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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Chapter 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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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65

“···여섯 명이라고?”

지나가 파악한 적의 숫자는 내가 예상하던 것과 달랐다.

드라칸 단원은 다섯.

   그렇다면 나머지 하나는 누구인가?

한동안 고민에 잠겨있던 나는 얼마 지나지 않아 습격 사태 직전 캐서린이 했던 말을 떠올려냈다.

상대의 목표인 용부리미 즉 지나의 존재를 그들에게 건네주었을 사람.

   레지스탕스의 간부이자 현재 추격을 피해 도주 중인 한 사람.

줄리엣. 그녀가 드라칸을 이끌고 이 아카데미에 함께 왔다면 전부 말이 된다.

왜 그녀가 드래곤밖에 모르는 미치광이 집단과 손을 잡았는가?

   아무 이유도 없이 위험마저 무릅써서 그들의 의식을 중단시키고 정보를 건네줬을 리 없다.

드라칸을 끌어들여 아카데미 습격 사태를 유도한 뒤 혼란에 빠진 틈을 타 본인의 진짜 목적을 이루려는 것이다.

그 진정한 목적이 무엇일지는 깊게 고민하지 않아도 금방 깨달을 수 있었다.

“샤론.”

이 넓은 아카데미 어딘가에 있을 그녀가 위험하다.

 

   ***

 

   “드디어 다시 만났네.”

   “······.”

그 순간 아카데미의 반대편에선 두 소녀가 서로 마주 본 채 대치하고 있었다.

   마치 거울을 통해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듯 쌍둥이처럼 서로를 똑 닮은 두 금발의 소녀가.

“안녕. 내 동생.”

줄리엣이 샤론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러나 반대편에 우두커니 서 있는 샤론은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은 채 무표정으로 일관했다.

   아니 그 딱딱한 표정 속에는 명백한 적대감이 깃들어 있었다.

그에 별 상관하지 않는다는 듯 줄리엣은 어깨를 으쓱인 다음 한 발자국씩 천천히 똑같은 얼굴을 가진 상대에게 다가갔다.

“멈춰.”

샤론의 차가운 경고가 들리기 전까지는.

“진정해. 나도 너한테 해를 끼칠 생각은 없어.”

   “납치범이 할 말 치곤 상당히 뻔뻔하다고 생각하지 않니?”

싸늘한 비수가 담겨있는 빈정거림에 줄리엣이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파리에서의 일은 미안해. 하지만 그땐 상황이 급박해서 어쩔 수 없었어.”

   “지금도 여유롭게 대화를 나눌 만한 상황처럼 보이지는 않는데.”

끝까지 비협조적인 태도만을 고수하는 집념에 줄리엣의 인내심 역시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맞는 말이야. 그러니 순순히 협조하지 않겠다면 또 저번처럼 끌고 가는 수밖에.”

   “···대체 나한테서 뭘 원하는 거니?”

이제야 어느 정도 대화가 통하겠다고 생각한 줄리엣은 잠시 주변을 둘러보았다.

드라칸은 아직 용부리미를 확보하는 중일 것이다. 당연히 아카데미 측도 그에 대항하여 습격자들과 치열하게 싸우는 중일 테고.

자세한 얘기는 나중에 천천히 시간을 들여야겠지만 일단 지금은 상대가 납득할 만한 최소한의 정보쯤은 알려줘도 괜찮을 듯했다.

“저번에 말한 대로야. 나랑 함께 아버지를 만나러 가자.”

손을 내밀며 건네는 제안의 내용에 샤론은 눈살을 찌푸렸다.

“···아버지가 계신 장소를 알고 있다는 거니?”

   “나와 함께 가겠다고 하면 전부 알려줄게.”

   “믿을 수 없어. 내가 그쪽을 믿어야 할 이유를 대.”

줄리엣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즉답했다.

“서로의 얼굴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니? 애써 부정해봤자 우리는 그 누구보다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존재야. 한날한시에 함께 태어난 쌍둥이니까.”

   “···그건 이유가 될 수 없어.”

부정의 말을 내뱉는 샤론의 표정엔 어두운 그늘이 져 있었다. 대답을 내뱉기 직전의 순간적인 망설임이 지금 그녀가 작게나마 동요하고 있음을 드러내고 있었다.

“동생아. 우리가 만들어진 이유를 아니? 아버지가 갑자기 네 곁을 떠난 이유는?”

   “······.”

   “물론 나도 모든 걸 알고 있는 건 아니야. 하지만 지금의 너보단 많은 걸 알고 있지. 무엇보다 아버지를 다시 만나는 방법까지도.”

줄리엣의 설득이 이어질수록 샤론의 경계심 또한 조금씩 사그라들어갔다. 그 자리를 대신하는 건 혼란과 의문 그리고 감출 수 없는 소망.

여태껏 사라진 아버지의 행방을 찾기 위해 탐정까지 되었던 샤론이다.

   그토록 찾아 헤매던 단서가 바로 눈앞에 나타나 자신에게 손을 내밀고 있었다.

샤론은 한동안 아무 말 없이 줄리엣이 내민 손을 내려다보았다.

그러다 한참이 지난 뒤 마침내 흘러나온 첫 마디는 제안에 대한 긍정이 아니었다.

   여태까지의 주제를 한 발짝 벗어난 진심이 담긴 질문이었다.

“왜 아카데미를 습격했어?”

손을 내민 채 미소를 짓던 줄리엣은 예상치 못한 물음에 살짝 주춤했다.

“지금 그게···.”

   “중요해. 이곳은 내 소중한 공간이야. 고작 나를 만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죽음의 위기에 몰아넣는 건 납득할 수 없어. 애초에 이렇게까지 과격하게 나를 만난 이유가 뭐니? 네 목적이 정말 아버지를 만나는 것뿐이라면 조용히 찾아와서 설득해도 됐을 텐데.”

날카롭게 빈틈을 찌르는 샤론의 지적에 줄리엣의 분위기가 확 가라앉았다.

“네가 내 제안을 거절한다면 강제로 끌고 갈 수밖에 없으니까. 근데 난 쫓기는 처지이고 네 옆에는 계속 방해꾼이 붙어있잖아. 이렇게 해서라도 대화의 장을 열 수밖에 없었던 것뿐이야.”

   “방해꾼이란 건 크로를 말하는 거구나. 전부 들었어. 네가 그 애의 밑에서 비서로 일했다는 것도. 네 정체를 알고 있는 크로가 무서운 거니?”

곧 내밀었던 손을 회수해 그대로 얼굴을 뒤덮으며 한숨을 내쉬는 줄리엣.

“···그래. 부정하진 않을게. 우리 이사님은 참 다재다능하시지. 언니 동생 할 것 없이 우리 쌍둥이의 마음을 이렇게 흔들어놓으시니. 처음엔 단순히 신분 위장용으로 취업했을 뿐인데 어느 순간 그는 내 계획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 되어버렸어. 눈치가 얼마나 빠른지 내가 레지스탕스란 것도 금방 알아차려 버렸지.”

샤론이 잠시 멈칫거리다 서늘한 음성으로 물었다.

“그래서 제거하려 한 거야? 그때 백작의 저택에서도 지금 아카데미에서도?”

   “괴도는 아버지의 가장 큰 적이야.”

   “···내게는 가장 소중한 친구야.”

잠시 두 자매의 시선이 허공에서 맞부딪쳤다.

“그럼 선택해. 아버지와 크로. 둘 중 뭐가 더 소중하지?”

선택의 순간 소녀의 머릿속에선 두 가지 상반된 장면이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쌓아 올린 결코 잊을 수 없는 추억.

   그리고 아카데미에 입학해 한 소년과 만나며 지금까지 이어져 온 마음.

찰나의 시간이 흐르고 샤론은 감았던 눈을 뜬 후 대답했다.

“적어도 너보단 크로를 믿어.”

언니임을 주장하는 눈앞의 상대보단 그동안 함께해온 친구를 선택하겠다.

   아버지는 줄리엣의 도움 없이 혼자서 찾아내면 될 일이다. 아카데미를 습격해 크로까지 위험에 빠트린 저 여자를 믿을 순 없다.

소녀의 확고한 눈빛을 보고 선택을 번복할 리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줄리엣은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유감이네.”

억지로 너를 데려가야 한다는 게.

뒷말을 삼킨 그녀가 즉시 품에서 총을 꺼내 들었다.

   어차피 탄창 안에 들어있는 것은 일반 탄환이 아닌 마취 탄이기에 발포에 망설임은 없었다.

‘잠깐만 잠들어있어. 깨어날 때쯤엔 전부 끝나있을 테니까!’

푸슉-!

방아쇠를 당김과 동시에 총구에서 쏘아져 나가는 마취 탄. 총알이 그리는 궤적의 끝은 정확히 목표의 목을 겨냥하고 있었다.

하지만 샤론 역시 얌전히 당해주지 않았다.

   이미 상대의 기습쯤은 예상해두고 있었기에 줄리엣이 품에서 무언가를 꺼내려는 동작을 인지하자마자 즉시 반격을 대비해둔 덕이었다.

자신에게 날아오는 총알을 정확히 응시하는 시선.

   어느샌가 소녀의 눈동자는 초록색으로 밝게 빛나고 있었다.

샤론의 개성 마법은 ‘관측’. 마법을 시전하기까지의 발동 시간이 꽤 있다는 걸 제외하면 그 활용도와 성능은 수준급에 가까웠다.

예를 들어 지금처럼 탄환을 정확히 관측하는 데 성공하면 해당 공격의 패턴을 읽고 회피하는 것 역시 가능하다.

궤적을 완벽히 파악해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마취 탄을 피해낸다. 옆으로 움직인 고개에 걸친 머리카락에 아슬아슬하게 탄환이 스쳐 지나가는 감각이 느껴졌다.

“역시 ‘관측’은 대단하네.”

대체 어느 틈에···.

   생각을 끝낼 틈도 없이 샤론은 이를 악물고 거리를 벌리려 했다. 하지만 이미 코앞까지 접근한 줄리엣이 가라앉은 눈동자로 제 동생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하지만 내 ‘왜곡’과는 상성이 안 좋아.”

줄리엣의 개성 마법 왜곡은 일반적인 상황에선 아무 쓸모도 없다.

   왜곡이 비틀 수 있는 건 현실의 감각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능한 것은 오로지 마력의 흐름뿐.

하지만 그 덕에 마력을 통해 현실을 읽어내는 ‘관측’을 완전히 무력화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물론 그 반대로 왜곡을 이용하면 관측의 성능을 배로 증폭시키는 것 역시 가능하다.

쉽게 말해 두 능력은 하나만으론 완벽할 수 없는 상호보완적인 힘이었다.

   마치 두 소녀가 절대 끊을 수 없는 끈으로 이어져 있다고 얘기하듯이.

뭐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애초에 이 능력은 아버지가 자신들을 만들면서 부여해준 것이니까.

“아버지는 이런 순간조차 예상하신 거겠지. 동생이 반항할 땐 언니가 제압하라고 말이야.”

털썩.

샤론은 왜곡되었던 마취 탄을 끝내 관측하지 못했다.

   절대로 이길 수 없는 싸움. 줄리엣은 잠들어버린 동생을 들처매고 자리를 벗어났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오늘 오랜만에 고기를 욤욤한 거에용!

역시 고기는 맛있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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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Score 8
Status: Ongoing
Every night, ordinary extras at the academy act as phantom thieves while hiding their ident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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