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itch Mode

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Chapter 73

You can change the novel's language to your preferred language at any time, by clicking on the language option at the bottom left.

EP.73

아카데미의 성적은 크게 세 분류로 나뉜다.

이론 실기 그리고 과제.

과제는 과목마다 수업 방식에 맞춰 진행되니 패스하고 시험 기간에 중점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건 결국 이론과 실기 2가지라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1·2학년은 이론의 비중이 더 중요하고 졸업을 앞둔 3학년생은 실기가 더 중요하다.

하지만 결국 이론과 실기 중에서 하나라도 망치면 높은 성적을 기대할 수 없으니 둘 다 중요하다고 봐야 한다.

한 가지 알아두어야 할 점은 아카데미는 절대 청춘과 낭만이 넘치는 공간이 아니라는 것이다.

   까딱 잘못했다간 그대로 추락하고 마는 치열한 경쟁의 레이스. 그야말로 약육강식의 정글과도 같은 총알 없는 전쟁터였다.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다. 사실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나서의 진로가 매우 한정적이니까.

최고로 선망받는 직업은 단연 집행자이지만 그건 극소수의 엘리트만 도전 가능한 직업이니 대부분 꿈만 꿀 뿐이었다.

궁중 마법사는 아예 논외 취급이다.

   단순 실력을 떠나서 기본 신분이 받쳐줘야 하기에. 물론 평민 출신의 궁중 마법사가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그런 경우는 전쟁에서 공을 세웠거나 특별한 업적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마탑에 소속되어 학자로 살아가는 길도 있긴 하다.

   다만 이건 외부에 이름이 알려질 일도 사실상 없고 돈을 많이 받거나 권력을 쥐는 것도 아니기에 정말로 평생 마법만 탐구하며 살겠다는 열의가 필수였다.

그 외 대부분은 귀족 부호 또는 기업 등등과 계약을 맺고 프리랜서로 살아간다.

   과학이 발전해감에 따라 점점 마법사의 위상은 떨어졌지만 그럼에도 아직 마법은 꽤 쓸모가 있는 재주였으니까.

사실 이 모든 건 나와 딱히 관련 없는 내용이었다.

   그저 원작 세계관을 지탱하는 기본적인 배경 설정일 뿐 어차피 지금 내가 지닌 괴도란 직업은 아카데미 성적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으니 말이다.

그런데 그 생각이 조금씩 바뀌려 한다.

“아오···. 존나 어렵네.”

레이첼이 투덜대며 책을 펼쳐 읽고 있다.

상상이 가는가? 그 레이첼이 책을 읽는다니.

   매일 수업 시간에 잠만 퍼질러자던 그 레이첼이! 무려 공부를 하고 있다!

세상에. 믿을 수 없는 광경에 몇 번이나 눈을 의심했으나 그녀는 정말로 책을 들여다보면서 열심히 공부를 시도 중이었다. 비록 제대로 되어가는 느낌은 아니었지만.

“레이첼. 왜 공부하는 거야?”

나도 모르게 그런 멍청한 질문을 내뱉고 말았다.

   그러자 레이첼은 책에서 시선을 떼고선 뭔 헛소리냐는 듯 반문했다.

“뭐? 그걸 질문이라고 하냐? 중간시험 기간이니까 공부하지.”

   “아니 여태 한 번도 안 했으면서 지금 와서?”

   “뒤질래. 갑자기 왜 시비냐?”

옆구리를 들며 나를 위협하던 레이첼이 다시 책에 고개를 파묻고는 조용히 말했다.

“성적 더 떨어졌다가 장학금 잘리면 네가 책임질래?”

   “아 그거였구나.”

하긴 뭔가 이상하다 했다.

   분명 예전엔 이렇게 자도 괜찮냐고 물었을 때 성적 따위 관심도 없다고 했으면서 갑자기 개과천선했길래 왜 그런가 했더니.

어차피 성적은 상관없는데 말이지.

   뤼팽 재단의 유일한 심사관으로서 장학금 기준에 성적은 들어가지 않는다고 얘기해주고 싶지만 그랬다간 괜히 의심이나 살 테니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아무튼 평생 공부와는 담을 쌓고 지내던 레이첼마저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처럼 책을 들여다보고 있으니 자연스레 나도 괜히 조바심이 나고 위기감마저 느껴졌다.

물론 성적 자체는 아무 상관 없다.

   아까도 말했듯 전교 꼴등을 하더라도 괴도로 살아가는 데는 아무 문제 없으니.

내가 신경 쓰이는 건 성적보다도 근본적인 마법 실력 자체였다.

어제 만난 수염 난 집행자는 이렇게 말했었지.

   개성 마법에 의존하는 방식은 한계가 명확하다고. 마법의 기초를 탄탄히 쌓지 않으면 결국 한계에 부딪히고 만다.

그는 자신의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전투 내내 한 번도 개성 마법을 사용하지 않았다.

   오로지 기본 마법만을 활용해 나를 완전히 압도해버린 것이다.

결론은 어젯밤에 생각했던 것과 일치한다.

   더 강해질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선 보석 흡수에만 너무 의존해선 안 된다.

   지금 내 스타일은 마술에 지나치게 쏠려있는 것이 사실이다.

만약 내 마술을 완전히 파훼하는 상성을 만난다면?

   단순히 운에 맡길 게 아니라 그런 상황을 대비한 보험을 마련해야 한다.

즉 어떤 변수가 생기더라도 대응할 수 있도록 집행자의 말대로 기초를 탄탄히 쌓을 필요가 있었다.

이번 중간시험은 그를 위한 좋은 기회일지 모른다.

   지금 내 마법 실력이 객관적으로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 확인할 기회 말이다.

중간시험까지 남은 기간은 총 2주.

   시험은 일주일 동안 이어지니 그 와중에도 준비한다고 치면 3주 정도의 시간이 남아 있는 셈이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여유로운 일정은 아니다.

   오히려 지금부터 시작한다고 본다면 상당히 촉박한 데드라인이다.

과연 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을까?

   밤에 괴도 활동까지 병행하면서?

글쎄. 일단 해보는 수밖에.

생각해둔 방법은 있으니까.

“레이첼.”

   “나 집중해야 하니까 말 시키지 마.”

   “스터디그룹을 만드는 건 어때?”

내 제안에 레이첼은 고개를 들어 시선을 맞췄다.

“너 공부 잘하냐?”

   “잘하는 애를 알고 있긴 하지.”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음에도 우리의 고개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다.

   그 시선의 끝에 있던 소녀는 때마침 이쪽과 눈이 마주치고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응? 둘 다 무슨 일이라도 있어?”

율리아. 명실상부 아카데미 최고의 엄친딸인 그녀라면.

   우리의 성적을 수직 향상시켜줄지도 모른다.

아니 분명 그럴 것이라 믿고 있다.

 

   ***

 

   또 모였다.

   환상의 4인조가 다시 결성했다.

사실 조별 과제 이후로 언제든 이렇게 넷이서 몰려다니는 일이 많았다.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 심지어 이동 수업 때도 자연스레 붙어 앉았으니까.

말하자면 확고한 그룹으로 뭉친 것이다.

   학기가 시작된 지 몇 달 지나지도 않았으니까 앞으로 점점 더 친해지고 가까워지겠지.

사실 율리아를 제외한 셋은 이 그룹 멤버 외엔 딱히 친하게 지내는 사람이 없었다.

나야 태생이 엑스트라이고 샤론은 말수가 워낙 없는 데다 레이첼은 성격이 까탈스러워 애들이 무서워한다. 요즘은 부쩍 부드러워지긴 했는데 그래도 첫인상이 워낙 강렬했던지라 인식이 바뀌려면 좀 걸릴 거 같고.

이렇게 나열해 놓으니 괜히 환상의 4인조가 아니다.

   이 정도면 유일한 정상인인 율리아가 왜 우리랑 어울려주는지 의문이 들 정도.

“흑흑. 설마 레이첼이 먼저 스터디그룹을 제안할 줄이야···.”

   “어이. 그 반응은 뭔데. 나를 대체 뭐로 보고 있던 거냐?”

   “좋아! 우리 다 같이 노력해서 꼭 좋은 성적을 거두자!”

   “하 아예 무시하시겠다?”

가만 보면 율리아도 마냥 평범한 성격은 아닌가?

   착한 것과 별개로 절대 남한테 기세에서 밀리지는 않는단 말이지. 오히려 누구보다 분위기를 주도하는 리더십을 갖춘 사람이 그녀였으니까.

“그러면 어디서 공부하면 좋을까?”

   “음. 도서관? 아니면 카페?”

   “아니면 저번처럼 집에서 하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뭐야. 왜 다들 나를 보는 건데?

   왜 자연스럽게 내 집을 아지트로 삼으려는 거냐고.

저번과 달리 오늘은 안 된다.

   나는 단호하게 고개를 내저으면서 빌미조차 주지 않았다.

“우리 집은 안돼.”

   “참나. 고마워하진 못할망정 거부를 해?”

   “애초에 우리 집은 저번에도 갔었잖아. 갈 거면 새로운 집을 방문해야지.”

감히 나를 공격했단 말이지. 원래 누군가를 공격할 땐 반대로 자신에게도 총구가 겨눠질 각오가 되어있어야 하는 법이다.

“레이첼 너희 집은 어때?”

   “···어? 우리 집?”

   “와! 그거 좋다! 레이첼네 집도 가보고 싶어!”

율리아까지 가세하자 레이첼도 뒤늦게 상황이 잘못 돌아가고 있음을 느낀 듯했지만 깨달았을 땐 이미 늦은 뒤였다.

“어때? 샤론 너도 괜찮지?”

   “응. 좋아.”

결국 마지막으로 조용한 샤론마저 동의하자 분위기는 완전히 넘어가고 말았다.

   게다가 새로운 집을 방문한다는 그럴듯한 명분마저 있으니 거절하긴 더더욱 어려운 상황.

그 어느 때보다 당황한 레이첼은 손을 내저으면서 황급히 외쳤다.

“아 안 돼! 우리 집은 식충···. 아니 언니가 있단 말이야!”

   “뭐 어때. 언니분한테 인사드리고 우리끼리 공부하면 되지.”

   “레이첼의 언니···. 만나 뵙고 싶어! 어떤 분일지 너무 궁금하다!”

최후의 카드마저 통하지 않자 그녀는 머리를 싸매며 고뇌하다 끝내 저항하길 포기한 채 허락하고 말았다.

“···실망해도 난 몰라.”

   “실망을 왜 하냐. 친구 집에 놀러 가는 건데.”

그리고 나는 이미 한번 가봤다는 말씀. 그런 의미에서 말해보자면 딱히 이상한 것도 없던데 괜히 유난 떠는 거다.

목적지가 정해지고 우리 넷은 다 같이 레이첼의 집으로 향했다.

그렇게 도착한 그녀의 집 앞.

   한숨을 푹 내쉰 레이첼은 우리를 보며 거의 사정하듯 부탁했다.

“여기서 조금만 기다려. 들어가서 언니한테 친구들 왔다고 말할 테니까.”

   “알았어.”

   “후우···. 그럼 간다?”

무슨 던전 입구에 들어가는 것처럼 각오를 다지냐.

   어쨌든 그렇게 문을 천천히 열고 집 안으로 들어가는 레이첼.

우리는 고분고분히 뒤에 서서 그녀의 뒷모습을 지켜보기만 했다.

그리고 잠시 후.

“꺄악!”

안쪽에서 비명이 들려왔다.

“···레이첼?”

뭐야. 무슨 일인 건데?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위로해줘서 고마워용..

열심히 계속 써볼게용..!

다음화 보기

If you have any questions, request of novel and/or found missing chapters, please do not hesitate to contact us.
If you like our website, please consider making a donation:
Buy Me a Coffee at ko-fi.com or paypal
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Score 8
Status: Ongoing
Every night, ordinary extras at the academy act as phantom thieves while hiding their identities.

Comment

Leave a Reply

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 Required fields are marked *

Options

not work with dark mode
Res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