보니 지나는 지금 어떠려나? 계속 집행부에서 보호받는 중일까? 그럼 아주머니도 같이 있는 거겠지?

나도 재단과 관련된 문제 때문에 곧 집행부를 방문해야 하는 만큼 나중에 한번 확인해봐야겠다.

[피곤할 텐데 푹 자려무나.]

“네···.”

여신님의 말대로 이제 더는 참을 수 없는 피로감에 점점 눈꺼풀이 아래로 내려오고 있었다.

   무거운 몸을 이끌고 힘겹게 침대까지 걸어가 위에 털썩 엎어지자마자 수마가 그대로 덮쳐와 빠르게 정신이 암전하였다.

 

   ***

 

   짹짹 지저귀는 새소리와 눈가를 찌르는 햇살에 천천히 잠에서 일어났다.

“······.”

몇 차례 눈을 깜빡이며 멍하니 잠기운에 빠져 시간을 보냈다.

피곤한 기운이 완전히 가시진 않았지만 나름대로 상쾌한 기상이었다.

   무엇보다 이렇게 조용하면서 평화로운 아침의 시작이 얼마만 인지 살짝 울컥할 정도였다.

최근 들어 수학여행이니 아일랜드 유적 탐사니 이런저런 일을 워낙 많이 겪느라 나도 모르게 심신이 피폐해졌던 모양이다.

느긋하게 상체를 일으켜 창밖을 바라보니 지평선 너머로 떠오르는 여명.

   불과 며칠 전만 하더라도 백작의 저택에서 바라보던 저 일출이 어찌나 무섭던지.

지금 생각해보니 그런 지옥 속에서 무사히 빠져나온 것 자체가 기적이나 다름없게 느껴졌다.

   어쩌면 예언으로 점쳐진 고통스러운 최후가 그때를 의미했던 게 아닐까?

뭐 그럴 리는 없겠지.

그렇게 시답잖은 생각에 한참 빠져있을 때쯤 여신님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내 상념을 일깨웠다.

[슬슬 준비하지 않으면 늦지 않겠느냐?]

“뭐를요?”

[등교 말이다. 혹시 오늘이 평일이란 걸 잊은 게냐?]

“···아.”

완전히 잊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내가 엊그제 동안 무리해서라도 서둘러 움직였던 이유가 주말 동안 일을 전부 처리하려 해서였었지.

솔직히 지난 며칠 동안 그런 일들을 겪고서 어떻게 아카데미의 일상에 금방 적응하겠는가?

아니 이럴 시간이 없었다. 나는 황급히 시계를 바라보고 시간이 매우 촉박함을 깨달은 즉시 침대에서 튕겨 나오듯 일어나 서둘러 등교를 준비했다.

운명의 마지막이 얼마 남지 않은 현재.

   나는 다시금 일상 속으로 돌아가게 되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최근 며칠 동안 되게 많은 일이 일어나는 느낌이네용..!!

역시 집밖은 위험한 거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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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Score 8
Status: Ongoing
Every night, ordinary extras at the academy act as phantom thieves while hiding their ident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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