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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Chapter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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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8

[흡수가 전부 완료됐구나.]

“오. 드디어.”

‘천사가 머문 바다’를 성공적으로 훔친 지 하루가 지났다.

이제 보석의 힘 흡수도 완전히 끝났으니 다시 원래 있던 곳에 되돌려놔야 한다.

문제는 역시 하수도에 있는 악어 괴물이었다.

   녀석이 다른 구역으로 이동했을지 아니면 그 주변을 계속 맴돌고 있을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시간이 끌리면 하수도에 파놓은 흔적을 들켜서 다시 되돌려 놓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러니 아직 하루밖에 지나지 않은 지금 곧바로 가는 편이 제일 좋겠지.

[전보다 훨씬 강해진 게 느껴지느냐?]

“오···.”

나는 눈을 감고 마력의 흐름에 집중해보았다.

“잘 모르겠는데요?”

[바보 같은 녀석. 직접 사용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그건 나중에 시간 남을 때 천천히 해보고 일단은 목걸이부터 돌려놓으러 가죠.”

악어 녀석. 만약에 마주친다면 전날 도망쳐야 했던 설움을 갚아주마.

   물론 못 만나면 어쩔 수 없지만 말이야.

하수도 입구부터는 최대한 조심하며 신중하게 접근했다.

   입구가 박물관으로부터 꽤 떨어져 있긴 하지만 그래도 주변까지 수색이나 조사를 하고 있을지도 모르니까.

“아직 여기까지는 모르는 느낌이네요.”

[그러게나 말이다. 여기는 조용하구나.]

이 정도면 무사히 돌려놓을 수 있을 것 같다. 다소 안심하면서 입구를 열고 하수도 안으로 진입했다.

뚝. 뚝.

천장에서 새어 나온 물방울이 밑으로 떨어지는 소리.

   별거 아닌데도 너무 조용하다 보니까 괜히 긴장되게 만드네.

악어가 튀어나오지는 않을까 최대한 경계하며 천천히 발을 내디뎠다. 만약 물속에 있다면 저번처럼 부글거리는 전조가 있을 것이다. 다행히 아직 그런 낌새는 보이지 않았다.

터벅터벅.

조용한 하수도 안에 내 구두 굽 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렇게 얼마나 걸었을까? 박물관 근처에서 등장하는 갈림길. 하나는 매우 엉성하고 길의 폭도 매우 좁았다.

바로 내가 며칠 전에 손수 개고생하며 팠던 전시대 바로 밑으로 향하는 길이었다.

“좋아.”

이제 조금만 더 가서 목걸이를 놔두고 돌아가면 끝.

   악어도 만나지 않고 아무런 사고 없이 무사히 성공하는 것이다.

그때였다.

철컥.

뒤통수에서 느껴지는 차가운 총구의 감촉.

“멈춰.”

 

   ***

 

   여형사 가젯은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사실 처음에는 딱히 믿지 않고 오히려 시큰둥하게 대했었다. 그야 딱 봐도 햇병아리처럼 보이는 자칭 탐정 소녀가 얼마나 큰 활약을 보이겠는가?

하지만 그 예상은 삽시간에 깨져버렸다. 소녀는 단숨에 괴도 레이븐의 트릭을 간파해냈다.

설마 밑의 전시대를 뚫어서 목걸이를 훔치다니. 경찰들은 물론 박물관의 누구도 생각해내지 못했던 방법을 단번에 밝혀낸 것이다.

“셜록이라고 했었지.”

가젯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

   어째선지 귀에 익은 이름이랄까. 어디서 들었던 것 같으면서도 막상 기억이 떠오르지 않았다.

저 정도로 유능한 탐정이라면 분명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을 텐데.

   부하들에게 물어봐도 다들 전혀 모른다는 반응만 돌아올 뿐. 결국 경찰들은 정체도 모르는 탐정 소녀에게 기댈 수밖에 없었다.

전시대 밑으로 난 구멍은 지하 하수도와 이어져 있었다.

   본래 하수도 길과 박물관 지하는 겹치지 않기에 경찰의 수색망에선 빠져 있었지만 뒤늦게 내려가 조사해 보니 누군가 직접 지하를 파서 길을 뚫은 흔적을 발견하였다.

“미친 녀석이군. 직접 지하를 파?”

괴도는 그녀의 생각보다 훨씬 대단한 녀석이었다. 설마 이런 방법을 써서 보석을 훔칠 줄을 누가 상상이라도 할까. 이걸 간파해낸 셜록이 미쳤다고밖에 생각되지 않았다.

다만 문제는 거기에서 막혀버렸다는 것이다. 녀석이 어떻게 목걸이를 훔쳤는지는 알아냈지만 그 뒤로 놈이 하수도를 빠져나와 어디로 사라졌느냐는 전혀 모르는 상태.

이렇다 할 흔적도 발견되지 않아 수사는 지지부진 다시 꽉 막혀버리고 말았다.

“하수도에 인원 전부 철수시켜요.”

셜록의 말에 가젯은 당황했다.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립니까. 조사 인력을 더 늘려도 모자랄 판에.”

   “이대로는 레이븐이 눈치채고 말아요.”

   “뭘 눈치챈다는 겁니까?”

   “자신의 트릭이 간파당했다는 걸요.”

그걸 도둑놈이 눈치채는 게 왜 중요하단 말인가? 가젯은 눈을 찌푸리며 소녀의 말을 곱씹어 생각하다가 조심스레 되물었다.

“···놈이 다시 돌아올 거라는 말인가요?”

   “네.”

셜록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즉답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다. 왜 굳이 범인이 위험을 무릅쓰고 사건 현장으로 다시 돌아온다는 말인가? 괜히 그랬다가 경찰에게 걸렸다간 의심받을 것이 뻔한데.

“왜 녀석이 다시 돌아올 거라 믿는 거죠?”

   “레이븐은 평범한 도둑이 아니에요. 오히려 마술사에 가깝죠.”

   “마술사···?”

쉽게 납득하기 힘든 비유였다. 세상에 어떤 마법사가 이런 짓을 벌인단 말인가.

“예고장을 보내고 일부러 시선을 끌 만한 기상천외한 방법을 사용해요. 마치 무대 위에 서서 관객들에게 마술쇼를 보여주는 것처럼요.”

   “즉 관심종자라는 겁니까.”

   “말하자면 그런 셈이죠.”

가젯은 턱을 매만지며 깊은 고민에 들어갔다. 옆에 붙어있던 부하가 불안한 표정으로 얘기했다.

“팀장님. 안 됩니다. 며칠 후에 비가 온다고 하는데 그러면 증거들도 아예 씻겨 내려갈 겁니다! 그 전에 최대한 빨리 찾아야 하는데 철수라뇨!”

양자택일의 상황.

   무엇을 선택하면 다른 하나를 포기해야만 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면 당연히 부하의 말대로 하는 것이 맞았다.

그러나 가젯은 비상식을 선택하였다.

“모두 철수한다.”

   “팀장님!”

   “책임은 내가 져. 어차피 여기서 더 뭉그적대봐야 달라질 것도 없어.”

근거라고 해봤자 붙이기 민망할 수준.

   범인의 트릭을 알아낸 꼬마 탐정의 말과 일개 형사일 뿐인 그녀의 직감 정도가 전부였다.

그렇게 모든 경찰이 빠지고 한적해진 하수도.

“이젠 어떻게 할 생각이죠?”

   “레이븐이 올 때까지 기다리면 돼요.”

   “올 때까지라···. 일단 알겠습니다. 그러면 저 혼자 잠복해보죠.”

셜록의 말대로라면 괴도가 눈치채지 못하게 최대한 적은 인원만 남아있어야 한다.

“저도 남겠어요.”

   “녀석은 마법사입니다. 일반인은 위험해요.”

   “괜찮아요. 저도 일반인은 아니거든요.”

가젯은 소녀 탐정을 빤히 쳐다보았다. 선명하게 빛나는 에메랄드 눈동자에는 조금의 두려움도 느껴지지 않았다.

“후우···. 알겠습니다.”

그렇게 둘은 하수도 내에서 기약 없는 잠복에 들어갔다.

   만약 괴도 레이븐이 예상과 달리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면 시간만 날릴 뿐인 막연한 기다림 속에서.

 

   마침내 지금의 상황에 이르렀다.

 

   “멈춰.”

가젯은 눈앞의 남자에게 총구를 겨누며 명령했다.

“손 들어. 허튼짓하면 바로 쏜다.”

잠시 가만히 멈춰 서있던 남자가 천천히 양손을 들어 올렸다. 어두워서 제대로 보이진 않지만 옷차림으로만 봤을 때는 확실했다. 괴도 레이븐이었다.

“설마 나를 반겨주는 사람이 있을 줄이야. 고마워서 눈물이 다 나오려는 걸?”

괴도는 여유로운 투로 농담을 던졌으나 누가 보더라도 상황의 유불리는 정해져 있었다.

“레이븐. 너를 절도 혐의로 체포한다.”

   “이왕이면 앞에 괴도를 붙여주지 않겠어?”

뻔뻔한 태도에 가젯은 헛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도 여유롭군. 믿는 수라도 있나?”

   “글쎄. 행운의 여신이 나를 예뻐하는 편이라서 말이지.”

   “웃기는 소리. 너 같은 도둑놈을 예뻐하는 여신 따위 있을 리가.”

[···크흠!]

어딘가에서 헛기침 소리가 들린 듯했으나 아마 착각일 것이다.

   여기엔 세 명 말고는 아무도 없으니까.

“반드시 잡아준다고 했지?”

여태껏 묵묵히 있던 소녀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셜록의 목소리에 잠시 움찔한 괴도가 이내 낮게 웃으면서 대답했다.

“아아. 이해했어. 너였구나. 내 트릭을 간파한 게.”

자신이 옆에 있음에도 셜록이 했으리라고 확신하는 레이븐의 태도에 가젯은 눈을 찌푸렸다.

“이렇게 빨리 다시 만나게 될 줄은 몰랐는데.”

   “너를 꼭 잡고 싶었거든.”

   “이런. 미안한데 집착하는 여자는 딱히 내 취향이 아니라서.”

꾸욱.

총구를 누르며 둘의 대화를 끊었다.

“잡담은 서에 가서 실컷 하지. 이대로 쭉 앞으로 걸어.”

   “이쪽 누님은 너무 기가 세네. 나는 귀여운 여자가 이상형인데 말이지.”

   “그거참 아쉽게 됐군. 참고로 나도 너 같은 범죄자는 전혀 이상형이 아니다.”

얘기가 끝났음에도 괴도는 앞으로 걸음을 떼지 않았다.

   가젯은 경고를 위해 그의 머리 옆으로 비껴 나가게 총을 쐈다.

“···오우. 살벌한데.”

   “이번에는 공포탄이었지만 다음은 실탄이다.”

   “그런데 경찰 누님. 내가 신기한 거 하나 알려줄까?”

부글부글.

   뒤에서 들리는 수상한 소리.

가젯과 셜록은 동시에 상황이 단단히 꼬였음을 눈치챘다.

   그리고 이어지는 레이븐의 웃음기 섞인 한마디.

“이 하수도에는 악어가 살더라고.”

   “크웨엑!!”

악어 괴물이 재차 모습을 드러냈다.

   

   

작가의 한마디 (작가후기)

하수도가 악어에 사는 건 상식이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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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Became the Academy Romantic Phantom Thief

Score 8
Status: Ongoing
Every night, ordinary extras at the academy act as phantom thieves while hiding their identit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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