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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Chapter 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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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70

회개했다고?

   괴도 레이븐이···?

충격적인 소식에 가젯은 순간 자신이 잘못 들은 건가 귀를 의심했다.

   하지만 분위기로 보았을 때 아무래도 환청이 아니라 실제 상황인 모양이다.

“아니 잠깐! 회개했다는 게 정확히 무슨 뜻이에요?”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말이었다.

아니면 혹시 회개라는 단어에 자신이 모르는 다른 의미가 숨겨져 있나?

   설마 똑똑한 사람만 알아들을 수 있는 비유적 표현이라던가.

그러나 확인 사살하듯 집행자는 완전히 못을 박았다.

“말 그대로다. 녀석은 더 이상 괴도로 살지 않기로 했다.”

   “네. 그렇습니다. 앞으로는 갱생 레이븐이라 불러주시길.”

집행자의 옆에 태평하게 앉아서 황당한 농담이나 지껄이는 레이븐.

상황을 완벽히 이해한 가젯은 뜻밖에도 배신감을 느꼈다.

   정확히 무엇을 향한 배신감인지는 본인조차도 설명할 수 없었다.

단지 그녀의 머릿속엔 무언가 단단히 잘못됐다는 확신만이 뿌리 깊게 새겨졌을 뿐이다.

그렇다. 지금 상황은 무언가 잘못됐다.

   차라리 괴도가 집행자를 쓰러트렸대도 이만큼 충격적이진 않으리라.

다른 모든 상황은 용납할 수 있어도 이건 아니다.

   이것만큼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뭐라고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조차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레이븐에게 삿대질하며 뭐라 말을 해보려 해도 입만 한참 벙긋거릴 뿐 도저히 말이 입 밖으로 튀어나오질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무슨 얘기를 하겠는가?

왜 회개했냐고? 네가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니냐고?

   지금 상황에선 뭐라고 말하든 전부 그림이 이상할 수밖에 없었다.

그때 가젯의 뒤에서 여태껏 쭉 가만히 있던 셜록이 먼저 입을 열었다.

“거짓말이네요.”

한 치의 망설임도 없는 확신에 찬 어투에 모두의 시선이 그녀에게 쏠렸다.

   레이븐은 무슨 뜻인지 애매한 미소를 짓기만 할 뿐 굳이 입을 열어 반박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괴도를 두둔하는 듯 입을 연 사람은 다름 아닌 집행자인 에반이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

   “그럴 리가 없으니까요.”

   “그 말은 지금 내가 틀렸다는 건가?”

등골을 오싹하게 만드는 은근한 압박에도 셜록은 굴하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주억이며 즉답을 내놓았다.

“네. 그렇습니다.”

   “애초에 자네는 누구지? 보아하니 딱히 경찰도 아닌 거 같은데.”

   “탐정입니다.”

   “그냥 일반인이라는 거군. 여긴 어떻게 들어왔지?”

그에 대한 대답은 옆에 있던 공주가 대신했다.

“내가 들여보냈다. 무슨 문제라도?”

   “당신은···.”

일면식이 있던 건지 공주의 얼굴을 확인하고는 짐짓 놀란 표정으로 변한 집행자.

“그래. 그러면 탐정 아가씨. 왜 내가 틀렸다고 생각하는 건지 이유를 들어보고 싶은데.”

   “오히려 제가 묻고 싶네요. 어째서 괴도가 진심으로 회개했다고 믿는 거죠?”

대답은커녕 오히려 역질문이 돌아왔으나 에반은 개의치 않고 대답했다.

“그는 내가 요구한 모든 정보를 순순히 밝혔다. 이미 모든 신원을 털어놓았는데 내가 믿지 않을 이유가 있나?”

   “그 신원이 거짓이 아니란 걸 확신할 수 있나요?”

   “점입가경이군. 그렇게 말꼬리를 잡고 늘어지기만 하면 끝나지 않아. 이미 신분증까지 확인을 끝마쳤다.”

얘기가 이어질수록 흐름은 집행자에게 넘어오는 듯했다.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었다. 에반과 달리 셜록은 아무런 근거도 없이 그의 표현대로 말꼬리만 잡고 늘어지고만 있으니까.

그때 상황을 지켜보던 공주가 앞으로 걸어 나오며 말했다.

“그렇게 말해봤자 결국 막 도착한 우리는 믿기가 힘들 수밖에 없다.”

   “공주님도 제 얘기를 믿지 못하시는 겁니까?”

   “오해하진 말도록. 나는 누군가를 편들려는 게 아니라 사실을 분명히 하고 싶을 뿐이다.”

공주가 먼저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자 집행자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무슨 뜻인지 알겠습니다.”

   “이해해줘서 고맙군. 그러면 이렇게 하도록 하지. 내가 괴도와 단둘이 얘기를 나눠 확인해 보마.”

뜻밖의 제안에 가젯은 당황하며 공주를 만류했다.

“그건 위험합니다···!”

   “정말 저자의 말대로 괴도가 갱생했다면 내게 해코지하지도 않겠지. 안 그런가?”

빅토리아의 당당한 물음에 괴도는 선선히 대답했다.

“물론입니다.”

   “그런 거라면 단둘이서가 아니라 저를 호위로 동행하시죠.”

   “아니. 저 사내와 자네들은 모두 명확한 의견 차이로 대립하고 있지 않나.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위해선 중립적인 위치에 있는 나 혼자 확인할 필요가 있네.”

그렇게까지 말하니 더는 반대할 명분이 마땅찮았다.

“잠시만 자리를 비켜주겠나? 오래 걸리진 않을 테니.”

결국 공주의 요구에 따라 세 사람은 복도로 내쫓기듯 자리를 비켜주었다.

   덕분에 한밤중에 별궁 복도에선 어색한 공기 흐름이 이어졌다.

차라리 어디 멀리 있다 돌아올까도 싶었지만 언제 얘기가 끝날지 알 수도 없는 노릇이기에 하염없이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셜록이 침묵을 깨고서 먼저 얘기를 꺼냈다.

“아까 레이븐의 신분증을 확인했다고 하셨죠?”

   “그래.”

   “그러면 본명도 보셨겠군요.”

집행자는 잠시 소녀를 바라보다가 조그맣게 중얼거렸다.

“도일 르블랑. 그게 괴도의 본명이다.”

   “···역시.”

이름을 듣고 확신한 듯이 감탄사를 내뱉은 셜록은 특유의 무표정한 모습으로 덤덤하게 얘기했다.

“가짜네요.”

   “뭐?”

   “이름을 들으니 확실해졌어요. 레이븐은 당신에게 가짜 신분을 알려준 거예요.”

   “웃기지도 않는 소리. 신분증에 나와 있는 사진까지 확인했어. 어느 하나 의심할 데 없는 완벽한 신분증이었다.”

또다시 시작된 두 사람의 기 싸움.

   그사이에 끼어버린 가젯은 어쩔 줄도 모르고 양쪽의 눈치만 보기 바빴다.

셜록은 처음으로 감정을 명백하게 드러냈다.

   그것은 바로 조소 즉 비웃음이었다.

“그러면 내기나 할까요?”

   “···참 가당찮군. 네가 아무리 공주님의 비호를 받고 있다 할지라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에반의 말은 끝을 맺지 못한 채 끊기고 말았다.

   한창 신경전이 절정에 달하던 도중에 방 안에서 들려온 소리 때문이었다.

“꺄악!!”

비명의 주인이 누구인지 깨닫자마자 세 사람은 너나 할 것 없이 즉시 방 안으로 뛰쳐 들어갔다.

그곳에 펼쳐진 풍경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왕의 검을 뽑아 든 괴도가 그 검을 이용해 공주를 인질로 잡고 있었으니까.

즉시 상황을 파악한 에반은 분개하며 외쳤다.

“도일!! 나를 속인 것이냐!?”

   “아니요. 속인 게 아닙니다. 단지 깜빡하고 말을 안 했을 뿐이니까요.”

   “지금이라도 검을 내려놓아라. 네가 가야 할 길은 거기가 아니야!”

그렇게 말하면서도 에반은 마법진을 그려가고 있었다. 이미 그의 마음속에선 괴도를 바로잡겠다는 열정은 싸늘하게 식어가고 있던 것이다.

그 사실을 귀신같이 눈치챈 건지 레이븐은 검날을 바짝 세우면서 경고했다.

“조금이라도 허튼짓을 하면 공주가 어떻게 될지 모릅니다.”

당연히 그런 살벌한 협박을 들으면 누구라도 주춤거릴 수밖에 없었다.

   지금 인질로 잡힌 상대는 다른 누구도 아닌 이 나라의 하나뿐인 공주였으니까.

셜록은 눈살을 찌푸리면서 의문을 표했다.

“설마 네가 이런 방법을 쓸 줄은 몰랐는데.”

   “이런. 너무 실망하진 말아줘. 이것도 결국 전부 쇼에 불과하니까.”

   “······.”

   “나도 아리따운 공주님을 죽이고 싶은 마음은 없어. 무사히 보내주기만 하면 아무 일 없을 거야. 물론 이 검은 내가 챙겨가겠지만.”

에반은 작게 혀를 차며 마법진을 꺼트렸다.

물론 압도적인 실력 차를 생각하면 충분히 제압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만에 하나라도 실패했을 때의 리스크가 너무나 크다.

막말로 검은 털리더라도 나중에 회수하면 그만이다.

   반면 공주의 목숨은 이 나라의 어느 무엇과 비교해도 저울질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

여기선 순순히 녀석의 요구를 들어주는 것이 최선이었다.

레이븐은 공주를 붙잡은 채로 창가까지 이동했다. 저 창문을 통해 도망쳐버리면 그 뒤로는 에반으로서도 어떻게 손쓸 방법이 없었다.

괴도 역시 본인의 성공을 이미 확신했는지 입가에 여유로운 미소가 만연했다.

“방금 말했지만 정말로 속일 마음은 없었어요.”

   “다음에 만날 때는 절대 나한테 잡히지 않는 게 좋을 거다.”

   “깜빡하고 말을 안 했던 것뿐이거든요. 저를 가르쳐주시겠단 제안은 정말로 큰 영광이었습니다.”

모자를 벗으며 마지막 작별 인사와 함께.

“그런데 레슨비가 없어서요. 배움은 나중에 받도록 하죠. 그럼 모두 이만!”

공주를 풀어줌과 동시에 창문으로 뛰어내리는 레이븐.

세 사람은 즉시 황급히 달려가 공주를 부축해주었다.

   다행히 빅토리아는 인질로 잡혔을 뿐 딱히 특별한 이상은 없어 보였다.

“미안하다···. 내가 너무 방심했던 거 같구나.”

   “아닙니다. 무사하셔서 천만다행이군요.”

셜록은 괴도가 떠난 활짝 열린 창문을 멍하니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전부 쇼에 불과하다···.’

아까 들은 말은 한참이나 곱씹으며.

   소녀의 시선은 이내 휘청거리는 공주에게로 향했다.

 

   ***

 

   “좋아. 드디어 둘만 남았구나.”

공주님의 들뜬 목소리에 머리를 긁적였다.

“설마 단둘이서 이야기를 하자고 제안하실 줄은 상당히 놀랐습니다.”

   “후후. 왜 그러느냐? 설마 나와의 달콤한 밀회를 기대한 것이냐?”

[물론. 기대하고말고.]

‘제 대답 뺏어가지 마세요. 그리고 기대 안 했거든요?’

이 변태 여신을 어쩌면 좋나 항상 걱정이다.

빅토리아 공주는 이쪽으로 사뿐사뿐 다가오면서 대놓고 질문했다.

“그나저나 정말이냐?”

   “뭐가 말입니까?”

   “정말로 회개하고 집행자가 될 생각이냐?”

나는 피식 웃으면서 어깨를 으쓱였다.

그야 당연히···.

“아니요. 제가 미쳤다고 그러겠습니까?”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언젠가는 집행자 도일 르블랑도 등장하지 않을까용? (아님 말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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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Score 8
Status: Ongoing
Every night, ordinary extras at the academy act as phantom thieves while hiding their ident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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