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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Chapter 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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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05

프란체스카는 지금의 상태론 정공법으로 상대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한 상대였다.

그렇기에 필요했던 건 단 한 순간의 빈틈.

   그녀가 내 허세에 완벽히 속아 넘어가지 않아도 괜찮다.

마음 한구석에서 조금이라도 그런 의구심을 갖고 경계하게 만들면 그걸로 충분.

   특히 주변 일대를 쓸어버릴 만큼 엄청난 폭발이라면 아무리 짧은 찰나라도 경계하며 방어태세를 갖출 수밖에 없다.

나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땅을 박차며 달려들었다.

내 움직임을 보자마자 순식간에 상황을 깨닫고 표정을 험악하게 일그러트리는 프란체스카.

   한 치의 지체도 없이 와이어를 휘둘러 내 접근을 저지하려 시도했지만 그보다 내가 미리 준비해두었던 마법이 발동되는 것이 먼저였다.

번쩍하는 섬광과 함께 시야를 앗아가는 강렬한 빛의 점멸. 반사적으로 팔을 들어 눈을 가린 상대는 뒤늦게 뒷걸음질 치며 거리를 벌리려 했으나 무의미한 저항이었다.

즉시 그녀를 밧줄로 속박하며 허리춤에 있던 와이어 장치를 부서트렸다.

   거기에 더해 방심하지 않고 카드 한 장을 목 앞에 겨눈 채 경고했다.

“허튼짓은 하지 않는 게 좋아.”

   “···설마 방금 부순 와이어가 전부라고 생각하나요?”

베로니카는 손만 묶어놓으면 무력화되니 제압하기 간단했지만 프란체스카의 와이어는 그보다 훨씬 까다롭다. 단순히 손을 묶어도 와이어를 이용해 구속을 간단히 풀어버릴지도 모른다.

“네 와이어랑 내 카드 중 어느 쪽이 더 빠를까. 방금 한 합을 맞춰본 것만으로 짐작할 수 있을 텐데?”

   “······.”

내가 꺼내 든 것은 또 한 번의 허세.

   분명 방금은 이쪽이 간발의 차로 더 빨랐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블러핑을 통해 빈틈을 만든 덕분일 뿐 지금처럼 정면 승부로 공평하게 겨루는 상황에선 내가 더 느릴지도 모른다.

상대도 그 사실을 알 것이다. 이미 베로니카의 속박을 풀어도 폭발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걸 확인했으니까. 방금에 이어 또다시 내가 블러핑을 펼치고 있다 쉽게 짐작할 수 있으리라.

하지만 그걸 눈치챈다고 해서 과연 흔쾌히 게임 테이블에 앉을 수 있을까?

이 게임에 걸린 칩은 돈이 아닌 생명.

   한 번이라도 상대의 노림수를 잘못 파악해 패배하면 그대로 죽고 마는 목숨을 건 도박.

방금이 블러핑이라 해서 이번에도 마찬가지일 가능성은?

   오히려 이번에야말로 진짜이지 않을까?

   실제로도 아까 접근전에선 상대가 더 빨랐는데?

아마 머릿속이 복잡하겠지. 내게 깔려 바닥에 누운 그녀의 눈동자에서 초조함과 동요의 기색을 어렵지 않게 엿볼 수 있었다.

상대는 분명 나보다 명백히 우위에 있는 강자다.

   그러나 오히려 그만큼 압도적으로 강하기에 지금처럼 생명을 건 위태로운 줄타기 따위 제대로 경험해봤을 리 없다.

실제로 그녀에게 있어 나는 정체 모를 수수께끼 같은 적.

   갑자기 이유도 모른 채 리더가 반드시 잡아야 한다고 명령해 쫓기 시작한 수상한 사내.

   그리고 자신과 맞먹을 수준으로 강한 동료들을 벌써 세 명이나 차례로 격파한 강자.

깊이 고민하면 할수록 덫에 끌려들어 간다. 마치 질척한 늪에 빠져 허우적대는 것처럼.

다른 건 몰라도 심리전에서만큼은 자신 있다. 괴도 마술사니까.

최악의 몸 상태인 내가 최대한 손실 없이 상대를 쓰러트릴 방법은 이렇게 심리전으로 몰고 가는 수밖에 없다.

만약 지금 상황에서 상대가 내 허세를 간파하고 와이어를 꺼내 날 급습한다면 어떨까?

   아마도 난 반응조차 하지 못한 채 허무하게 당할 것이다.

하지만 프란체스카는 섣불리 움직이지 못한다. 와이어를 꺼내 들면 그 즉시 내가 곧바로 간파하고 카드로 목을 베어버릴 거라 겁먹었으니까.

굳이 불필요한 경고를 더 나불거릴 필요도 없다. 그저 묵묵히 차가운 시선만 유지해도 상대에겐 더없는 압박감으로 다가오고 있으리라.

평소 다른 이들을 벌레처럼 깔보던 그녀이기에 더더욱 자신의 목숨만은 무엇보다 소중히 여긴다.

이 게임에서 자신이 이길 확률이 높냐 낮냐의 문제가 아니다. 게임에 걸린 칩이 목숨이란 것만으로 프란체스카는 소극적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내면의 생존본능이 경고한다. 괜히 이런 위험한 테이블에 착석하지 말라고.

   그냥 안전하게 항복하고 패배를 받아들이라고. 어차피 상대는 동료들을 세 명이나 쓰러트린 강자니까 자신이 져도 문제는 없을 거라고. 베로니카의 모습을 보면 죽이지도 않을 테니 괜한 저항하지 말라고.

분명 게임이 시작하면 자신이 이길지도 모른다.

   상대의 허세는 사실 너무나도 볼품없어서 굉장히 허무하게 끝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만약 내가 진다면···?

전부 보인다. 그녀가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마음속에서 자기가 둘로 갈라져 대립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겉으로는 겨우 수 초에 지나지 않는 짧은 시간.

   그 찰나에 속으로 무수히 고민했을 프란체스카가 마침내 결단을 내렸다.

눈동자에 스며든 체념의 색. 결국 그녀는 내 블러핑에 또 한 번 속아 넘어갔다.

“와이어 장치를 해제해.”

   “···알겠어요.”

툭. 바닥에 힘없이 떨어진 장치를 가볍게 부서뜨렸다.

   그녀에게 더 이상의 공격 수단은 남아있지 않다는 걸 깨닫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온몸이 묶인 프란체스카는 오히려 상쾌하다는 듯이 바닥에 드러누워 천장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아쉬움은 남아있지 않았다. 그야 그렇겠지.

   오히려 다행이라고 여기고 있을 것이다. 분명 저 테이블에 앉았다면 죽었을 거라 확신하며.

말하자면 여우와 신포도 같은 이야기다.

   어차피 먹지도 못하는 포도라면 달콤하다고 생각하며 아쉬워하기보단 틀림없이 엄청나게 셨을 거라고 믿는 편이 정신 건강에 이로우니까.

뭐 그 달콤한 환상을 굳이 깨트려줄 필요는 없겠지.

   상대가 나를 위험하다고 여기면 여길수록 내 블러핑은 견고해진다.

나는 베로니카와 프란체스카를 세트로 같이 기둥에 단단히 묶어버렸다.

“나중에 동료들이 구해주러 올 때까지 얌전히 기다려.”

내가 그녀들을 죽이지 않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베로니카가 심란한 표정으로 물었다.

“풀려나면 또 쫓아갈 텐데?”

   “상관없어.”

어차피 그때는 엘디나가 신성을 되찾은 후일 테니까.

   그런 내 자신감 역시 블러핑으로 먹혀들어 그녀들은 완전히 투지를 잃고 말았다.

설령 동료에게 구출되어 다시 나를 뒤쫓게 된다고 할지라도 내게 적극적으로 덤벼들 것 같지는 않았다.

축 늘어진 그녀들을 정거장에 놔두고서 우리는 열차가 오기를 기다렸다.

   잠시 후 덜컹거리는 소리와 함께 저 멀리서부터 역으로 들어오는 열차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 이 열차를 타고 협회에 도착하면 계획의 전반까지는 무사히 성공한 셈이다.

“가죠.”

   “그래. 얼른 가자.”

나는 엘디나와 함께 열차에 탑승해 빈자리에 착석했다.

   역시 언제나 그랬듯 열차 안은 우리 둘을 제외하곤 텅텅 비어있었다.

런던의 정거장을 지나 유럽 전역을 횡단하기 시작하는 열차.

   간신히 찾아온 휴식 시간에 긴장이 풀리며 온몸이 나른해져 버렸다.

“휴우···.”

   “수고했어. 정말 멋지게 이겼구나.”

   “엘디나의 작전 덕분이죠.”

여신님을 이름으로 부르는 것도 슬슬 적응이 다 되어서인지 그녀가 훨씬 친근하게 느껴졌다.

   이제는 나보다 격이 높은 신이 아니라 동등한 친구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아마 엘디나도 그걸 원해서 자신을 이름으로 불러달라 한 거겠지.

···아. 그러고 보니 아까 프란체스카와 처음 맞닥뜨렸을 때가 불현듯 떠올랐다.

“아까 있잖아요? 분명 저를 신의 연인이라고 불렀었죠?”

내 험담을 듣고 진심으로 화내주며 얘기해준 그 말이 선명히 되새겨졌다.

   그런 내 단도직입적인 질문에 그녀는 살짝 움찔하더니 창밖으로 시선을 피하며 얼버무렸다.

“어 음. 그랬었나? 잘 기억이 안 나네···.”

언제부터인가 엘디나는 말투도 훨씬 부드러워졌다.

   정말로 평범한 연인과 대화하는 것처럼.

나는 그 가까워진 거리감이 나쁘지 않았기에 더 이상의 추궁 대신 조용히 미소만 지었다.

이렇게 열차에 앉아있으니 그날의 기억이 마음을 간지럽혔다.

   분명 파리에서 런던으로 돌아오던 중이었던가.

지금 보이는 창밖에 펼쳐진 끝없는 수평선도 그때와 똑같았다.

   달라진 거라곤 오직 하나. 당시엔 목소리로만 느낄 수 있던 엘디나의 존재를 이렇게 두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다는 것뿐.

“응? 왜 그래?”

내가 아무 말 없이 빤히 보자 의아한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거리는 엘디나.

   그 모습에 나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가로젓고는 다시 체력을 회복하는 데 전념했다.

그리고 잠시 후.

   열차의 속도가 조금씩 느려지며 정차할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어라? 아직 협회까지는 멀었을 텐데···.”

열차는 무슨 원리인지는 몰라도 내가 내리고자 하는 목적지가 아니면 멈추지 않는다.

   그러니 이렇게 가는 도중에 갑자기 정차하는 상황은 처음 겪어보는 일이었다.

···아니. 잘 생각해보니 한 번 이런 경우가 있었다.

   그건 중간에 기관장이 탑승하고 하차할 때였다.

즉 우리를 제외한 다른 손님이 승하차할 때 열차는 멈춰 선다.

기억에 없는 낯선 정거장에서 열차가 정차하고 문이 열렸다.

   그리고 누군가가 우리가 앉아있던 칸에 여유롭게 올라타 이쪽으로 다가왔다.

칠흑 같은 가면을 쓴 사내.

   드라칸의 이인자가 내 앞에 멈춰 섰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날씨가 엄청 추운 거에용!

겨울이 오고 있는 거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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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Score 8
Status: Ongoing
Every night, ordinary extras at the academy act as phantom thieves while hiding their ident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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