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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Chapter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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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3

웬 이상한 여자가 말을 걸어왔다.

   대충 보아하니 돈을 빌리려는 듯한데 카지노에서 그러는 이유야 뻔하지.

깔끔하게 거절하니 갑자기 혼자 화를 내기 시작했다.

“그래. 됐다 됐어! 내가 앞으로 한 번만 더 카지노에 기웃거리면 사람이 아니다!”

쯧쯧. 딱한 눈길로 여인을 바라보았다.

‘정신이 나가버린 모양이에요.’

[본래 도박이란 게 사람을 미치게 만드는 법이지.]

그 안타까운 모습에 동정심이 생겨 말을 붙여보았다.

“돈을 전부 잃은 모양이군.”

딱히 큰 의미를 두고 꺼낸 얘기는 아니었으나 상대방은 그것을 굉장한 모욕으로 받아들였던 모양이다.

“그러면 어쩌려고요. 제가 잃은 돈을 찾아주기라도 하려고요? 그게 쉬운 줄 아세요!?”

저렇게 무례하게 말하는데도 왜 기분이 나쁘지 않은 걸까. 오히려 이 카지노라는 공간이 흥미롭게 느껴지는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줬다.

도박이 어렵다는 것쯤은 나도 알고 있다. 애초에 여기서 행해지는 모든 게임은 카지노에 수수료를 지불해야만 하므로 돈을 잃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애초에 카지노는 일확천금의 꿈을 환상으로 잘 포장했을 뿐 당연히 돈을 벌기 위한 사업체 중 하나에 불과하다. 카지노는 절대 자선 사업 단체가 아니다.

다만 이 얘기는 어디까지나 운에만 의존해 게임을 진행할 때의 이야기다.

   소위 말해 타짜와 같은 전문 도박사는 카지노에서 엄청난 수익을 거두기도 한다.

그들은 게임을 이기는 법을 알고 있기에.

그렇다면 과연 나는 어떨까?

본래 괴도와 도박사는 은근히 겹치는 공통점이 많다.

   카드를 능숙하게 다룬다거나 행운의 여신에게 편애를 받는 둥.

그래서 궁금해져 버렸다.

“도박에서 돈을 따는 거야 쉽지 않나?”

내 얘기를 듣고 표정이 일그러지는 여자.

   하긴 그녀가 듣기엔 황당무계한 오만함처럼 보여도 당연하려나.

“···하! 제가 최근에 들은 말 중에 제일 웃긴 농담이었어요. 어디 그렇게 자신 있으면 한번 해보시죠!”

뒤늦게 정신을 차린 그녀는 코웃음을 치며 도발하듯 얘기했다.

의외로 괜찮을지도 모른다.

   게임 몇 판을 즐기고 나면 이곳저곳 돌아다녀도 딱히 의심하지 않을 테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모처럼 카지노에 왔으니 잠깐 즐기는 것도 괜찮겠지.”

솔직히 궁금하잖아? 과연 내 행운이 여기서도 먹힐지 말이다.

[후후. 그거 재밌겠구나.]

 

   ***

 

   ‘이상한 남자야···.’

여자는 속으로 중얼거리며 힐끔 옆을 돌아보았다.

콧수염이 인상적인 중후한 인상의 신사는 자신의 안내에 발맞춰 테이블까지 따라왔다.

말하는 내용으로 유추했을 때 카지노를 자주 방문한 느낌은 아니었다.

   애초에 카지노 죽순이인 그녀가 얼굴을 처음 봤다는 것부터가 그 사실을 가장 잘 증명하고 있었지만.

그런데 막상 그는 자신감으로 가득 찬 상태였다.

   단순히 초심자의 패기일지도 모르지만 그렇다기엔 왠지 자신감에 근거가 있어 보였다.

결론은 지금은 알 수 없다는 거다.

   패는 카드를 까봐야 아는 것처럼 이 남자도 결과가 나왔을 때 판단하면 된다.

“응? 아직도 집에 안 갔었네?”

신사를 데리고 도착한 테이블은 바로 그녀가 직전 돈을 전부 잃었던 그 테이블이었다.

자신을 실컷 비웃던 남자가 고개를 까딱거리며 뒤에 선 신사를 가리켰다.

“저 사람은 또 누구야? 설마 진짜 호구 잡은 거야?”

   “아니. 호구가 아니라 자칭 갬블러를 데려온 거거든.”

   “뭐? 하하. 이거 농담도 가지가지군.”

테이블에 앉아있던 이들이 왁자지껄 폭소했다.

갬블러. 즉 도박사라는 이름이 카지노 내에서 얼마나 대단한지 누구보다 잘 알기에 생전 처음 보는 신사 나리가 자칭 갬블러라고 지칭하는 게 우습게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모두가 자신을 비웃는 수치스러운 상황에서도 신사는 전혀 동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여유롭게 미소를 짓기까지 하였다.

“실례가 안 된다면 게임 한판 끼워주지 않겠소?”

   “그러죠. 딱 보니까 돈은 많은 부자 나리 같으신데 저희야 환영이죠.”

   “고맙소.”

모두가 사내를 비웃는 와중에도 옆에 있던 여인은 그 예사롭지 않은 모습을 보며 사내가 보통 인물이 아님을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맞은 편에 앉아있던 한량 같은 남자가 건들거리며 얘기했다.

“거 시작하기 전에 통성명이나 할까요. 그래야 돈을 잃어도 서로 원망이라도 하지 않지.”

그렇게 말하며 남자는 딱히 기억나지도 않을 평범한 이름을 얘기했다.

   그러자 신사 역시 모자를 살짝 들면서 자신을 소개했다.

“아르센 뤼팽이라고 불러주시길.”

특이한 이름. 적어도 잊어버릴 리는 없겠다고 여인은 무심코 생각했다.

“그러면 시작합시다.”

서막이 끝나며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되었다. 딜러의 진행 아래 테이블에 앉은 7명은 숨죽인 채 포커에 집중하였다.

각 인원에게 배당되는 2장의 손패. 그것을 최대한 조심히 확인하며 서로의 희비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자신을 뤼팽이라 소개한 남자는 패를 확인하고도 덤덤한 무표정을 유지했다.

‘생각보다 표정 관리를 잘하는데?’

보통 초심자가 가장 쉽게 저지르는 실수가 감정 표출이다. 본인의 패가 좋고 나쁨에 따라 표정을 비롯한 사소한 언행에서 감정을 드러내 버리는 것이다.

손패를 확인하면 시작되는 치열한 눈치 싸움. 가장 왼쪽부터 차례로 결정을 내린다.

   패가 괜찮거나 무난하다면 콜 별로라면 폴드 좋다고 여겨지면 레이즈.

물론 이 세 가지의 결정 사이에는 블러핑 즉 속임수가 이리저리 뒤섞여 똥패임에도 레이즈를 통해 판을 키우는 경우도 심심찮게 등장한다.

“콜.”

   “나는 폴드.”

   “우선 콜.”

신중한 결정들이 오가는 가운데 자신을 물 먹였던 남자가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분위기를 전환했다.

“왜들 그렇게 조심스러워. 2배 레이즈.”

순식간에 베팅 금액이 뛰어오른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아직은 부담스러운 금액까지는 아니지만 만약 이 속도로 계속 오른다면 판돈은 기하급수로 오를 것이다.

다음은 뤼팽의 차례였다.

“콜.”

어떤 망설임도 느껴지지 않는 가벼운 대답.

그렇게 7명 전원의 결정이 끝나고 다음으로 테이블에 커뮤니티 카드 3장이 등장했다.

   자신의 손에 들린 2장의 손패와 비교하며 다양한 반응을 보이는 참가자들.

저 반응이 진짜일지 아니면 블러핑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런 와중에도 뤼팽은 무덤덤한 표정을 유지했다.

‘뭐야. 패가 좋은 건지 나쁜 건지 감이 안 잡히네.’

또 시작된 결정의 차례.

   그리고 이번에도 역시나 남자의 차례에서 이변이 발생했다.

“얼른얼른 가자고. 2배 레이즈.”

자꾸만 판돈을 2배씩 불려 나가는 남자. 저 수준이라면 블러핑이 아니라 진짜 패가 좋다고밖에 보이지 않는다.

다른 참가자들도 대부분 그 사실을 눈치채고 일찌감치 폴드를 외치며 몸을 사렸다.

“콜.”

하지만 뤼팽은 달랐다.

   아까와 마찬가지로 덤덤하게 받아들일 뿐.

   어느새 테이블에서 게임에 참가 중인 인원은 3명밖에 남지 않게 되었다.

그렇게 되니 괜히 옆에서 관전하는 여인만 애가 탔다.

‘그냥 빨리 손 털고 나오지···! 딱 봐도 저놈 패가 장난 아닌데!’

바닥에 또 1장의 카드가 깔리는 순간 남자는 뤼팽에게 신경전을 걸었다.

“형씨. 패가 꽤 좋나 봐?”

   “글쎄요.”

   “아니면 게임 룰조차 제대로 모르는 건가?”

두 번째 질문에는 아예 대답조차 하지 않고 무시하는 뤼팽. 그 반응에 열이 뻗쳤는지 남자는 살짝 눈썹을 씰룩거리더니 애써 여유로운 척 허풍을 떨었다.

“하하! 무서우면 얌전히 포기하라고. 이번 판은 어차피 내가 무조건 먹을 테니까.”

   “얼른 결정이나 내려주면 좋겠군.”

   “···3배 레이즈.”

   “콜.”

이제 마지막 1장의 카드가 깔렸다.

   바닥에는 5장의 커뮤니티 카드가 모두 공개되었다.

남은 한 사람도 뒤늦게 폴드를 외치며 도망가버리고 남은 사람은 단둘뿐.

“레이즈.”

테이블에 놓인 칩을 내미는 남자.

   목소리에선 강한 자신감이 사라졌지만 그럼에도 판돈을 키웠다는 건 그만큼 강력한 패를 들고 있다는 뜻이었다.

뤼팽의 대답이 드디어 달라졌다.

“레이즈.”

그 역시도 콜을 외치지 않고 레이즈를 선언했다.

   이렇게 된다면 누군가 콜이나 폴드를 외칠 때까지 결판은 나지 않는다. 혹은 두 사람이 모든 칩을 내걸고 올인 하던가.

판돈은 이미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커졌다.

   여기서 패배하면 무조건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러니 여인은 미치고 팔짝 뛸 지경이었다.

   괜히 자신이 꼬드겼다가 사람 인생 하나 망쳐버리는 건 아니겠지?

한편 초조한 것은 남자 역시 마찬가지였다.

‘대체 무슨 패를 쥔 거야···!?’

자신의 패는 강하다. 무조건 승리를 확신할 만큼 강력했다.

   그런데 상대는 아무렇지 않게 덤벼든다. 그를 초심자라고 얕보자니 저 무덤덤한 표정이 자꾸만 거슬렸다.

이성적으로 생각하자.

상대는 엄청난 부자일 확률이 높다. 게다가 카지노를 자주 찾지도 않은 초심자.

즉 그냥 돈이 많으니 이 정도 푼돈을 잃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중일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이 해야 할 일은 끝까지 가는 것뿐이다.

   어차피 현실적으로 봤을 때 자신보다 강력한 패가 나왔을 확률은 없으니까.

끝까지 가면 결국 이길 수밖에 없다.

그렇게 생각했다.

“풀 하우스! 내 승리야!!”

웅성대는 소리. 심지어 테이블 바깥의 사람들도 신기한 듯 쳐다본다.

   당연했다. 풀 하우스는 무려 0.1%의 확률을 뚫어야만 가능한 패니까.

풀배팅을 걸어도 이상하지 않은 인생에서 이보다 좋은 패를 뽑을 수 없다고 해도 될 정도의 카드.

그에 미동조차 하지 않던 뤼팽이 툭 2장의 카드를 던졌다.

“포카드.”

순간 카지노 전체가 정적에 휩싸였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6500 선작 감사합니당!

다들 추석 잘 보내고 계신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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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Score 8
Status: Ongoing
Every night, ordinary extras at the academy act as phantom thieves while hiding their ident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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