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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Chapter 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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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62

베로니카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지크프리트가 그녀를 재촉했다.

“뭐해. 여유 부릴 시간 없는 거 몰라?”

   “잠깐 기다려. 나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는 중이거든?”

그러나 아무리 마력을 쏟아부어도 상황은 그대로 유지되었다.

“크윽···!!”

전력을 다해 저항하고 있는 건 지나도 마찬가지였다.

   그럼에도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못하고 신음을 터뜨리는 게 고작이었다.

“지나!”

그 상황을 지켜보던 나는 상대가 무엇을 하려는 건지 깨닫게 되었다.

베로니카의 마법은 정신 간섭에 특화되어 있다.

   레아가 그녀의 밑에서 메이드로 일하고 레이첼이 당연하다는 듯 드라칸의 실험체가 된 것도 전부 저 여자의 암시 마법 때문이었으니까.

그렇다면 저들이 말하는 ‘용부리미 확보’가 어떤 방식인지도 눈치챌 수밖에 없다.

   지금 상대는 마법으로 지나의 정신을 공격하고 있다!

당연히 적의 속셈을 알고도 가만히 두고 볼 수는 없기에 즉시 지나를 구해주려 했지만.

“워. 흥분하지 말고 얌전히 있어 달라고.”

마법을 시전 중인 베로니카의 옆을 지크프리트가 철통 경비 중이어서 쉽사리 방해할 수가 없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어째서인지 적들의 예상과 달리 지나가 정신계 마법에 저항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완전 세뇌는 언제쯤 끝나지?”

   “···음. 솔직히 말하면 1시간 이내엔 힘들 것 같은데.”

   “뭐?”

지크프리트의 표정이 싸늘해지자 베로니카는 멋쩍은 표정으로 변명을 늘어놓았다.

“나도 예상 밖의 일이긴 한데 사실 따지고 보면 오히려 좋은 일일지도 몰라. 드래곤의 가장 큰 특징이 뭔지 너도 잘 알잖아.”

   “모든 마법의 주인.”

   “정확해. 그러니까 용부리미가 비정상적일 정도의 마법 저항력을 가졌다는 건 그만큼 소환해낸 드래곤이 진짜에 가깝다는 거야.”

급조한 변명일지라도 상당한 설득력을 갖췄었기에 지크프리트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그건 알겠는데 1시간을 넘기면 어둠 장막이 걷혀. 우린 그 전에 후퇴해야 한다고.”

   “기절시켜서 데려간 다음 아지트에서 다시 하면 돼. 이러는 동안 난 아무것도 못 하지만 그건 용부리미 또한 마찬가지야. 내 마력이 다 떨어지기 전에 우리 둘을 챙겨서 아카데미를 떠나기만 하면 된다는 거지.”

그녀가 말한 대로 현재 두 사람은 서로 꼼짝하지도 못한 채 멈춰서 버린 상태였다.

   지금 이 복도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건 나와 지크프리트 둘뿐.

지크프리트는 상황이 자신들에게 제법 괜찮다고 느끼는 건지 주머니에 손을 꽂은 채 여유로운 태도를 보였다.

“디트리히는 아직도 그 여자랑 신나게 놀고 있는 모양이군.”

   “그야 전투에 미친 녀석이니까. 그 여자가 아직까지 버티고 있다는 게 기적이지.”

   “복장을 보고도 몰랐나? 그 여자는 집행자야. 아마 용부리미를 보호하고 있던 거겠지.”

나 같은 건 보이지도 않는다는 듯 자기들끼리 잡담을 주고받는 두 사람.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이 상황을 타개할 방책이 없는지 궁리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지나가 움직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초월자에 근접한 그녀의 힘이라면 그 누구보다 든든한 전력이 될 수 있다.

그렇다는 건 지금 지나를 속박하고 있는 베로니카를 쓰러트리거나 최소한 마법의 시전을 방해해야 한다는 건데···.

당연하게도 지크프리트가 가만히 손 놓고 구경할 리가 없었다.

   결국 지나가 움직이기 위해선 지크프리트를 어떻게서든 무력화시켜야만 한다.

“그런데 말이야. 저 귀여운 애가 우리 작전을 전부 들었는데 괜찮아?”

   “아 상관없어.”

순간적으로 오싹한 살기가 내 전신을 관통하였다.

“어차피 죽일 거니까.”

피해야 한다!

본능의 외침에 따라 황급히 뒤로 물러서자마자 내가 있던 자리에 뾰족한 얼음송곳이 솟아났다. 반응이 조금만 늦었다면 그대로 즉사했을 만큼 위협적인 공격.

불현듯 지난날의 기억이 떠올랐다. 레이첼이 드라칸과 엮여버렸단 걸 알아챘던 날.

   그녀의 뒤를 쫓다 지크프리트에게 걸려 지금처럼 대치하게 되었었지.

그때의 난 놈과 싸워서 이긴다는 선택지는 아예 고려조차 하지 못하고 허겁지겁 볼품없이 도망쳤다. 레이첼을 놔두고 필사적으로 도망치기만 했는데도 하마터면 죽을 뻔했었다.

아직도 그 기억이 트라우마처럼 생생하게 남아있다. 이 세계가 마냥 낭만 넘치는 판타지 세계가 아니라는 걸 처음으로 깨달은 순간이었으니까.

그 뒤로 난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강해지려 노력했다. 보석을 모으고 마법을 연습하며 다양한 일들을 거쳐와 지금까지 성장했다.

‘과연 지금의 난 널 상대로 이길 수 있을까···?’

내게 있어 트라우마나 다름없는 상대.

   최강의 빙결 마법사이자 미치광이 살인마 지크프리트.

그때처럼 도망치진 않겠다. 맞서 싸워서 이기고 친구를 지킨다.

내가 투지를 끌어올리며 전투태세를 갖추자 녀석은 잔혹한 미소를 지으며 양팔을 뻗었다.

“꼴사납게 도망치진 않겠다는 거냐? 그건 마음에 드는군!!”

온다.

   그의 손끝으로부터 흘러나온 냉기가 복도를 얼려버리며 빠른 속도로 덮쳐왔다.

나는 공격을 인지하는 즉시 지팡이를 휘둘렀다. 그러자 허공에 생겨난 거대한 선물 상자가 얼음의 진격을 가로막았다.

그 대가로 순식간에 상자는 꽁꽁 얼어버렸지만 그럼에도 정해진 순서에 따라 상자의 리본이 풀리며 뚜껑이 열리고 속의 내용물이 등장했다.

스프링의 반동으로 튕겨 나온 피에로가 지크프리트를 향해 돌진한다.

“쯧. 시답잖은 장난질을.”

그는 전혀 위축되지 않고 혀를 차며 가볍게 손을 휘저었다. 그 손짓 한번만으로 피에로는 얼음 동상으로 변해버리고 말았다.

너무나도 차가운 지옥의 한기. 무엇이든 저 녀석의 마력에 닿으면 얼어붙고 만다.

심지어 대상을 일일이 정하는 게 아니라 해당 범위를 전부 얼려버리기 때문에 물량을 퍼붓는 원거리 공격도 전부 파훼 당할 뿐이다.

애초에 내 마술 자체가 전투엔 그리 적합하지 않다는 게 가장 큰 문제겠지만.

“벌써 끝이냐? 시시하군.”

저 말도 안 되게 강한 상대를 이길 유일한 수단은···.

내 생각이 끝나기도 전에 날카로운 얼음 화살 다발이 내 심장을 노리고 날아들었다.

그 순간.

화르륵-!!

이글거리는 불꽃의 장막이 내 앞을 가로막아 얼음을 모두 녹여버렸다.

“야. 너 나한테 한번 빚진 거다.”

어느샌가 옆으로 다가온 레이첼이 내 옆구리를 툭 치며 장난스레 미소 지었다.

원소 속성에 따른 상성.

   얼음 마법을 잡아먹는 건 타오르는 화염.

온몸에 불꽃을 두른 소녀가 눈앞의 적을 노려보았다.

   레이첼의 등장에 지크프리트는 살짝 눈가를 찌푸리다 머리를 긁적였다.

“어디서 본 얼굴인데. 그러고 보니 두 사람 다 왠지 낯이 익단 말이지.”

   “그거 우연이네. 나도 마침 네 상판대기가 굉장히 거슬렸던 참이거든!!”

레이첼이 숨을 깊게 들이마신 뒤 힘껏 내뱉자 화염의 숨결이 얼음을 녹이며 거침없이 진격했다.

   그 불길을 느긋하게 바라보던 상대가 뒤늦게 깨달았다는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아 기억났다. 얼마 전 실험체 후보구나. 넌 뒤쫓다가 도망쳤던 놈이고. 설마 아카데미 학생이었을 줄이야.”

엄청난 화력이었다. 지난번 그녀와 대련했을 때도 생각했던 거지만 단순 출력으로만 따졌을 땐 학년 중에서도 거의 수위를 다투지 않을까 싶을 정도.

“뜨겁네. 짜증 날 정도로.”

과연 그만한 위력에다 상성의 차이까지 얹어지니 그 막강하던 지크프리트조차 살짝은 주춤거릴 수밖에 없었다. 다급히 만들어낸 듯한 얼음 방벽은 뜨거운 열기에 시시각각 녹아 내려가고 있었다.

“그대로 불타 죽어! 이 테러리스트 새끼들아!!”

역시나 마법처럼 화끈한 레이첼.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무작정 때려 붓는 화염 방사 세례에 상대는 속절없이 밀려나고 있었다.

이대로라면 생각보다 수월하게 이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건 지나치게 낙관적인 생각이었던 모양이다. 아무리 상성의 차이가 존재한다고 할지라도 세계 최악의 범죄 조직 일원과 아직 덜 성장한 아카데미 학생의 간극은 매우 컸으니.

이른바 경험의 차이 아직 실전을 제대로 치러보지 못했던 레이첼은 지나치게 정직했다.

“레이첼 위험해!!”

천장에 매달려있던 고드름이 그녀가 내뿜는 열기에 천천히 녹다가 아래로 떨어졌다.

   여태껏 지크프리트의 손에만 집중하던 레이첼이었기에 정수리를 노리는 고드름의 정체를 눈치채지 못했고 뒤늦게 그가 깔아둔 함정을 눈치챈 내가 황급히 몸을 날렸다.

철퍼덕.

“···어? 크로?”

   “크윽···.”

결과적으로 간신히 레이첼을 구하는 데 성공했지만 대신 고드름은 내 허벅지를 꿰뚫어버렸다.

“오. 눈치가 빠르네. 그래도 이미 늦었지만.”

내 상처를 보고 순간적인 패닉에 빠진 레이첼. 그 탓에 지크프리트를 몰아붙이던 불길도 사라져버리고 자유를 되찾게 된 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우리에게 결정타를 날렸다.

나는 레이첼을 품에 안은 채 흔들리는 눈빛에 대고 말했다.

“괜찮아. 이제부턴 내 차례니까.”

레이첼이 제때 등장해 시간을 벌어준 덕분에 무사히 준비를 마칠 수 있었다.

   언젠가 다시 목숨을 건 전투를 벌일 때가 된다면 사용하기 위해 준비해놓은 비장의 카드.

막강한 적을 상대할 수 있는 내 유일한 수단.

나는 패 속에서 조커 카드를 꺼내 들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조커인 거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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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Score 8
Status: Ongoing
Every night, ordinary extras at the academy act as phantom thieves while hiding their ident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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