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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Chapter 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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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294

줄리엣은 늘 생각했다.

자신의 부모님은 누구일까?

   어떤 사람들이었을까. 왜 자신을 고아원에 맡기고 사라진 걸까. 무슨 사정이 있길래 얼굴 한번 비추지 않는 걸까.

궁금했지만 답을 알아낼 방법은 없었다.

   이 시대엔 자신처럼 부모의 얼굴조차 본 적 없는 천애 고아가 흔했다.

딱히 특별한 일도 아니다. 굳이 의문을 품을 이유도 없을 만큼 당연한 현상.

그렇기에 줄리엣은 자신의 부모를 그다지 원망하지 않았다.

   고아원은 가난했으나 정이 넘치는 곳이었다. 원장님도 최선을 다해 부모의 역할을 대신해주려는 자상한 분이셨다.

다만 궁금했을 뿐이다.

   얼굴이라도 보고 싶은데 최소한 이름이라도 알고 싶은데.

그러던 어느 날 누군가가 뒷마당에서 빨래를 널고 있던 줄리엣에게 다가왔다.

처음 보는 낯선 사내였다. 그는 당황한 소녀에게 명함을 건네주며 자신을 소개하였다.

“마도공학회 소속 부학회장. 오퍼레이터라고 합니다.”

   “···마도공학회?”

생전 처음 듣는 낯선 기관명에 줄리엣은 눈살을 찌푸리며 명함을 이리저리 살폈다.

   잘은 모르겠지만 상대의 겉모습이나 명함의 품질만 봐도 자신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존재라고 확신했다. 굳이 이런 곳까지 자신을 찾아올 이유가 전혀 없을 텐데.

잠시 멍하니 있던 그녀는 이윽고 정신을 차린 뒤 단호하게 고개를 내저었다.

“죄송하지만 저는 아무한테도 입양될 생각이 없어서요.”

씁쓸한 이야기지만 고아들도 외모가 뛰어날수록 입양 선호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줄리엣은 이 낡고 외진 고아원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아이였었다.

무수히 많은 입양 제의가 쏟아졌으나 모두 그녀가 단호하게 거절했다.

   이유는 여러 가지였다. 자신을 키워준 원장님에게 은혜를 갚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으며 동시에 전혀 모르던 누군가의 밑에 들어가 가족으로서 함께 살아갈 자신이 없기도 했다.

비록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친부였으나 그럼에도 줄리엣은 이 고아원에 남아 부모님이 돌아오길 쭉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는 벌써 15살. 입양되기엔 너무 늦은 나이였으나 그럼에도 가끔 입양 제의가 들어오곤 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며 그녀는 언제나 그랬듯 매몰차게 거절했지만.

“입양이 아니라 스카우트입니다.”

   “···네?”

   “저희 마도공학회에서 일해보시지 않겠습니까? 당신에겐 저희가 찾던 재능이 있습니다.”

돌아온 대답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뜻밖의 내용이었다.

“하지만···.”

   “출퇴근이니 고아원을 떠날 필요는 없습니다. 18살이 되면 고아원을 나서 독립해야 한다고 들었는데 그 전에 사회 활동을 미리 경험해보신다고 생각하면 편할 겁니다.”

자신에게 나쁜 제안은 아니었다.

   아니 오히려 고아에게 제시하기엔 수상쩍을 만큼 유리한 내용으로 가득했기에 더더욱 망설여질 정도였다.

고민은 길지 않았다. 뭐가 됐든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는 없었으니까.

   지금부터 돈을 번다면 이후의 독립은 물론이고 꾸준하게 고아원을 후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줄리엣은 남자의 제안을 받아들였으나 막상 그가 말했던 재능이란 게 무엇인지는 전혀 가늠하지 못했다. 그건 다음날 그를 뒤따라 런던에 있는 한 지하 연구소에 발을 들인 뒤에야 깨닫게 되었다.

“이건 대체···.”

   “인공 생명체 더 정확히는 호문쿨루스를 개발 및 연구하는 장소입니다. 쉽게 말해 인간의 힘으로 생명을 창조시키는 것이죠.”

   “그런 게 정말 가능한가요?”

물론 가능하다. 다른 누구도 아닌 그녀 본인이 해당 기술의 결정체였으니까.

   하지만 줄리엣은 거짓의 여신의 신성을 이용해 빚어낸 특수한 완성작. 말하자면 신의 분신과도 같은 존재였다. 일반적인 호문쿨루스는 아직 그녀만큼 완벽한 인간의 모습을 모방해내지 못했다.

“당신에겐 현실을 구부러트려 환상을 빚어낼 수 있는 능력. 이른바 왜곡을 지니고 있습니다.”

   “···제가 마법을 쓸 수 있다는 건가요?”

   “마법과는 다릅니다. 그건 차라리 기적이라고 부르는 편이 더 정확하겠죠.”

자신에게 그런 능력이 있는 줄 전혀 몰랐던 줄리엣은 양손을 펼쳐 제 몸을 새삼스럽게 바라보았다.

“호문쿨루스는 신의 축복을 받지 못한 인공 생명체라 그런지 현실을 명확히 인지해내지 못합니다. 즉 세상을 뒤틀린 모습으로 보게 되는 거죠. 그걸 당신의 힘인 왜곡으로 비튼다면 바로잡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무슨 뜻인지는 이해했다. 사실 어려운 말투성이라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자신의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만은 대충 알아들었다.

하지만 궁금한 점은 따로 있었다.

“왜 이런 걸 만드는 건가요···? 마도공학회란 뭘 하는 곳이길래?”

그 말에 오퍼레이터는 잠시 멈칫하더니 어딘가 복잡한 눈빛으로 유리관 너머를 응시하며 대답했다.

“글쎄요. 학회장의 머릿속은 저조차 들여다보지 못하니까요. 어쩌면 이 모든 건 우스운 연극에 불과할지도 모릅니다. 전부 그의 목적을 위해 준비된 세트장일 뿐일지도요.”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어요.”

   “뭐 굳이 이해하려 하실 필요 없습니다. 호문쿨루스는 그 자체만으로 인공 장기 인체실험 등 의료 과학 분야에 획기적인 발전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기술이 더 발전하면 기억 이식으로 건강한 신체로 옮겨가며 불로불사의 존재가 되는 것도 불가능은 아니죠.”

물론 그가 언급한 영역까지 다다르기 위해선 윤리적인 문제를 비롯한 수많은 난관을 넘어야만 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점을 제쳐두고서라도 이 연구가 인류를 진보시킬 위대한 발걸음임은 초월자인 오퍼레이터조차 부정하지 않았다.

줄리엣은 장황한 설명을 들으며 떨떠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뜻인지 내용 중 절반도 채 알아듣지 못했지만 그녀에게 중요한 건 자신이 앞으로 여기서 일하며 돈을 벌게 될 거란 사실 뿐이었다.

“전 이제부터 뭘 하면 되나요?”

   “일단 왜곡 능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의 당신은 자신에게 그런 능력이 있다는 사실조차 막 깨달은 시점이니까요.”

왜곡 능력의 강화 훈련.

   그 첫 단계는 허탈한 웃음이 튀어나올 만큼 시시했다.

틀린 그림 찾기라니. 이런 건 5살 때 지루하다고 내던질 유치한 놀이 아닌가?

   하지만 문제를 맞히면 맞힐수록 서서히 어려워지던 단계는 나중에 이르러선 눈알이 빠질 만큼 복잡하고 피곤하며 출제자의 악랄함이 느껴지는 극악의 수준으로 변해있었다.

첫날 퇴근 시간이 되어 돌아가는 길엔 어깨가 축 늘어져 터덜터덜 걸어가며 시도 때도 없이 충혈된 눈을 비비적거렸다. 원래 사람들은 전부 이렇게 고생하고 돈을 버는 거구나 싶어 대단하다고 감탄하게 되었다.

그런 풋내나는 감상도 하루 이틀 점차 시간이 흐르며 연구소를 들락거리는 것이 익숙해졌을 때쯤엔 줄리엣은 왜곡 능력을 제법 능숙히 다룰 수 있게 되었다.

‘슬슬 나도 베테랑 연구원인 게 아닐까?’

비록 아직까지 연구에 도움 준 것은 하나도 없었지만 그런 시답잖은 생각과 함께 산뜻한 햇살을 받으며 언제나처럼 연구소로 향하는 출근길.

줄리엣은 연구소 내부에 홀로 태평히 서 있는 새하얀 소녀를 발견하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자신보다도 한참 어려 보이는 소녀가 이런 비밀스러운 공간에 있다니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라는 직감이 엄습했다.

하지만 소녀는 너무나도 작고 가녀려서 도저히 경계심을 품을 만한 존재가 아니었다.

   새하얀 소녀는 줄리엣의 기척을 눈치채곤 고개를 돌려 정확히 시선을 마주했다.

그 순간 몸을 짓누르는 압도적인 격의 힘에 줄리엣은 아무 저항도 못 한 채 몸이 딱딱하게 굳어버리고 말았다. 당장 뒤돌아 도망치고 싶어도 마치 몸의 시간이 멈춘 것처럼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소녀가 천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그 사실에 두려움을 느끼며 죽음의 공포로 벌벌 떨던 순간.

오퍼레이터가 등장해 둘의 사이를 가로막았다. 그제야 줄리엣은 다리에 힘이 풀리며 털썩 주저앉았다.

“소 소장님···. 대체 저 아이는.”

   “설마 여기까지 찾아올 줄이야. 아니 이렇게 빨리 힘을 회복할 줄은 몰랐군요. 안타깝지만 이성을 잃은 당신이 세상을 멋대로 돌아다니면 위험합니다. 결국 그가 말했던 대로 거울 세계에 가두는 수밖에 없겠군요.”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 말이 자신이 아니라 소녀에게 향하고 있음은 짐작할 수 있었다. 이윽고 오퍼레이터는 고개를 돌려 줄리엣에게 말했다.

“당장 여기서 도망치십시오. 그리고 이곳은 오늘부로 연구소는 폐쇄될 테니 내일부터는 출근하지 마시길.”

   “네? 그 그게 무슨···.”

   “이해하기 어려운 것도 당연합니다. 하지만 당신이 왜곡의 힘을 각성한 이상 이 연구소의 존재 가치는 다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얘기를 들을수록 납득하긴커녕 더더욱 혼란만 가득해졌다.

   오늘도 평소와 똑같은 하루가 이어질 거라 믿었건만 일상은 하루아침에 부서지고 말았다.

“그리고 모방꾼을 찾아가십시오. 그곳에 가면 모든 걸 깨닫게 될 겁니다.”

   “···소장님.”

   “짧은 시간이나마 함께해서 즐거웠습니다. 부디 당신의 아버지를 용서해주십시오. 아가씨.”

쾅!!

그 말을 끝으로 줄리엣과 오퍼레이터의 사이를 문이 거칠게 닫히며 가로막아버렸다.

   그리고 깊은 수마가 갑자기 몰려들며 그대로 스르륵 정신을 잃고 말았다.

다시 눈을 떴을 땐 그녀는 고아원 뒷마당에 쓰러져 있었다.

   정신을 차리자마자 허둥지둥 지하 연구소로 달려가 보았으나 그곳에는 텅텅 빈 낡은 지하 창고만이 자리를 대신하고 있을 뿐이었다.

마치 그동안의 기억이 한순간의 꿈이었다는 듯이.

깊은 허무함을 느끼던 줄리엣은 이윽고 오퍼레이터가 했던 마지막 말. 모방꾼을 찾아가라던 말을 떠올려냈다.

   그녀는 천천히 지하 창고를 떠났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다들 추석 연휴는 잘 보내셨나용??

내일부터는 다시 힘내면서 살아가는 거에용!!

물론 뮹뮹도 열심히 글을 쓰는 거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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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Score 8
Status: Ongoing
Every night, ordinary extras at the academy act as phantom thieves while hiding their ident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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