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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Chapter 2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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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77

그 뒤로 한동안 상황을 주시하며 지켜보았지만 역시나 고요한 숲속에선 특별한 일이라곤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

프랑켄도 어디 간 건지 돌아오지도 않고 어찌할 줄 몰라 제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기를 한참.

“언니. 이제 슬슬 돌아가자.”

동물들과 교감하며 느긋하게 시간을 보내던 이터나가 하늘을 올려다보며 여신님을 불렀다.

이대로 끝인 건가? 그냥 아무 일도 없이 이렇게 다시 돌아간다고?

“아직 동이 트려면 시간 많이 남았잖니. 조금만 더 있다 가자.”

   “문 앞까지 돌아가는 시간도 생각해야지. 우리 제법 깊이 들어왔었잖아.”

   “괜찮단다. 우리 동생은 걱정이 너무 많아서 탈이네.”

여신님은 동생의 재촉에도 불구하고 돌아가긴커녕 자리에 털썩 누워 대자로 뻗어버렸다.

내가 알던 여신님이랑 느낌이 사뭇 다르다.

   언제나 어른스럽고 의지할 수 있는 버팀목이었던 그녀가 지금은 철부지에 고집불통 아가씨처럼 보였다.

“···조금만 있다가 가는 거야.”

   “역시 우리 동생밖에 없다니까.”

이제는 아예 손깍지로 머리를 받친 채 눈을 감고 태평하게 잠들려 하는 여신님.

   그런 언니의 모습을 내려다보며 한숨을 내쉬던 이터나는 주위를 둘러보며 새침하게 말했다.

“난 주변 좀 둘러보고 올 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너무 멀리 나갔다 미아 되지 말렴.”

   “흥.”

땅에 내려온 이후 처음으로 흩어지는 두 여신.

   누구 옆에 있어야 하나 잠깐 고민하다 왜인지 모를 이끌림에 이터나를 따라가기로 했다.

어차피 여신님은 저대로 잠에 푹 빠져 움직이지도 않을 것 같으니까.

숲은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울창한 나무가 하늘을 빼곡히 가리며 어둠으로 뒤덮이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한밤중이었기에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코앞도 식별하기 어려울 만큼 완전한 암흑 상태가 되었다.

나는 결국 앞서가던 이터나를 놓치면서 캄캄한 숲속에 홀로 버려지고 말았다.

“···곤란한데.”

지금 와서 되돌아가려 해도 왔던 길이 어딘지 모르겠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으니 방향 감각마저 상실해버린 것이다.

막막함을 느끼면서 일단 무작정 걸음이 닿는 대로 계속 움직였다.

   가끔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가 아니었다면 내가 지금 숲에 있는 건지 아니면 어둠뿐인 공간에 혼자 버려진 건지 헷갈렸을지도 모른다.

그러던 어느 순간 저 멀리서부터 작은 빛무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저 빛의 정체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나는 그쪽으로 가까이 다가갔다.

거리가 좁혀질수록 서서히 빛을 발산하는 광원의 형체가 또렷해져 갔다.

그것은 다름 아닌 작은 여우였다.

   어두운 세상에서 홀로 빛나는 하얀 여우.

“너···. 왜 어디선가 본 것만 같지?”

묘하게 낯설지 않았다. 마치 지금과 비슷한 상황을 과거에서도 겪었던 것만 같은 그런 위화감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나는 자연스레 몸을 낮추고 손을 뻗어 여우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녀석은 내 손길을 거부하지 않고 얌전히 받아들이다가 앞으로 뛰어가서는 다시 뒤돌아보았다.

마치 자기가 안내할 테니 따라오라는 듯이.

   굳이 마다할 이유가 없었기에 여우의 빛을 따라 어둠 속을 계속 헤쳐나갔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칠흑 같은 암흑 가운데서 또 다른 광원이 새롭게 등장했다.

   이번에는 하얀 여우보다 훨씬 커다란 빛이었다. 가까이 다가가서 확인하니 그것은 한 오두막에서 피워올린 난롯불의 온기였다.

“오두막?”

이런 깊은 산속에 누가 사는 걸까.

   창가를 기웃거리며 슬쩍 안쪽을 살펴보았지만 집 안에는 난롯불만 은은하게 타오르고 있을 뿐 사람의 흔적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앞에 잠시 멈춰 서 있다 조심스레 문 쪽으로 가까이 다가갔다. 뭐가 됐든 저 어둠뿐인 숲속은 너무 위험했다. 동이 틀 때까지 지낼 곳이 필요했다.

천천히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아늑한 온기가 몸을 나른하게 데워주었다.

   포근한 분위기에 취해 긴장을 놓으려다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상하게 익숙한 내부 풍경. 이곳에 처음 와본 것이 아닌 듯한 감각에 내가 무언가 중요한 사실을 잊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는···.

시계탑 안이랑 똑같은 모습이었다.

“늦었네.”

그때 갑자기 들려오는 누군가의 목소리.

   고개를 돌리자 어두운 구석 의자에 앉아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고 있는 프랑켄의 모습이 보였다.

원래부터 저기에 있었는데 못 본 건가?

   그게 아니라면 이 장소에 없었다가 갑자기 나타난 건가?

“뭐가 어떻게 된 거야···?”

   “큰 문제는 아니야. 그냥 네가 이야기에 좀 몰입했을 뿐이지.”

몰입. 처음에 그가 경고했던 단어가 뒤늦게 머릿속에 떠올랐다.

나는 한숨을 내쉬며 벽에 기댄 채 생각을 정리했다.

“이 오두막은 네가 준비한 거야? 내가 몰입에서 깨어날 수 있도록?”

   “글쎄.”

   “그 하얀 여우는 뭐야? 왜인지 익숙한 느낌이 들던데.”

프랑켄은 커피잔을 내려놓고 나를 빤히 바라보다 의미심장한 충고를 얹었다.

“모든 상황을 이해하려 하지 마.”

   “···뭐?”

   “몰입하게 되는 주된 이유가 바로 그거야. 이해하려 하는 것. 그냥 눈으로 보는 데만 집중해. 어차피 전부 보고 나면 다 이해하게 될 테니까.”

어딘가 탐탁지 않은 조언이었으나 지금으로선 고개를 끄덕이며 납득하는 수밖에 없었다.

“알았어.”

   “뭐 이렇게 말해도 쉽지는 않을 거야. 나도 처음엔 한동안 매번 몰입에 빠져들었으니까.”

녀석은 창가로 시선을 던지며 아련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야기니까.”

   “···너는 몇 번이나 이 이야기를 반복해 봐왔던 거야?”

내 질문에 프랑켄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대체 몇 번이나 설명해줘야 이해할 거야? 이 틈새에서 시간의 흐름은 의미가 없어. 즉 횟수 따위 세는 게 무의미하단 뜻이라고. 나는 영원한 시간 동안 창밖을 보며 지내왔어. 평생을 지켜봤고 평생 몰입해 나 자신을 잃어버린 채 이야기의 등장인물로 살아왔지.”

그 난해한 말을 이해하려 애쓰던 와중 녀석은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너는 어떻지?”

   “···나?”

   “잊었어? 시간의 틈새에 있는 건 나 혼자가 아니야. 넌 틈새에 들어온 지 얼마 안 지났다고 생각하는 거야? 이 안에서 ‘잠깐’이란 개념은 없어. 네가 이 이야기를 몇 번이나 반복해서 보고 있다고 생각해?”

···이미 몇 번이나 같은 이야기를 보고 있다고?

   내가 이미 여기서 평생을 보내왔다고?

그럴 리가. 내 기억은 멀쩡하다. 틈새에 들어와 프랑켄과 얘기를 나누고 창밖을 보기 시작한 것.

   그 일련의 과정 중에 내가 체감했던 시간의 흐름은 기껏해야 반나절밖에 되지 않는다.

전부 불쾌한 농담이다.

   너무 터무니없어 누구도 안 믿을 헛소리다.

“아 다음 이야기로 넘어갈 시간이야. 그럼 마저 감상하고 와.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창밖으로 동이 트기 시작했다.

   어둠이 물러나고 세상이 환히 밝아지며 나는 순식간에 하늘 신전으로 되돌아가 있었다.

주변을 둘러보았으나 프랑켄은 보이지 않았다.

   다시 혼자가 된 나는 아까 들었던 말을 곱씹어 보려고 했으나.

“또 당신인가요.”

이번에도 근처로 다가와 이쪽에 말을 거는 시간의 여신 이터나의 존재로 인해 내 상념은 더 이어지지 못했다.

“궁금해요. 당신은 누구시길래 저희를 지켜보고 계신 거죠?”

나도 그게 궁금하다.

   대체 프랑켄은 무슨 의도로 이 장면을 내게 보여주고 있는 건지.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기에 이 이야기의 끝에 모든 걸 이해할 수 있을 거라고 자신하는지.

“사실 어제는 당신이 신의 권속이 아닐까 생각했어요. 저희가 땅에 내려가려는 걸 눈치채고 감시하고 있는 줄 알았거든요.”

신의 권속이라···.

   사도도 권속이라 칭할 수 있다면 딱히 틀린 말은 아니지 않을까.

   나는 그녀의 언니인 여신님의 사도였으니까.

“하지만 어제 땅에 내려갔다 복귀한 이후에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으니 그것도 아니겠죠. 솔직히 당신이 진짜 거기에 있긴 한지 그냥 제가 착각해서 허공에 혼잣말하는 건지조차 헷갈리니까요.”

여기 있는 게 맞다고 착각한 게 아니라고 말해봤자 어차피 그녀는 듣지 못한다.

   오히려 몰입만 심해질 뿐이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가만히 지켜보는 것뿐.

“어차피 시간선이 다르니 당신은 저한테 아무 영향도 끼칠 수 없겠죠. 그러니까 특별히 얘기해드릴게요. 사실 어제 땅에 내려가서 인간이랑 마주칠 뻔했어요. 정확히는 인간이 사는 오두막만 멀리서 발견한 것뿐이지만요.”

오두막? 그건 프랑켄이 날 위해서 준비해뒀던 게 아니었나?

   실제 과거에도 있었던 거라면 어떻게 오두막 내부가 시계탑 내부의 풍경과 똑같을 수 있었던 거지?

“아마 오늘도 언니는 땅에 내려가자고 하겠죠. 그러면서도 인간한테는 거부감을 품은지라 오두막 얘기를 하면 질색할 게 뻔하지만요. 당신은 인간을 어떻게 여길지 모르겠지만 저는 솔직히 궁금하거든요. 신이 만든 창조물의 정수. 인간이 지닌 무한한 잠재력은 어떤 의미에선 시간과도 비슷하니까요.”

이터나는 나를 인간이 아니라 초월적인 존재로 취급하는 듯했다.

   하긴 한낱 인간이 시간선을 뛰어넘어 이렇게 여신을 일방적으로 지켜본다는 건 예상하기 힘들겠지.

“보고 싶어요. 인간이 어떤 존재인지.”

무언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여신님의 일러를 AI로 뽑아보았어용..!!

여신 마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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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Score 8
Status: Ongoing
Every night, ordinary extras at the academy act as phantom thieves while hiding their ident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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