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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Chapter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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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5

언뜻 봤을 땐 아무 가치도 없어 보이는 낡은 회중시계.

심지어 골동품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만큼 상태가 깔끔하지 못했다.

특이한 취향을 지닌 수집가가 아닌 이상에야 저런 매물을 선뜻 사들일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실제로 주변을 슬쩍 들러보니 경매 참가자들의 시선에는 실망감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흠흠! 이 회중시계로 말씀드리자면···.”

사회자가 황급히 부연 설명을 덧붙이며 어떻게서든 매물의 가치를 끌어올리려 노력했지만.

   설명을 들어봐도 어쩌다가 우연히 얻게 된 시계라는 정도가 전부였다.

내가 가만히 시계를 보고 있자 조앤이 귓가에 작게 속삭였다.

“가끔 비공개 매물이라면서 괜히 기대감만 심어놓고 저렇게 아무것도 아닌 물건을 내놓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어찌 보면 참 악질적이죠.”

어느 정도 동감한다. 확실히 내가 평범한 경매 참가자였다면 굉장히 실망했을 테니까.

저 시계가 무엇인지 몰랐다면 말이다.

사실 그녀가 말한 대로 저 볼품없는 회중시계는 실제로 아무것도 아닌 물건에 불과하다.

내가 놀랐던 이유는 저 시계의 주인이 특별하기 때문이었다.

   원작에서 잠깐 등장하는 회중시계의 주인은 지금 시점에서는 이미 고인일 것이다.

과거 회상에서나 스쳐 지나가며 모습을 드러낸 시계의 주인.

   바로 최종 보스 캐릭터의 아버지였다.

‘저게 왜 여기에···?’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공간에서 발견하게 되니 놀랄 수밖에.

작중에서 저 시계가 특별하다는 내용이 나오지는 않는다. 오히려 과거 회상에서 잠깐 나올 뿐 현재 시점에서는 아예 등장하지도 않으니까.

내가 시계를 알아본 것도 어디까지나 구별하기 쉬운 디자인 특징 때문이었다. 만약 흔하게 생겼었다면 떠올리지도 못하고 그냥 넘겼을 게 분명하다.

[어떻게 할 것이냐?]

‘일단 챙기는 편이 좋지 않을까요.’

당장 저걸 이용해서 뭔가를 할 계획은 없지만 챙겨 놓기만 해도 나중에 쓸모가 생길 가능성도 충분했다.

최종 보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물건.

   지니고 있다고 해서 나쁠 건 없었다.

내가 당장 저걸 산다고 큰일 날 만큼 돈이 없는 것도 아니니까.

사회자는 참가자들의 반응이 좋지 않자 후딱 팔아버리고 다음 매물로 넘어가려는 듯했다.

“바로 경매 시작하겠습니다. 시작가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싸다. 카지노에서 열리는 경매니 기본 가격은 꽤 나가지 않을까 했는데 딱히 그런 것도 아닌 모양이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옆에 있던 조앤에게 미리 언질을 주었다.

“저건 내가 사도록 하지.”

   “네? 진짜 사시려고요? 저걸 굳이···?”

   “카지노 기념품 느낌으로 괜찮을 거 같아서.”

약간 아리송한 표정이었던 그녀도 덧붙인 설명을 듣고는 납득하며 넘어갔다.

“뭐 그런 거라면. 저거보다 훨씬 좋은 매물도 많긴 하겠지만요.”

입찰자가 아예 없는 건 아니었다.

   아마도 내가 말했던 것처럼 기념하는 느낌으로 구매하려는 게 아닐까.

   가격도 싸게 나왔으니 설렁설렁 불러보는 거지. 실제로 입찰자를 봐도 저걸 반드시 사고 말겠다는 강한 열망 같은 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나도 괜히 눈에 띄지 않게 적당한 가격으로 입찰을 넣었다. 굳이 돈을 많이 쓰지 않아도 쉽게 낙찰받을 분위기였으니.

예상대로 정확히 들어맞았다. 그나마 입찰을 시도하던 사람도 나와 살짝 경쟁하려는 낌새가 보이자마자 잽싸게 포기해버렸다.

땅! 땅! 땅!

망치를 세 번 두드리며 낙찰이 확정됐는데도 관중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저런 시답잖은 매물은 빨리 넘기고 다음 경매나 시작하라는 눈치였다.

나는 무대 앞으로 걸어가서 사회자로부터 낙찰받은 회중시계를 받았다. 내게서 돈을 건네받는 사회자의 표정은 천만다행이라는 감정이 그대로 드러났다. 입찰자가 아무도 나오지 않아 유찰되지 않을까 걱정했던 걸까.

용건은 끝났기에 그대로 방을 나서자 따라 쫓아오는 조앤.

“생각보다 비싸게 사셨네요. 사실 골동품 가게에 팔면 십분지일 가격밖에 안 쳐줄 텐데.”

   “기념이니까.”

   “하긴 아까 게임에서 그렇게 돈을 땄는데 뭐든 못하겠어요?”

그녀의 말도 맞다. 아까 테이블에서 초대박을 터뜨린 덕에 지금 내 지갑은 빵빵하다 못해 터질 지경이니 말이야.

그나저나 이 여자는 대체 어디까지 따라올 생각일까.

   게임도 끝냈고 경매장도 나왔는데 옆에 찰싹 달라붙은 조앤이란 여자는 도무지 떨어질 생각을 안 한다.

“이제 슬슬 나갈 생각인데 계속 쫓아올 건가?”

카지노 안에서야 그렇다 쳐도 밖에서까지 졸졸 따라다니면 사실상 스토커가 아닐까.

   남녀 성별만 바뀌었다면 상당히 심각한 문제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벌써 가시려고요? 아직 밤은 긴데.”

   “슬슬 피곤해져서 말이지. 누구 때문인지는 몰라도.”

   “어머. 그거참 큰일이네요. 누군지 모르겠지만 참 나쁜 사람이잖아요.”

진심으로 하는 얘기인가?

   설마 내가 누구를 가리키는지 모를 리는 없을 테고 사람이 어쩜 이리도 뻔뻔할 수 있는지 대단할 정도다.

“좋아요. 그러면 마지막으로 하나만 물어볼 테니까 대답해주세요.”

   “답할 수 있는 거라면.”

   “처음에 갬블러라 했던 건 거짓말이죠?”

나는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 카지노를 처음 방문했다는 걸 대놓고 티 냈는데 지금 와서 거짓말이 아니라고 하면 그게 더 이상하겠지.

“그러면 게임은 정말로 운으로 이긴 거예요?”

   “그 질문에는 아까 답했던 거 같은데.”

경매장에 가면서 똑같은 질문에 대답했던 기억이 선명히 남아있었다.

   이렇게 몇 번이나 집요하게 물어볼 정도로 궁금했던 걸까?

“아까까지는 존댓말 했으면서 왜 지금은 반말하세요?”

   “질문은 하나만 하겠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참고로 대답하자면 상대가 먼저 무례하게 나왔기 때문이다. 굳이 신사적인 태도로 대해줄 필요성을 못 느꼈달까.

“자꾸 질문에 제대로 대답을 안 하시고 어물쩍 넘어가니까 그런 거잖아요!”

   “그것도 분명 얘기했을 텐데. 답할 수 있는 질문에만 답하겠다고.”

   “으으···! 진짜 얄밉게 한마디도 안 지려고 하세요!?”

참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분명 화를 내야 할 사람이 있다면 그녀가 아니라 나일 텐데 말이지.

“그러면 이만 먼저 가보겠네.”

   “그래요. 얼른 가버리세요. 어차피 다음에 다시 만날 테니까.”

듣기만 해도 등골이 오싹해지는 협박이다.

   결국 참지 못하고 떠나려던 발걸음을 멈추고 다시 뒤돌아 그녀를 마주 보았다.

“왜 그렇게 생각하지?”

   “그냥 감인데요. 저희의 인연은 여기서 끝날 거 같지 않거든요.”

   “글쎄. 어쩌면 그럴지도 모르겠군.”

사람의 인연이란 참 오묘해서 어떻게 흘러갈지 아무도 모르는 법이니까.

그래도 웬만하면 오늘이 마지막 만남이길 바라고 있다.

설마 매일 밤 카지노에 있는 건 아니겠지?

   바로 이틀 뒤에 물건을 훔치러 괴도 레이븐으로 다시 찾아올 텐데 그때 다시 만나지는 않을까 벌써 걱정이 됐다.

[후후. 또 한 명이 추가됐구나.]

‘무슨 끔찍한 소리를 하시는 거예요.’

여신님은 자칭 괴도 하렘 구성원에 그녀를 포함할 생각인 모양이다.

당연히 반대했다. 애초에 지고지순한 순애파로서 하렘을 들일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설령 만에 하나 하렘을 구성한다고 해도 저 여자만은 절대 안 된다.

조앤 왓슨이라고 했었지.

   그녀의 이름을 단단히 외워두고 조심하기로 했다.

 

   ***

 

   끼익.

문이 닫히고 바깥으로 나오니 아예 다른 차원의 공간으로 이동한 느낌이었다.

안쪽에서 벌어지던 광란의 축제는 침묵과 함께 저편으로 사라졌다.

입구를 지키던 가드가 내게 꾸벅 고개를 숙였다.

“안녕히 가십시오. 손님.”

카지노에서 멀어지며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대략적인 조사와 트릭 설계는 끝마쳤다. 이제 남은 건 예고장을 보내고 정해진 시간에 맞춰 물건을 훔치는 것뿐.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예고장을 보냈다간 카지노 측에서 100% 대응을 할 게 뻔하기 때문이었다.

여태까지 잘만 보내놓고 갑자기 무슨 소리냐 싶겠지만 이번에는 이전 경우와 상황이 꽤 달랐다.

내가 지금껏 훔친 보석들은 전부 제한된 공간에 보관되어 있었다. 즉 위치가 항상 고정되어 움직이지 않았다.

덕분에 설령 내가 훔치겠다고 예고를 보내도 방비를 강화하여 훔치지 못하게 막는 걸 시도하지 물건 자체를 아예 다른 곳으로 옮기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보석의 위치가 고정되어 있지 않다.

   경매장에 매물로 나온다는 특징 때문에 특정한 시간에 특정한 장소에 등장한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내가 예고장을 보낸다면?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괴도가 물건을 훔치겠다며 대놓고 예고했는데 아무렇지 않게 예정대로 경매를 진행할 리가 없을 것이다.

해당 보석의 경매 날짜를 무기한 연기하거나 혹은 아예 다른 경매장으로 위치를 옮겨 진행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내가 설계한 트릭도 써먹지 못하는 건 물론이고 모방꾼이 부탁한 일정에도 못 맞추게 되겠지.

즉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무언가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사실 이 문제는 내가 굳이 범죄를 예고하지 않으면 된다는 간단한 해법이 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 낭만이 없잖아?

게다가 이렇게 예고를 함으로써 일반인의 피해를 최대한 줄일 수 있다는 실제적인 이득도 무시할 수 없다. 평범한 범죄자가 되고 싶지는 않으니까.

[확실히 난감한 상황이구나.]

‘괜찮은 방법이 없을까요?’

[흠···. 혹시 이런 건 어떠냐?]

‘오. 좋은 방법이라도 떠오르셨어요? 뭔데요?’

여신님은 자신이 떠올린 아이디어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이슬바람님 하류상님 100코인 후원 감사합니당♡

연참은 지금 몸이 안 좋아서 나으면 최대한 시도해볼게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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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Score 8
Status: Ongoing
Every night, ordinary extras at the academy act as phantom thieves while hiding their ident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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